어반 자카파 (Urban Zakapa) - Always Be Mine
과외선생님
내 등짝을 한번더 후려치는 엄마의 손길에 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말로하면되지 맨날 손으로 찰싹찰싹.. 궁시렁거리고 집으로 들어갔다. 낮선사람의 신발이 보였고 괜히 성질이나 인상을 팍쓰고 내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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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자 선생의 뒷모습이 보였다. 어, 안녕! 너가성용이야? 반갑게 인사하는 얼굴에 뭐야, 하는 표정을 해주곤 그대로 서있었다. 평소엔 여자만 부르더니 의외로 남자? 시큰둥하게 문앞에 서있으니 선생은 당황한듯 수업안해? 라며 조심스레 물어본다. 뭘 당황해, 엄마한테 얘기 많이 들었으면서
첫인상은 나쁘지않았지만 웃는모습이 맘에 들지않았다. 나랑 다르게 정말 순수해보여서 기분이 짜증났다. 사내가 뭐 웃는게 저래... 평소라면 박차고 나갔겠지만 아빠가 화내는것도 싫었고 이 남자가 궁금했기때문에 자리에 앉았다. 방바닥에 책상을 놓은지라 뒷모습을 보니 왠지 키도 작을것같기도하고... 잠깐만, 내가 이런걸 왜신경쓰는거야
" 첫날부터 수업은 싫지? 아, 나는 이용대고 00대학교 수학교육과 재학중이야 23살이고. "
" ... 좋은데 다니네 "
" 하하, 별로, 우리학교 요즘 떨어졌어, 어머님한테 들어보니까 성용이는 운동한다던데? 축구? "
아, 엄마 입방정은 진짜 못말려, 고새 그런거까지말했다니... 어차피 며칠있으면 안볼...텐데.. 근데 이남자 왜이리 눈을 잘마주치지. 꼼지락 거리는 손가락만 보다가 힐끗힐끗 옆을 보니 완전 경청하는 자세로 나를 쳐다본다. 그것도 실실 웃으면서.. 부담스러워. 모기목소리로 운동하고있다고 겨우대답했다.
" 좋겠다, 선생님은 공가지고 하는 운동은 진짜 못해서... 축구하는 얘들보면 부러웠는데 "
" 별로 못해요 "
" 에이, 한학교 축구부주장이면 말다한거잖아, 나 고등학교 졸업한지 아직 몇년안됬어~ "
직접 교재도 사왔는지 책을 꺼내는 이사람, 이름이 이용대... 왜이리 친절하지,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니 입꼬리를 올리며 히 웃는다. 아씨, 미쳤나 나까지 웃을뻔했다. 엄마는 그냥 여자선생을 구하지 왜 남자를 구해서, 아니 이사람이라서 그런가 아, 미쳐버리겠다.
" 성용이가 고2지? 어머니께 들어보니까 운동하느라 공부안했다며, 일단 고1꺼랑 고2꺼 둘다 사왔어. 열심히하자 "
" ...네 "
확실히 내가 미친듯했다. 고분고분하게 대답을 하기도하네... 갑자기 나에게 핸드폰을 넘기곤 번호를 알려달랜다. 순간 왜이러지 싶었지만 수업을 하기위해선 연락을 해야되니까... 번호를 입력해주자 통화를 걸더니 자기번호도 저장하랜다.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부재중전화가 떠있었다. 이용대... 가슴이 이상하게 간질거리며 머리가 터질것같았다. 사내자식이 왜 똑같은 성을 가진 남자에게 수줍어하는것일까, 손으로 머리카락을 신경질적으로 흐트렸다.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것처럼 찡하게 아팠다. 천하의 기성용이 드디어 돌았구나
*
" 야, 기성용 나가자 축구하러 "
" ... 아퍼, 오늘은 너희들끼리해 "
" ...얘들아 드디어 기성용이 미쳤어!!! 축구를 안나간데!!! "
맨날 축구하자고 하는건 난데, 오늘은 영 하기가 싫었다. 축구고 뭐고 내 정신이 반쯤은 나간기분이였기때문이다. 구자철은 내 옆자리에 앉더니 이상한 눈초리로 날 바라봤다. 뭘봐 새꺄, 이러니 내 이마에 손을 대며 성용이가 드디어 실성했다니 뭐라니 헛소리를 지껄었다. 자철아 형이 지금 너랑 놀아줄 기분이 아니거든? 신경질적으로 손을 탁 쳐내곤 책상에 펴져있는 문제집을 빤히보았다.
" 왠 문제집, 그것도 고1 수학이네 "
" ...과외선생이 한번 읽어보랜다. 기억나는지 보라고 "
" 맨날 수학시간에 자가지고 나는 하나도 모르겠다. 너는 기억이나긴나냐 "
" 당연히 안나지... 축구부라고 선생들도 자도 뭐라안하는데... "
왠지 아무것도 모른상태로 가면 쪽팔릴것같기도했고 무엇보다 공부가 하고싶었다. 왜? 대체 왜? 뭐때문에? 인정하기 싫었다. 어떻게 그 처음보는 몇분만에 이런감정을 갖을까, 살짝 띄운 머리에 갈색 계열의 머리색과 평범한 반팔티에 평범한 바지에 평범한 얼굴. 그냥 자꾸 떠올랐다. 사실 그날에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기억이 하나도 나지않는다. 그저 그사람의 얼굴만 아른거렸다. 씨발!! 벌떡 일어나 욕을하니 구자철이 움찔하고는 지도 벌떡일어나더니 왜그러냐고 소리친다.
" 아, 니문제집 한번 본거가지고 완전 쌍욕을 하네, 개새끼 삐졌어 나 갈꺼야 "
" 아아아아아아아!!!!! 나왜이러냐... "
" 과외 선생이 그렇게 지랄맞디? 그냥 너하던데로 내쫒아버려 그럼되잖아 "
그런게 아니니까 내가 미치고 팔짝 뛰는거야... 아무것도 모르는 자철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날 쳐다보기만 한다. 하긴 니가 내 속을 알면 뒤집어지겠지. 니가 정녕 또라이냐고 그러면서... 그나저나 오늘 과외하는 날인데. 어떻게 그사람 얼굴을 보지? 머리가 새하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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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앙 여러분 늦게 올려서 죄송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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