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다수/김남길] 하루 아침에 배우 된 썰 22
w.여봄
"쪼꼬미, 안 졸려?"
"졸려 죽겠어요... 근데 배도 고파"
"ㅋㅋㅋㅋㅋ이거 좀 먹고 자. 도착하려면 아직 한참 남았어"
나는 지금 남길오빠와 포항으로 가는 중이다. 포항으로 가서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야 한다.
왜냐면... 오늘이 바로 선배님들, 오빠와 함께 출연하기로 한 리얼리티 예능 '유토피아'를 촬영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근데 예정에 없던 드라마 추가 촬영 때문에 2시간 밖에 못 자고 출발을 하게 됐다.
포항으로 오는 장면도 촬영한다고 차 안에 카메라가 설치 되어있어 억지로 눈을 뜨고 있긴 한데.. 너무 졸리다. 그 와중에 배도 고프고....
몇 명 씩 짝을 지어서 가는데 나는 오빠랑 가게 됐고 아무것도 못 먹었을 나를 위해 오빠는 샌드위치를 사왔다.
샌드위치를 조금씩 먹다가 도저히 잠을 이길 수 없어서 샌드위치를 씹으며 꾸벅꾸벅 조는데..
"쪼꼬미"
"으응.."
"은솔아"
"...네에.."
"샌드위치 줘. 일단 잠 좀 자자"
"......"
샌드위치를 들고 아슬아슬하게 졸고 있는 나를 본 오빠는 내 손에서 샌드위치를 빼가더니
자기 편하게끔 목배게를 해주고 시트를 끝까지 눕힌 후 마지막으로 담요를 덮어주었다.
그러고는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주었고 오빠의 손길을 느끼며 나는 잠에 들었다.
-
"은솔아"
나를 조심히 흔드는 손길에 눈을 뜨려고 했는데 많이 피곤했던 모양인지 눈이 잘 떠지지도 않는다...
잠에 허우적거리며 잠투정을 부렸더니 오빠는 누군가와 작게 얘기하더니 나를 조심스럽게 일으킨다.
"쪼꼬미, 오빠한테 업히자"
"...으응..."
"자, 팔 올리고.. 옳지, 다리도 올리고"
잠에서 깨어나지 못 하는 나를 일으켜 업은 오빠에 잠깐 잠이 깼다가 널찍한 오빠 등이 편해서 다시 잠에 들었다.
-
"방은 그렇게 정하시면 되구요, 섬으로 들어가면 마트가 없어서 여기서 장을 다 보시고 가셔야 해요" - PD
"장 보고 싶은 거 다 봐도 돼요?" - 지훈
"한우 사자. 토깽이 고기 좀 먹이게" - 재욱
"에이~ 용돈 내에서 사셔야죠" - PD
"우리 돈으로 사면 안 되요?" - 우성
뭔가 웅성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는데 눈 앞에는 수많은 카메라들과 스텝들이 보였다.
PD님이 얘기하고 계신 걸 보니 녹화 중인 것 같은데... 나는 남길 오빠 등에 여전히 업혀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잠에서 못 깨고 있으니까 남길 오빠가 업은 채로 녹화를 시작한 것 같은데...
상황파악이 끝나고 남길 오빠 등에서 내려오려고 움직거리니 내가 깼다는 걸 눈치 챈 오빠가
"어, 쪼꼬미 깼어?"
....그 말 한 마디에 모든 시선이 내게 꽂혔다. 부끄러운 마음에 오빠 등에 얼굴을 묻어버리니 정우 선배님이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꼬맹이, 피곤하면 더 자도 돼. 더 잘래?"
"...아니요. 지금 너무 창피해요..."
"ㅋㅋㅋㅋ뭐가 창피해. 피곤해서 그런 건데."
"그래두..."
우선은 오빠의 등에서 내려오는게 먼저인 것 같아서 오빠의 귀에다가 내려달라고 속삭이니 오빠가 작게 웃더니 조심스럽게 내려주었다.
진짜 창피해죽겠다.. 다 큰 어른이 졸리다고 업혀서 자는 꼴이라니....ㅠ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주변 눈치만 살피고 있는데 선배님들은 아무렇지 않는지 춥다며 옷을 여며주거나 자느라 헝크러진 머리를 정리해주었다.
그러는 중 낯선 여자 분이 훅 다가와 옷자락을 잡길래 움찔거렸더니 우성 선배님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마이크 다는 거야, 강아지"
"아...."
예능을 많이 안 나가서 마이크 다는 게 익숙하지 않아 어정쩡한 자세로 쭈뼛거리고 있는데 마이크를 다 달고서 테스트를 한다며 아무 말이나 해달라고 하길래
"아... 안녕하세요... 유은솔입니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이상한 거에 빵 터져서는 선배님들이 나를 보며 웃는다. 괜히 민망해서 옆에 있던 재욱 선배님에게 '아, 웃지 마요...' 라고 말하며 살짝 밀었다.
"ㅋㅋㅋㅋㅋ응, 안 웃어. 토깽이 잠은 다 깼어?"
"...몰라요. 진짜 민망해.."
"뭐가 민망해, 아가 촬영 때문에 잠 못 자서 그런건데. 정우 혼내줄까?" - 정재
"또 그런다. 정우 선배님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요. 갑자기 추가 촬영이 잡힌 건데..."
"안 그래도 왜 마음대로 추가 촬영 잡았냐고 한소리 했어. 우리 꼬맹이 피곤하면 안 되지" - 정우
"한소리 가지고 되겠냐, 정우야. 애가 이렇게 피곤해 하는데" - 우성
"그러니까, 우리 예삐 아주 반쪽이 됐어." - 지훈
"요즘 스케줄이 많아진 것 같긴 해, 그치 쪼꼬미" - 남길
"반쪽이 뭐야, 그냥 얼굴이 사라질 것 같은데" - 재욱
"...이 새끼들이" - 정우
"ㅋㅋㅋㅋㅋ자자, 우리 배우님들~ 그래서 용돈은 안 받을 건가요?" - PD
또 싸우려고 하는 선배님들에 말려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상황을 정리해주는 PD님 덕분에 한시름 놨다.
용돈 얘기에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고 남길 오빠를 쳐다보니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주며
"촬영하는 동안은 우리 돈을 못 쓰고 용돈으로 생활해야 한대."
"용돈이 얼만데요?"
"그건 아직 못 들었어, 쪼꼬미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먹고 싶은 거?"
"응, 섬에 들어가면 마트가 없어서 여기서 장을 다 봐서 가야 하나 봐. 쪼꼬미 먹고 싶은 거 사자"
"음.. 나는 고기?"
"ㅋㅋㅋㅋㅋㅋㅋ그래, 고기 사자."
"우선 용돈은 20만원 드릴 거구요, 추가로 필요하신 건 섬에 들어가셔서 노동을 하시면 됩니다! 간단하죠?" - PD
"노동이요?" - 지훈
"삼시세끼 보셨죠? 돈이 필요한자 일하라. 저희 프로그램의 모토입니다ㅎㅎ" - PD
"아니, 20만원은 너무 적은 거 아니에요? 저희 7명인데" - 재욱
"형 삼시세끼 나갔었잖아요. 감자 캤었나?" - 정우
"응, 감자 캤지. 또 감자 캐요?" - 우성
"지금은 감자 수확하는 시기가 아니구요, 뭐 비슷한 종류로 하지 않을까요?" - PD
"아니, 피디님. 그래도 20만원은 너무 적은데요? 우리 예삐 고기 먹여야 하는데" - 지훈
"맞아, 우리 쪼꼬미 고기 먹고 싶댔어" - 남길
"아가, 고기 먹고 싶어?" - 정재
"아니.... 꼭 안 먹어도 되는데...."
돈이 없으면 거기에 맞춰서 사면 되지 뭐.... 고기가 꼭 소고기여야 하는 것도 아니구......
"돈 더 필요하세요? 그럼 가불 해드릴게요. 나중에 갚으시면 되니까ㅎㅎㅎ" - PD
"가불 되요? 그럼 가불해. 강아지가 고기 먹고 싶다잖아" - 우성
"그래, 나중에 갚으면 된다잖아. 우리 애 고기 먹여야지" - 정우
"가불 해주세요, 당장. 우리 쪼꼬미 고기 반찬 없으면 안 된단 말이에요" - 남길
........그렇다고 치자....
그렇게 박박 우겨서 30만원을 가불 받은 선배님들은 뭐가 그리 신나는 지 장보러 가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가불이 뭔지 모르는 건 아니겠지...?
뭐 아무튼 고기 먹는 건 나도 신나는 거니까....ㅎㅎㅎ
그렇게 근처 마트에 도착을 했고 삼삼오오 흩어져 필요한 것들을 사기 시작했다.
나랑 남길오빠, 지훈선배님, 재욱선배님은 반찬이나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을 고르기로 했다.
"쪼꼬미, 아침에 빵 구워 먹을까? 어때?" - 남길
"무슨 빵? 프렌치토스트 이런 거?"
"응, 오빠가 구워줄게." - 남길
"진짜? 좋아요! 설탕 많이 뿌려서! 그럼 우유도 사자!"
"ㅋㅋㅋㅋ그래, 우유도 사자."
남길오빠랑 딱 붙어서 식빵을 담고 우유를 고르러 가는데 뒤에서 자꾸 꿍시렁 거리는 소리가 들려와 뒤를 돌아봤더니
"토깽이, 그 형 장 볼 줄 모르는데 왜 거기 붙어있어. 일루와" - 재욱
"자꾸 그렇게 둘이 붙어 있으면 정우 형한테 이른다?" - 지훈
"뭐라고 이르게, 미친놈아" - 남길
"아아, 욕 하지 마요! 왜 이래, 진짜아..."
"그치, 왜 저래 진짜.. 입이 너무 험하다. 예삐, 그 형 지지야, 이리 와." - 지훈
"....쪼꼬미, 나 이제 진짜로 욕 안 할게" - 남길
".....하기만 해요"
"응, 절대 안 해. 그러니까 쟤네랑 놀지 말고 나랑만 놀자" - 남길
"얼씨구, 우리가 잘도 그렇게 냅두겠다. 토깽이, 우유 다 골랐어? 그럼 계란 사러 가자" - 재욱
시무룩한 남길오빠를 지나쳐 카트와 내 손을 잡아 끄는 재욱선배님에게 이끌려 계란 코너로 왔다.
뒤에서는 시무룩한 남길오빠와 지훈선배님이 투닥거리고 있고....ㅎㅎㅎ
계란에 이어 소세지, 햄, 김치 등등 여러 가지 재료들을 담아 계산대로 가니 선배님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 카트도 가득 찼는데... 저 쪽 카트도 만만치 않게 가득 찼다.
"....우리 이거 50만원 넘는 건 아니겠죠?"
"에이, 그 정도는 아니야. 제일 저렴한 것들로만 샀으니까 그렇게 안 비쌀 걸" - 우성
"고기 샀어요?" - 남길
"어, 당연하지. 꼬맹이 먹일 건데" - 정우
"아가, 아가 좋아하는 살치살 샀어. 좋지?" - 정재
"살치살?? 비싼 거 아니에요?"
"너 먹는 건데 비싸도 돼. 괜찮아." - 정재
안 물어봐도 한우로 샀을 것 같아 굳이 물어보진 않았는데.... 한우 살치살이면 가격이 꽤 나갈텐데 진짜 50만원 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그렇게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계산대에 물건들을 올리는데 진짜 끝도 없이 올라간다.
아무래도 7명에서 먹을 것들을 사다 보니까 많이 고르게 된 것 같은데....
마지막 내가 고른 과자 한 봉지까지 계산을 마치고 난 결과...
"467,580원입니다-"
"와... 우리 33,000원 남은 거예요?"
"...뭐 많이 사긴 했네" - 정우
".....한 10만원은 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 지훈
"됐어, 그냥 사~ 나중에 또 가불 받으면 되지" - 우성
"...죽음의 감자 캐기 이런 거 아니야?" - 재욱
"...일단 계산부터 해. 총무 누구야. 야, 막내 김재욱. 니가 해" - 정우
"응? 막내 난데.."
"쪼꼬미는 열외지" - 남길
"아가, 먼저 나가있어." - 정재
나이로는 내가 막내인데 나는 열외라며 계산대 밖으로 쫓아내더니 PD님에게 받은 봉투를 재욱 선배님에게 넘겨줘버리고 물건들을 담기 시작하는 선배님들....
졸지에 총무가 되버린 재욱 선배님은 체념한듯 계산을 하고 있었다.
선배님들을 도우려고 가까이 다가가도 손도 못 대게 하는 바람에 결국 먼 발치에서 쳐다만 보고 있었다.
얼추 정리가 끝나고 다시 차로 돌아온 우리는 표를 한 장씩 받았다.
배 탈 때 필요한 표였는데 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들을 위해 방으로 된 객실을 예매해주셨다고 한다.
큰 방 객실 하나를 예매해서 다 같이 있을 예정이고 배 타고 약 6시간 정도 들어가야 하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나 뭐라나...
그렇게 항구에 도착을 했고 장 본 짐을 챙기려고 하니 역시나 손을 못 대게 해서 나는 내 캐리어 하나만 달랑 들고 배가 있는 쪽으로 갔다.
선배님들이 짐을 싣는 걸 지켜보다가 얼추 짐 정리가 끝난 것 같아 배에 타려는데..
"어어, 예삐 위험해. 기다려 봐" - 지훈
내가 혼자 올라타려는 걸 뒤에서 본 지훈 선배님이 빠르게 다가와 기다리라며 먼저 배에 올라탔다.
그걸 지켜보던 남길오빠도 다가왔고 지훈 선배님이 내민 손을 잡고 발 한 쪽을 걸치니 남길오빠가 내 허리를 잡아 올려주었다.
위에서는 지훈 선배님이 당겨주고 아래에서는 남길오빠가 들어올려주어서 나는 힘 하나 안 들이고 배에 탈 수 있었다.
우리 객실 쪽으로 가니 먼저 올라간 선배님들이 벌써 드러누워 있는 모습이 보였고 나도 짐을 한 곳에 두고 바닥에 드러누웠다.
"으아...."
"쪼꼬미, 그렇게 자면 목 아파. 여기 배고 자" - 남길
아직 피로가 다 풀린 게 아니라서 배에 타면 바로 잘 생각이었는데 그걸 눈치 챈 오빠가 내 옆에 누워 팔을 뻗어주었다.
카메라가 있다는 생각도 못 하고 오빠 팔을 배고 눈을 감았는데 정말 피곤하긴 했는지 몇 초 지나지 않아 바로 잠에 들어버렸다.
-
은솔이가 잠에 든 후
"야이, 미친놈아. 카메라가 몇 갠데 그러고 있냐 너는" - 정우
"형, 카메라 있는데 욕을 하시면 어떡해요..." - 남길
"이 형은 애초에 조심할 생각이 없다니까요? 진짜 미쳤어" - 지훈
"남길아, 너는 맨날 조심한다고 말만 그러지 행동이 영..." - 우성
"아니, 형..." - 남길
"일단 냅둬. 아가 잠들었잖아. 괜히 애 깨우게 하지 말고 일단 가만히 있어" - 정재
"형은 토끼 깰 때까지 그러고 있어. 쥐 나도 움직이면 안 돼. 벌이야." - 재욱
"...와... 쪼꼬미 잠 들었다고 지금 내 편 한 명도 없는 거야?" - 남길
"새삼스럽게 왜 그래. 형 편은 원래도 없었어" - 지훈
"......" - 남길
"꼬맹이 안 깨게 잘 해라, 남길아. 뭐 덮어줄 거 없냐" - 정우
"형, 여기 이불 있어요" - 재욱
"야, 그렇다고 진짜 딱 쪼꼬미만 덮어주냐? 정 없는 새끼" - 남길
"내가 형 이불을 왜 덮어줘. 소름 돋게" - 재욱
"얘들아, 그렇게 떠들면 강아지가 깨지 않을까?" - 우성
"......." - 남길
"......" - 재욱
"6시간 걸린다고 했나. 나도 자야겠다~" - 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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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가 두 번 날리고 겨우 여기까지 써서 올려요.... 섬에 도착하지도 못했네요....ㅎㅎ
이번 주 안으로 한 번 더 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는 좀 더 많이 써올게요!
요즘 정체기라 글이 잘 안 써지네요ㅠ_ㅠ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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