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지?"
"음. 영상편지?"
"오옼ㅋㅋ 형 프러포즈 한다더니
그거 준비하는 거예요?"
나는 지금...성공적인 프러포즈를 위해 아이디어를 쥐어짜고(?) 있는 중이다.
프러포즈를 해야겠다는 큰 생각만 해놓고,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도 없어서...
나를 도와줄 정우와 마크를 불렀다.
근데, 셋이서 생각해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세 시간을 고민한 결과,
김정우는 '셋으로는 버겁다'는 결론을 내렸고,
몇 명을 더 부르기로 했다.
동스청 소덕준 태일이 형 성찬이가 그 멤버였다.
태일이 형은 일 때문에 멀리 있어서 원격으로 도와주기로 했다.
나는 여섯 명에게 맞는 일을 주고, 그들을 총괄하면서
시민이에게 일주일 뒤에 데이트를 하자고 계속 밑밥을 깔았다.
(굳이 일주일 뒤인 이유는 제작 주문 케이크가 생각보다 오래 걸렸으며,
일주일 뒤가 딱 우리가 만난 지 6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6명을 모아서
프러포즈 대 작전을 실시했다.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
(나에게만) 1년 같던 일주일이 지나고,
드디어 프러포즈 당일 아침이 되었다.
"그러니까...성찬이 네가 재료를 사오면 돼.
태일이 형이 필요한 것들 문자로 남겨준댔으니까, 그거 보고 그대로 사와. 오는 길에 맛있는 걸 사먹어도 좋고."
"어어...이대로 사오면 되는 거네요.
근데 형, 맨입으로 도와주는 건 안 돼요."
"뭐? 야아...좀 도와줘..."
"그럼 저도 프러포즈할 때 형이 도와 주세요."
"놀랐짜나...하...
당연하지. 나도 도와줄게."
성찬이는 요리 재료를 사오는 것이 일이었다.
(재료 구매 말고도 자잘한 일을 많이 하긴 했음.)
근데...맨입으로 도와주지 못한다고...돌연 밖으로 나가려던 발걸음을 멈추는 거다.
나는 당황해서 땀만 삐질삐질 흘리고 있었는데,
성찬이 입에서 나온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마터면 프러포즈 준비에 큰 차질이 생길 뻔 했다.
"형.
시민 누나 들어오기 전에 형은 방에 있어야 돼요."
"왜?"
"그게 시나리오예요. 그냥 하라는 대로 하시면 돼요."
"그리고...형이 케이크를 준비해놨다고 했으니까, 식탁 위에 올려놓고,
편지 썼다고 했으니까 그건 거기 올려놓으시구...시민 누나가 다 읽을 때쯤에 다시 나와서
노래 준비 했다고 했죠? 노래 하고 반지 주고. 이러면 돼요."
"나 프러포즈 하는 동안 너네는 어디 있으려고?"
"방 안에...숨 죽이고 있을 거예요."
프러포즈를 위한 분업은 완벽했다.
성찬이는 재료 구매, 정우는 시나리오 구성을 하면
나는 그 모든 걸 총괄하며 시민이에게 며칠 전부터
곧 만나자고 밑밥을 깔았다.
(어차피 프러포즈 때문에 오늘 데이트는 없었던 일이 될 거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준비할 때 부터 성공할 조짐(?)이 보였던 것 같다.
"음...마크 너는 이제 케이크 찾아와줘."
이제 프러포즈의 약 30%를 차지하는 주문제작 케이크를 찾으러 가야 한다.
(마크와 내 피셜, 정우는 시나리오가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주장함)
그건 마크 담당이어서, 마크가 케이크를 찾으러 가는 동안 영상 촬영은
정우가 맡아주기로 했다.
그런데 레코드 버튼을 안 누른 김정우 덕분에 그 동안의 영상은 없다.
*
"형 여기 케이크~~
왔어용~~"
"악!!! 케이크 조심!!"
시민이는 아마 평생 모를 거다.
본인이 받게 될 프러포즈가 이렇게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걸...
"얘들아, 편지 어때?"
"으엥취!!
편지요? 보여줘야...뭘 봐야...읽어보져..."
"에?
편지? 보여줬어요?"
"난 아까 도영 형 보여줘서 읽었는데,
좋아요."
부엌에서 태일이 형의 원격 지도 아래 요리를 하고 있는 성찬이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모여 나의 편지를 검토(?) 중이다.
근데 동스청 빼고는 아무도 편지를 못 봤는데 어떻게 판단을 하지...?
아무래도 내가 긴장을 너무 많이 한 탓에
모두에게 편지를 보여줬다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 성찬아 그게 아니지.
소금은 위에서 뿌려야지. 이렇게.
"아하하학"
"하..."
내 등 뒤로 태일이 형의 목소리와 성찬이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솔직히 나도 좀 웃겼다.
태일이 형은 직접 소금을 뿌리는 시늉을 했거든...ㅋㅋ
이걸 보고 누가 안 웃어...?
아무튼, 태일이 형의 진두지휘 아래 요리가 맛있게 완성 됐다.
케이크 세팅, 요리한 음식들 세팅, 그 앞에 편지 올려놓기,
프러포즈 할 집 꾸미기, 청소, 벽면에 우리 추억으로 장식하기
모두 끝이 났다.
시민이가 퇴근할 때를 기다렸다가, 전화를 해서
오늘 만나지 못할 것 같으니 집으로 와서 기다리라고 하면 정말 프러포즈 시작이다.
이건 시민이가 찍어준 사진인데,
그런데,
"..."
사진을 보자마자 눈물이 났다.
(성찬이랑 이마크는 내가 우는 거 보면서 웃었더라.
영상에서 봤다.)
시민이가 찍어준 내 사진들에서 사랑이 묻어나는 것 같아서.
나랑 시민이,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런 세월이 스쳐 지나가서...
꼭 시민이가 내 프러포즈를 받아줬으면 좋겠다.
Q&A |
*프러포즈 성공하는 장면은 上 편에서 봐주세용 ♡ Q. 도영 씨, 프러포즈가 성공적으로 끝났어요. 기분이 어떠세요? "말해 뭐해요. 너무 좋죠. 세상 사람들~~ 저 결혼합니다~~~" Q. 도영 씨는 진정이 좀 필요해 보여서 프러포즈를 도와주신 성찬 씨에게 질문해 볼게요. 도영 씨의 프러포즈를 도와주는 조건으로 나중에 성찬 씨 프러포즈를 도영 씨가 도와주기로 하셨다고. 여자친구 분과 협의가 된 사항인가요? "당연히 아직 협의가 되진 않았죠. 근데 저는 지금 제 여자친구가 아니면 미래를 약속하고 싶지 않아요." Q. 그럼 이제 다음...덕준 씨와 정우 씨에게 공동 질문이에요. 본인들 프러포즈도 아닌데 왜그렇게 많이 우신 거예요? "모르겠어요. 주변 사람이 결혼하게 된 것도 처음? 처음 맞죠? 처음이었고...뭔가 엄청 감동이었어요. 그래서 눈물이 난 것 같은데... 사실 저도 왜 울었는지 기억이 나진 않아요." "저는 누나랑 형이 어떻게 연애를 하는지 다 지켜봤잖아요. 그래서 뭔가...되게 가족이 결혼을 약속한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 두 분 정말 감수성이 풍부하신 것 같아요. 그럼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 볼게요. Q. 태일 씨, 원격으로 요리를 지도하면서 어떠셨어요? "차라리 제가 가서 요리를 하고 싶었어요. 성찬이....하....네. 생략하겠습니다." Q. 근데 의상은 왜 그러세요? "미리 크리스마스가 찾아온 곳이 있어서요. 잠시 좀 다녀왔어요." Q. 네, 마크 씨로 한 번 넘어가 보겠습니다. 마크 씨, 마크 씨도 연애를 하는 중이시라고 들었는데, 프러포즈 계획이 있나요? 사실 이건 제 질문이 아니라 도영 씨 질문이에요. "오웅...저야...당연히 제 여자친구랑 결혼을 하고 싶죠. 그런데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기도 하고... 제 여자친구가 결혼을 아직은 원하는 눈치가 아니라서,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요." Q. 그럼 이건 저의 질문인데, 마크 씨가 케이크를 찾으러 간 사이에 정우 씨가 레코드 버튼을 누르지 않고 영상을 찍어서 그 사이에는 영상이 없다고 들었는데, 그 소식 듣고 어떠셨어요? "김정우...하...이런 느낌? 근데 다행히 그 사이에 그렇게 큰 일은 없었대요." Q. 그렇군요...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스청 씨. 시민 씨 데리고 올라가실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제가 프러포즈 받으러 가는 기분이었어요. 되게...설레는 느낌? 저도 나중에 기회 되면 여자친구가 생겼을 때 꼭 프러포즈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도영 형 보다 로맨틱하게요." Q&A TMI 1. 정우 씨는 인터뷰 하다가도 눈물을 조금 흘리셨어요. 2. 스청 씨가 도영 씨 이야기 할 때 도영 씨 다 듣고 계셨습니다. 3. 언제 오셨는지는 모르지만 시민 씨도 오셔서 인터뷰하는 걸 보고 계시더라고요... 근데 그 후에 도영 씨랑 (몰래) 뽀뽀하는 거, 저는 봤습니다. 4. 도영 씨와 시민 씨 주변에는 좋은 분들이 참 많은 것 같다고 느꼈어요 5. 도영 씨의 여동생 분은 언니 (시민 씨) 같은 사람이 왜 김도영 놈이랑 결혼을 약속하냐며 장난스레 이야기 했지만 곧 결혼을 하게 될 오빠 도영 씨와 시민 씨를 보며 눈물을 훔쳤답니다. 츤데레 남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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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일요일에 온다고 해놓고 새벽에 갑자기 와서 놀라셨됴...?
여러분 생각하면서 우다다다 열심히 쓴 거랑 전에 쓴 것 중에 괜찮았던 걸 합쳤더니
생각보다...분량이...많더라고요...? (결혼 준비 결혼 결혼 후 등등........)
도저히 한 편에 쓸 분량이 아니라서 하편의 상편으로...요고 먼저 새벽에 올려두고 갈게욧.
그러면 일요일에 뵙겠습니닷ㅎㅎ...
근데 다듬다 보면...일요일 보다 쬐~끔 늦어질 수도 있는 점...
알아주세효 ㅎㅎ
추우니까 전기장판 안에서 따땃~하게 읽으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