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에게 (응답하라 2007)
w. 다흰
누구에게나 빛나던 시절은 있다. 우리는 그 시절을 리즈라고 불렀지. 열여덟, 어른들은 다 컸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어렸고 사랑에 한참 미흡했던 때가 있었지. 우리 모두에게 한없이 반짝이고 빛나던 그 때 그 시절 이야기를 펼쳐보려고 한다.
2020년
호연고등학교 동창회
“ 야야 이채미 너 결혼한다며 축하해~ “
“ 그니까 축하한다. 행복하게 살아!!! “
“ 이 기지배야 나한테 제일 먼저 말 했어야지 이 언니 좀 서운하다? “
“ 진짜 미안! 부케는 네가 받아 “
“ 나머지 친구들도 다 고마워. 너네도 꼭 결혼하면 나한테 꼭 연락하고 알았지? “
“ 당연하지 “
“ 아 맞아 네 남편 그 3인방 중에 있다며? “
“ 헐 그러네. 걔네들 채미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고 “
“ 채미야 근데 걔네들은 놔두고 너 혼자야? “
“ 맞아 그 껌딱지 3인방은 어디 두고 오셨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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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내 나이는 열여덟
나에게는 3인 3색 성격도 다 다른 3명의 소꿉 친구들이 있다.
“ 야 이채미! 좋은 말로 할 때 나와라!!! “
얘는 이도현, 호연고 운동부. 우리 3인방 중에 제일 힘도 쎄고 장난꾸러기야. 뭐 거의 맨날 운동 빠지고 우리랑 여기저기 놀러 다니려고 지가 먼저 놀자고 하는데 우리는 뭐 같이 놀 수밖에 없지. 코치님 눈밖에 났어 코치님이 얘 자주 운동 자주 빠지고 노는 것 같다고 말했나 봐. 그게 부모님 귀에 들어가서 뒤지게 혼났었더래. 원래 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법이잖아. 얘가 혼나도 원체 밝은 성격이라 막 웃고, 틈만 나면 또 운동 빠지려고 하더라고 제발 정신 차려, 이도현!!!
“ 채미야 얼른 나와 나 얘네들이랑 기다리기 진절머리 나~ “
송강 얘는 부잣집 아들이야. 원래는 귀티 나게 생겨서 다들 태생이 부잣집 아들인 줄 아는데, 얘도 남들과 다를 거 없이 그냥 평범하게 살았는데, 갑자기 얘네 아버지가 운이 좀 좋아 취미로 로또 한 장 사셨는데 그 로또가 당첨돼서 벼락부자가 됐지 뭐야? 그 덕에 우리도 리무진이란 걸 타기도 하고 좀 많은 걸 누리긴 했지.
“ 설마 이채미 아직까지 자는 거? “
옹성우는 호연고 카사노바라고 불릴 만큼 여자들이 계속 바뀌어 길면 한 달, 평소는 일주일에 한 번 바뀐다나 뭐라나 나도 사실 잘 몰라. 얘도 지가 잘생긴 걸 알아가지고 얼굴 부심 쩔어. 딴 여자들한테 능글 거려도 나한테는 그냥 7살 때 그 코찔찔이 바보일 뿐이야. 그러는 얘가 뭐가 좋다는 건지 나 원 참 알 수가 없네.
나는 이채미, 우리 4인방 중에 홍일점. 뭐 얘네들 말로는 내가 제일 공부도 못하고 키도 작다고 놀리는데 나는 생물학적으로 xx 염색체인 여자. 걔네는 xy 남자. 그러니까 염색체가 다르니까 작은 거고!!! 이건 나 좀 똑똑해 보였다. 공부는 뭐 어쩔 수 없지 뭐 엄마가 그렇게 낳아준 걸 어떡해. 나는 울 선호쌤만 있음 돼!!! 사실은 쌤 덕질 하느라 공부에 뒷전일 수도 있어.
김선호 30세. 호연고 체육 선생님 채미가 환장하는 그 쌤. 채미뿐만 아니라 호연고 여학생이라면 다 마음속에 선호쌤 하나씩은 품고 있잖아? 항상 웃어주고 잘해주는데 어떡해. 쌤 의미 없는 다정함은 유죄인 걸 모르시나요? 광광 우럭 저한테만 다정해 주면 안 될까요?
말도 안 되지만 얘네 3명이 일명 핸썸쓰리 줄여서 H3라 그랬나. 2009년 꽃보다 남자보다 더한 그런 아이들이 내 껌딱지이자 소꿉 친구들이다.
어디가서 내 친구라고 말하고 다니지마 이 쉐키들아!!!!!
이도현
송강
옹성우
이채미
4인 4색 우리들의 빛나던 그 때 그 시절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래요?
작가의 말말말 |
안녕하세요 다흰입니다! 갑자기 소재가 문뜩 떠올라서 또 새로운 글로 찾아 뵙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 소재는 많은데 뭔가 제 필력에 비해 쓰기가 벅차서 일단 프롤로그 먼저 지르고 봤는데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채미 이미지는 소주연 님으로 잡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