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남자 작업실에 제대로 된 홍일점 너봉.txt 01
REC. take 2 세븐틴 에스쿱스
Q. 안녕하세요. 에스쿱스군, 팬들 사이에서 승행설로 유명하던데 승행설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A.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참 쑥쓰럽지만.. 그게 줄임말이거든요. 제 본명이 최승철인데 승행설 뜻은 '승철이의 행동은 설렌다' 라는 의미에요.
팬분들께서 지어주셨는데 저를 워낙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다름이죠.
Q. 아, 그렇군요. 귀여운 별명이네요. 참, 막내피디가 여성분이라고 들었는데 그분께는 어떻게, 본인이 승행설이신 것 같나요?
A. 글쎄요. 전 나름 잘해준다고 노력은 하는데 그 친구가 그렇게 느낄지 모르겠네요. 워낙 털털한 친구라 다른 애들이 여잔데도 편하게 대하거든요.
Q. 그래도 전 그 막내피디분이 부럽네요. 열세명의 잘생긴 청년들에게 둘러싸인 직장이라니.
A. 아녜요. 칠봉이가 들으면 큰일나요. 워낙 자택근무랑 칼퇴근을 사랑하는 친구라.. 하하
01-1
2015년 1월 1일
"삼 이 일! 해피뉴이어! 2015년이 밝았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모두 새해에는 좋은 일들만.."
"아, 엄마! 알았다니까요. 내가 잘할게. 걱정하지마요."
-기지배야! 맨날 말은 잘해요. 너 엄마랑 한 약속 잊지마. 아예 안될 거 같으면 지금이라도 그냥 때려치워!
"엄마는 진짜! 해보지도 않았는데 맨날 때려치래. 아 끊어요!
-그래 말도 안듣는 철딱서니 딸년아! 새해 복이나 많~이 받아라
"예! 아무렴요. 우리 어무이도 만수무강 하세요! 2015년에도 아부지랑 잘 먹고 잘 사세요!! 마지막으로 잘 싸시고!!"
-어이구 미친년. 끊어!
21세기로 접어든지도 어언 15년이 되어가는 2015년, 전국 방방곡곡에선 새해를 알리는 종소리가 방송되고 모두들 가족과 또는 친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날. 이지만 서울특별시 ##구 **동의 작은 원룸에선 한 여인의 한숨소리만이 좁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검고 긴 생머리는 안 씻은 건지 질끈 동여매었고 목이 늘어난 검은 티셔츠, 무릎이 늘어난 트레이닝바지. 누가보면 한 5수는 한것만 같은 차림새의 그녀였지만 오징어를 뜯고 있는 손은 작고 또 하얗고 고왔다. 우울한 분위기만 감도는 원룸에서 그나마 새해 분위기를 자아냈던 티비마저 신경질적으로 꺼버린 그녀는 오징어를 씹어대며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잠깐의 정적도 잠시 그녀의 작은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려댔고 발신자를 확인한 그녀가 도대체 누구길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씹던 오징어를 그냥 삼켜버리곤 아아- 목을 가듬더니 혹여나 잘못눌러 전화가 끊길까 그녀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심장을 부여잡고 조심스레 전화를 받았다.
"..여,여보세요."
-네. 김칠봉씨 휴대폰 맞나요?
"네! 맞습니다. 제가 김칠봉입니다."
-아, 잊어버리시진 않으셨죠? 플레디스입니다.
"그럼요! 절대 절대로 안 잊어버렸습니다."
-많이 기다리셨다면 죄송합니다. 좀 더 일찍 연락을 드렸어야 하는데. 요즘 회사가 좀 바쁘거든요. 조만간 신인그룹 준비중이라.
"아뇨아뇨. 괜찮아요. 잊지않고 연락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네. 그럼 김칠봉씨. 길게 안 끌고 그냥 말할게요.
"..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해주세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김피디님.
"......"
-저.. 김칠봉씨? 피디님? 이상하네. 전화가 끊겼나..?
01-2
"머리만 더 아프게 어~ 내가 어 른 이 되면~"
"아 근데 진짜 머리 아퍼.. 이씨 노래는 왜 또 안 떠오르냐구요."
"이건 다 이석민 때문이야. 하여튼 권순영, 이석민.. 직장동료만 아니었어도 아오."
오전 10시, 콧소리를 흥얼거리며 작지만 나름 알차게 꾸민 작업실의 컴퓨터 앞에 앉은 칠봉이는 아까부터 하라는 작업은 안하고 인터넷 클릭만 열나게 해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으로부터 약 20시간 전, 어제 오랜만에 술술 풀리는 작업에 열시간 넘게 작업실 밖으로 한발짝도 안움직이고 틀어박혀 기계마냥 노래만 주구장창 만들었다. 죽지 않기 위해 바나나와 우유를 먹으며 건반을 두드리고 부승관이라도 들었다면 평생 놀렸을 법한 노래실력으로 멜로디까지 휴대폰에 녹음하면서 열심히 작업을 마치니 어느 새 밤 11시가 다 되어있었다. 마침내 대충 마무리 된 곡을 정리하고 결과물을 세븐틴(정확히 말하자면 지훈이)에게 들려주기 위해 건반 앞에 앉아 기다리던 중 까무룩 잠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의 석순은 실망시키지 않고 피곤해 잠이 든 칠봉이의 머리를 강타해 시원하게 잠을 깨웠고 피로에 쩔어있던 칠봉이는 결국 어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석순을 반쯤 작살내었다는 소문. 암튼 그렇게 어제의 피곤함을 무릅쓰고 겨우 출근해 다시 작업실에 앉았지만 여간 곡이 써지지 않았다. 어제는 아이디어가 하도 철철 쏟아져나와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별짓을 다 했는데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는 김칠봉피디였다.
할 짓이 없으면 만들어라. 1년 전, 고쓰리였던 김칠봉이 수능이 끝나고 갑작스레 주어진 방탕한 자유 앞에서 지어낸 나름의 명언이다. 결국 컴퓨터를 키고 인터넷에 접속하니 그제야 제 나이처럼 느껴졌다. 꽃다운 스무살, 실은 빠른 97이라 96라인과 97라인 거기다 플러스 친구라고 허락도 안 맡은 부승관과 친구관계이다. 97즈면 몰라도 김칠봉도 처음엔 96과 친구 먹을 맘은 딱히 없었다. 학교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고 직장이었기에. 하지만 우리의 96즈 특히 원우와 순영, 준휘까지 나이를 까자마자 만나는 첫 날부터 오빠라 부르라고 쐐기를 박았다. 뭐 나름 그들도 약간은 이해되는 것이 워낙 평균연령이 어린 세븐틴이기에 스텝들은 물론이요 회사식구들 중에서도 단연 막내라 자신들보다 어린 여자가 주변에 없었다. 대한민국 남성들의 로망은 단연 '오빠' 아니겠는가. 그들이라고 평범한 대한민국 남성들과 다를바 없었다. 여기서 웃긴건 준휘는 중궈라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젠 한국인이 다 된건지 오빠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는 점. 하지만 우리의 김칠봉 어색함에 처음엔 ~씨라고 존칭하다 하도 오빠라 부르라는 말에 진절머리가 나 그냥 친구 먹자며 피디일을 시작한지 삼일만에 무작정 반말을 깠고 당황하던 96즈도 잠시, 고집불통 김칠봉이에게 결국 두손 두발 다 들고 말았다. 이 때부터 시작이었나요. 96즈가 칠봉이의 눈치를 보게 된 것이.
인터넷을 켰지만 너무 오랜만에 찾아온 (허락되지 않은)여유라 뭘 할지도 모르겠어서 초록창에 '뭐하지'라고 검색도 해보고 괜히 멜론차트도 한번 스윽 훑어보는데 생각보다 순위가 떨어진 세븐틴 곡을 보며 스밍을 돌리기 시작했다. 석순은 밉지만 세븐틴이랑 세븐틴노래는 좋아하니까. 몰론 그걸 티낸적은 없다만. 몇천번이고 들었던 곡이지만 지훈과 칠봉 자신이 만들어서 그런지 들어도 들어도 좋다며 스피커를 빵빵하게 켜두고 노래를 듣는데.. 갑자기 질린다. 잠시동안 죄책감도 들었지만 금새 헤헤 웃어버리며 노래를 바꿔버린 칠봉이는 어린 시절 추억의 노래를 꺼내었다.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준다는 그 노래. 한때 자신도 가수를 하겠다며 발랄하게 나대다가 어머니께 후들겨 맞던 그 시절, 그 노래. 음악큐.
"넘치는 음악 속에 리듬을~ 스타리라릴라 스타릴라릴라~ 훠우!"
"김칠봉 뭐하냐"
Aㅏ.. 콱 죽어버릴까..
01-3
원래 예정되있던 음악방송 스케줄이 방송사 사정으로 갑작스레 당일 취소되버리고 결국 꼭두새벽에 일어나 졸린 눈 겨우 떠가며 받은 메이크업이 아무 소용없게 되버린 지금 시간 오전 9시. 느닷없이 주어진 휴가(?)에 세븐틴은 정신 못차리고 숙소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중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휴식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최소된 무대의 아쉬운 마음에 아까부터 계속 한숨만 푹푹 쉬어대는 석민과 에라이 세수하겠다며 폼클랜징을 찾아다니는 정한이, 점심메뉴 신청 받고 있는 순영이까지. 열세명 다 어쩜 한사람도 하고 있는 짓이 겹치는 사람이 없다. 그 중 지훈은 숙소에 오자마자 잠들더니 언제 일어난건지 졸린 눈을 반쯤 감은 채 양치질을 하고 있고. 아마 늘 그랬듯이 작업실에 갈 모양이다. 뽀얀 얼굴에 대충 물을 끼얹고 젖은 머리를 손으로 탈탈 털며 화장실에서 나오니 숙소는 개판5분전이다. 옷을 대충 갈아입고 석민과 다른 이유로 한숨을 푹 쉬더니 나 간다- 라는 짧은 말 한마디를 남기고 현관문을 열었다. 마침 화장실에 들어가려던 승철이 그 말을 듣고 지훈에게 말을 걸었다.
"이지훈 어디가?"
"작업실이요."
"벌써 가려고? 이지훈 한시간만 기다렸다 나랑 같이 가자."
"어.. 저 지금 신곡이 막막 떠오르는데. 지금 안 가면 다 까먹을 거 같아요."
"치사하긴. 그래 먼저 가라가."
"네, 형. 먼저 갈게요."
특유의 덤덤하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무장한 이지훈은 밝은 머리색을 감추기 위해 그의 머리색과 대비되는 어두운 색 모자를 푹 눌러쓰곤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정말 앞만 보고 작업실로 향하는 지훈의 표정에는 서서히 어제와 같이 옅은 미소가 번져가고 있었다. 아마 키도 크고 피부색도 어두운 김민규가 그랬다면 잘생긴 범죄자로 보였을 모양새다. 그나마 귀여운 체구라 그렇게 보이진 않았지만. 김피디 아직 출근 안했으려나. 어제는 잠든 칠봉이때문에 웬일로 조용히 지나가나 했더니 역시나 석순은 지훈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고 눈 앞에서 3D로 아작나는 꼴을 보고 말았다. 휴대폰 시계를 보니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김칠봉 출근했으려나. 김칠봉 때문인지 신곡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인지 걸음을 재촉해 곧 도착한 사옥의 문을 열고 작업실의 도어락 비밀번호를 망설임없이 눌렀다. 근데 왜이렇게 쿵쿵 거리지?
도어락이 풀리는 경쾌한 소리에 이어 문을 열자마자 들리는 노랫소리는 정말이지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줄거야~ 매마른 가슴 속을 적셔줄 멜로디~"
"슬픔의 기억들의 기쁨을 깨워줄거야~"
글쎄 뭐랄까
"넘치는 음악 속에 리듬을~ 스타리라릴라 스타릴라릴라~ 훠우!"
"김칠봉 뭐하냐"
귀여웠다.
[암호닉]
쿱 아이닌 풀네임썬키스트 뿌존뿌존 윤쩡형 J 부리풀 봄봄 스포시 여남 새콤달콤 빨강 허니꿍
+작가의 말
엉엉ㅠㅠㅠㅠㅠㅠ 독자님들 저 초록글 올랐어요ㅠㅠㅠㅠㅠㅠ 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초록글에 오른걸 못봐서 아쉽지만 쪽지받고 너무 기뻐서 방방 뛰어다녔네요ㅠㅠㅠㅠㅠ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더 열심히 글쓰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독자님들♡
암호닉은 제가 그만받는다고 공지할때까지 꾸준히 받겠습니다!! 많이많이 신청해주세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추천, 신알신도 많이 이용해주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