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남자 작업실에 제대로 된 홍일점 너봉.txt 03
(부제 : I gotta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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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 take 4 세븐틴 원우
Q. 안녕하세요. 원우씨 얼굴도 목소리도 너무 멋지세요. 인기가 많으시겠어요.
A. 아, 감사합니다.
Q. '만세'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연기를 약간 하셨잖아요. 나름 잘하시는 것 같던데?
A. 사실 연기하는 장면 중에 그 상대 여성분을 향해 빵이랑 우유를 던지는 씬이 있었는데 좀 오글거렸지만 열심히 임했습니다.
Q. 촬영현장에 최근에 오셨다던 막내피디, 그분도 같이 있으셨나요?
A. 김피디요? 네. 같이 있었는데 잠만 자더라구요. 코멘트를 기대했건만..
01-1
"그럼 김피디"
"네?"
"이지훈한테 복수나 할겸 나랑 같이 음료수 제일 비싼거 먹고 들어갈까?"
"으..음료수요?"
"왜? 이지훈이 빨리 오래?"
"아,아뇨! 그건 아닌데.."
"둘이서만 마시는 건 좀 불편한가?"
방금 전 무방비상태로 이지훈 카드를 흔들어대던 칠봉이에게 불쑥 고갤 숙여 칠봉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승철의 눈빛에 쓰러질뻔한 칠봉이 심장을 부여잡고 아파하는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둘만 마시는 건 불편하냐며 오히려 사람좋은 웃음을 짓는 승철에게 김칠봉이 무슨수로 어찌 거절을 하겠는가. 하물며 작업실엔 오빠라 부르라며 협박이나 해대는 이지훈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그래, 이건 틀림없는 선물이야. 이지훈 미안. 물 좀 마시고 있어.
"아뇨! 절~대요! 그럴리가. 너무 좋아요! 신난다!"
"어? 어 그래. 나도 좋아."
"어서 들어가요 오빠. 날씨 엄청 쌀쌀하다."
오예. 인생은 역시 한치 앞도 모른다고 어제의 석순과 오늘의 오빠놈 이지훈이 가고 천사 승철이 왔나니. 이 순간을 걱정없이 즐기자 다짐한 칠봉이는 설레는 발걸음을 스무디 가게로 옮겼다. 이렇게 여유롭게 스무디를 마실 수 있다니 그것도 세븐틴에서 제일 정상적이라 할 수 있는 승철이오빠랑! 생각을 하면 할 수록 기쁜 맘에 가벼운 맘스무디 가게의 문을 연 순간, 역시 인생은 한지 앞도 모른다고 김칠봉이의 인생에 또 다른 반전이 찾아왔다. 참고로 이번 반전은 선물은 절대 네버 아니다. 아 얼굴만 봤는데 시끄러운 이유좀.
"어? 승철이형!"
"칠봉이누나?"
"뭐야. 둘이서 수상한데?"
"야야야. 말 조심해. 승철이 형이 미쳤다고 칠봉이랑.."
"아~ 그런가?"
내 눈엔 니들이 미친놈들이다. 이 새끼들아.
01-2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 어디로 가십니까?"
"강남 교보문고로 부탁드립니다."
귀신처럼 소리소문 없이 숙소에서 빠져나온 원우는 망설임없이 택시를 잡아탔고 안경과 모자를 깊이 착용했다. 몸은 느긋한데 말투는 빠른, 뭔가 바쁜 일이 있는 듯 보였지만 태생부터 느긋한 원우였다. 뭐 유일하게 있던 음방 스케줄이 빵꾸나 예고없던 휴식으로 하루가 텅 비긴했지만. 원우는 기사님에게 도착지를 알려드리곤 휴대폰을 보다가 창 밖을 멍하니 보다가 또 휴대폰을 보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휴대폰 액정 위로 피부는 뽀얗지만 남자다운 손가락을 올려 따딱따딱 리듬을 타기도 하고 창밖을 보며 택시 안에 울려퍼진 가요를 콧소리로 살짝 흥얼거리기도 하고. 불안하다기 보단 뭔가에 들떠 있는 것처럼 보여 더욱 궁금해졌다. 그렇게 기사님과 원우는 한마디 대화도 없이 묵묵히 교보문고를 향해 달려갔고 머지않아 택시가 서점 앞에 다다랐다. 움직이던 바깥 풍경이 어느 순간 멈춰서자 원우도 주머니 속 지갑을 열어 모자를 벗고 기사님을 쳐다보았다. 아니 지긋이 바라보았다. 이래봬도 전원우, 세븐틴에서 눈빛미남이 아닌가.
"6700원입니다."
"저.. 여기. 감사합니다."
오늘은 목요일. 평일이라 그런지 주말에 비해 서점 앞 인파는 생각보단 적었고 곧 점심시간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서점 안이 아닌 바깥으로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 시간대를 노린건지 아님 그냥 여차저차 잘 맞춰 온건지 원우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모자를 깊숙히 덮었다. 긴다리로 휘적휘적 서점 안으로 입성한 원우는 그 자리에 잠시 멈춰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오랜만이다. 책 읽는 걸 좋아했지만 바쁜 스케줄 탓에 책을 예전처럼 읽지 못해 갈증이 날대로 나있던 원우는 결국 언젠가 직접 서점에 혼자라도 꼭 가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마침내 오늘에서야 계획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사실 멤버들을 데려갈까 고민했지만 그랬다가 혹시 난감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자기 혼자 오는게 낫다는 결론에 도달. 자신의 결정이 맘에 쏙 들었는지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원우는 서점 속으로 깊이 깊이 들어갔다. 휴대폰 메모장을 키고 소설 코너로 다가가던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던 원우가 갑자기 우뚝 멈춰섰다. 아차, 까먹을 뻔 했네. 소설 코너를 앞에 두고 열 걸음도 채 안되는 거리에서 원우는 누군가에게 전화하려는 듯 휴대폰을 귓가에 가져갔다. 뚜르르르 짧은 신호음 후 목소리가 들렸다. 생각보단 쌩쌩하네. 원우의 입가엔 잔잔한 미소가 다시 걸렸다.
"여보세요."
"나 어디게?"
01-3
운도 지지리 없지. 어쩐지 갑자기 뭐가 잘되나 싶었다. 순서대로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권순영, 우리 찬이, 김민규, 부승관의 격한 환영에 김칠봉이는 부들거리는 손을 주체할 수 없었다. 참자, 여기 보는 눈이 몇개냐. 쟤들을 내 손으로 어제처럼 때렸다간 신고당할지도 몰라. 칠봉을 뒤따라 들어오려던 승철은 문 앞에서 돌부처가 되어버린 칠봉이의 옆에 서서 괜찮냐고 물었지만 칠봉이의 현기증은 어쩔 수 없었다. 무슨 부석순 알레르기도 아니고 쟤네만 보면 머리가 아플까. 참 저들도 대단한 것이 매일 저렇게 김칠봉을 시도때도 없이 놀려먹다가 작업실에만 가면 두들겨 맞을텐데..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 에너지들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승철과 칠봉을 발견한 순간부터 그 둘에게 시선을 떼지 않으며 방정맞게 입을 터는 2번 테이블 남정네들의 강냉이를 털고 싶다는 생각을 가까스로 참으며 김칠봉이는 주문을 완료했다. 승철이 반가운 듯 옆 테이블에 앉았고 어쩔 수 없이 칠봉도 그 앞에 앉아 진동벨을 만지작 거렸다. 마침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도 참 적절하다. 행복하지마~ 절대로 행복하지마~ 노래는 왜 또 쓸데없이 좋고 난리야. 짜증나게. 그래도 저들 중 유일하게 칠봉을 걱정해주는 찬이가 스무디 가게 안 메뉴판을 멍하니 쳐다보던 칠봉이에게 정상적인 말투로 말을 걸었다.
"누나 어디 아파요?"
"...어? 뭐라구 찬아?"
"형들이 하도 뭐라 그래서 지금 누나 넋이 나갔잖아요."
"에이~ 그냥 반가워서 그런건데 뭘. 괜찮아."
"맞아. 칠봉이 정신 가출하는 게 뭐 한두번인가."
찬이의 전혀 도움이 안된 핀잔을 들은 후로 더 신나게 칠봉이를 약올리는 승관과 순영을 보며 칠봉이는 다음 앨범 녹음날을 고대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어어? 그렇게 나오시겠다? 다음 앨범 작업 거의 다 끝나가는데 녹음할 때 보자. 부승관, 권순영. 하지만 김칠봉 내면의 소리가 그들에게 들릴리 만무했고 기다려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스무디에 결국 폭발 직전까지 간 김칠봉이의 손에 들려진 진동벨이 울리지도 않는데 칠봉이의 분노 조절 실패로 덜덜 떨리는 순간.
Rrrrrrrr Rrrrrrrrrr
[17 전원우]
"여보세요."
-나 어디게.
야 이놈아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참다못한 김칠봉이 부승관과 권순영에서 향했던 분노를 원우에게 쏟아내려던 그 순간
-빨리 나 칭찬해줘.
"....무슨 소리야."
-나 지금 서점이야.
"아~ 그랬구... 어?"
-나 서점이라고. 뭐야 진짜 잊어버렸어?
"오늘 설마 목요일?"
-어, 오늘 진짜 목요일. 너 쓰레기 안 만들려고 왔어.
**짧은 과거 회상**
지훈과의 작업이 생각보다 일찍 끝난 과거의 어느 날, 김칠봉이 스스로 정해놓은 퇴근시간 전까지 작업실에서 잉여로운 하루를 보내던 순간 엄청난 사실을 발견한 칠봉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야 놀랐잖아. 옆에 있던 지훈의 핀잔에도 전혀 게의치 않고 칠봉이는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또 그 옆에서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를 정리하던 원우도 그런 김칠봉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순영은 또 시작이냐는 듯 한심한 말투로 칠봉이에게 말을 걸었다.
"왜? 무슨 일있어?"
"큰일났어."
"또 뭔데?"
"슬램덩크 오리지널 박스판이 나온대."
"아.. 그렇구나. 그래서?"
"사야해. 근데 아직 한달이나 남았어. 그것도 목요일이면 바쁠지도 모르는데. 까먹으면 어떡하지?"
"그럼 못사는 거지 뭘."
"안돼! 이거 안 사면 나 진짜 쓰레기."
"오~ 듣던 중 반가운 소리. 김피디 곧 쓰레기 될 듯."
"니은니은. 니 할일이나 잘하셈. 내가 안 잊어버리고 사면 너가 쓰레기."
그렇게 유치뽕짝 싸움이 시작되고 그 둘의 대화를 묵묵히 듣던 원우는 메모장을 켜 무언가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원우는 저장을 누르고 순영에게 결투신청을 하는 칠봉을 보며 원우의 입꼬리는 어느 새 올라가 있었다.
**짧은 과거회상 끝**
"....원우야아..."
-좀 있다 작업실에서 보자.
"응.. 감동이야."
-어. 이제 끊을게.
"아 잠시만 잠시만!"
-어? 왜?
"사랑해."
-...........
"여보세요?"
응? 전화가 끊겼나? 전원우 생각보다 성격 급하네. 암튼 이제 슬램덩크 넌 내꺼. 고로 권순영 난 쓰레기 아님.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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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이렇게 부족한 글이 초록글에 매번 오르니 저 진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ㅠㅠ 분량도 괜찮다고 해주시니 참 다행인 것 같아요ㅠㅠ 앞으로도 열심히 연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화까지만 암호닉 신청 받을거에요! 다음화 연재전까지 꼭 신청 완료해주시길 바랍니다!! 신알신, 추천 모두 감사드려요! 독자님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