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난 이후로
아무 말도 안 들리는 거 있지.
"야"
"..."
"아씨. 야!!"
꽥 소리지르며 내 어깨를
퍽 치는 종대때문에
겨우겨우 정신이 돌아왔다니까.
"너 내 말 일부러 씹지"
"아 뭐래. 아니야
뭐라 그랬는데"
"오늘 저녁 뭐 먹을 거냐고"
"아 그냥 대충 먹지 뭐"
"그럼 찬열이랑 종인이랑 같이
집에서 뭐 시ㅋ..."
"싫어!!!"
너무 단호하게 한 말에 나도 놀랐지만
종대랑 찬열이도 놀라 날 쳐다보고
슬쩍 종인이를 보니
종인이도 놀란표정으로 보고있는거야.
어휴...
생각도 전에 대답이 먼저 나와버렸어.
"그냥..피곤해서 집에서 잘래
나 불면증 있잖아. 시끄러운거 싫어"
"아 맞아. 너 불면증 있지.
조만간 병원가서 약 처방받든가 하자"
나랑 종대랑 대화하는데
"너 불면증 있었냐"
라면서 내 머리에 손 올리더라.
물론 종인이가.
'그래서 걔랑 언제 잔대?'
'종인이 걔랑 언제 잔대?'
탁.
계속 그 말이 생각나는 바람에
또 나도 모르게 종인이 손 확 쳐내버렸어.
나도 모르게 한 행동에 당황스럽더라고.
"아..더워서
나 더운거 엄청 싫어해"
"아..미안"
"아. 아냐 됐어"
"또?"
"또 뭐?"
"또 싫어하는 거 뭐 있어?
너가 싫어하는 거 안해야 너가 화 안내잖아"
"너"
"어?"
"너 싫다고 너"
내 말에 굳은 종인이 지나쳐서
혼자 앞으로 걷는데
"아 저 기지배 진짜.
야.종인아 쟤가 어렸을땐 안그랬거든?
근데 못 본 사이에 희한하게 변해서는..
쟤 맨날 튕기잖아 너한테
신경쓰지마"
내가 종인이 그렇게 지나치니까
종대가 막 달려와서는 종인이 감싸주더라.
"너 왜그러냐"
슬쩍 뒤돌아보니까
박찬열이 내려다보고 있는거야
"내가 뭐"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
"아 몰라"
"너.."
"뭐"
"그날이냐"
"아 뭐래 진짜"
아니 뭐래 진짜.
왜 남자들은 좀만 예민하게 굴면
그날이냐 그러는거..?
박찬열 냅두고
열심히 혼자 쭉쭉 걷는데
"아 뭐하냐"
박찬열이 내 머리위에
손 띄워놓는거야.
"치워"
",,,,"
"아 치우라고. 거슬려"
"너 덥다며"
"아 어쩌라고.
너가 나 덥든 춥든 신경쓴 적 있냐"
"야"
"짜증나 진짜."
아.
나 왜이러니.
괜히 아까 이상한 소리 들어서
상관없는 박찬열한테도 짜증내고.
또 그렇게 빨리 걸어서
정류장에 있는데
얼마 안돼서 박찬열이 오더라고.
내가 뭐라 입 열기도 전에
"뭐.나 버스기다리는 것도 짜증나면
꺼져줄까?"
"아니 뭐래. 종대는?"
"몰라"
"......"
"......."
"그.."
"........"
"너가 짜증난다는게 아니고
나 그 날도 아니거든?
아 그니까!
아 몰라 걍 그렇다고"
"누가 뭐래?"
"너가 자꾸 예민하네 어찌네 하니까
혼자 찔려서 그런다 왜!!!"
"니가 나도 아니고 종인이한테 자꾸
진심으로 승질내는 거 같으니까"
그러고 있는데
딱 종대도 오고
버스도 오고.
"나 간다."
박찬열한테 인사하고서는
버스 탔는데
"너 진짜 짜증나게 굴래 진짜"
저러더니
종대가 어깨빵하고서는 자리에 앉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