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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가는 길, 차 안에서 아차 싶었다. 나 핸드폰 두고왔었지, 참. 정신이 없어서 까먹어버렸네.
" 박태환, 뭐 찾아? "
핸드폰.. 하고 중얼거리듯이 대답했다. 기성용은 혀를 쯧쯧 차며 주머니 잘 뒤져봤냐 묻는다.
" 아니, 공항에 두고 나와버렸네. "
그제서야 뭐?! 하며 브레이크를 밟아버리는 기성용이다. 타이어가 도로와 크게 마찰하며 괴상한 소리를 냈고, 나는 앞으로 급격히 쏠려 어깨가 아팠다. 도리어 나에게 ' 병신아! 말을 했어야지! ' 하며 성을 낸다. 그러더니 갑자기 유턴을 하곤 ' 진짜 너때문에 못산다. ' 한다.
" 뭐하러 가, 그냥 새거 사면 되지. "
" 자꾸 분위기 다운되게 힘 없는 소리 할래? "
" 내가 언제 그랬다고.. "
지금도 그러고 있잖아- 하면서 내 볼을 손바닥으로 민다.
" 그래도 공항에서 출발한지 얼마 안되서 말해서 다행이네, 벌써 공항 건물 살짝 보인다. 그치? "
일부러 내 기운을 북돋으려는 듯 밝게 물어오는 성용이에게 나도 미소 지으며 ' 응, 그렇네. ' 했다.
그리고 공항에 도착할때까지 말 없이 달렸다. 할 말도 없을 뿐더러 둘이 너무 지쳐서 말을 할 힘이 없었다. 무심하게 창 밖만 보는데, 나무들이 매우 빠르게 지나간다. 속도를 엄청 내긴 하나보네.
벌써 주차장에 도착했다. 기성용이 어서 내리라며 재촉하는데, 내리기 싫었다.
" 야, 핸드폰 찾으러가야지? "
" 아.. 니가 대신 다녀와주면 안돼? "
하고 묻자 녀석이 날 안쓰럽게 쳐다보더니 ' 그래, 겁나 아파보이니까 그냥 쉬고있어. ' 하면서 문을 닫고 가버린다. 눈물이 또 왈칵 쏟아져 고개를 숙였다.
박태환더러는 그냥 쉬라고 했고, 나는 공항 내부로 들어와 태환이가 쪼그려 앉아있었던 그 안내데스크 앞까지 왔다.
" 저기요. "
" 네, 고객님? "
" 여기에 혹시 핸드폰 하나 있지 않아요? "
" 핸드폰 말씀이십니까?.. 핸드폰이.. "
하면서 골똘히 생각하다 앗! 하는 외마디 외침과 함께 서랍에 핸드폰을 꺼내어 나에게 두손으로 건네며 ' 여기있습니다, 고객님. ' 한다. 핸드폰 앞에 종이 한장이 테이프로 붙여져 있었다.
" ... 크. "
정신을 차려보니 집이다. 기성용이 또 업고 올라온 모양이다. 아, 요즘 기성용 너무 혹사시킨다 싶다.
왼쪽을 보니 기성용이 자고있다. 그리고 오른쪽을 보니, 내 핸드폰이 있었다.
" 용케도 찾았네. "
하고 집어드는데, 흰 종이가 핸드폰에 붙어서 팔랑거린다.
삐뚤 빼뚤한게 쑨양 글씨체였다.
[ Dear. 태환
결국 우리 핸드폰으로 다시 만나네요.
이거 제가 주웠어요.
저번이랑 똑같죠? 저도 신기했어요.
그리고 믿었어요, 운명이라는게 있을 수 있다는 거.
사실 줍자마자 당신 집 앞으로 가서 기다리고 싶었는데, 꼴도 이렇고 출국 수속도 다 마친 상태여서 결국, 중국으로 돌아갔어요.
걱정 마세요.
곧 돌아올테니까.
이별이지만, 이별은 아님!
From. Sun ]
벌어졌다, 운명 같은 일이.
그리고 나는 또 기뻐 울어야만했다.
기쁨에 겨워 숨도 쉬어지지 않았다.
핸드폰 화면을 켜보았다.
쑨양의 얼굴이 크게 뜬다.
" 이게 뭐야- "
바탕화면엔 ' 돌아올때까지 내 얼굴 잊지 말라고! ' 라고 쓰여져 있었다.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잖아.
클럽에서부터,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거야.
In the CLUB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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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허무해 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걸로 거의 30편동안 달린 In the club 이 막을 내립니다.
허접글 읽어주신 여러분들 감사하고... 빨리 다른 금같은 글 읽으셔서 눈 정화 하세요......!
에휴, 이 글도 참 쓰면서 멘붕이 크게 왔던 글인것 같고요..
애증의 작품이네요 ㅠㅠㅠㅠ 첫 팬픽이 똥이라 앞으로의 팬픽도 똥일거예요 아마... 흡...
암호닉은 9시 까지만, ending 1 글에서만! 받고요,
여기에 암호닉 신청하시면 안보내드릴거예요...
그나저나
텍파 앤딩이 달라질거라는 말에 많은 분들이 갑자기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ㅋㅋㅋ..
그냥 암호닉만 신청하시고 가시는 분들... 좀 상처받았....
각설!
암호닉분들의 텍파에는 에필로그? 라고하나요? 무튼 그게 들어갈거예요.. 그리고 오랜 암호닉 분들에는 외전도 추가 해서 넣을 드릴거구요...! ㅎㅎ...
밤에 메일링 글에서 뵈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