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양 아저씨
태환- 학생
이걸 바라신 분들이 꽤나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독자들에 대한 약속을 발로 차버렸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하지만 저 위로 콘티를 짜는데 영 스토리가 나오질 않아서 ㅠㅠㅠ 정말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이 다음 작품은 지금 이 작품과 비슷한 분위기, 다른 스토리로 쑨양-아저씨, 태환- 학생 으로도 쓰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이 끝나면 아마 그걸로 들고오지 않을까 싶네요.. (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그나저나
이걸 태양으로 바꿔야 할까요...?
생각해보니 쑨환이 아닌...
+
태환은 방에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졌다. 꿈을 꾸었다. 대여섯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태환이 어두컴컴한 곳에 자신이 혼자 버려지는 꿈. 그리고 그 속에서 가만히 혼자 누워있는 꿈. 태환은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온통 캄캄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겁에 질린 태환은 울부짖었으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두려움과 공포심에 몸이 떨렸다. 두 다리도, 두 팔도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더욱 무서웠다. 꿈 속의 태환은 결국 바닥에 쓰러져 눈물을 흘렸다. 무서웠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더니 태환의 눈 앞에 빛이 떨어진다. 환한 빛에 둘러싸인 한 남자가 태환에게 손을 건넨다.
" 일어나야지. "
태환이 많이 들어 본 목소리다. 아아- 하며 힘 빠진 두 다리로 서서히 기어 가 손을 뻗었으나, 왠지 모르게 그는 그 자세 그대로 태환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닿으려고 해도, 손을 아무리 뻗어도 닿질 않았다. 힘 없는 두 다리를 아무리 놀려도,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더 멀리 멀어져 버렸다. ' 아저씨 손 잡아야지? ' 하며 환하게 웃어보이는 남자는 자신의 말과는 다른 행동으로 모순을 일으켰다.
" 아, 아저씨! 가지마요, 아저씨!! "
눈 앞이 흐릿하더니 결국 정신을 잃어버렸다.
그 길로 태환은 잠에서 깨버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역시 쑨양의 집 그대로다. 머리가 아파왔다. 정신 없음에 미간을 찌푸리고 ' 아-. ' 하는 신음과 함께 상체를 일으켰다.
" 그 사람 꿈을 꿨군. "
양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꾹 누르며 지압한다. 무겁고 아픈 머리가 그나마 좀 가벼워지는 듯 했다.
그나저나 자꾸 누군가가 토악질 하는 소리가 들린다.
" 욱-.. "
태환이 조심스럽게 바닥을 딛고 일어서서 소리의 근원지를 찾으려 거실로 나갔다. 소리가 화장실 쪽에서 나는 듯 했다. 태환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살짝 닫힐락 말락한 문에서 빛이 조금 씩 새어나왔다. 태환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보았다.
쑨양이 변기에 구역질을 하고있었다.
" 우욱.. "
밀려오는 구토감에 주위에 누가 와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하는 쑨양이다. 태환은 조심스레 쑨양의 뒤로 가 주먹을 쥐고 쑨양의 등 위로 손을 올려 멈칫- 하다가 이내 등을 두드려주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손길에 조금 놀랐는지 어깨를 살짝 움찔 하는 쑨양이다. 쑨양이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았다.
" ㅁ, 뭐하는거예요.. "
" 이번엔 내가 너 살려줄려고. "
" 그게 무슨... 됐으니까 나가요. "
하며 눈꼬리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말하는 쑨양이 그렇게 불쌍해 보일 수 없다. 태환은 쑨양의 가시돋힌 말에 대꾸도 않고
" 그러니까 좀 천천히 좀 먹지. "
하면서 비아냥 거렸다. 순간 욱 하는 쑨양이 눈꼬리에 걸어 둔 눈물 한 방울 한 방울을 떨어뜨리며
" 그것 때문에 아니거든요? 아 좀 나가요, 제발. 추해보이잖아요. "
하면서 비틀거리며 일어나 태환의 등을 힘없이 민다.
" 아까는 힘이 넘치더구만. 왜 지금은 약한척이야? "
" 그냥 좀 나가요! "
하면서 등을 떠밀어 버린다. 태환은 그저 피식 웃으며 뒤를 돌아 쑨양의 손목을 잡았다. 쑨양은 애써 힘을 주며 뿌리치려 했지만, 태환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
" 덩치만 크고 힘은 하나도 없네. "
병원 갈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 같은데? 하는 태환이다. 쑨양은 다른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입술을 쭉 내밀며 화장실 바닥만 본다.
" 아직도 삐졌냐? "
" 누가.. 삐졌다고. "
"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말 안해줬다고 삐진거 아니야? "
하자 쑨양은 꿍얼대며 ' 그, 그거야 아저씨는 나한테 다 물어봐 놓고 나한텐 말을 안해주니까.. ' 한다.
태환은 물었다.
" 넌 내가 무슨 일 할거 같이 생겼는데? "
" .... 딱 봐도 좋은 직업은 아닐거잖아요. "
맞췄네- 하면서 쑨양의 땀에 젖은 머리칼을 헝클어뜨렸다. 쑨양은 곧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피하긴 했지만, 딱히 싫어하진 않은 듯 했다. 태환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더니 곧 자기에게 왔던 문자메세지를 확인한다.
Ki [ 태환, 어디야? ] - 11:46 PM
한창 쫓기고 있을 때 인것 같다고 생각했다.
Ki [ 태환아. 왜 복귀 안하냐? ] - 1:23 AM
Ki [ 태환아. 왜 전화도 안받아? ] - 1:26 AM
Ki [ 박태환, 무슨 일 있는거 아니지? ] - 1:30 AM
Ki [ 니 일 끝나는 대로 와라, 기다릴게. ] - 2:00 AM
Ki [ 지금 애들 풀었으니까, 만나면 바로 지하로 와라. ] - 6:00 AM
Ki [ 박태환, 너 진짜 어디야? 조직 애들이 다 걱정하니까 빨리 와. 형님까지 걱정끼치게 만들지 말고. ] - 7:36 AM
모두 다 같은 조직 친구에게 온 문자였다. 확실히 조직으로 복귀 할 시간이 많이 지나긴 했다. 특히 ' 형님 ' 까지 걱정시키면 곤란했던 태환은 서둘러 조직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쑨양에게 말했다.
" 나, 가야겠다. "
" 왜요? 어디가요? "
회사 짤리겠어. 하며 쑨양의 방에 있던 자신의 양복 셔츠와 마이를 집어든다. 쑨양은 ' 또 거짓말? ' 하며 거의 쓰러질듯 걸어와 자신의 방 문간에 몸을 기대고 애처롭게 물었다.
" 안가면 안되요? "
" 무슨 소리야. "
" ...아니예요, 됐어요. "
하며 그저 애처롭게 쳐다보는 쑨양이었다. 태환은 볼 품 없이 남루한 셔츠를 입고 쑨양의 방을 나섰다.
" 오늘, 학교 꼭 가고. "
" 벌써 늦었는데 무슨.. "
" 늦어도 가. "
하면서 쑨양에게 계속 이르는 것이었다.
" ...가면? "
" 뭐. "
" 가면 나한테 뭐해줄건데요. "
" 니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 왜 그런 식으로 묻냐. "
" 난 학교 가던 안 가던 상관 없어요. "
쑨양은 작정한듯 말을 쏟아냈다.
" 나 학교 갈테니까 나랑 같이 살면 안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