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런 장르도 처음이라 미티겠네요...ㅜ내 손발 어쩔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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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무슨소리야. "
태환은 현관으로 나가 앉아서 신발을 신으며 물어왔다. 쑨양은 그저 입술만 달싹거리며 한숨을 폭 쉬었다. 태환은 고개를 돌려 쑨양을 바라봤다.
" 아니예요. 그냥 헛소리 한거예요. "
하고는 ' 안녕히가세요. ' 하고 눈도 마주치지 않고 꾸벅 인사한다. 태환은 구두를 다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쑨양은 인사했던게 무안했던지 ' 가랄땐 왜 안가요! ' 하고 따지듯 물었다. 태환은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리고 쑨양 몰래 픽 웃었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고는 말했다.
" 나중에 연이 닿으면. "
하고는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쑨양은 다시 그 좁은 집에 홀로 남겨져 버렸다. 깊은 한숨을 푹 내쉬고 방으로 들어가 가방을 맸다. 화장실에서 망가져버린 얼굴을 찬물에 슥슥 닦고 비틀거리며 쑨양도 집을 나섰다.
태환은 쑨양의 집을 나서자마자 동료에게 문자를 보냈다. ' 나 지금 출발한다. '. 보낸지 얼마 안가 답장이 왔다.
Ki [ 야, 애들이 얼마나 걱정한지 알기나 해? ] - 12:11 PM
태환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 거기서 봐. ' 라고 답장했다. 동료도 이젠 포기했다는 듯 답장이 없었다.
태환이 말했던 '거기' 는 쑨양의 집과 거리가 좀 있는 공원이었다. ㅡ 이 지역은 그 공원을 경계로 크게 두 파벌로 나뉘어져있다. 공원의 동쪽에 있는 파벌을 동파, 서쪽에 있는 파벌을 서파. 그러기 때문인지 자주 그 공원에서 모임을 갖기도 했다. (사실상 파벌들에 이름을 따로 없지만 서로들 편의를 위해 부르기도 했다.)ㅡ
태환이 장소에 도착했을때, 이미 동료는 시계를 보며 태환을 기다리고 있었다.
" 기성용, 많이 기다렸냐. "
" 어, 박태환! 거 참 빨리도 왔다! "
" 이름 부르지 말랬지. "
늦어서 미안하다, 하며 등을 한번 툭- 쳤다. 성용은 씩 웃으며 '너나 이름 부르지 마', '그나저나 친구 사이에 이름도 못 부르냐' 고 서운함을 내비치며 태환에게 어깨동무를 한다. 이내 태환은 그를 밀치며 ' 하지마. ' 한다. 둘은 본거지가 있는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성용은 웃으며 말했다.
" 밤 새 어딜 그렇게 다녀온거야?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
" 미안. "
" 그 때 바깥 시끄럽다고 나가 본 후에 연락 뚝 끊겼잖아, 너. "
차마 바깥에서 난리를 피우던 새끼들이 서파 녀석이었고, 말다툼을 벌이고 자신도 모르게 쫓기다가 두드려 맞았다는 얘기를 할 수 없었다. 더욱이 쑨양이라는 녀석을 만났다는 얘기는 절대 할 수 없었다.
" 왜 대답이 없어? 정신 좀 차리고 말 좀 해봐. "
" 그럴만한 일이 있었어. "
성용이 흘깃 다시 한번 태환의 차림을 살폈다. 옷들이 상태가 좋지 않은 걸로 보아 한바탕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성용은 물었다.
" 너 설마 맞고 뻗진 않았지? "
" ..... "
태환의 관리가 안되는 표정을 보고 기성용은 ' 맞췄네.. ' 하고 중얼거렸다. 태환은 ' 윽.. '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면서 성용은 태환의 이마에 붙여진 화장솜 반창고도 보게 되었다.
" 어? 이마는 또 왜 그러냐? "
" ..... "
" 너 주제에 그런거 잘라다가 붙일 재주는 없을테고. "
성용은 주위를 살짝 살피더니 낮은 목소리로 입을 가려가며 태환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고 속삭인다.
" 혹시.... 여자냐? "
'아니, 오히려 그 반대야.' 하고 말하고픈 표정을 짓는 태환이었다. 표정이 왜그러냐며, 무슨 일이 있었냐며 물어오는 기성용이 그저 귀찮아 대답을 하지 않는 태환에게 투덜거리듯 말했다.
" 진짜.. 여자도 한 번 안 사귄 것 같이 생긴 놈이 더 하네. "
" 여자 아니야. "
" 그럼 남자냐? "
" 어. "
" 헐. 너 그런 취향이었냐. 당황스럽다, 태환아. "
' 그런 거 아니라고! 그리고 이름 부르지 말랬지. ' 하며 또 발끈 하는 태환이었다. 성용은 다시 짓궂게 물어왔다.
" 그럼 무슨 일이었는데? "
태환은 한숨을 크게 쉬고 그간 있었던 일들을 모두 다 허심탄회하게 풀어놓았다. 서파 좀팽이들에게 쫓기고 쳐맞았던 이야기에서 부터 쑨양을 만나고 쑨양의 집에서 잠깐 머물렀던 얘기, 그리고 그와 나누었던 얘기들도. 성용은 듣기만 하다가 운을 뗐다.
" 그래서? 같이 살거야? "
" 글쎄. "
" 글쎄? 너도 참 비위 많이 쎄졌다. "
" 무슨 소리야? "
" 옛날에 조직 왔을 땐 사람이 가까이 오기만 해도 피하고 죽일 듯이 경계했을 정도로 낯가렸으면서. "
" 그건 조직 내에서의 일이잖아. "
성용은 하하- 하고 웃으며 그런가? 한다. 뒤이어
" 넌 걔가 맘에 들었냐? "
" 글쎄. 단지.. "
" 단지? "
" 내 옛날 모습을 보는 거 같았어. "
네 옛날 모습? 하며 반문해오는 성용에게 태환은 답을 하지 않고 어느 새 다다른 조직의 본거지에 문을 열고 들어갔다. 시장 골목내의 또 다른 골목이고 사람들의 발길도 거의 없는 곳이라 이런 건물이 있는 지 아는 사람도 몇 안될 정도로 후미지다. 성용은 계속 물었다.
" 걔랑 너랑 뭐가 비슷했는데? "
" 아저씨라는 대상에 엄청 집착 하는 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