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용돈만 받아쓰는 것이 죄송해서, 몇 주 전부터 알바를 시작했다.
어느 날과 다름 없이 그 날도 알바를 마친 후 가게를 나왔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 나 우산 없는데."
쇼퍼백을 뒤져보아도 들어있는 건 지갑과 핸드폰 보조배터리, 조그만 파우치뿐.
당황해서 곤란해하고 있는데 내 앞에 커다란 우산을 들고 서는 누군가.
그 누군가는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내 남자친구 김석진이었다.
"여보 감동했어요? 요즘 장마철인데 우산도 안 갖고 다니고. 바보."
혹여 내 어깨가 빗물에 젖을까 자신 쪽으로 꼭 끌어당겨주는 그.
그런 그가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워서 그만 바보처럼 웃고 말았다.
2. 민윤기
하필 데이트 날에 비가 와서,
그냥 차를 끌고 밖으로 드라이브를 나왔다.
윤기는 운전을 하고 나는 조수석에 앉고.
그렇게 한참 달리고 있었다.
틀어놓은 라디오에서는 비오는날에 어울리는 잔잔한 노래가 나오고 있었고,
차 유리창에는 빗줄기가 주륵주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비 오니까 되게 좋다, 나 빗소리 예뻐서 좋아해."
흘려보내듯 말한 내 말에 바로 대답해오는 윤기.
"네가 더 예뻐."
3. 정호석
2년 전 여름, 비가 너무 많이 오던 날.
교통사고가 났고, 사랑하는 우리 아빠가 돌아가셨다.
그 이후로 내겐 비 오는 날이 너무 무서워졌고
작은 빗소리 하나에도 몸을 웅크리는 것이 당연해졌다.
오늘도 비가 많이 내렸다. 천둥번개까지 쳤다.
항상 그렇듯 집안의 커튼을 모두 쳐닫아 비 내리는 것이 보이지 않게 했고
빗소리가 들리지 않게 귀를 막았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내 곁엔 호석이가 있었다.
"괜찮아, 나 여기 있어."
꼭 껴안아주고 내가 진정될 때까지 등을 토닥여준 그.
그런 그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에
늘 약한 모습뿐인 내가 너무 미안해서 엉엉 울고 말았다.
그러자 그는 나를 더 꼭 안아왔다.
4. 김남준
분명 아까는 비가 오지 않았는데. 그와 영화를 보고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이 내리는 비에 당황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을 그 때.
"비 맞으니까 나오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3분 안에 올게."
비 속을 뚫고 뛰어가 내 눈 앞에서 사라진 그는 정말 곧 다시 돌아왔다.
커다랗고 든든한 손에 우산 하나를 들고.
"설마 사왔어? 그냥 맞고 가도 되는데."
편의점에 가서 우산 하나를 사 온 그.
괜찮다고 웃으니 감기 걸려서 아프면 안된다며 우산을 펴고 내 손을 잡는 그.
나는 집 앞에 도착하고 나서야,
하나도 젖지 않은 내 어깨와는 다르게 빗물에 흠뻑 젖은 남준이 어깨를 보았다.
5. 박지민
하루종일 기침하고 콧물이 흐르고 난리도 아니다.
어제 우산이 없어 비를 그대로 맞고 집에 온 때문이다.
"아, 비 오는 거 정말 꼴도 보기 싫다."
오늘도 내리는 비에 커튼을 쳐서 밖이 보이지 않게 하고
따뜻한 침대로 들어가서 그대로 잠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그의 연락을 전혀 받지 못하고 말이다.
눈을 떴을 땐, 내 침대에 걸터앉은 그가 내 눈 앞에 보였다.
"괜찮아? 연락, 안돼서 엄청 걱정했어."
괜찮다며 미소짓는 내 모습에 그가 한숨을 내쉬고 약을 들고 온다.
"아프지 마. 걱정된단 말이야."
6. 김태형
그의 집에서 같이 TV를 보고 있었다.
TV 드라마에선 대학생 남녀주인공이 교복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태형이가 자신의 로망도 교복데이트라고 해서, 나중에 꼭 하자고 약속도 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는 듯, 내 로망은 뭐냐고 물어오는 그.
"내 로망? 그 뭐지, 영화 클래식 알아?
거기서 비 오는 날 자켓으로 같이 비 막고 뛰는 장면 알아? 그거!"
신나서 말하는 나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쳐다 보던 태형이가
갑자기 그의 자켓을 집어 들더니, TV를 끄고 내 손을 잡고 현관 쪽으로 이끌었다.
"뭐해?"
"비 오잖아 밖에. 하러 가자, 그거 클래식. 네 로망."
7. 전정국
비가 많이 오길래, 홈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밥 먹은 게 꺼지고 배가 출출해져서
그에게 뭐 먹고싶은 거 없냐고 물어봤더니
비 오는 날은 부침개에 막걸리라며 씩 웃는다.
19살이 무슨 막걸리냐고 구박을 주면서도
그가 먹고 싶다는 부침개를 꼭 해 주고 싶어서,
부침개는 맛있게 해줄 수 있다고 팔을 걷고 나섰다.
그런 나를 졸졸 따라와 식탁 의자에 앉은 그.
앞치마를 두른 내가 귀엽다며 사진을 연신 찍어대더니
"우리 이러니까 결혼한 것 같다. 결혼하고 싶어, 너랑."
***사담
원래 썼던 글을 다 정리하고 새로운 글로 왔어요
열심히 쓴건데 재밌을지는 정말 모르겠어요 하핳...
반응이 좋으면 pt 2 3 4 5 계속 다른 주제로 써나갈 예정이에요!
제발 재밌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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