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쌍용/홍구/홍권/동태/양박/참함] 악연에서 연인으로
w. 꾸르륵
네가 웃으면 나는 울어야만 했다.
Pro
똑똑-
단조로운 노크 소리에 방 안에선 '들어와-',중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철은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돌려 방 안으로 들어갔다.
"…부르셨습니까."
제 앞에 앉아 체스를 두고 있는 그는 이젠 이빨 빠진 호랑이일 뿐인데, 아직까지도 자철은 그가 무서웠다.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적혈(赤血)파의 보스는 어렸을 때부터 저를 키워준 고마운 사람이기도 하지만, 가끔 인간이 맞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잔인한 남자이기도 했다.
"‥성용이가 또 해냈다고 하더구나."
남자의 말에 자철은 무의식적으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번엔 절대로 해내지 못할거라고.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녀석은 그런 나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한건지, 이번에도 성공을 시켰고,녀석이 점점 일을 잘 해낼수록, 나는 불안감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젠장할-.
"자철아."
"‥예."
"조폭은 말이다, 주먹으로 먹고 사는거지, 머리로 먹고 사는게 아니야."
"‥잘 알고 있습니다."
"성용이가 해낼 수록, 청용이는 지금 내가 앉아있는 이 자리에 조금 더 가까워지겠지."
입술을 너무 세게 물었던건지, 입 안에선 비릿한 피내음이 났다. 벌써부터 이청용이 그 자리에 앉아있는 생각을 하니 눈 앞이 아찔해졌다. 정호가 그에게 고개를 숙일 생각을 하니 머리가 어질거려왔다.
이 자리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 죽기 살기‥아니, 거의 죽기 식으로 아등바등 노력해서 정호를 차기 보스 자리에 앉혀놓았는데-.지난 날의 나의 노력이 단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려고 한다.
"나는 그 누구의 편도 아니지만…"
"..."
"‥이렇게 승부가 재미없게 끝나버리면 너무 허무하잖아, 안그래?"
남자의 눈길이 체스판에서 자철에게로 향했다. 남자는 웃고 있었다.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까, 잘 해보라고 이렇게 불렀던거야."
"..."
"이젠 가봐도 좋아."
남자의 말에 자철은 고개를 숙이고 빠른 속도로 방 밖으로 나왔다. 하-,밖으로 나오자마자 자철의 입에서 짤막한 한숨이 터져나왔다.
-
"자철이형은?"
"점심도 거르시고 아까부터 주욱 방 안에만 계십니다."
"그래?"
정호가 지나가던 조직원에게 묻자 조직원이 자철의 방을 가리키며 답했다. 정호는 약간 굳은 표정으로 자철의 방으로 들어갔다.…역시나,예상대로였다.
"‥형."
"나중에, 나중에 이야기 하자, 정호야."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던거야? 점심도 안 먹었다며."
"밥 먹을 시간이 어딨어."
침대에는 종이쪼가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었고, 한쪽에는 서류더미들이 산처럼 쌓여져있었다. 마음이 불안하면 항상 다른 날보다 더 많은 일을 하는게 바로 형의 나쁜 버릇 중 하나였다. 정호는 노트북만 바라보고 있던 자철에게 다가가 노트북을 탁-닫아버렸다. 그제서야 자철이 정호를 쳐다보았다.
"밥 부터 먹어,형."
"괜찮다니까."
"‥성용이형이 또 성공해서 불안해서 그러는거지?"
"…내가 그 새끼보다 더 잘 할 수 있는건 머리 쓰는것 밖에 없다.그래서, 미쳐버릴것 같아."
"‥형."
"이대로 녀석이 이겨버릴까봐,그게 너무나도 두려워."
자철의 동공은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정호는 그런 자철을 천천히 안아주었다. '괜찮아, 괜찮을거야', 입으로는 끊임없이 괜찮단 말을 되뇌이면서.
+)꾸르르를글글륵!!꾸르륵입니다!
결국은 싸질러버렸네요..☞☜사실 예전부터 쓰려고 했었는데, 뭔가 구상을 하면 할수록 달라져서..
이 픽은 조직물입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조직물은 아니고, 중간에 장르가 살짝 바뀝니다.하지만 끝은 다시 조직물로 끝난다는..뭐,그런 구상이구요,
그냥 처음부터 확실히 말해두겠습니다. 이 팬픽의 커플링은 '기구'입니다. 물논 초반부에는 쌍용과 홍구가 주를 이루겠지만, ‥기구예요,여러분.
양박(지성x주영)도 나오고 동태(동원x태희)도 나오고 홍권도 나오고 참함(동원x흥민)도 나오고, 기구와 쌍용 홍구 외에도 참 다양한 커플링들이 나옵니다.
구지 나누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래도 나눈다면 아마 초반부가 1부가 될거예요. 1부에서는 기구 절대 안나옴..ㅁ7ㅁ8..오히려 서로 싫어서 죽는 사이로 나오죠.
프롤에서 보았듯이, 차기 보스 자리를 두고서 경쟁하는 그런 내용이지만, 중간부분은 다르다는 점^^ 중간부분에서 조폭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
어휴, 이렇게 꾸르륵이 연재해야 할 픽은 하나 더 늘어나버리고...
아참, 그리고 동태는 기구와 함께 중간부분(-구지 따지자면 2부)에서 등장할 예정이고, 흥미니는 마지막 부분(-구지 나누자면 3부)에서 등장하므니다.
비회원님들! 회원전용으로 바꿔버리기 전에 댓글 좀..주십쇼..굽신굽신..(절대 협박..아니므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