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훈남 3 좋아한다는 걸 처음 인정했을 때 너는 혼란스러웠어. 친구였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 생각했으니까. 어느새 네 시선의 끝엔 언제나 백현이가 있었고 네 삶은 백현이에게 가득 얽매여있었어. 너는 그것이 괴로웠어.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백현이에게 선을 긋기 시작했어. 아무렇지 않던 대화나 눈의 마주침도 이제는 괴로울 만큼 가슴 떨리는 일이었고 백현이에게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스스로도 싫었어. 백현이가 말을 걸면 그저 대답을 얼버무렸고 혹시라도 말을 걸까 두려워 쉬는 시간에도 늘 다른 반에 갔어. 수업시간에서조차 엎드려 있거나 없는 숙제를 하는 게 전부였어. 백현이도 아마 그걸 느꼈을 거야. 네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김종대. 왜, 뭔 일 있어? ㅇㅇ이, 왜 그러는지 알아? 결국 종대에게 손을 뻗은 백현이야. 서로가 어렸던 중학생 때부터 너에 대한 백현이의 마음을 알고 있던 유일한 존재. 유난히 어두워 보이는 백현이의 얼굴에 종대가 조금 놀라. 워낙 속이 깊어 얼굴에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백현이가 조금, 아니 많이 우울해보여. 그러고선 하는 말이 네 얘기 뿐이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너는 백현이에게 일상이었어. 걔가 왜? 어디 아프대? 그냥, 좀... 니가 직접 물어보는 게 낫지 않아? 차마 네가 자신을 피하는 것 같다고 백현이는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어. 스스로 인정하기 싫었어. 존재도 알리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본 게 2년이었는데 지금이 그 2년의 세월보다 더 비참해. 조각조각 찢어져 날아온 너의 뒷모습에 백현이는 차라리 울고 싶었어. 지난. 체육시간, 소심하게 전했던 마음 아닌 마음이 너는 부담스러웠나봐. 그냥 좀 물어봐주라. ...알았어. 별 일 없을 거야. 돌아서는 그림자조차 무기력했어. 한적한 점심시간의 교실. 축구를 그토록 좋아하던 녀석이 밥도 안 먹고 저렇게 가만히 풀지도 않을 문제집만 쳐다보고 있어. 그 이유를 듣고, 보지도 않아도 종대는 알 수 있었어. 너는 모를 거야. 백현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해왔는지.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얼른 널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종대야. 너도 소중하지만 불쌍한 저 인생도 결국엔 소중하니까. 급식실로 내려가는 계단이 유난히 길게 느껴져.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무형의 불편함을 그저 기분 탓이라고, 종대는 스스로 위로했어. 야, 다 알거든. 얼른 털어놔. 급식실에서 나오던 너를 끌고 스탠드로 향하는 종대였어. 무슨 일이냐는 말에 한참을 아무 일도 없다며 고개를 젓다가 종대의 한마디에 결국 머리를 감싸는 너야. 절대, 백현이 좋아한다고 말 못해... 종대와는 거리낌 없는 사이라고 해도 제 친구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으면 그 누구라도 당황할 거야. 혹시라도 백현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때에 너에게 쏟아질 동정의 눈빛이 너는 벌써부터 끔찍해. 한참을 말없이 머리카락을 헤집는 너를 보던 종대가 장난스럽게 내뱉어. 왜, 너도 누구 좋아하냐. ...... 뭐야? 왜 반응 없어? 너 진짜 누구 좋아해? 자꾸 묻지마... 놀란 종대의 눈은 돌아올 생각이 없는 듯 해. 민망함에 고개를 돌린 너를 한참 동안이나 쳐다보던 종대가 조그만 목소리로 물어. 누군데? 너의 눈이 종대를 원망스럽게 쳐다보다 텅 빈 운동장을 괜히 노려봐. 이 자리였어. 유난히 푸르렀던 백현이와 유난히 붉었던 너. 손바닥에 맞닿던 차가움이 다시 생생하게 기억이 나. 조금만 덜 멋지지. 조금만 덜 예쁘게 웃지. 참 밉게도 백현이의 물기 어린 웃음은 잊혀지지 않을 만큼 멋있었어. 내가 다시 돌아가지 않기 전까진 절대 이 마음을 들키지 않을 거야. 누군데, 진짜. 혹시 변백현? 아니. ...... ...변백현은 아니야. 그럼 누군데. 김종인? 아둔하게 종대를 올려다보던 너는 차라리 고개를 돌렸어. 어차피 백현이라는 것만 모르면 돼. 네게서 아무런 반응도 없자 종대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뭐야, 진짜 김종인? 너와 종인이가 친한 건 알고 있었지만 네가 종인이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던 종대야. 오히려 은근히 맹한 구석이 있는 종인이를 귀여워했으면 귀여워했지. 언제부터지? 1학년 때부터? 아니면 2학년? 아무한테도 얘기하지마, 진짜. 누구 귀에 들어가는 순간 너랑 나 진짜 끝일 줄 알아. 내가 말하고 다니겠냐? 암튼... 그리고 아무런 대화도 없었어. 너는 너 나름대로, 종대는 종대 나름대로 복잡한 생각 뿐이었지. 종대에게 백현이가 그렇듯, 종인이도 마찬가지였어. 1학년 때부터 너와 종대라는 세트에 부록처럼 함께 다니던 종인이였어. 종대에게 새삼 미안해지는 너야. 거짓말을 한 것도, 놀라게 한 것도. 그렇게 말없이 앉아 있다가 너는 결국 먼저 교실로 간다는 말과 함께 스탠드에서 일어나. 종대는 여전히 제자리에 앉아 운동장만 볼 뿐이야. 그 모습을 보자 알 수 없는 서러운 마음까지 든 너는 힘없이 걸음을 옮겨. 종대는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하게 얽힌 관계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아. 변백현, 이 호구같은 새끼. 쏟아지는 햇빛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린 종대가 한참을 미동 없이 그렇게 앉아 있었어. 암호닉 확인부터!! 비타민 세탁기 복숭아 밍쉘통통 라인 루루 웬디보단 피터팬 버블티 빛이되어줘 젤리 디밍 포카리 길라잡이 돌김 답글 달 수가 없어서 우선 암호닉만 적어놨어요ㅠㅠㅠ 확인댓글 못 달아드려서 죄송해여..... 독자 님들께 바칩니다ㅠㅠㅠㅠ 3편ㅠㅠㅠㅠㅠㅠㅠㅜ제일 망한 거 같아요...... 아 진짜 갈수록 점점 이상해지는 거 같아요... 다음 편은 진짜 삽질 폭발 자주 못 오는 거 죄송해요................ 그리고 다시 왔는데 이런 글 드려서 죄송해요...... 피드백 받습니다! 오늘도 감사하고 죄송해요ㅠㅠㅠ + 아 그리고 1편 내용 수정했으니 다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ㅠㅠㅠ 1, 2편 구독료는 없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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