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불금. 친구들과 함께 찾아 온 클럽에서 내가 스테이지를 바로 눈 앞에 두고도 여기 쳐박혀서 술이나 꼴깍대고 있는 것은...
아.. 아놔. 저기 왜 저것들이 있냐고!!!!!1
한 시간 전 상황을 되돌아보자면...
"오, 오빠. 나 좀 나갔다 올게!"
"어 언제 들어와."
"아 나..도서관에서 과제하고 근처 친구 집에서 자고 올게! 괜찮지?"
쉬바. 목소리 떨리는 거 같아. 구라인 거 눈치 까는 건 아니겠지.
"...그래?"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자 예상과 달리 더 이상 추궁하지 않는 루한 오빠였다.
"그래 그럼."
어 뭐야. 이 오빠 오늘따라 왜 이리 존쿨한거지? 불안하게시리. 루한 오빠는 민석 오빠와 더불어 우리 집 두 명의 맞이들 중 하나다. 평소에는 저렇게 천사 같은 얼굴로 웃고 있지만...빡치면 진짜 죽어도 못 말리는 게 루한 오빠다. 어릴 때는 오빠의 천사 같은 얼굴에 홀라당 속아 넘어가서 크면 오빠랑 결혼하겠다고 난리를 치던 나년이었지만... 오빠의 본 모습을 깨닫게 된 이후로 그 마음은 고이 접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오빠들 모두 집안의 유일한 딸인 나의 생활에 대해 엄격하긴 했지만, 맏이들은 유난했다. 사실 맏이들 중에서도 첫째랑 둘째. 그러니까, 민석 오빠랑 루한 오빠. 크리스 오빠는 사실 나의 문란한 생활을 장려하는 편에 가까웠고... 어쨌든, 그러한 이유로 대학에 온 뒤로도 친구들과 한 번 제대로 놀아본 적이 없었다. 통금시간이 12시인데 도대체 무슨 수로 불금을 보내냐고.
그래서 아예 루한 오빠한테 친구 집에서 자고 온다고 목숨을 담보로 구라까지 치고 나온 클럽이었다. 오늘은 죽어라 놀았어야 하는데. 그런데, 내 눈에 보이는 저것들은 김종인의 친구들이 아닌가... 김종인 그 시키가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만약 김종인이 여기 있었다면 그 새끼는 당장에 맏이들에게 전화를 때려서 여기 위치까지 상세히 일러바쳤을 게 분명했다.)
아나 그렇다고 오늘 밤을 날려버릴 수는 없다고ㅠㅠㅠㅠㅠㅠㅠ어떻게 빠져나온건데!!! 눈에 안 띄고 살살 구슬려보면 안될까?..음? 설설 스테이지 위로 기어 나갔더니, 아니다 다를까 아는 체를 하는 김종인 친구들이었다. 김종인 이 새끼는 도움이 되는 법이 없어ㅠㅠㅠㅠㅠㅠㅠㅠ.
"어, 누나!"
"저거 징어 누나 아니야?"
어 맞아 맞으니까 닥쳐 제발 ㅠㅠㅠㅠㅠㅠㅠㅠ
"어. 누나 친구들이랑 놀러오신 거에여?"
"어? 아..하하. 응."
"근데 누나 통금 열두시 아니에요? 지금 열두시 다 됐는데?"
저 사악한 미소를 보라거.. 쟤네 나 엿 먹일려는 게 분명해..
"아..나.. 얘..얘들아. 하하..뭐. 안주 필요해? 술 시켜줄까?"
"그럼 이거 좀 더 시켜도 되죠?"
"어..허허..그래..그래!! 당연하지!"
ssibal..저 영악한 것들.. 제일 비싼 걸로 시켰어.. 내 통장..
"음튼 즈믓그 늘으!! (암튼 재밌게 놀아!!)"
결국 그 애들에게 김종인에게 절대 알리지 않겠다는 맹세까지 받아놓고 그제야 겨우 자유로워진 몸을 끌고 스테이지 위로 나갔다. 오늘 이 스트레스를 다 풀어버리리라!!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내 어깨를 잡았다. 올ㅋ 김징어 아직 안 죽었네? 샤방한 미소를 지으며 뒤를 돌아보는데... 어쩐지 이건...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아주 꽉 들어간 게... 그리고 나는 절대 보지 말았어야 할 광경을 보았다.
"아...으어..오...오빠.."
"김징어. 따라 나와."
결국 그대로 루한 오빠와 준면 오빠에게 끌려 나와 집까지 연행된 나년... 돌아가는 차 안은 고요했다. 아나. 한 마디도 안 하니까 더 무서워..
"징어야.. 너 친구들이랑 과제한다고 했잖아. 오빠들한테 거짓말한거야?"
"..."
집에 도착해서야, 준면 오빠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말을 했다. 죄인은 그저 고개를 숙일 뿐 말이 없었다...
"니가 지금 몇 살이야. 어? 근데 이런 옷 입고 클럽가고. 너 아직 학생이야."
처음에는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러려니 했지만. 나도 성인인데! 나도 민증 깔 수 있는 당당한 스물하나인데!!! 내가 왜 쫄아야 하냐고!!! 점점 계속되는 잔소리에 슬슬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아나. 오빠. 나도 이제 성인이야. 대학생이고. 친구들은 다 클럽 가서 늦게까지 노는데 나는 왜 안 돼!! 나도 그러고 싶다고!"
씩씩대며 내뱉은 내 말에 여태껏 무표정으로 우리를 지켜보던 루한 오빠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김징어."
"..."
"너 잘못했어 안 했어."
"..."
"오빠들이 이러는 게 짜증나?"
"..."
"그래 그럼 너 하고싶은 대로 다 하고 살아. 어? 클럽을 가든 집에 들어오든 말든 신경 안 쓸 테니까."
그 말을 끝으로 방으로 휑 하니 들어가버린 루한 오빠를 한참 쳐다보고 있는데, 준면 오빠가 대신 내 어깨를 토닥이며 늦었으니까 들어가서 쉬어, 한다.
서럽기도 하고. 저렇게 싸늘한 루한 오빠의 모습을 보는 것도 처음이고. 놀란 마음에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것을 손으로 닦아내며 방으로 들어왔다.
"완전 짜증나.."
책상에 엎드려서 끅끅대고 있자 몰래 방에 들어와서는 위로랍시고 등을 토닥이는 김종대였다. 너밖에 없다ㅠㅠㅠㅠ.
"야 형들이 다 너 걱정돼서 그러는거야.."
"어허엏헝헝..ssibal..짜증나.."
"어이구 우리 찔찔이. 울어. 다 울어."
김종대의 품에 안겨 한참동안 눈물 콧물 빼낸 뒤에야 나는 잠에 들었다. 다음 날 팅팅 부은 눈은 덤으로... 웬일인지 일찍 떠진 눈에 문을 열고 빼꼼히 거실을 내다보는데... 쇼파에 앉아 있던 루한 오빠와 정통으로 눈이 마주쳤다. 아나. 다시 소리 안 나게 문을 닫으려는데...
"김징어. 일어난 거 다 알아. 나와."
아무리 그래도 내가 잘 못한게 있으니까 사과는 해야 하는데... 쭈뼛쭈뼛 거실로 나갔는데, 뭐지. 이 맛있는 냄새는? 본능적으로 킁킁대고 있자 부엌으로 들어간 루한 오빠가 냄비 하나를 꺼내 온다.
"앉아. 해장해야지."
"...오빠"
미안했던 거, 서러웠던 거... 그 와중에 미운 동생 위장까지 생각해주는 오빠한테 너무 고마워 이미 부을대로 부 눈에서 또 눈물이 터졌다. 한참을 가만히 토닥여주던 오빠가 눈을 옆으로 쭈욱 늘리며 말한다.
"으이그. 붕어 다 됐네."
"쳇. 누구 때문인데."
"식기 전에 어서 먹어."
"..."
"...왜?"
"...오빠 근데 나중에 어디 가서 요리는 하지 마라."
결국 등짝을 한 대 맞고서야 나는 내 앞에 놓인 그릇을 싹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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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홍홍내가지금부터랩을한다 / 두비두바 / 향기 / 홍홍 / 하마 / 비타민 / 쟈나 / 똥백현 / 젤리 / 망고 / 니니 / 정은지 / 핑꾸색 / 홍차 / 펭귄 / 눈누난나 / 태긔
/ 플랑크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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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ㅠㅠㅠㅠㅠㅠㅂ저 왜 제목에 부제가 입력이 안돼져T-T..???ㄱ 괄호 닫으니까 자ㅜ꾸 사라져 띠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