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며칠전부터 몸이 으슬으슬하더니 결국은 감기에 제대로 걸렸다 여름도 거의 다 지나가고있는 무렵에 여름감기라니…
끔찍하다 끔찍해 어차피 아무 약속도 없으니까 맘편히 자려고 눈을 붙이는데 눈치도 없이 시끄럽게 울려대는 휴대폰때문에
안그래도 예민했는데 더 예민해진 마음과는 달리 전화를 받는 목소리는 힘이 하나도 안들어갔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자다일어났나보네 목소리가 안좋다"
익숙한 목소리에 기분이 한결나아져서 웃음이 났다 그리고 걱정시키기도 미안해서 살짝 떼고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다시 전화를 받았다
"계속 말안하고 있었더니 목소리가 잠깐 잠겼나보다, 왜 전화했어?"
"오늘 시간괜찮아? 오랜만에 데이트 좀 하자"
"아… 오늘은 좀 안될것같은데…친구랑 선약이 있어서"
"그래? 그럼 나중에 시간되면 연락해, 갑자기 전화해서 나오라고해서 미안…"
"아니야, 되도록 일찍 연락할게! 심심하면 문자하구"
물론 평소같으면 곧바로 어디냐며 달려가겠다고 하겠지마는 아픈만큼 내 꼴도 말이아니라 도저히 나가겠다고 말은 못하겠어서 최대한 가벼운목소리로 거짓말을 해버렸다
걱정시키긴 싫으니까, 빨리 감기가 떨어져야 우리 오빠랑 데이트 하는데… 전화를 끊고나니 더 몰려오는 졸음때문에 그대로 잠들었고
얼마쯤잤는지 눈을뜨니까 환했던방이 컴컴해졌다 불을 키려고 일어나려는데 누가 오는소리가 들리고 방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불을 켰다
또 갑자기 환해진방때문에 눈부셔서 찡그리고 있는데 일어났냐며 다정스레 묻는, 듣기만해도 좋은 기분좋은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언제왔어?"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아프다는데 그냥 가만히 있냐 달려와야지 그리고 거짓말 할거면 좀 그럴싸하게 하든가
뻔히 다 티나는데 거짓말하고있어 맴매해야겠네"
"오빠 걱정시키기 싫어서 그랬지…"
"됐거든, 죽데우고 있으니까 가만히 앉아있어 다 되면 가지고올게"
"응, 고마워"
고마우면 뽀뽀해달라고 능글맞게 웃길래 감기옮아서 안된다고 배고프니까 죽이나 빨리 가져오라고했고
오빠는 알았다며 나가서 몇분쯤지나니까 약이랑 같이 쟁반에 담아서 가지고왔다
"아 해봐"
"내가 떠먹을수 있어 숟가락 줘"
"쓰읍, 오빠 말들어야 착한사람이지? 빨리 아 해"
왠지 여기서 더 버텼다가는 아 할때까지 안줄것같아서 그냥 크게크게 벌려서 다 받아먹었고 약도 다 먹으니까 이쁘다며
환하게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더니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춘다 그리고 설거지하고온다고 다시 쟁반을 들고나갔고
오빠가 설거지하는사이 방을 둘러보니까 아까 내가 자는사이 청소도 한 모양이었다 여기저기 널브러져있던 쓰레기들이 안보이는것을 보니
"다 했다, 엄청 고맙지?"
"응, 엄청 고마워"
"그럼 뽀뽀"
"감기 옮는다니까, 다 낫기전까지 안할꺼야"
자꾸 뽀뽀,뽀뽀 거리길래 안된다고 안된다고했더니 니가 안해주면 내가 할거라며 얼굴을 꽉 잡고 연거푸 입을 맞추더니
자연스럽게 키스로 넘어간다 그래서 놀래서 입을 뗏더니 너 아픈것보다 내가 아픈게 더 나아라며 다시 입을 맞춰온다
이러고나서 오빠한테 감기가 옮겨가서 내가 되려 오빠 간호해주게된건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