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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병원 : 10

w. Shelter

 

 

 

 

 

 

 

 

 


정신병동과 의사들의 긴 아침 회의가 끝났다. 우르르 몰려나가는 의사들 뒤를 멀뚱히 바라보던 루한과 종대 두 사람은 언제나 그렇듯 뒷정리를 자처하고 회의실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나섰다. 회의실 문을 닫음과 동시에 쌩하니 부는 찬바람에 몸을 떨었다. 루한은 부르르 떨며 미간을 찡그렸고 종대는 그런 루한의 지친 얼굴을 훑어보고는 걱정된다는듯 물었다.




"루한."
"응."
"많이 피곤하지? 이사 준비하느라."
"조금.. 준비할 서류가 너무 많았어. 꽤 복잡하더라.."
"그래, 그럴거야. 고생 많이 했어. 혹시 내가 또 도와줄건?"
"이제 대충 다 끝났어. 두가지 서류만 작성하면 완전히 끝."
"다행이네.."




루한이 애써 웃으며 종대와 함께 걸었다. 오늘따라 조금 피곤해보이는 그가 손가락을 세워 머리를 올리며 진하게 쌍커풀 진 눈을 크게 떴다. 새벽부터 줄곧 함께하던 종대도 조금은 피곤한 눈치였다. 하염없이 걷다보니 루한의 사무실 앞에 먼저 도착했다. 오른쪽 눈가를 살살 만지던 루한은 하품 했다. 그건 루한이 피곤하면 나오는 버릇임을 알기에 종대가 그의 어깨를 다독였다.




"힘들어도 기운내. 내일부터 우리 다시 시작이니까."
"그래야지."
"오늘까지는 조용할테니까 잠 오면 잠깐 눈 좀 붙이고."
"그래. 도와줘서 고마워, 너도 좀 쉬어."
"어. 들어가서 일 봐."
"이따가 끝나고 연락할게."
"그래, 들어가."




종대가 루한의 엉덩이를 가볍게 툭 쳤다. 그리고 가볍게 웃으며 멀어졌다. 그의 뒷모습을 베시시 웃으며 바라보던 루한도, 이내 사무실 문을 닫고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사무실 책상에는 책들과 진료표가 어지럽게 놓여져있었다. 하루아침에 책상과 모니터 위에 먼지가 한톨 한톨 쌓인것 같았다. 루한이 팔을 걷어붙이고 책상 서랍에서 마른 손수건을 꺼내 책상 위에 내려앉은 먼지들을 가볍게 닦아냈다. 그제서야 루한은 의자에 앉아 그만의 일을 할 수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시계바늘이 어느새 오전에서 오후로 넘어가고 있었다. 안경을 잘 쓰지 않던 루한은 피곤함 덕분에 눈앞이 흐려지는것만 같아 안경까지 쓰고 중국어로 쓰여진 의학관련 책들과 차트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아직은 외국어보다 모국어가 편했는지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페이지를 넘겼다. 그러다 목이 조금 뻐근해지는걸 느낀 그가 허리를 툭툭 치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피곤하다..."




조용히 중얼거렸다. 잠이 몰려오는것 같았다. 잠을 깨울때는 역시 커피만한게 없는것 같다고 생각한 루한은 성큼 일어나 사무실 안에 비치된 냉장고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그가 좋아하는 캔커피가 일렬로 정리되어 있었고 그중 가장 앞에 솟아나와있는 커피를 꺼내들었다. 점심 대신 커피로 떼우려는 생각이였던 그가 몸을 돌려 사무실 안의 창문을 바라보았다. 바깥이 왠지 소란스러운것 같았다.



루한은 커피를 한모금 마시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사무실을 나섰다. 답답한 사무실 공기가 조금 눅눅했는지 코를 훌쩍였다. 종대가 피곤하면 눈 좀 붙이라고 했는데. 그냥 바깥 바람 한 번만 맞으면 잠은 물러날것 같았다. 그렇게 종대 없이 병원 밖을 나서는건 두 번째였다.






 

 

 





*



 




 

 







병원에서 멀지 않고 경치가 좋은곳은 역시 이 공원뿐인것 같았다. 커피를 반쯤 비웠을때, 루한은 근처 공원에 도착했다. 덥지 않고 시원한 바람을 들이 마시니 기분이 좋아진 루한은 주위를 둘러보며 뒷짐을 지고 걸었다.

아마 이 근방쯤에서 고양이를 본것 같은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토스트를 반이나 떼어서 줬는데,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고양이의 보은이란건 나에게 해당되지 않는건가.. 잠시 진지하게 생각한 루한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몇 분을 더 걸었을까, 공원 안에 조금 더 깊숙히 들어온 그의 반대편 쪽에서 무척 시끄러운 성인 남성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패스해, 패스! 김준면 패스!"
"간다!"
"오예! 받았음! 딱 기다려."
"야 박찬열 골 막아!"
"어어, 어어, 그거 반칙! 반칙!"




루한이 익숙한 단어에 실눈을 뜨며 고개를 돌렸다. 그 뒤로 그의 눈에 확보된건, 그가 거닐고 있는 작은 공원 안에 있는 인조잔디로 만들어진 적당한 크기의 축구장이였는데 그 위로 다섯명의 남자가 쉴새없이 공을 뻥뻥차며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는 모습이였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였다. 무척이나 가까워 말소리가 다 들렸다.




"어어, 변백현 선수 신나게 달리네요!"
"기다려 내가 간다!"
"어딜 가~ 이리와!"




공을 차느라 정신 없는 남자들 중 한 명이 다른 또 한 명이 골대를 향해 달리자 긴장한듯 넥타이를 주머니에 집어 넣으며 자세를 잡았다. 여리여리한 몸으로 골대를 지키고 있었다.
또 다른 사람이 달리는 사람의 앞을 가로 막았다. 사실 인원이 많지 않아서 실제 달리는 사람은 두 사람에 골키퍼 두 명이였지만 그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프로 축구를 보여주는듯 경기에 임했다. 셔츠가 달라붙은것 같다. 루한은 본인도 모르게 그 경기의 룰을 익히고 생각했다. 그러다 달리던 두 사람이 얼굴을 보고 맞닥뜨렸다. 손을 들어 올려 심판으로 보이는 사람을 불렀다.




"어, 백현아. 나 지금 너 발에 걸렸어."
"네? 아니야 형. 뭘 잘못 느낀거겠지."
"세훈 심판? 봤죠?"
"네. 변백현 선수, 고의는 아니였겠지만 김민석 선수의 발을 걸었네요."
"와....."
"김민석 선수 페널티킥 선제해주세요."
".....돈먹인 게임이야 이거.."


 

이제는 아예 몸을 돌린 루한이 그 쪽을 대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민석과 백현, 준면, 세훈, 찬열 이 다섯 남자들이였고 체구 작은 민석과 또 다른 키 작은 남자 백현이 서로 달리다 부딪힌듯 보였다. 공을 차려 민석의 다리 사이로 발을 넣은 백현에게 걸려 넘어질뻔한 민석이 눈을 크게 뜨며 세훈에게 항의하자 세훈은 민석에게 페널티킥 기회를 내주었다.
백현이 뭐 이런걸로 그런 찬스를 주냐며 어이없다는듯 세훈을 멍하니 쳐다봤는데, 세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민석에게 멍석을 깔아주듯 손짓했다. 저편에서 골키퍼를 맡고 있던 찬열이 털썩 주저앉아 한심하다는 듯 백현을 쳐다보았다.


루한이 보기에 골키퍼로 보이는 남자 찬열과 또 다른 체구가 작은 주황빛의 머리를 한 민석을 뺀 나머지 세명은 바깥쪽으로 빠진채로 쪼그려 앉았다. 민석의 팀인 준면은 그를 힘차게 응원하고 있었고, 민석은 씨익 웃으며 공을 가지런히 가운데에 가져다놓았다.


그리고 손을 번쩍 들어올리더니 웃으며 다람쥐같이 다다다 달려가 공을 뻥- 찼다.


모두가 그 공에 시선을 빼앗겼고, 루한마저 공이 날아가는 수평선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결과는..




"....골이다!!!!!!"
"이야!! 김민석!! 이야!"
"아나. 저거 박찬열 저거 진짜..."
"형, 형, 민석이형, 잠깐만.."




체구 작고 발 빠른 다람쥐 타입의 민석의 멋진 승리였다. 골대를 맞을 뻔 했으나 종이 한장 차이로 빗겨나가 찬열의 곁을 스친 공이 가볍게 골대 안으로 안착했다.
주먹을 쥐고 입에 가져다 대며 안정환 세레모니를 따라하던 민석이 곧 준면과 세훈에게 달려가 껴안고 신나게 춤 비슷한것을 추었다. 지금껏 뒷모습만 보였는데, 얼싸안고 원을 둥그렇게 돌며 방방 뛰니 골을 넣은 민석의 얼굴이 보였다. 하얗고 작고 웃는게 귀여운...
얼굴을 확인한 루한이 그의 뒷모습만 보다가 얼굴을 마주하게 된 뒤 입을 벌리고 벙쪄있다가, 곧 고개를 저으며 바보같은 미소를 지었다.




"축구 잘하네.."




루한이 조금 더 걸어가 그들을 지켜보았다. 축구장 위를 지배하던 민석은 찬열을 몹시 구박하던 백현에게 뛰어가 엉덩이를 토닥였다.




"우리 백현이~ 실망했어?"
"아. 저리가."
"어떡해.. 오늘 저녁은 너가 쏘게 생겼다 야."
"아 나 말고 저 멀대한테 쏘라고 해!"
"에이. 둘이 같은 편인데 어떻게 찬열이한테만 사라구 하냐~"
"아몰라! 몰라!"




준면과 민석, 그리고 세훈이 백현에게 다가가 어깨를 토닥였다. 백현이 어깨를 탈탈 털며 저리 가라고 소리쳤고, 혼자 남은 찬열은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백현을 쏘아보았다.




"너 때문이야! 너가 민석이형한테 골 줘서 그래!"
"야 너 죽고싶.."




백현이 입술을 앙 깨물며 찬열에게 달려가려 하자 준면과 민석이 웃으며 그를 잡았다. 백현이 찬열을 야무지게 째려봤고 찬열 역시 백현을 미친듯이 노려보았다. 그 분위기에 급 웃음이 나온 민석은 백현을 돌려세우며 애교를 부렸다.




"내기잖아 내기. 다음에는 우리 백현이가 이기도록 하자?"
"난 이길수 있어. 다음에는 형이랑 나랑 편 먹어. 나 쟤랑 하기 싫어."
"무슨 소리! 내가 싫어!"
"시끄러!"




민석이 백현의 엉덩이를 팡팡 치며 실컷 웃었다. 아무래도 저녁 내기를 한 모양이였다. 내기에서 진 백현과 찬열이 서로를 보며 그르렁거리고 있었다. 세훈은 그걸 바라보며 저 형들은 언제 철들까, 하고 고개를 내저었다.


다시 가볍게 잔디밭을 뛰던 민석이 두 팔을 종이비행기마냥 벌리고 신나게 뛰었다. 준면과 세훈은 서로 팔짱을 끼고 속닥거렸고 여전히 백현과 찬열은 한숨을 푹푹 쉬며 앞머리를 정리했다.
그것들을 지켜본 루한이 슬몃 웃었다. 저렇게 환하게 웃는건 처음 보는것 같다. 세상 다 가진 소년의 얼굴을 한 민석은 루한 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루한이 조금 아쉬운듯 캔커피를 만지작 거리다 뒷걸음질을 쳤다. 시선은 여전히 민석에게 두고서.


민석은 여전히 뛰어다녔고 앞머리를 휘날리며 준면과 세훈 주위를 빙빙 돌았다. 뭐가 그리 신났는지 영락없는 소년같은 모습에, 백현과 찬열마저 웃음이 터졌다. 민석이 자리에 멈춰서고 더웠는지 입고 있던 셔츠의 단추를 두 세개 풀었다. 땅에 떨어져있던 물병을 들어 뚜껑을 열고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시원하다는듯 활짝 웃다가, 문득 멀리서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는것같은 느낌이 들어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




루한이 서있었다. 자신에게 시선을 고정한채로 슬금슬금 뒤로 걷는 루한의 모습에 당황한 민석이 물병 뚜껑을 주섬주섬 끼워 닫았다. 이젠 놀랍지도 않았다.
공원에는 무슨일로 온걸까? 




"준면아, 나 잠시만."
"어디가?"
"저기. 아는 사람이 있어서."




민석이 루한을 가볍게 가르키며 그들의 곁에서 벗어났다. 루한 역시, 자신을 발견하고 뛰어오는 민석을 보았다. 아까부터 민석만 바라보고 있었으니 루한은 자신에게 뛰어오는 민석을 보며 무어라 인사해야할지 빠르게 고민했다.
가까워지고 있다. 민석이 땀에 젖은 앞머리를 흔들며 루한에게 뛰어오고 있었다. 다섯걸음만 더 오면, 바로 코앞이다.




"......."
"루한..씨!"
"...안녕하세요."
"하아, 하아, 아- 힘들어!"




그가 무릎을 짚으며 혀를 내밀었다. 셔츠가 땀에 젖어있었다. 앞머리도 땀으로 끈적이게 젖어있는 상태였다. 민석의 상태가 무척이나 더워보이자, 루한이 손을 들어 손부채질을 해주었다.




"........"




헥헥거리던 민석이 느껴지는 바람에 고개를 들었다. 루한이 손부채질을 하고 있자 민석이 눈을 깜빡거리며 멀뚱히 바라보았다. 루한은 뻘쭘해져서 손을 거두었다. 그러자 민석이 이내 입술을 깨물다 개구지게 웃으며 허리를 폈다.




"나 저기서, 루한씨 보고 바로 뛰어왔어요."
"잘했어요."
"헤.. 여기는 어쩐 일이에요?"
"...사무실 안이 좀 더워서. 잠깐 바람 좀 쐬러 나왔어요."
"그랬구나...언제부터 여기 있었어요?"
"음..."
"......"
"..민석씨가 골 넣을때부터?"
"어! 진짜? 나 골 넣는거 봤어요?"
"네."
"아! 대박..!"




민석이 발을 동동구르며 소리내어 웃었다. 루한 역시 민석을 보고 가만히 웃었다.




"아.. 좀 부끄러운데."
"공 잘 찼어요."
"정말요..?"
"네. 정말요."




쑥스러워진 민석이 뒷목을 매만지며 허허- 하고 웃었다. 루한도 따라웃다가 문득 자신에게 느껴지는 또 다른 시선에 목을 살짝 빼 민석의 뒤를 쳐다보았는데, 민석의 일행들이 다가오는게 보였다. 루한이 웃음을 멈추고 한발 두발 뒤로 걷기 시작하자 그런 루한을 보고서 민석은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투닥거리던 백현과 찬열이 어느새 어깨동무를 하고 민석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준면과 세훈은 여전히 팔짱을 낀채였다. 영락없는 20대 아저씨들 같았다.




"형."




찬열이 백현의 어깨에 둘러진 팔을 내리며 호기심의 눈빛으로 민석을 불렀다. 키가 큰 두 사람과 조금은 작은 두 사람이 등장하자 순식간에 5대 1이 되버린 상황에 루한이 멋쩍은듯 머리를 만졌다.
그러다 민석을 보고 입만 슬쩍 웃어보였더니, 민석이 씨익 웃었다. 그리고 루한의 옆으로 쪼르르 달려가 그의 팔을 잡았다. 민석에게 잡힌 팔을 본 루한이 놀라 웃음을 거두고 민석의 눈을 쳐다보자 그는 다시 루한을 보며 '인사할래요?' 하고 말했다.




"누구셔?"
"가만있어봐, 지금 말해줄게."
"......."




그리고 루한에게 눈짓하며 당신에 대해 이야기 해도 괜찮냐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루한은 소리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민석은 작게 웃었다.
사실 축구하는 민석을 적당히 지켜보다가 자리를 뜨려는 생각이였지만 민석이 자신을 발견하게 되자 그때부터 적잖히 당황한게 없지않아 있지만 그렇다고 또 이런 자리가 싫지는 않았다. 민석과 친한 사람들처럼 보이는데 인사 한 번 하는게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




"아는 사람 있으려나? 이쪽은 우리 병원 정신병동에서 근무중이신 루한 선생님이야. 인사들 해."
"어? 이 분은 그때 봤던.."




민석의 소개에 준면이 먼저 루한을 알아보았다. 그때 루한의 환영식을 할때 민석과 함께 그곳에 참여했던 터라 쉽게 누군지 알아볼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루한이 익숙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며 먼저 인사하고 손을 내밀었다. 내민 손을 반갑게 잡은 준면이 신기하다는듯 루한에게 꾸벅 인사했다. 루한도 따라 인사했다. 멀뚱히 그 광경만 지켜보며 곁에 있던 찬열과 백현도 어느새 방긋 웃으며 루한에게 다가와 인사 했고, 세훈도 곁에 슬쩍 건너와 고개를 숙였다.




"반가워요. 그런데 민석이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에요?"
"아. 그게!"




준면이 루한에게 물었다. 아까부터 반가움 반 의아함 반으로 쳐다보더니, 역시 그게 궁금했나보다. 민석이 그 말을 듣고 먼저 대답하려 했으나 루한이 눈을 굴리며 침착하게 대답했다. 가장 이상적인 대답으로.




"옆집 살아요."
"아. 그래요?"
"네. 그래서 알게 됐습니다."
"오. 뭐야, 그럼. 이웃에.. 병원 동료?"




민석과 루한을 뺀 나머지 네명이 신기하다는듯 오오- 하고 탄성을 내뱉었다. 민석은 그런 반응에 쑥스러웠는지 그런 이상한 소리 내지 말라며 애꿎은 백현의 팔을 한대 퍽 쳤다. 그리고 그들은 밝게 웃고는 주저없이 순서대로 자기 소개를 했다.




"그럼 저도 인사드릴게요. 저는 변백현이고, 민석이형이랑 축구 하면서 친해졌어요. 과는 다르고요, 정형외과 전문의입니다."
"아, 반갑습니다."
"저는 박찬.."
"얘는 박찬열이구요. 소아과에서 근무해요. 얼굴 보니까 상당히 안색이 좋으시네. 뭐, 허리라던가 무릎같은거. 아픈곳은 없으시구요?"
"아하하... 네. 괜찮습니다."
"야. 변백현 뭔데. 내가 말할거야."
"오세훈이에요. 소아병동 레지던트입니다."
"야 잠깐만 나 먼저 말 좀 하고.."
"김준면입니다. 저도 소아과 전문의구요, 만나서 반가워요. 여기서 이렇게 만나뵐줄은 몰랐는데."



모두가 찬열의 말을 자르고 하하호호 즐겁게 첫 대면을 나누었다. 찬열이 눈을 치켜뜨며 그들 사이를 뚫고 나오려 했지만, 그들의 축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는지 철벽수비중이였다. 민석이 그런 화목한 분위기에 피식 웃었다. 루한도 그 분위기가 싫지 않았는지 입을 가리고 웃었다. 살짝 토라진듯한 찬열도 이내 환하게 웃으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박찬이라고 부르시면 되요."



 
친화력이 빠른 사람들 같다. 한국인들은 정이 많다더니, 그 말이 사실인가보다. 루한은 속으로 생각하며 찬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보니까, 해외에서 오셨다고 들었어요."
"오! 정말?"




준면이 루한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민석은 옆에서 물을 다시 마시며 루한의 눈을 쳐다보았다. 준면과 민석을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이 놀란듯 루한을 쳐다보았다. 어쩐지 이름이 뭔가 특이하다고 생각했어. 찬열과 백현이 서로 마주보고 눈빛을 주고받다가 고개를 흔들었고, 루한은 미미하게 웃으며 조곤조곤 대답했다.




"네. 맞아요."
"오...해외라. 어디서 오셨어요? 어떻게 한국으로 발령받으신거에요?"
"..특별한 지시로 인해 홍콩에서 전배오게됐습니다."
"아! 그럼..국적도 혹시,"
"중국 베이징 출신이에요."
"아. 정말요? 그럼 외국인이시네요? 한국말을 너무 잘하셔서 한국인인줄 알았는데! 그치?"
"아직 많이 부족해요."
"부족하긴요! 얘보다 더 잘하는것 같은데요?"
"아 너 자꾸 나한테 왜그래."




찬열과 백현이 신기하다는듯 엄지를 치켜세우며 놀란말투로 말했다. 그러다 또 투닥거리자 루한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캔커피를 들고 고개를 숙였다. 민석이 둘의 팔을 툭 치며 장난 그만치라고 엄포를 놓았고, 준면은 다시 차분하게 물었다.




"적응하기 힘드실텐데..특별히 힘든건 없으세요?"
"괜찮습니다. 다들 너무 잘해주셔서 홍콩에서와 크게 다를게 없어요."
"그래요..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앞으로 자주 봐요."
"네. 좋아요."
"저희는 병원에서 운영하는 축구회 멤버들이거든요. 혹시 축구 좋아하세요?"
"아,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래요? 잘됐다. 민석아, 루한씨도 축구회 들어오라고 해."
"그럴까? 루한씨. 같이 축구할래요?"
"아..그게."




루한은 축구를 좋아하는게 사실이였다. 하지만, 종대도 축구를 좋아하는데. 번뜩 스쳐가는 종대 생각에 루한이 잠시 손사레를 치며 대답했다.




"저에게 다른 동료가 있어서요. 그 점은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그래요? 아쉽다."




준면이 계속해서 루한에게 말을 하자 가만 보던 세훈이 준면의 옆에 왔다. 그리고 팔을 잡고 꾹 눌렀다.




"왜?"
"선배. 우리 이제 들어가봐야 할 시간 아니에요?"
"어? 그래? 벌써?"
"30분 넘게 놀았어요 우리."




세훈의 말에 다들 시간을 확인했다. 루한도 덩달아 함께 시간을 확인하고, 이제 다시 돌아가봐야 할 시간이 되자 다들 아쉬운지 어색하게 웃었다. 준면은 세훈에게 잡힌 팔을 빼내어 세훈의 어깨를 감았고, 민석과 루한, 그리고 찬열 백현에게 들어가겠다며 인사했다.




"이제 그만 가볼게. 어디 갔다 왔냐고 박선생님이 동네방네 잔소리 하시고 다닐지도 모르겠다."
"그래! 이만 들어가봐."
"형, 저도 가볼게요."
"응. 오세훈, 너 준면이 말 잘들어."
"당연하죠."




이어서 찬열도 준면의 뒤를 따랐고 백현도 그 뒤를 따라 걸었다. 루한에게 꾸벅 인사하고서. 그러다 백현이 뒤로 홱 돌아 루한을 쳐다보았다.




"성함이. 루..루..."
"..루한입니다."
"아 죄송. 루한씨. 우리 다음에 또 봐요!"




민석이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나는 갑자기 흩어지는 그들을 향해 손을 뻗었으나, 오지랖 넓게 손을 흔들며 인사한 백현이 민석이 팔을 다시 제 자리에 두게 했다. 민석이 당황한듯 미간을 구기며 백현을 쳐다보았고 그가 웃으며 말했다.




"형은 좀 더 이야기 하다 와요."
"어?"
"준면이 형이 눈치가 없잖아. 그래서 그런거야. 조금 있다 저녁 먹을때 봐!"
"뭐..? 준면이가 무슨 눈치.."




민석은 말하다 말고 입을 꾹 다물었다. 쟤 지금 뭐라는거니?




이번에도 민석과 루한 둘만 남게 되자 민석은 더워서 땀에 젖은 두 손을 바지춤에 가져다대며 슥슥 문질렀다. 바람이 시원하게 몰아치는지 조금씩 더위가 사라지는듯 싶어 열려진 와이셔츠 단추를 채우기로 했다. 루한은 남아있는 커피를 마시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시끄럽죠. 쟤네."
"아니요. 그냥 민석씨가 다 모여있는줄 알았어요."
"욕이에요...?"
"좋다는 뜻이에요."




민석이 씁쓸한 눈을 감추지 못하고 루한을 올려다보자 그가 싱그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좋은 사람들같은데, 욕으로 들릴수가 있나... 이해 못한 루한은 그저 웃었다.




"내가 제일 착해요."
"......."
"못알아듣는척 하지 마요 루한씨."
"네."




루한이 아랫입술을 지긋이 깨물고 웃었다. 웃음이 크게 나오려는걸 참는 눈치였다. 민석이 입술을 비죽이며 '진짠데..'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러다 허리를 돌리는 스트레칭을 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축구회 진짜 안들어올래요? 재밌을텐데."
"......."
"행사도 가끔 하는 편이고. 이 축구장 말고도 더 넓은 축구장 있거든요. 다음 달에 또 경기도 있고."
"저도 축구는 좋아하는데.."
"아, 동료분. 맞다 맞다."
"......."
"그럼 그 분한테도 한 번 물어보면 안되는거에요?"
"......."
"뭐랄까? 우린 이웃이니까!"
"......."
"같이 이것저것 하러 다니면 좋을거 같아서...그래서요."
"사실,"
"응?"
"사실, 그 동료는 제가 뭘 하든 상관안하는 친구에요."
"아..그래요?"
"하지만 뭐든 같이 해야 제가 마음이 편해서요. 그래서에요. 늘 저한테 맞춰주니까."
"그러시구나."
"....그런데 또 모르겠어요."
"......."
"마음이 바뀔지도."




루한이 이마를 긁적였다. 그의 앞머리가 하늘을 향해 예쁘게 뻗어있었는데 덕분에 드러난 매끈한 이마가 긁는 손가락으로 인해 구석이 빨개졌다. 민석이 그런 루한의 말을 듣고 곰곰히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생각이 바뀌었음 좋겠다."
"........"
"멤버가 늘었으면 좋겠네에~"




여전히 팔을 팔랑거리고 허리를 돌리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말했다. 루한이 들고있는 캔커피는 다 비워진 상태였다. 정말로 잠이 다 깨버렸다.  




"이사는 언제 와요?"
"다음주 내로 할 예정이에요."
"빨리 와요."
"........"
"난 이제 곧 마무리 되거든요. 빨리 집들이 해야지. 얼른 와요."




또...웃는다.
지금껏 본적없는 하얗고 꽃같은 웃음으로 또 예쁘게 웃는다. 루한은 그 웃음에 얼이 빠져 멍하니 바라보았다. 언제부터 이런 웃음을 가진걸까. 말랑말랑한 볼이 한껏 올라가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휘어진 눈은 원래대로 길게 뻗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루한은 민석의 눈을 피하지 않고 계속 바라보았다.  




"알았죠?"
"....그럴게요."




민석이 쐐기를 박는듯 루한의 팔을 다시 한 번 붙잡았다. 루한은 뒷짐을 진 채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민석은 한손을 풀어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루한씨랑, 나랑,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일단 가볍게 연락처 정도는 압시다."
"..아,"
"생각해보고 연락 주기에요?"




민석이 루한에게 핸드폰을 들이밀며 번호를 찍으라고 손짓했다. 루한은 그걸 받아들고 손가락을 눌러가며 정성스럽게 번호를 눌렀다. 민석은 다시 가져와 전화버튼을 눌렀고 곧 신호가 갔다. 루한의 바지 뒷주머니에서 진동이 일어나는것 같았다.




"컬러링 봐. 새소리야~ 짹짹!"
"아..바꿔야 되는데."
"바꾸지마요. 엄청 매력있네~"




루한이 무안한듯 전화기를 끊지 않는 민석의 손을 잡아내리려 했다. 하지만 휙 피해 한 걸음 물러난 민석이 씨익 웃었다. 저 장난치는 얼굴은 정말 소년같다. 그렇게 생각한 루한이 민석을 따라갔다. 그리고 민석이 빠른 속도로 뒷걸음질을 치며 루한에게서 멀어지려 했다. 성큼성큼 뛰고 있다. 루한의 바지 뒷주머니에서는 진동이 계속해서 울린다. 핸드폰을 귀에 댄채로 신나게 뛰어가는 민석의 뒷모습을 쫓았다. 전화 받으라는건가..


민석이 짠- 하고 뒤를 돌았다.




"받아요! 빨리."
"......."
"전화! 얼른 받으라니까요."
"......."




...받으라는거구나.

루한이 민석을 따라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민석을 잠시 노려보는척 했다. 민석도 그제서야 자리에 멈춰 루한을 보고 손을 흔들며 해맑게 웃었다. 어느새 거리가 멀어진 두 사람이였다. 작게 말하면, 들리지 않을 거리였다.
루한이 주섬주섬 핸드폰을 꺼내 멈추지 않는 진동을 드디어 멈추게 했다. 전화를 받았다.




"....뭐해요?"
"엄청 늦게 받네!"
"정말 받으라고 할줄은 몰랐죠. 미안해요. 번호 저장은 할게요."
"뭐라고 저장할거에요? 이웃? 직장동료? 민석이?"
"음. '민석이'는 좀.."
"어감은 되게 편한데? 그럼 민석씨?"
"..그러죠."
"나는 그럼 뭐라고 저장할까....음. 이웃 아저씨?"
"민석씨."
"아, 장난 장난. 표정 풀어요! 멀리서 봐도 다 보인다."
"먼저 아저씨라고..."
"장난이라니까. 그럼, 서로 이름으로 저장해요."
"그럼 난 민석동생."
"에? 아저씨!!"
"장난이에요."




어느새 함께 장난 치기에 맛들린 루한이 지지않고 민석을 쳐다보다가 천천히 뒤를 돌았다. 민석을 등지고 반대로 걸었다.




"나 아저씨로 보여요?"
- 아-니요.
"그럼 그런 장난은 왜 해요."
- 그냥.
"그냥?"
- 헤헤.




그대로 둘은 전화를 끊지 않고 각자 땅을 툭툭치고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서로 정반대 방향의 길을 걸었다.




- 저번에..말이에요.
"......"
- 나. 구해준 날."
"...네."
- 그땐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 못했어요. 너무 놀라서 오히려 내가.. 좀 놀라서 무례하게 행동했죠? 이상하게, 때리기나 하고.
"안아팠어요. 그래서 괜찮았어요."
- 그래요? 당황해서 하나도 기억이 안나네~
"괜찮아요."
- 아니, 내가 미안해요. 그리고 지금 다시 말하는거지만요. 정말 고마워요.
"......"
- 진짜로! 엄청엄청. 고마워요.




고맙다.
루한이 민석의 때아닌 고백에 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 들리지않게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왜 민석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심장 부근이 간질거리는걸까. 잘못 느끼는건가. 처음 느끼는 간지러운 느낌이 사근사근 드는것 같다. 루한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채, 바람에 머릿결을 흘려보냈다.
 

그리고 민석 또한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았다. 루한은 여전히 자신에게 등을 보이고 있는 상태였다.




- 다음엔 내가 루한씨 구해줄거에요. 은혜는 언젠가 반드시 갚는다! 이게 내 신조니까.
"민석씨가 구해줄만한 일이 있길 바랄게요."
- 기대해요. 나 약속 잘 지키는 남자니까.
"기대할게요."
- 근데 진짜 큰일 나면 어떡하지?
"구해줘요."
- ........




민석이 풉, 하고 전화기에 새어나가지 않게 웃었다. 그리고 더운지 손바닥으로 바람을 만들어 얼굴에 부채질을 했고 송골송골 이마에 맺힌 땀을 부드럽게 닦아냈다. 루한씨도 가만보면 장난 참 잘치는것 같단 말이야.




- 일단 지금은 과장님의 잔소리에서 구해줄게요. 늦지 않았죠? 얼른 가요 루한씨.
"늦을뻔 했는데, 일찍 보내주니까 가야죠."
- 농담은.
"..조심히 가요, 이웃 민석씨."




재잘대던 두 목소리 사이에 작은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둘은 살풋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루한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저편을 향해 뒤를 돌았다. 아까부터 루한을 쳐다보고 있던 민석이 이제서야 자신을 돌아보는 루한을 보고 예쁜 미소로 웃어보였다. 바람에 날아갈것 같은 작은 몸을 움직이다가 이내 두 손을 들어 루한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등을 돌려 토끼처럼 걸었다.

 
루한은 제 옆에 있던 쓰레기통에 캔커피를 버렸다. 가벼워진 두 손이 허전해 팔짱을 꼈다. 바람이 점점 불어오고 있었다. 조금 더 깊게 팔을 얽히고, 민석의 대한 생각을 꾸려보았다. 종대를 비롯한 한국인들은 모두 친절한것 같았다. 장난끼도 많고 그만큼 친화력도 좋은 민석과 그의 친구들을 보고 있자니 홍콩에 있는 친구들도 떠올랐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지내려니 많이 외로울것 같았는데, 좋은 이웃을 만난건지. 아니면 그도 모르게 고른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한국 생활이 어떻게 될지 내심 기대되는 루한이였다.


그리고 곧 넣어둔 핸드폰을 다시 들어 통화목록에 들어가 가장 처음으로 떠있는 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곧 에딧버튼을 눌러 이름을 수정했다.




"....완전 잘 어울리네."




예쁜고양이, 그가 저장한 이름이 나지막히 잠깐 떴다가 사라졌다.























































































백현과 헤어진 찬열, 준면, 세훈은 각자 소아병실로 들어가 아이들을 한 명씩 진찰했다. 오늘따라 컨디션이 좋아보이는 아이들은 저녁밥도 잘 먹고 다들 즐거워 보이는듯 했다. 시간이 지나면 정문에서 만나기로 한 그들이 다시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찬열아. 너 근데 음악회 준비는 잘 하고 있어?"
"뭐...나름. 망하지 않을 정도만."
"완전 기대된다?"
"기대하지마. 그냥 마음 놓고 봐."
"어우, 그래도 예전에는 장기자랑 얘기만 하면 소리만 뻑 지르더니. 이번에 연습 좀 했나봐?"
"내가 변백현 꼬셔가면서 진짜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 정말 좋지 않은 결과는 일어나지 않을 정도만큼만 할거야. 꼭."




찬열은 얼마전 병원에 지각한 사건을 떠올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내 고과가 깎인 그 순간부터 난 다시 새로 태어난거야. 꼭, 성공은 아니여도 실패는 하지 않으리.


지켜보던 세훈이 찬열의 어깨를 잡으며 한마디 던졌다.




"기대는 안해요 형."
"응..?"
"최대한 열심히 준비하면, 언젠가 다들 알아줄거에요."
"그래 임마. 잘 해."




옆에서 거든 준면이 찬열을 놀렸다. 세훈과 준면은 쿡쿡 거리며 다른 병실로 돌아갔고, 찬열은 그 자리에 서서 급히 씩씩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모든 사람들은 다들 나를 까기위해 태어났나봐. 응원은 못할 망정 저런 말이나 하고 앉아있다. 미워 죽겠다!!
하지만 곧 찬열의 옆에 모여든 아이들 덕분에 그는 급하게 표정을 풀고 자리에 쭈그려 앉아 아이들 눈에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했다. 오늘은 어떤일이 있었는지, 아픈곳은 없었는지 묻던 찬열에게 아이들은 해맑게 대답했다.

그리고 찬열은 생각했다. 내가 정말 힘든 몸을 이끌고 음악회 준비를 하는 이유는, 역시 이 천사같은 아가들 때문이라는걸.








준면과 세훈이 2층 가장 맨 끝 호실로 들어갔다. 요새 가장 두 사람이 모든 관심을 쏟아 돌보고 있는 아이가 편안한 안색으로 곤히 누워 자고 있었다.




"많이 좋아진것 같네요."
"그러게.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하긴 해야겠는데, 크게 걱정은 안해도 되겠어."
"네."




손가락이 비죽 나와있는걸 세훈이 아프지 않게 잡아올려 이불 안으로 넣어주었다. 아이의 고른 숨소리가 병실 안을 채웠다.




"세훈아."
"네."
"너는 이런 아이들 보면 무슨 생각이 들어."
"...감사하다는 생각이요."
"......."
"지켜주고 싶고, 치료해주고 싶고."
"......."
"책임져야 할 아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돌볼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그래.. 나도 마찬가지야."
"최근에는 애들이 저에 대한 경계를 풀어줘서 너무 좋은거 있죠, 선배."
"아이들은 좋은 사람을 구분할줄 알아. 그래서 그런거야."
"저 좋은 사람이에요?"
"그럼. 내가 아는 오세훈은, 적어도 속물은 아니거든."
"......."
"감사할줄 알잖아. 돌볼수 있음에."




준면이 아이의 이불을 다시 한 번 정돈한뒤 차트를 꼭 껴안고 세훈을 바라보았다. 그의 검은 머리가 차분히 가라앉은게 보기 좋았다. 가운 안에 보기 좋게 드러나있는 세훈의 니트 또한 넓게 펴주던 준면은, 세훈을 보고 따뜻하게 웃어보였다.




"나도 레지때는 이런 저런 생각 많이 했었다."
"......."
"못볼거, 볼거 다 봤으니까. 겁도 많이 났지."
"저도 아직 겁이 많이 나요. 다 보이니까요."
"근데 그게 어쩔수 없는거잖아. 세상이 다 그렇더라."
"네."
"누군가 지켜줘야 한다면, 그건 우리가 하면 돼. 어려운거 아니야, 세훈아."
"......."
"소신 잃지 말고, 지금처럼만 사랑해줘."
"......."
"의학적 지식, 월급, 연봉. 그런거 다 떠나서, 진심으로 지금처럼만 대해줘."
"..네, 선배."
"미리 아빠가 되어보는것도 꽤 좋잖아?"




준면이 웃어보였다. 세훈은 그의 모든 말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준면은 정말 배울점이 많은 사람이였다. 그가 말하는 의학적 지식, 월급과 연봉. 준면은 그런 모든 면에서 단연 튀는 원탑이였다. 하지만 늘 준면의 목적은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나을수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부터 시작되는 것들이였고 세훈은 그런 준면 밑에서 많은것들을 배워왔다.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이였다.

세훈이 가만히 서서 그의 말을 곱씹고, 또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는데 준면이 뒤에서 불렀다.




"나가자."
"......."
"..곧 퇴원해도 되겠어. 푹 자게 하자."
"형."




세훈은 가끔 준면에게 선배라고 부르지 않고 형이라고 하기도 했다. 마음 넓은 준면은 그런 세훈을 혼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받아쳤다. 왜 동생?


준면이 대답함과 동시에 세훈은 급작스레 달려가 준면을 힘껏 껴안았다. 형이라고 자주 부르지만, 이런적은 처음이다. 갑자기 자신을 껴안는 세훈에 당황한 준면이 입술을 비죽이며 왜이러냐며 물었다. 하지만 세훈은 찰거머리같이 붙어 떨어질줄을 몰랐다.




"왜 이러는데.."
"형, 너무 좋아요."
"응?"
"형이 너무 좋다구요."
"나? 그러지마. 인기 관리 못해."
"그런거 아니니까 걱정말아요."
"음, 음."
"형같은 선배가 우리 집에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
"나, 어릴때 사랑 별로 못 받고 자랐거든요. 근데 나는 형이랑 있으면 사랑 받는 기분이 들어요."
"뭘...갑자기."
"그래서....내 아이들에게는 내가 못받은 사랑만큼 다 주고 싶어요."
"........"




세훈의 말에 준면이 멀뚱히 놓은 손을 들어올려 천천히 세훈의 등을 토닥였다. 어릴적 이야기는 세훈에게서 간간히 들어왔던 터라, 대충 그가 어떤 분위기 속에서 자라왔는지 알 수 있었다. 아무런 말 없이 세훈을 함께 안아준 그가 곧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마음이야. 그렇게 앞으로 행동하면 돼."
"....형.."
"다만 네 행복했던 어린시절만 꺼내. 힘들었던 과거를 기억해내려 하면 순수를 지킬수 없어."
"......"
"선배랑 같이 하루하루 배우자. 그게 네 할일이니까."




세훈이 준면을 더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놓아주었다. 세훈의 얼굴에는 군기가 잔뜩 들어가있었다.




"우리 몇시에 나가기로 했었죠?"
"여덟시."
"가요. 선배."




다시 잘 웃는 세훈으로 돌아오자 준면이 그의 엉덩이를 토닥였다. 가끔 그런 세훈이 귀여웠다.


강약이 조정되는 전구를 제일 약하게 켜뒀던 불을 끄고 병실을 나섰다. 누워있던 아이가 입을 한 번 오물거리고는 자리를 뒤척이다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꿈속으로 향했다.



















*








 















"오늘 경수랑 저녁 먹기로 했다고요?"
"네. 선배님한테도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많이 바빠보이셔서요."
"바쁘긴. 종인씨 버리고 나가서 축구까지 하다 왔는데. 비록 졌지만... 분하다."
"그래서 오늘 같이 식사 못하시는거에요?"
"그게 참. 내기에서 져가지고. 박찬열 때문에!"
"진정하세요 선배님."



백현이 들어오자마자 자신을 기다렸다는듯 벌떡 일어난 종인을 향해 앉으라고 손짓했다. 하지만 오히려 뚜벅뚜벅 다가온 종인에게 흠칫 놀란 백현이 뒷걸음질을 쳤다. 곧 자신에게 화가난듯이 들려온 종인의 말은, '저녁 같이 해요. 선배.' 였고, 근엄하게 저녁 내기에서 진 백현은 미안하다며 거절하던 참이였다.



"나 내일도 잠깐 짬내서 축구하러 갈거니까 종인씨 섭섭해 말아요."
"새 프로젝트때문에 자리 비우시는거 다 알아요."
"어.....그래요? 알고 있었어요?"
"선배님에 대해 모르는게 어딨어요. 제가."
"어우..."



닭살 돋는다는듯 스스로의 팔을 헤집던 백현이 이내 개구지게 웃었다.



"근데 오늘은 진짜 축구하고 왔지롱."
"이겨야지 왜 져서 돌아왔어요. 다 알고도 보내드린건데."
"아니, 그런게 있어요. 그냥 박찬열때문에 그런거라고 생각하면 마음 편할거야.."
"아쉽다..."
"근데, 경수랑 많이 친해졌나봐요. 둘이 저녁까지 같이 하고. 물론 오늘은 내가 못가서 많이 아쉽지만 많이 먹고 돌아와요."
"그럼 다음에 시간 될때 같이 가요."
"에이~ 경수가 서운해 해. 안돼."
"경수씨도 허락했어요."
"그럴 애가 아닌데..."
"네?"
"아, 아니에요. 난 괜찮으니까, 둘이 잘 다녀와요. 보기 좋네!"



백현이 부랴부랴 가운을 벗어던지고 가디건을 챙겨입었다. 교수님 만나고서 퇴근 해야한다. 아직 관문이 남아있어서 좀 짜증나지만..



"그럼 다음엔 꼭 같이 가기에요 선배님!"
"알았어요. 알았다니까."
"잘 다녀오세요."
"알았네요. 종인씨도 잘 다녀와요."



백현이 먼저 문을 닫고 사무실 문을 나섰다.


그러다 문득, 경수와 종인이 저렇게까지 함께 하는 이유가 문득 궁금해졌다. 물론 자신이 정말 잘 소개시켜줘서 좋은 우정으로 발전하면 좋기야 하겠지만, 왠지 가운데에 껴서 소금이 되어가는 기분이랄까.
종인도 자신의 눈치를 보는 것 같고, 요 며칠 못 본 경수도 왠지 그럴 느낌이였다. 백현은 생각했다. 내가 뭐라고 가운데 껴서 휘둘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둘이 더 친해지도록 내가 자주 빠져줘야겠다, 라고.


일단 저녁을 사야 한다는것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은 그는 입맛을 다셨다. 그 사람들 식탐이 어마어마해서 너무나 겁이 나지만.. 부디 다음번엔 꼭 이겨주리. 그땐 진짜 민석이형이랑 편 먹을거야. 
주먹을 꼭 쥐고 1층으로 내려가는 백현의 뒤로, 병원 내 밝은 스위치가 하나, 둘 밝게 켜지기 시작했다.

 

 


잡음 없이 하나 둘 켜지는 전등처럼, 그들의 청춘은 이제부터 시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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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낫닝겐 / 너구리 / 핫바 / 치즈스틱 / 조무래기 / 노란색연필 / 변골반 / 모카 / 이든 / 낑깡 / 연 / 두부 / 텐더 / 초코푸딩 / 히융융 /
홍홍아직도랩을한다 님♥


세훈이가 아이들을 사랑하는것처럼

저도 모든 독자분들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S2

글을 쓰게 해주는 원동력인 여러분......애정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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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선댓이요~
11년 전
독자4
우와..제가 첫댓글이네요! 다른분들처럼 암호닉을 사용하진 않지만 그래도 매번 댓글 남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다른 때보다도 분량이 많은 것 같아 너무 좋네요ㅠㅠ힘드셨을텐데ㅠㅠㅠ좋은글 감사합니다. 오늘에서야 뭔가 다각구도가 나오는 군요!ㅠㅠ특히 중력이 미는 루민..하ㅠㅠ너무 좋아요ㅠㅠ카디도 인상깊고..ㅠㅠㅠ너무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작가님이 독자 한분한분 애정해주시는 것처럼 독자 한분한분도 작가님을 애정하시는 게 매회마다 보여서 저까지 기분이 좋아지네요ㅠㅠ이렇게 피드백이 잘되는 글이 글잡에 몇개나 될까요ㅠㅠ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1년 전
Shelter
안녕하세요~♡ 일단 처음부터 죄송하단 말씀 드릴게요. 다름이 아니라 연재가 너무 늦어져서...(눈물을 훔친다) ㅠ_ㅠ 매번 댓글 달아주시는것도 감사드리고 기다려주시고 계시는것 같은데 매 편 올릴때마다 그 다음 편 연재가 늦는것 같아서 독자분들한테 늘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ㅠㅠ 의도적으로 그러는게 아닌데 뭔가 일상이 애매하다보니..하..일단 오늘내일 안으로 11편 올릴 예정인데 더 늦기전에 답글 먼저 달아드리려구요ㅠㅠㅋ 10편은 재밌게 읽으셨나요?~ㅎㅎ 카디 루민 빨리 진도 빼드릴게요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 부분..*-.-*ㅋㅋㅋ제가 글을 쓰는 이유 = 독자분들...이여서 정말 답글 달아드리는것부터 연재까지 멈출수가 없네요 ㅠ.ㅠ 비루한 글 매번 찾아주셔서 감사드리구요! 11편에서 뵐게요♡
11년 전
독자2
오오오오오 밍쏙이~~~~적극적인데
11년 전
Shelter
민석이는 과연 어떤 성격을 지닌 사람일까요*^^* 감사합니다! ㅎㅎ 11편에서 뵈용~ 히히
11년 전
독자3
초코푸딩이에요! 아...이번에도 첫댓글은 실패했습니다...ㅜㅜㅜㅜ아쉬워요...하지만 작가님은 이런거 상관없이 항상 너무 정성스런 답글해주시니까 저도 이제 첫댓글에대한 미련은 버려야겠어요!ㅎㅎ 오늘은 모든 커플들의 이야기가 다 나온건가요? 뭔가 되게 여러관점에서 이야기를 읽은것같아요! 그래서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웠어요! 항상 제12병원은 읽을때마다 책한부분씩을 읽는것같습니다. 너무 분량도 많게 항상 꽉꽉채워주시고 재미있게 써주셔서 제가 댓글을 달아도 될까하는 생각도 들고요...ㅋㅋㅋ정말정말 이런글써주셔서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11년 전
Shelter
초코푸딩님♡ 일단 너무 죄송해요 11편이 늦어지고 있네요ㅠ.ㅠ 빨리 업데이트 해드리려고는 하는데 잘 따라주지 않는게 문제..ㅠㅠ 11편에서 한 번 첫댓글을 노려보심이+.+!!ㅋㅋ 주인공이 많다보니 읽는데 불편함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쓸때마다 정말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데^^; 재밌게 봐주셨다니 꾸벅 인사드립니다ㅠ.ㅠ 책이라니요....그런 과분한 말씀을 해주시다니...헐..감격의 눈물이........ㅠㅠ오히려 제가 이렇게 댓글을 받는게 맞는건가, 가능한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정말 푸딩님 댓글 보고 소름..ㅠ_ㅠ..아 그냥 정말 다른 말 없이 사랑한다고 해드리고 싶어요 제 글 아껴주시는게 너무 감사해서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좀 울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힝..사랑해요 푸딩님..♥♥
11년 전
독자4
두부에요!!
오랜만에 준면이랑 세훈이가 나왔네요 사랑합니다♥ 자 이제 종대랑 크리스 타오..도 나오겠죠..?
축구동아리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 찬열이 몰이ㅋㅋㅋㅋ 찬백이들 투닥대는 것도 귀엽고ㅋㅋㅋ 근데 찬열이가 못 막는 덕분에 경수랑 종인이는 밥을 같이 먹게 됐군요!!
아 근데 뜬금없지만 종인이는 축구 안하나요?
루민이들은 드디어 번호를 땄네요! 이제 옆집 살고 번호도 아니까!! 그래 그렇게 하나씩하나씩!ㅎㅎㅎ
세훈이랑 준면이 찬열인 진짜 소아과 설정 너무 좋아요ㅠㅠ 잘어울리고요ㅠㅠㅠ 아이들을 엄청 사랑해줄거 같아서 멋져요ㅠㅠㅠ
이번편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게요ㅎㅎ

11년 전
Shelter
두부님♡ 두부님이셨던가요~? 세훈이와 준면이를 보고싶어했던 분이..♥ 분량이 소금이였던 아이들 데리고 나와봤어요 다들 잘 지내는것 같죠?^ㅇ^ㅋㅋ
종인이는 잠시 다른 업무를 보느라 축구를 나가지 않은걸로..^^;ㅋㅋㅋ찬백라인은 늘 쓸때마다 저도 기분이 좋아져서 술술 써내려가는것 같아요ㅋㅋㅋ 처음에 설정할때 거침없이 설정한 애들이 찬열 준면 세훈 이 세명이였거든요ㅎㅎ 그래서 저 또한 부담없이 쓸 수 있었는데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주시니 저도 즐겁게 써드릴수 있는것 같아요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편이 자꾸 늦어지고 있는데 오늘내일 안에 업데이트 해드릴것 약속드릴게요! 감사합니다 ㅎㅎ

11년 전
독자5
연 이에요! 우와아! 세훈이 너무 예뻐요ㅠㅠ 준면이말도ㅠㅠ 아빠가먼저되보는일이래 ㅠㅠ 작가님은 어떻게 이렇게 예쁜말울 생각하시눈걸까요......☆ 다행히(?) 저녁약속은 둘만만나게되었네요^^... 오해하는일이 생기지 않길 ㅋㅋㅋㅋㅋ 루루랑 민석이도 얼른이사갔으면 좋겠아여!!!ㅋㅋㅋㅋ다양한 인물들을 다 내보내려 하신것 같은 작가님의 오늘 글ㅋㅋㅋ 잘읽구가여♥
11년 전
Shelter
연님♡ 세준은 역시 사랑이죠?~*^-^* 제가 바라는 이상향이 모두 준면에게로...S2 ㅎㅎ 어쩌면 준면이도 산전수전을 겪은 사람이라 그런 생각을 하는걸지도 모르겠어요^^ 앞으로도 같이 달려주실거죠~? >ㅇ< 물론 루민도요..ㅋㅋㅋㅋ
주연이나 조연들이 너무 많아서 읽는 분들이 혼란스러울까봐 많이 걱정되지만 그래도 저는 꾸준히! 쓰렵니다! 12병원을! ㅋㅋㅋ 지금 제가 정신이 없어서 답글을 어떻게 달아드리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ㅠㅠ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감사하다구요..♡ 사랑합니다!

11년 전
독자5
히융융이예요~!!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잇어요~ 글이 너무 달달하고 내용도 꽉 차잇고....진짜 좋아요♥ 작가님 진짜 제취향 저격...ㅠㅠ 자주자주 매일매일 보고싶어요~ 작가님!! 너무 재밋어서 담편을 당장 보고 싶은...완결이 난후에 볼껄 그랫나..하는 맘도 드는데요 이렇게 기다리면서 보는게 연재물의 묘미? 아닐까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닿ㅎㅎ 작가님 진짜! 행쇼, 힘쇼~!!♥
11년 전
Shelter
히융융님♡ 정말정말 히융융님께 또 특별히 죄송한 마음이 드는건...매일매일 자주 보고싶다고 하셨는데 ^_ㅠ저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매번 늦게 나타난다는점..답글 또한 늦게 달아드리고 있다는 점...정말정말 죄송하다는점.........그래서 오늘내일안에 꼭 업뎃 해드릴것을 약속 한다는..점...(기어들어가는ㅠㅠㅠㅠㅠ) 제 글이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는건지 늘 아리송한 문제인것 같아요.. 기다려주는 분이 계신다는것 자체가 너무...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고서야 흡...ㅜ_ㅠ 빨리..빨리 스피드 업해서 히융융님 마음ㅇ속에 잊혀지지 않는 작가가 되도록 할게요!!!!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6
이든이예요! 아.....오늘도 어김없이 제 마음을 설레고 뭉클하게 만드는 12병원 의사들이네요ㅎㅎ 아니 전 루한도 아닌데 왜때문에 심장이 막 간질거리고 그러는거죠? 잘못느끼는건가요?ㅋㅋㅋㅋㅋ 다람쥐같이 귀엽고 아이같이 뛰어다니는 민석이는 역시 제 광대를 최대치로 올리네요ㅠ 으아...진짜 너무너무 귀여워요ㅠㅠ 축구하는 민석이를 글에서 보니 저번에 런닝맨에 나왔던 아시안드림컵 경기때 민석이가 떠올라요! 그때도 정말 귀여웠는데!! 나도 축구 같이하고 싶다....네 저도 축구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ㅋㅋㅋㅋ 저는 축구 어디 챙겨보는건 잘 안하고 직접하는걸 좋아해요!ㅎㅎ 일주일에 3-4일은 빠지지 않고 축구를 하는데 그래서인지 다리 멍이 안드는 날이 없어요ㅠ 얼마전에 무릎을 완전 쎄게 부딪쳐서 엄청 크고 시퍼렇게 멍이 들었어요ㅠㅠ 무릎말고도 멍든곳이 많아서 잘 안하려고 하는데 열심히 축구하는 찬백준민을 보니 갑자기 또하고 싶네요ㅋㅋㅋ 으아니!!! 이게 무슨일인가요! 예쁜고양이라고 저장하다니ㅋㅋㅋㅋㅋ 루한이 정말 제대로 폴인럽했나봐요ㅋㅋ 아무리 조금은 예상했던 종대라도 지금의 루한을 보면 아마 되게 놀라지 않을까 싶네요... 너네 정말 전화가지고 장난치고, 호칭 그렇게 정하고, 어? 자꾸 이렇게 귀여워서 내 심장저격할거니? 나랑 싸울래?? 후..진정해 상대는 루민이야... ㅋㅋㅋㅋㅋㅋㅋ지금 저 혼자 뭐하고 잇는거죠ㅋㅋㅋ죄송해요 제가 오랜만에 작가님 글을 접해서 그런지 너무 신났어요ㅋㅋ 후하후하 다시 가라앉히고 다음으로 넘어갈께요! 백현이가 눈치가 정말 빠른데요? 루민이나 카디나 적당히 치고 빠져야 할때를 알아주니 너무 고마워서 정말 절이라도 해야겠네요ㅎㅎ 본의 아니게 커플 메이커가 되어버린 백현이ㅋㅋㅋ 그런 자세 매우 좋아bb 이제 너의 커플도 좀 메잌해보는건 어떻겠니?ㅋㅋ 와....의사로서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세훈이를 가르쳐주는 준면이를 보면서 제 12병원의 주인공들은 정말 현실에선 손에 꼽을 만한 이상적인 의사들이란 생각이 들어요. 큰 병원에 근무하면서 저렇게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있기가 굉장히 힘든데 그런 마음을 꿋꿋히 잘 지켜내고 있네요. 그래서 세준을 비롯한 다른 의사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져요. 물론 전 작가님을 사랑으로 책임져야한다는 생각과 함께, 작가님 글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구요!(뜬금포터지는 기승전고백타임)ㅋㅋ 아 그리고 저번 답글 너무 감동이였어요ㅠㅠ 답글 달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고맙다고 그렇게 표현해주시니 어우 정말....사랑합니다♥ 이래서 제가 작가님 좋아할 수 밖에 없나봐요ㅠ 그런 작가님께 제가 드릴 수 있는게 댓글 밖에 없어서 항상 아쉬워요ㅠㅠ 그래도 제가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응원을 드리는 독자가 되도록 노력할께요! 작가님 언제나 화이팅!
11년 전
Shelter
이든님♡ 오늘도 역시 제 심장을 쿵쿵 뛰게 만들어주신 사랑스런 이든님~♥ 10편은 축구하는 아이들과 색다른 만남을 가진 루한이를 보여드려봤어요~ 귀엽죠 저도 민석이 쪼르르 뛰는거 상상하면서 쓰는데 왜케 귀여워서 손가락이 막 접혀들어가던지/ㅅ/ 본격 하라는 일은 안하고 축구 하고 노는 의사들이랄까요...한가지 걱정되는게 메디컬물인데 자꾸 일 안하고 다른 모습에 치중하게 되는거같아서 그게 좀 마음에 걸려요;ㅁ; 아무리 소설이지만 애들이 일은 해야 월급도 나오고.뭐..그럴텐데...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중간중간마다 다른 에피소드 넣어드릴테니 앞으로도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구요! 근데 이든님 축구 좋아하신다구요?! 리얼리!? 정말?! 신기해요*_* 저는 공을 정말 못차서 학창시절에 발ㅇㅑ구같은것만 해도 이상한데로 공 차고..진짜 못하고 발야구 공포증까지 있었는데 일주일에 3~4번이나 축구를 하신다니! 혹시...운동에 관련된 일을 하고 계신가요? 아 이런거 물어보면 좀 그런가요 히히.. 그래도 정말 신기해요. 아니, 그런데 멍이 들었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괜찮으신거에요? 얼마나 세게 부딪혔으면 멍까지..ㅜ_ㅜ 약 바르고 치료 잘 하고 계신거죠? 걱정되네요...운동할때도 무릎보호대 꼭 차시고 넘어질것 같으면 그냥 공 뺏기고 그러세요ㅠㅠ 네? 걱정된단 말이에요!! (호통) ㅠㅠ좋은 취미를 가지셨으면서 몸까지 다치면서 하시는건 ㅠㅠㅠㅠ흐엉엉ㅠㅠㅠ...저랑 약속해요 안다치시기로!!ㅠㅠㅋ
그래요. (침착) 상대는 루민이에요. 국민7ㅔ이 루민을 상대로 저희는....저런 호칭따위에 마음 약해지면 안되요. 더 강하게 키우겠습니다. 누구를? 루민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든님께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게..11편 업데이트가 느리다는 점..ㅠ.ㅠ 그리고 답글 또한 늦게 달아드리러 왔다는점. 제가 다른건 변명하지 않을게요..그동안 쓰기차단이 한 이틀정도 있었고ㅎㄷㄷㄷ(루민대란때 댓글써서 그랬던거같은데 정말 왜 때문인지는 저도 잘..ㅠㅠㅠㅠㅠㅠ) 생업때문에 바빠서 그랬다는것도..정말 큰 변명이네요! 이만하면 완벽해! ㅇ<-< 여튼 기다리셨을텐데 너무 늦어서 죄송해요 힝.. 하지만 꼭 빠른 시간 안에 올려드릴걸 약속드리구요! 글 속의 아이들을 예뻐라 해주시구 감동도 받아주시구 또 저에게 이렇게 길고 긴 답글까지 달아주셔서 삼박자 사박자 오박자 다 감사드릴 따름이에요 그럼 저도 맞고백좀 할게요 이든님? 정말정말 ㅅㅏ랑해요.. 애정합니다 힝힝ㅜ. ㅠ 저한테 줄 수 있는게 댓글뿐이라뇨 저는 이든님이 점 하나만 찍고 가도 감사할건데요? 그럴건데요?ㅠ- ㅠ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리구..빨리 11편 올려서 이든님이 웃을수 있게 해드릴게요!!! 정말정말 사랑합니다 ♥
아참 다시 말씀드리는데 다치지 말라구 했어요! ㄱ-

11년 전
독자7
홍홍이에요!! 아유ㅠㅠㅠㅠㅠㅠㅠㅠ축구라... 저는 학창시절때,(어우 이렇게 쓰니까 급 나이들어 보이네요ㅠㅠㅠㅠ)체육시간이 너무 싫어서 정말.... 많이 그르게 보냈죠...ㅎㅎ그래도 싫은와중에도 체육선생님덕분에 제가 그나마 야구를 조금 할수있게 되어서 정말...와... 체육이 날 싫어하는게 아니라.. 내가 체육을 싫어했던것을 깨닫게 되어서, 그이후로는 점점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시작했죠ㅎㅎㅎ 골 넣어서 축하해주거나 기뻐하는 모습이 학창시절때랑 겹쳐보여.. 옛날생각도 나고.. 그러네요.. ㅎㅎ겨울인만큼 아이스스케이팅? 정말 타보고 싶었는데 도전해보아야 되겠어요!! 얍! 아유ㅠㅠㅠ 루민이들은 정말 인연인것 같아요ㅠㅠㅠㅠㅠ옆집인데다가 같은병원...! 그리고 곧 있으면 같은 동아리....! 제가 보는데 아주 설레요ㅠㅠㅠㅠ 찬열이 놀리는 백현이나 그걸 받아주는(?) 찬열이도 아유ㅠㅠㅠㅠ 보기 좋고ㅠㅠㅠㅠㅠㅠ엉엉
11년 전
독자8
세훈이가 과거에 어땠는지는 아작 모르지만.. 아픈점을 준면이가 다시 새살을 돋게하는... 치유치유...! ㅎㅎ카디의 변화가 어디까지 갈지도 너무 좋고ㅠㅠㅠㅠㅠㅠㅠㅎㅎ 오늘도 정말 정말 잘보고 가요♥ 작가님♥♥
11년 전
Shelter
홍홍님♡ 일단 답글 달아드리기전에 사담을 좀 늘어놓자면!!!>ㅇ< 홍홍님 닉네임이 정형돈에게서 나온 랩인지 몰랐어요....무도빠인데 요새 무한도전을 못챙겨봐서 영 몰랐는데 그런 깊은 뜻이 있었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이제 앞으로 홍홍님 볼때마다 웃음이 새어나올것만 같아요 ㅋㅋㅋ
사실 홍홍님 저두 체육 정말 싫어했어요^-^....체육이 든 날이면 그 전날부터 걱정할 정도로..? 체육을 왜 굳이 밖에서 하는지 모를정도로? 야외수업말고 실내수업이 가장 좋았죠ㅜ_ㅜ 저랑 같은 분이 여기에...★ㅋㅋㅋㅋ 하지만 나중엔 체육이랑 친해지셧다니 부럽네요 ㅠ.ㅠ 저는 아직도 눈으로 보는 축구만 좋아하는데..ㅎㅎ 저는 아무래도 학원물을 써야겠어요. 영 쓰면서 ㅋㅋ의사들이 할 일은 아닌거같다고 느끼는데도 자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써내려가는 제가 바보같기도 하고ㅜ_ㅜㅋㅋ 하지만 이런 하찮은 글에도 암호닉까지 신청해주시고 정성스럽게 댓글까지 달아주시니 빨리!! 다음편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ㅎㅎ 저도 정말 사랑합니다! ♡

11년 전
독자9
너구리입니다! ⊙◇⊙ 난 ㄱㅏ끔 눈.물.을 흘린ㄷr...☆★ 점점 행쇼할 징조가 보인다....난 솔로..홀로...오늘도 행쇼를 글로 배우는 내가 싫ㄷr...큽 어쩐지 옆구리가 더 시려지는 기분이네요...그래 다 행쇼해버려!!!!!!!!!!
11년 전
Shelter
너구리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진보고 뿜었어요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짤은 제가 좋아하는 짤 중 하나인데 여기서 보게되다니..(소오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행쇼는 멀리 있는게 아니에요 너구리님....하지만 일단 룸니행쇼를 좀 밀어주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왜때문에 저도 갑자기 옆구리가 시려지는지 설명 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아ㅋㅋㅋ재밌게 댓글 읽고 가요 정말 감사해요ㅠ_ㅠ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10
텐더입니다히잘보고가요ㅎ루한시와민석이가 더 가까워진 느낌이에요ㅎ
11년 전
Shelter
텐더님♡ 루시우결이라는 말이 있죠.. 겨론해 (짝) 겨론해 (짝) 곧 그들은..웨딩마치를 올릴것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고..
다음편이 너무 늦고 있죠 ㅜ_ㅜ 빨리 올려드릴게요 감사합니다 ^_^*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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