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철이 자신의 양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울음이 터져나왔다. 성용이 자철을 끌어안았다. 싫다고 말할 함도 없는 자철은 그저 울기만 했다. 자철을 끌어안고 연신 미안하다며 빌었다. 한참을 울던 자철이 지쳐 쓰러지자 성용이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자철의 몸에 남아있는 정액을 닦아주고 방금까지의 정사를 확인하게 해주는 지저분해진 침실을 정돈했다. 이제서야 고개를 드는 죄책감에 성용이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자철이 누워있는 침대 모서리에 얼굴을 묻었다.
미안해,미안해 자철아.
LUST
w.마이구미
자철이 눈을 떴다.침대도 깨끗하고 자신도 멀쩡히 옷이 입혀져 있었지만 허리가 지끈거리는 것이 아까 전의 일이 꿈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차마 허리를 세워 일어날 용기가 없어 눈만 뜬 채 멍하니 천장을 응시했다. 무슨 일이 자신을 휩쓸고 갔나. 성용이 저를 좋아한다 말했고,민나연의 일에 관해 화를 내다 성용에게 덮쳐졌다. 우욱. 구역질이 났다.같은 남자에게 당한 것도 문제지만 그 상황에서 좋다고 매달린 저에게 대한 욕지기가 올라왔다. 입으로는 싫다,떨어져라 말했으면서 몸은 성용에게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 애썼었다. 머리가 핑 도는 느낌에 자철이 다시 눈을 감았다.또다시 눈물이 나오는 것 같아 자철은 눈가를 문질렀다.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일어나 움직이려니 방문이 열리고 성용이 들어왔다.자철은 성용을 보고 굳었다.성용도 자철이 일어나 있을거라고는 생각치 못한건지 손잡이에서 아직 손을 때지 못한 차 자철을 멍하니 응시했다. 씨발. 자철이 낮게 읖즈렸다. 내집에서 나가. 성용이 여전히 그자리에 서 있었다.
"나가,나가.나가!!!!"
"자철아..."
"내 이름 부르지마!!역겨우니까 꺼져!!!"
"미안해,자철아."
"필요없다고.꺼지라고!나가,안나가?!!"
자철이 손에 잡히는 대로 물건을 집어던졌다. 묵묵히 자철이 던지는 것을 몸으로 맞으며 성용이 고개를 숙였다. 미안하면 꺼져.내 눈앞에서 사라져! 목이 쉴정도로 소리를 질렀다. 성용은 끝까지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성용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니가 뭘 잘했다고 울어.나 너 꼴도 보기 싫으니까 꺼져.
성용이 고개를 들었다. 눈물에 벌게진 눈을 하고서 자철을 쳐다보았다.자철이 잠깐 움찔하더니 고개를 홱 돌렸다. 도데체 니가 뭘 잘했다고 우는 건데? 지금 울어야 할 사람은 나야. 성용이 발을 움직여 방을 나갔다. 곧이어 쿵,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자철은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이 상황도,아픈 허리도 모든게 다 싫었다. 짜증이 솟구쳤다.
*
역겹다,꼴도 보기 싫다.
마치 사형선고와도 같은 소리에 성용이 자꾸만 멈칫거렸다. 그 일이 있은 지 일주일이 지났다. 같은 과인지라 자주 볼 수 밖에 없는데,자철이 일방적으로 모른척을 했다.어쩌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인상을 확 쓰고는 했다. 복도에서도 저를 마주치면 아무 말없이 지나가는 자철에 성용이 자신이 했던 짓에 대해 후회했다. 술이 웬수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으리라. 성용이 다짐했다.사실은 술은 핑계고 어찌되었던 자신의 행동은 매우 잘못된 것이였다. 자철이 저를 싫어하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니였다. 과 내의 바늘과 실이라고 불리던 성용과 자철이었는데,근 일주일간 서로 말도 섞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철이 성용을 무시해버리자 과 동기들은 의아해했다.그리고는 다들 성용에게 한마디씩 했다. 뭔지 모르겠다만 니가 사과해라. 성용은 한숨을 쉬었다. 사과를 하면 뭐해.받아주질 않는데.....
*
자철은 학생식당에 가던 길에 우연히 나연을 만났다.성용의 일로 잠시 잊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신과 썸을 타다 잠적한 여자였기에 다가가 팔을 붙잡았다. 나연이 뒤를 돌아 자신의 팔을 잡은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더니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아파요.이거 놓으세요. 자철은 죄송하다며 팔을 놓아주고는 그동안 왜 연락이 안되었던건지 물었다. 나연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그쪽 선배때문에 학교에서 웃음거리 되었잖아요.연락하지마세요. 홱 돌아서서 가버리자 옆에 있던 동기가 자철을 툭툭 쳤다. 야,쟤가 니 상대였냐?쟤 뒷소문 좀 더럽더라,엮이면 네 이미지만 안좋아질걸. 야, 강의 시간 다됐다. 동기가 멍하니 서있는 자철을 끌고 강의실로 향했다. 강의실에서 자철은 멀찍이 떨어져 앉아있는 성용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강의 시간 내내.
"기성용."
강의가 끝나고 여전히 앉아있는 성용에게 자철이 다가가 말을 걸었다.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성용이 흠짓하더니 고개를 들었다.풀려있던 눈이 순식간에 초점을 찾으며 자철을 쳐다보았다. 얘기 좀 해. 자철의 말에 성용이 어?어,어.... 하며 말을 더듬었다.둘은 캠퍼스를 걷다가 인적이 드문 곳의 벤치에 앉았다. 그여자 꽃뱀이란거,너 어떻게 알았어.본인한테 물어보니까 내 선배가 자기 망신 줬다던데. 걘 니 얼굴을 아는데.선배는 누군데? 성용이 인상을 썼다. 다 지나간 일인걸 왜 물어.그리고 넌 또 그 여자타령이야? 성용이 일어나 자리를 뜨려하자 자철이 덩달아 일어났다.
"아는 선배한테 도움 좀 받았어.그 여자가 꽃뱀이라는데,니가 그 것한테 당하는 걸 내가 어떻게 두고 보라고.너한테 말해봐야 듣지도 않을거니까 여자쪽에서 떨어져 나가게 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왜,아직도 그 여자가 좋냐?네 입에서 그 여자 얘기 나오는 거 싫다. ....이런 일로 부르지 마."
자철이 반문하려 입을 열었지만 성용은 이미 저멀리 걸어가고 있었다. 기성용!하고 불러보았지만 성용은 돌아보지 않았다. 자철은 여자가 꽃뱀이든 어쨌든 그래도 지가 잘못한거면서 왜 성질이야. 라며 짜증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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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철이 열감기에 걸렸다. 계절이 바뀌면서 일교차가 커졌기 때문이었다.이맘때쯤이면 자철은 으레 감기를 앓곤 했다.열이 높아 학교에도 가지 못해 다른 동기에게 대리출석을 부탁해 둔 상태로 자철은 하루를 거의 침대에 누워서 생활했다.점심도 못 먹은채로 해열제를 먹고는 잠이 들었다.쓰린 속을 부여잡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자철은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성용을 발견했다. 뭐야,니가 여길 왜 와. 자철이 힘에 겨워 띄엄띄엄 말했다. 성용이 도리어 인상을 쓰더니 오늘 학교 안나왔잖아. 너 이맘때쯤이면 항상 열감기 걸리니까...분명 밥도 안먹고 약만 먹을 게 뻔해서 죽 사왔어.빈속에 약먹는 거 안좋다고 몇번이나 말했는데. -라며 투덜댔다.
"그래서....어쩌라고.내가 아픈게 뭐."
"아픈거 간호하려고 왔어.염치가 아닌 거 아는데...그래도 간호해 줄 사람 나밖에 없을 것 같아서."
필요없으니까 가. 자철이 몸을 일으켰다. 네가 간호해주지 않아도 감기따위 금방 나으니까 좀 가라. 성용이 자철을 제지시켰다. ...오늘만,오늘만 있을게.죽 다 먹으면 갈게.그러니까 얌전히 있어. 목소리에서 간절함이 묻어나왔다.자철이 마지 못해 다시 침대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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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음.....안녕하세요....허허허허헣허ㅓ
너무 늦었네요..그런 주제에 내용도 똥이네요.....죄송해요..
사실은 요즘 안좋은 일이 너무 많이 터지는 바람에 이 곳에 신경을 못썼어요....
그래도 틈날때 쓰곤했는데 내용이 너무 산으로 가는 바람에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머리가 복잡해서 뭐가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ㅜㅜㅜㅜ 이런 똥망에 내용도 산인 글을 기다리시는 분들께 너무 죄송해요...사랑합니다ㅜㅜㅜS2
+암호닉 신청해주신 시든나메코님,목캔디님,가립님,쿠키님,영웅이님,기구쨔응님,구자봉봉님,하늬님,권꽃두레님,토끼님,아스남,애플민트님,피클로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