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내 신부가 되어줘!"
대뜸 꽃 한다발을 들이밀곤 신부가 되어달라고 하는 이 꼬마아이.. 바야흐로 내가 17살때였다. 한창 공부에 집중하던 나이. 부모님이 시켜서 초등학생 옆집 꼬마아이의 공부를 가르쳤었다. 나하기도 바쁘지만 가르친다는게 꽤 보람있었다. 근데 그 과외를 받던 꼬마아이가 대뜸 꽃다발을 내밀고는 신랑도 아니고 신부가 되어달란다. 나는 현관문을 잡고 있는 손에서 땀이 삐질삐질 나왔다. 집 안에서 놀고있는 친구도 나와서는 꼬마아이를 본다.
"오. 윤기 아니야? 여기엔 왠일?"
그래. 민윤기. 피부는 시체 못지않게 하얗다. 그렇다고 죽은 피부처럼 하얀게 아니라 생기 넘치는 눈같이 하얀 피부. 키도 쪼그만한게 눈은 쫙 째지고 성격도 날카로워선 발톱이 자라지 않은 하얀 새끼호랑이를 보는 듯했다.
나랑 5살도 넘게 차이나는 녀석이 대뜸 결혼 해달라? 상황을 설명하니 김석진이 배꼽을 잡고 웃는다. 거기에 눈물까지 흘린다.
"동성결혼이 한국에서는 안되는거지. 딴 나라에선 되잖아."
그러니까. 동성결혼이 말이냐고요.. 님아.. 복잡한 마음에 머리를 쓸었다. 한숨을 푹 쉬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윤기를 힐끔 쳐다보자 품에 끌어 안고 있던 꽃을 내밀며 했던 말을 또 한다.
"사랑해! 내 신부가 되어줘!"
윤기는 솔깃한듯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꽃다발을 나에게 안겨주고는 신발장으로 쪼르르 뛰어간다. 신발을 다 신고 현관문고리를 잡더니
"그럼, 나 요리 열심히 배워서 남준이 신부가 될게!"
하고 박차고 나갔다. 그뒤로 윤기를 볼 수 없었다. 아니. 가끔 길가다 보긴 했지만 나를 피하는 듯 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차츰 기억속에서 윤기를 잊어갔고 직장에 치이고 치어살았다. 모처럼 생긴 휴가에 티비를 틀고 과자를 야금야금 먹으며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 그때 티비소리를 뚫고 들려오는 초인종소리에 현관문을 쳐다봤다. 현관으로 가 문을 여니 내 허리춤도 못 왔던 애가 젖살은 빠졌지만 생김새, 분위기 그대로인 윤기가 서있었다.
"..어..?"
"사랑해. 내 신부가 되어줘."
그래도 내 키를 넘기진 못했다.
대뜸 내 오른손을 잡아 약지에 반지를 끼워넣었다. 무늬없는 은반지였다.
대뜸 꽃 한다발을 들이밀곤 신부가 되어달라고 하는 이 꼬마아이.. 바야흐로 내가 17살때였다. 한창 공부에 집중하던 나이. 부모님이 시켜서 초등학생 옆집 꼬마아이의 공부를 가르쳤었다. 나하기도 바쁘지만 가르친다는게 꽤 보람있었다. 근데 그 과외를 받던 꼬마아이가 대뜸 꽃다발을 내밀고는 신랑도 아니고 신부가 되어달란다. 나는 현관문을 잡고 있는 손에서 땀이 삐질삐질 나왔다. 집 안에서 놀고있는 친구도 나와서는 꼬마아이를 본다.
"오. 윤기 아니야? 여기엔 왠일?"
그래. 민윤기. 피부는 시체 못지않게 하얗다. 그렇다고 죽은 피부처럼 하얀게 아니라 생기 넘치는 눈같이 하얀 피부. 키도 쪼그만한게 눈은 쫙 째지고 성격도 날카로워선 발톱이 자라지 않은 하얀 새끼호랑이를 보는 듯했다.
나랑 5살도 넘게 차이나는 녀석이 대뜸 결혼 해달라? 상황을 설명하니 김석진이 배꼽을 잡고 웃는다. 거기에 눈물까지 흘린다.
"동성결혼이 한국에서는 안되는거지. 딴 나라에선 되잖아."
그러니까. 동성결혼이 말이냐고요.. 님아.. 복잡한 마음에 머리를 쓸었다. 한숨을 푹 쉬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윤기를 힐끔 쳐다보자 품에 끌어 안고 있던 꽃을 내밀며 했던 말을 또 한다.
"사랑해! 내 신부가 되어줘!"
거기에 김석진은 또 웃는다. 아까와는 달리 웃음이 금방 잦아들더니 윤기에게 타이르듯 말한다.
윤기는 솔깃한듯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꽃다발을 나에게 안겨주고는 신발장으로 쪼르르 뛰어간다. 신발을 다 신고 현관문고리를 잡더니
"그럼, 나 요리 열심히 배워서 남준이 신부가 될게!"
하고 박차고 나갔다. 그뒤로 윤기를 볼 수 없었다. 아니. 가끔 길가다 보긴 했지만 나를 피하는 듯 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차츰 기억속에서 윤기를 잊어갔고 직장에 치이고 치어살았다. 모처럼 생긴 휴가에 티비를 틀고 과자를 야금야금 먹으며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 그때 티비소리를 뚫고 들려오는 초인종소리에 현관문을 쳐다봤다. 현관으로 가 문을 여니 내 허리춤도 못 왔던 애가 젖살은 빠졌지만 생김새, 분위기 그대로인 윤기가 서있었다.
"..어..?"
"사랑해. 내 신부가 되어줘."
그래도 내 키를 넘기진 못했다.
대뜸 내 오른손을 잡아 약지에 반지를 끼워넣었다. 무늬없는 은반지였다.
작가말 |
여러분.. 저 쓰차가 또걸려서 ㅜㅜㅜㅜㅜㅜㅜ 2주동안 ㅜㅜㅜ 글도 몇개 못쓰고 ㅜㅜㅠㅠㅠㅠㅠ아흑 ㅜㅜ 그래도 이제라도 왔으니 못봤던거 다 보고 해야겠어요.. 다음글 올리러 갈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