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알신 100 기념.
아슬아슬한 글. 이런 거 좋아하시죠?
구독료 죄송합니다. 댓글 달면 다시 받아 갈 수 있다던데.
아, 판사님. 제가 쓴 글 아닙니다.
전정국은 질투심이 엄청 남. 김태형이 자신이 보는 앞에서 다른 사람이랑 있는 모습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지. 김태형은 은근히 그런 전정국을 놀리는 재미로 더 그러고. 단기방학. 그러니깐 훈련 끝나고 짧은 외박을 받은 애들이 하나둘 모여서 고향에 내려갈 때 전정국은 안 가고 기숙사에 남아있어. 물론 김태형도 마찬가지로. 서로 가지 말자고 약속한 건 아니지만 혼자 남아있는 전정국을 보고 김태형은 바로 집에 가는 차편을 취소하고 기숙사에 남아있는 것.
조용한 기숙사에 남은 그 둘. 별다를 거 없이 서로 방에 놀러 가서 티비보고, 만화책도 보고. 핸드폰으로 이런저런 게임도 하고 그렇게 시간 보내겠지. 그러다 핸드폰 게임에 너무 빠진 전정국을 본 김태형이 작게 한숨을 쉬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 문을 열어. 전정국은 제 옆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자 일시정지를 누른 상태로 고개만 들어 김태형을 바라보고.
"어디 가."
"게임이나 해."
전정국이 잡기도 전에 김태형이 열린 방문으로 나가고. 혼자 남은 전정국이 방 안에서 계속 게임하다 나간 김태형이 신경 쓰여 핸드폰을 침대 위로 던지고 김태형을 찾아 나서겠지. 쇼트부랑 수영부. 그리고 태권도 부가 쓰는 기숙사는 조용해도 너무 조용해. 김태형이랑 전정국 빼고 다 본가에 내려갔으니깐. 김태형이 갈만한 곳이라곤 알 수가 없지. 맨날 만나면 싸우기가 바빴으니깐. 전정국은 제 머리를 헤집으면서 김태형 찾아다니나 문뜩 든 생각에 발걸음을 돌리겠지. 양궁부가 있는 별관 기숙사로. 복도 저 끝에 있는 한 방에서 하하 호호 떠드는 소리에 전정국은 이미 화가 날 때로 났지. 나간다고 간 곳이 양궁부 기숙사라서.
소리가 나는 방 문을 열었을 때 한 침대에서 나란히 누워있는 김태형과 정호석이 보이겠지. 전정국은 작게 실소를 터트리고 김태형은 '아, 좆됐다.' 사실은 정호석이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김태형이 전정국 좋아하는걸.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다 김태형을 은근슬쩍 떠봤는데 김태형이 그걸 덥석 물어버린 거지. 그 후로 김태형은 전정국에 관한 이야기는 정호석을 통해 듣고. 지금 그곳에 있는 이유도 전정국이 김태형 두고 게임해서 그거 이야기하러 온 건데. 그걸 알리가 없는 전정국은 김태형 팔목 거칠게 붙잡고 방에서 나와 자신의 방으로 가겠지.
"아, 아프다고! 좀 놔줘라. 알아서 걸어갈게, 어?"
"뒤지고 싶으면 자꾸 처 짖겨. 존나 짜증나니깐."
"아, 시바. 그러니깐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라니깐?"
"좆까라고. 내가 지금 변명 듣고 싶다고 했냐?"
제 방문을 거칠게 연 전정국이 제 침대에 김태형을 던지듯 눕혔으면. 처음이라 배려해주고 싶다던 전정국의 다짐은 이미 하늘나라로 간 지 오래됐지. 단지 붉게 충혈된 눈으로 겁에 질린, 그맇지만 티 내지 않고 꾹 참고 있는 김태형이 제 침대에 누워있을 뿐. 전정국은 마음과 다르게 아주 다급하게 김태형을 바라보고, 다소 거칠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겠지. 힘들어도 참아라는 전정국의 말에 김태형은 미간을 찌푸려 인상을 쓰지만 그것도 얼마 못 가 전정국에 의해 풀어지겠지. 김태형은 제 말을 안 들어주는 전정국에게 조금 서운하기도 했지만 제 잘못이니 입 꾹 다물고, 아파도 아프다 티 낼 수 없이 참고. 그렇게 거칠게 확인한 서로의 마음. 축 늘어진 몸으로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겠지. 김태형은 그 상황에서 아까 있었던 일에 대해서 말하고. 전정국은 뒤늦게 밀려오는 미안함에 김태형을 꼭 끌어안고, 귀에다 대고 욕이 섞인 사과를 하겠지. 김태형은 작게 웃으면서 몸을 돌려 전정국 머리 위로 손을 얹고는 살짝 쓰다듬어 주고.
"사람이 말 좀 하면 들어라, 짐승만도 못 한 새끼야."
+
"그럼 열받게 하질 말던지. 개같이 생겨가지곤."
"개가 아니라, 왕자겠지. 병신아."
"왕자는 지랄. 공주다, 공주. 존나 좆같은 공주."
+)
"정국아, 너 등 왜 그러냐. 누가 손톱으로 긁었어? 상처가 많은데?"
"아, 등 간지러워서 긁어달라고 했는데. 좀 세게 긁었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