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채셔입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 글을 씁니다.
어떻게 말을 전해야 할지, 어떻게 이 글을 풀어나가야 할지도 사실 잘 모르겠어요.
저는 항상 제 글이 독자님들이 지친 일상에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적습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그 시절 -제가 몇 살이나 먹었다고 시절이라고 하는 게 웃기지만-, 힘든 일도 많이 겪고,
모른 척 하지 않으면 외롭고 서러워서 견딜 수 없는 일들을 겪으면서 저를 위로했던 건 딱 하나였습니다.
컴퓨터에 앉아서 제가 좋아하는 가수들의 팬픽을 읽고, 소위 말하는 삼류 로맨스 소설을 읽던 시간이요.
문학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글들이겠지만, 그런 글을 읽고, 또 읽고 하다보니
어느덧 글을 쓰고 싶어져서 글을 쓰는 학과에까지 오게 됐네요.
아직도 잘 쓰지는 못하지만, 요즘은 그래도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고 힐링을 하고 간다고 해주셔서 행복했습니다.
저는 쓰고 싶다고 생각하면, 무조건 써야 하는 체질이라 태형이의 신분 상승 글을 접고, 보니 앤 클라이드를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퇴폐적인 글을 쓰고 싶어서 시작한 보니 앤 클라이드가 2회나 됐네요.
먼저 제가 구상한 글을 알려드리자면,
정국이는 유명한 조직원 클라이드 / 여주는 보니라는 설정에서, 정국이가 여주를 납치한 시점에서 글이 시작됩니다.
회상 씬으로 오갈 데 없던 정국이를 구해준 사람이 여주고, 그런 여주에게 모성애와 함께 사랑을 느끼는 정국이가 나오죠.
정국이의 바람과는 달리, 여주는 총상을 입은 자기를 구해줬던 지민이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정국이는 그것에 질투와 동시에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1편에서 나왔던 것처럼 '당신이 나를 구했지만, 동시에 당신이 나를 망친 거예요.'라는 대사와 같이요.
우연히 여주와 지민이가 도망을 치려는 계획을 정국이가 알게 되고, 하루 전, 짐을 챙기는 여주를 정국이는 납치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남준이랑 석진이가 지민이의 부탁으로 실종된 여주를 찾게 되죠.
그러다 지민이가 여주의 방에 들어간 날, 여주가 짐을 챙기기 위해 적어놨던 쪽지를 보게 되고, 여주의 마지막 숨결이 담긴 편지라고 생각하고 지민이는 그걸 챙겨서 나옵니다.
여기서 잠시, 정국이는 피에 대해서 강렬한 거부 반응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서워 하고, 만지기조차 싫어하죠.
그래서 살인을 할 때마다, 정국이는 악몽에 시달리고는 했습니다. 그래서 1화에서 피를 떠올리는 순간 여주에게 급하게 키스를 하면서 구원을 찾기 위해 노력을 했던 거지요.
여주는 아이러니하지만 빠져나가기 위해 정국이를 사랑하겠다 결심합니다. 그리고 빠져나가면 정국이를 무참히 버리겠다고 생각하면서요.
사랑하겠다 결심하면서 여주는 정국이의 마음과 피에 대한 공포증, 피에 그렇게나 거부반응이 있었음에도 조직 생활을 계속 했던 동기는 오직 보니 밖에는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정말 정국이를 사랑하게 됩니다.
이 때, 지민이의 얘기로 돌아가서, 지민이는 쪽지를 들고 있다 석진이에게 넘겨주고, 순간 왜 이게 마지막 숨결일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지민이로 돌아오는 거죠.
그리고 알게 되죠, 정국이와 여주가 함께 살았다는 것을. 집에서 나오지 않으면 흔적조차 남지 않고 사라지는 게 가능하다는 걸.
석진이와 호석이, 남준이와 함께 정국이와 여주의 집을 들이닥치고, 정국이와 여주는 뒷길로 도망을 칩니다. 결국 납치였던 걸 알게 된 조직과 경찰은 공개 수배를 내리고,
정국이와 여주는 도피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꼬리가 밟혀 자신을 따라온 호석이를 죽이게 되죠. 처음에는 클라이드, 정국이가 죽였지만
피에 거부반응이 있다는 걸 아는 보니, 여주가 위험한 인물들을 제거해나갑니다. (이때부터 보니 앤 클라이드 소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둘의 사랑은 더 끈끈해지죠.
도망 생활도 한 때겠죠, 석진이가 쳐놓은 덫에 빠져든 둘은 결국 경찰에 포위를 당합니다. 그리고 몇 명에게 총을 쏘다 결국 포위된 경찰들에게 총을 맞고 쓰러집니다.
피에 거부 반응을 보이던 정국이가 자신의 피에 발작을 일으키다, 자신을 잡아주는 여주의 손에 잠잠해지고,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둘은 죽습니다.
그리고 다른 조직 내에 소문이 퍼지죠. 숨어있던 보니와 클라이드가 떴다는 말이요. 그리고 남준이가 새로 온 조직원에게 '꽤 유명한 애들이 있었어. 보니 앤 클라이드라고.'
라는 말을 전하면서 끝이 나는 스토리입니다.
꽤나 긴 스토리인데, 정국이가 사랑을 받지 못해 비이성적이고 한껏 삐뚤어진 행동을 할 때에 눈살을 찌푸릴 만한 내용이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비겁한 변명이겠지만 글을 쓰다보니 너무 이 세계에 빠져 있었나 봐요. 조직에서만 자라왔던 클라이드가 표현할 수 있는 사랑의 방식은 이것밖에 없었다고 생각했기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불쾌할 만한 내용인데 더군다나 저보다 어린 독자님들이 있을 걸 알면서도 적은 건 정말 제 불찰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살을 찌푸렸을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작은 힐링을 위해 시작했던 글이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조성했다는 게, 너무 죄송하고 부끄럽고 또 힘듭니다.
죄송합니다. 보니 앤 클라이드는 연재 중지와 함께 삭제하겠습니다. 정말 공을 많이 들였던 글이라 이렇게 내용을 줄줄이 써놓게 됐어요. 죄송해요.
신분 상승도 연재 중지했고, 보니 앤 클라이드도 연재 중지를 하다 보니 제가 정말 면목이 없네요. 조만간 다른,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지민이 글은 계속 연재될 거예요. 늘 부족하기만 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나 두서없고 긴 글을 읽어주셔서 또 감사합니다.
더 노력하는 사람이 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