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두 개의 반지
하루가 멀다하고 세자저하를 알현하다 보니 엄청 친해졌다.
거의 반말 빼고 다 하는 정도?
"저하...진짜 제가 변하는 거 한 번 보여드립니까?"
"어쭈~"
"전정국이었음 두들겨패는건데."
"뭐?"
"아~닙~니~다~"
"이제 많이 까분다 너?"
"우리 사이에..ㅎㅎ..그럴수도 있지 않습니까~"
"이것봐라 애교가 점점 느네"
"아닙니다~"
손사래를 치는데, 세자저하께서 내 손을 잡았다.
"이 반지는 무엇이냐?"
"아..이거.."
전정국과의 우정반지라고 설명하려던 찰나에 주상전하께서 방에 들어오셨다.
나는 급히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결국 해명하지 못한 채 방 밖으로 나와 숙소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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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전배우님~ 오늘도 저와 함게 출근하러 친히 나와주시다니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징어랑은 대화 안되니까 사람되고 오십시오"
전정국은 오늘 학생역으로 2번째 단역촬영에 나섰다.
내가 하도 전배우라고 놀리니까 이젠 자연스럽게 맞받아친다.
"씬76 촬영 들어갈게요~"
"나 간다"
"다녀오십시오 전배우님"
"예. 오징어님"
전정국은 촬영에 들어갔다.
프레임에 간신히 잡히는 역할이었지만 눈에 확 띄긴 했다.
이번엔 세영마마와 같은 씬이다보니 나는 둘의 연기를 한 번에 볼 수 있었다.
약간 이렇게 되자 내가 세영마마를 지키는 건지 전정국을 지키는건지 모르겠다.
//
큰 씬 하나 끝나고 세영마마께 한 3시간의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전정국도 환복하고 다시 제 직무로 돌아왔다.
"정국씨는 단역만 하기엔 비주얼도 분위기도 너무 아깝단 말야. 나 아까 전에 감독님이랑 내내 정국씨 얘기만 했다니까? 나중에 진짜 우리 회사로 오디션 보러 와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마"
세영마마는 녹음작업때문에 방송국에 들려야해서 실제로는 몇 분 쉬지도 못하고 이동해야 했다.
차로 이동하는 와중에 심심해서 나는 마마께 여쭸다.
"마마. 궁에는 언제 들어가십니까?"
"궁? 난 궁에 잘 안들어가요. 1년에 한 번 전하 생신 때 가지. 옹주는 나 만나러 자주 오고, 어차피 내가 궁에 있어봐야 중전마마와도, 세자와 공주와도 불편하니까."
"아..그렇다면 전하와는 언제 만나십니까?"
"전하랑은 따로 연락하고 아주 가끔 여행도 가고 데이트도 하고 해요. 궁에서 자주 보면 좋겠지만 그것보단 난 이런 생활이 좋아요"
"그러시구나...제가 첫 왕실보좌를 옹주마마 근위병으로 시작했습니다! 옹주마마 미모가 어디서 나왔나 했더니 역시 마마께서 절세미인이시라~"
"이 친구 립서비스가 좋네~"
이렇게 화기애애해진 분위기 속에 스튜디오에 도착했고, 전정국과 나는 녹음부스 밖에서 기다렸다.
"나 진짜 연기 배워볼까"
"정신차리세요. 철밥통 만들어놓고 괜히 바람들어서 인생 날리지 말고!"
"너 내가 성공해서 떼돈벌면 어떡하려고"
"너보다 잘생긴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넌 그냥 인터넷에서 떠도는 훈남상이지 배우얼굴은 아니야."
"어. 현실파악 제대로 시켜줘서 고맙다. 오징어."
"내가 오징어니까 객관적인 판단해준거지. 꼴뚜기였으면 어림도 없었다."
오늘도 전정국을 웃기는데 성공했다.
//
똑똑-
"들어오세요"
"278기 나탄소. 시간 괜찮으십니까"
"그래 앉아라."
오늘 저하의 기분은 왠지 매우 저기압인 것 같았다.
"저하..오늘 무슨 안좋은 일 있으셨습니까?"
"나탄소. 너 정말 정국이랑 사귀는게 아니냐. 궁인들 소문도 그렇고, 그 반지도 그렇고."
"저하...정말 아닙니다!"
"네 손의 그 반지. 정국이도 같은 디자인의 반지를 끼고 있더구나. 이래도?"
"그건 전정국이 제 반지랑 비슷하게 생긴 걸 샀을 뿐. 다른 반지입니다!....사실 비슷하게 생기긴 해서 우정반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저는 전정국을 친구 그 이상으로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
"그럼...그 우정반지, 나랑도 하겠느냐?"
"저야 좋습니다~"
세자저하께서 서랍에서 무언갈 꺼내서 다가오시더니 차렷하고 있던 내 손을 잡아들고 반지 낀 손가락의 그 반지 위에 끼워주셨다.
"다행히 손에 맞구나."
"세상에...저하..이거 진짜 다이아몬드입니까?"
"그 반지. 7000원이다"
"7000원짜리 반지 중에 이렇게 예쁜게 있습니까?"
"그..그래.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너무 예쁩니다..와 어떻게 이 빤짝거리는게 박혀있는게 7000원이지?"
검정색 배경에 분홍색 큐빅과 투명한 큐빅이 번갈아서 박혀있는게 너무 예뻤다.
"사실 정국이에게 들어서 네 반지가 어떤 반지인지는 알고있었다. 근데 너한테 직접 듣고 싶어 연기한번 해봤어. 그러니 잃어버리지 말고 잘 끼고 다니거라"
"감사합니다 저하..저하께서도 잊어버리지 말고 잘 끼고 다니십시오. 제가 항상 확인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내 왼쪽 약지 손가락에는 검정색 반지가 2개나 끼워지게 되었다.
둘은 굉장히 다르면서도 미묘하게 하나인 것처럼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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