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리텔캄 (Roopretelcham)
모든것을 이루어지게 하는 주문
Chapter 5. 달의 주인
"힉, 처음 보는 사람인데, 때리면 안되지!"
환상적일 만큼 눈이 아름다운 남자가 제 손에 들린 하얀 깃털로 잡은 내 손을 간지럽혔다. 고양이 마냥 묘하게 웃어보인 남자가 허리를 숙여 나와 눈을 맞춘다. 물론 내 한쪽 손은 그대로 잡아둔 채로. 이상한 기분에 살짝 몸을 뒤로 빼니 남자가 능글맞게 웃으며 한 발자국 앞으로 다가온다.
"너, 전원우 친구지?"
"ㄴ,네?"
"전원우 냄새 나."
"ㄴ,네?"
"전원우 냄새 나."
내 입술을 하얀 손가락으로 쓱 훑은 남자가 잠시 내 눈을 빤히 바라보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전원우가 찾는 사람이 맞았네, 잘 들리지 않아 인상을 찌푸리니 잠시 표정이 굳은 남자가 다시 밝게 웃으며 나를 잡아 끈다.
"가자! 내가 구경 시켜 줄게."
전원우는 어디로 가버린 것인지, 석양마냥 붉게 타오르는 환상적인 눈동자를 가진 남자에게 이끌려 커다란 달을 지나가고 있는 나는 속으로 물었다. 내가 지금 지나가고 있는 저 달이, 정말 내가 우리 집에서 볼 수 있는 그 달인가 하여 달을 빤히 쳐다보니 남자가 내게 물었다.
"여기가 어딘지 궁금하지?"
"..네."
"여기는 원우가 사는 곳이야."
"아."
"그리고 나도 여기에 살고, 순영이도 이 곳에 살아."
"..네."
"여기는 원우가 사는 곳이야."
"아."
"그리고 나도 여기에 살고, 순영이도 이 곳에 살아."
내가 사는 곳과는 전혀 다른 이 곳은 묘한 이질감을 주었다. 이 곳은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니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의 한복판에는 달빛이 무수하게 쏟아지는 작은 웅덩이가 존재하고, 내가 한 발자국을 딛을 때 마다 그 발자국에서는 별무리들이 터진다. 나의 발자국에서는 별무리가 터졌지만, 그의 발자국에서는 이 곳과는 사뭇 다른 붉은 빛과 금빛, 그 중간의 빛이 피어올랐다. 그가 한 쪽 손에 들고 있는 하얀 깃털은 어느새 작은 하얀 새가 되어 그의 어깨 위에 올라와있다. 이 곳은 정말, 마법사의 세계인걸까?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게?"
"..."
"..."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 남자가 등을 돌려 두 팔을 크게 벌리곤 아이같이 웃으며 내게 물었다. 그의 뒤에선 여전히 별들이 폭죽마냥 예쁘게 터지고 있었고, 그의 작은 새는 그의 머리 주변을 맴돌며 아름다운 새소리를 냈다. 우리의 위로 펼쳐진 연보랏빛 하늘을 바라보며, 내가 말했다.
"글쎄요. 여긴 뭐하는 곳이에요?"
보랏빛 돌에 위태롭게 한 발로 올라 선 남자가 비행기 같이 두 팔을 크게 벌리곤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그의 작은 새는 기분이 좋은 듯 재잘거리며 날아다니기 시작하였다. 그 신비한 광경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음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가 비행기처럼 팔을 움직일 때 마다 그의 주변에선 금빛이 피어올랐다. 참으로 이상한 광경이었다.
"이 곳은 달의 세계야."
"..."
"우리는 달을 지키는 수호신들이고."
"..."
"원우는 아직 수호신은 아니지만, 곧 될거야."
"..어떻게요?"
"그건 차차 알게 되겠지!"
"..."
"우리는 달을 지키는 수호신들이고."
"..."
"원우는 아직 수호신은 아니지만, 곧 될거야."
"..어떻게요?"
"그건 차차 알게 되겠지!"
보랏빛 돌에서 폴짝 뛰어내린 그가 나를 이끌고 또 다시 어딘가로 가기 시작했다. 이 곳은 마치 동화 속 같았다. 달빛으로 몸을 휘감은 토끼를 따라가는 앨리스처럼, 나는 그에게 홀려 달의 세계에 마음을 주고 있었다. 아이 마냥 신난 그가 나를 데려간 곳은 달의 세계의 신비로움을 더욱 부각시키는 커다란 성 앞이었다. 나의 세계에 잠시 기준을 두었을 때, 마치 디즈니를 연상케하는 그 아름다운 성에 압도된 내가 주춤하자 그가 씩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원우가 어디있는지 알고 싶어?"
"..네."
"원우는 여기에서 자고 있어!"
"잔다구요?"
"너를 이 곳에 데려오기 위해서는, 하루 분량의 마력이 필요해."
*마력 : 달의 주인들이 마법을 쓰기위해 필요한 정신력의 일종
"..네."
"원우는 여기에서 자고 있어!"
"잔다구요?"
"너를 이 곳에 데려오기 위해서는, 하루 분량의 마력이 필요해."
*마력 : 달의 주인들이 마법을 쓰기위해 필요한 정신력의 일종
"아."
"..."
"잠깐, 그럼 전원우가 지금 자기 힘을 다 쓰고 절 여기로 데려왔다는 거에요?!"
"빙고!"
전원우는 멍청이가 분명했다. 계약을 다시 하자고 했으면서! 나를 이렇게까지 달의 세계로 끌고 온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제 모든 것을 다 소모하면서까지 나를 이 곳으로 데려왔는지, 계약은 왜 다시 하자고 했던 것인지.
"잠깐, 그럼 전원우가 지금 자기 힘을 다 쓰고 절 여기로 데려왔다는 거에요?!"
"빙고!"
전원우는 멍청이가 분명했다. 계약을 다시 하자고 했으면서! 나를 이렇게까지 달의 세계로 끌고 온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제 모든 것을 다 소모하면서까지 나를 이 곳으로 데려왔는지, 계약은 왜 다시 하자고 했던 것인지.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전원우도 알고 있었어요?"
"아마 몰랐을 걸, 인간 세계로 내려가면 마력이 서서히 떨어져."
"..."
"그래서 아마 제 마력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했겠지."
"..."
"전원우는 널 이 곳으로 데려오자마자 달의 주인들의 성으로 소환되었을거야."
"왜요?"
"혼나야 하니까!"
"네?!"
내가 경악을 하고 남자를 쳐다보니 남자가 큰 소리를 내며 웃기 시작한다.
"아마 몰랐을 걸, 인간 세계로 내려가면 마력이 서서히 떨어져."
"..."
"그래서 아마 제 마력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했겠지."
"..."
"전원우는 널 이 곳으로 데려오자마자 달의 주인들의 성으로 소환되었을거야."
"왜요?"
"혼나야 하니까!"
"네?!"
내가 경악을 하고 남자를 쳐다보니 남자가 큰 소리를 내며 웃기 시작한다.
"혼이 난다구요!?"
"널 이 곳으로 무작정 데려왔으니까."
"도대체 절 왜 데려온건데요!"
"음, 사실 난 위에서 너희 둘을 보고 있었는데."
"..."
"너, 전원우를 거부하지 않았어?"
"..."
"구원을 받기로 한 사람이 수호자를 거부하면, 계약의 효력은 그 때부터 떨어지게 돼."
"..."
"효력이 사라지면 사라질 수록, 수호자의 수명 또한 줄어들지."
"..."
"네가 만약 다시 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전원우는 죽게 되나요?"
"..."
내가 끼어들자 그가 눈을 크게 떴다. 나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급해진 내가 그를 붙잡고 물었다. 전원우, 깨울 수 있어요?
"널 이 곳으로 무작정 데려왔으니까."
"도대체 절 왜 데려온건데요!"
"음, 사실 난 위에서 너희 둘을 보고 있었는데."
"..."
"너, 전원우를 거부하지 않았어?"
"..."
"구원을 받기로 한 사람이 수호자를 거부하면, 계약의 효력은 그 때부터 떨어지게 돼."
"..."
"효력이 사라지면 사라질 수록, 수호자의 수명 또한 줄어들지."
"..."
"네가 만약 다시 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전원우는 죽게 되나요?"
"..."
내가 끼어들자 그가 눈을 크게 떴다. 나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급해진 내가 그를 붙잡고 물었다. 전원우, 깨울 수 있어요?
"아니, 최소한 내일까지는 죽은 듯이 누워있어야 해."
"그럼 전원우 죽을 거 아니에요!"
"죽으라고 하지, 뭐."
"뭐라구요?!"
"김여주, 당장 그 새끼한테서 떨어져!"
누군가가 나의 등 뒤에서 소리쳤다. 붉게 타오르던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나의 뒤를 응시했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 그를 확인하였을 때 그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눈 깜짝할 새 사라진 남자의 발자국을 바라보았다. 그의 마지막 발자국엔 노을마냥 오묘한 붉은 빛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피어오르던 붉은 빛은 달빛과 닿자 검은 색으로 변하며 사라졌다. 그리고 나의 어깨를 급하게 잡은 또 다른 남자.
"그럼 전원우 죽을 거 아니에요!"
"죽으라고 하지, 뭐."
"뭐라구요?!"
"김여주, 당장 그 새끼한테서 떨어져!"
누군가가 나의 등 뒤에서 소리쳤다. 붉게 타오르던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나의 뒤를 응시했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 그를 확인하였을 때 그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눈 깜짝할 새 사라진 남자의 발자국을 바라보았다. 그의 마지막 발자국엔 노을마냥 오묘한 붉은 빛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피어오르던 붉은 빛은 달빛과 닿자 검은 색으로 변하며 사라졌다. 그리고 나의 어깨를 급하게 잡은 또 다른 남자.
"너, 괜찮아?"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그의 얼굴, 그리고 그 다음으로 들어온 것은 그가 신고 있는 신발이었다. 날개가 달린 그의 신발은, 마치 게임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 금빛 아지랑이로 휘감긴 채 빛을 내고 있었다. 살짝 허공에 떠있던 그가 땅으로 내려와 나의 얼굴을 살폈다. 아주, 걱정하는 표정으로.
"아……, 네. 괜찮아요."
"다행이다, 너 아까 그 새끼랑 무슨 얘기했어!"
마치, 여자친구의 사라졌던 1시간의 행방을 꼬치꼬치 캐묻는 남자친구 마냥 나의 팔목을 붙들고 무서운 표정으로 묻는 그에게 나는 엉뚱한 대답을 하였다.
"신발, 예뻐요."
"..."
잠시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벌리고 날 쳐다보던 남자가, 제 신발을 가리켰다. 이거?
"네, 예쁘네요. 여기 사람들은 다 반짝반짝한 걸 들거나, 신고 다니네."
"…… 너 괜찮은거 맞지?"
"멀쩡한데요."
"진짜?"
"정말인데……"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
눈을 떴을 때,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것은 이 곳에 처음 온 순간부터 볼 수 있었던 보랏빛이었다. 이 곳은 참 보라색을 좋아하네, 하늘도 보라색, 땅도 어두운 보라색, 건물의 천장도 보라색. 한번만 더 보라색을 보면 정말 토할 수 있겠다, 싶을만큼 가히 충격적인 취향이었다. 이 곳의 대통령…, 아니, 왕인가? 아무튼 그 자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정말 확고한 취향을 가지셨네.
"정신이 들어?"
"………아."
"………아."
아까 본 여우같이 생긴 남자가 내 옆에 앉아있었다. 제일 먼저 신발을 보니 빛이 나고 있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에 시선을 돌리니 남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묻는다.
"신발이 중요해? 네 팔목을 확인해야지."
"..."
"..."
그의 말에 나의 팔목을 바라보았다. 쓰러지기 전에는 없었던, 노란 별들이 나란히 놓인 팔찌가 내 팔목에 채워져있었다. 이게 무엇이냐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니 그가 제 손에 들려있던 달 모양 목걸이를 빙빙 돌리며 내게 대답했다.
"인간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 곳에서 오래 버틸 수 없어."
"..."
"딱 봐도 너희가 살고 있는 세상과, 이 곳은 다르거든."
"..."
"딱 봐도 너희가 살고 있는 세상과, 이 곳은 다르거든."
"..."
"그 팔찌는, 이 곳에서 약간의 활동을 해줄 수 있게 도와주는 매개체야."
"..."
"너가 여기서 이렇게 버티고 있었던 게 의문이다, 꽤 오래 버틴걸 보면…, 아, 아니 됐고."
"..."
"이 곳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너 빼고."
"..."
"전원우가 너를 왜 이 곳으로 데려오는 미친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
"결정해."
"……네?"
"기억을 지울래, 이 곳에서 사라질래."
"……네?!"
"그 팔찌는, 이 곳에서 약간의 활동을 해줄 수 있게 도와주는 매개체야."
"..."
"너가 여기서 이렇게 버티고 있었던 게 의문이다, 꽤 오래 버틴걸 보면…, 아, 아니 됐고."
"..."
"이 곳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너 빼고."
"..."
"전원우가 너를 왜 이 곳으로 데려오는 미친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
"결정해."
"……네?"
"기억을 지울래, 이 곳에서 사라질래."
"……네?!"
그의 선택지는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다른 보기는 없어요?"
"없어."
"전원우, 만나게 해주세요."
"..전원우는, 지금 못 만나."
"왜요?"
"없어."
"전원우, 만나게 해주세요."
"..전원우는, 지금 못 만나."
"왜요?"
그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가만히 내 손에 있는 팔찌를 바라보던 남자는, 한번 크게 한숨을 쉬곤 내게 금방이라도 닿을 듯한 거리로 얼굴을 좁혀왔다.
"잘 들어."
"..."
"너가 쓰러지기 전, 넌 아주 나쁜 사람을 만난거야."
"..."
"여기가 어디라고?"
"…달의 세계?"
"맞아, 여긴 달의 세계지. 나나 전원우같은 달의 주인들이 머무는 곳."
"..."
"그렇지만 방금 니가 만난 그 하얀 새 새끼는."
"..."
"태양의 주인이라고."
"..."
"너가 쓰러지기 전, 넌 아주 나쁜 사람을 만난거야."
"..."
"여기가 어디라고?"
"…달의 세계?"
"맞아, 여긴 달의 세계지. 나나 전원우같은 달의 주인들이 머무는 곳."
"..."
"그렇지만 방금 니가 만난 그 하얀 새 새끼는."
"..."
"태양의 주인이라고."
"…태양의, 주인?"
"태양의 주인은 이 곳에 들어와서는 안돼."
"하지만 방금은…"
"너와 전원우가 들어온 *세계의 문으로 따라 들어온거겠지."
"태양의 주인은 이 곳에 들어와서는 안돼."
"하지만 방금은…"
"너와 전원우가 들어온 *세계의 문으로 따라 들어온거겠지."
*세계의 문 : 현실에 상주하는 달의 주인들이 달의 세계로 들어오기 위해 만드는 문.
"..."
"정황 상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어. 태양의 주인이 들어올 곳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
"정황 상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어. 태양의 주인이 들어올 곳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나와 전원우로 인해, 달의 세계에 무언가 큰 사건이 생긴 것만 같아 조용히 침을 삼켰다. 태양의 주인도, 세계의 문도 도통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상황 속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이 곳에서 아주 불량한 외지인으로 찍혔다는 것이다.
"달의 세계 사람들은 후각에 예민해."
"...후각이요?"
"그렇기 때문에, 현실의 냄새를 맡으면 극도로 예민해져."
"모든 사람이요?"
"후각에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은 극소수야, 그 극소수 중에 전원우는 속해있고."
"그 쪽은요?"
"난 심하진 않아,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이성을 잃고 날뛰기도 해."
"힉……"
"그 팔찌를 끼고 있기 때문에, 지금 네가 들키지 않는 거야."
"아까는 팔찌를 끼지 않았어요."
"그건 아마 태양의 주인의 냄새가 네 냄새를 덮었기 때문일거야."
".. 그 사람은, 나쁜 사람 인가요?"
"...우리에게는."
"위험한 사람인거에요?"
"위험해, 특히 너 같은 인간…"
"...후각이요?"
"그렇기 때문에, 현실의 냄새를 맡으면 극도로 예민해져."
"모든 사람이요?"
"후각에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은 극소수야, 그 극소수 중에 전원우는 속해있고."
"그 쪽은요?"
"난 심하진 않아,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이성을 잃고 날뛰기도 해."
"힉……"
"그 팔찌를 끼고 있기 때문에, 지금 네가 들키지 않는 거야."
"아까는 팔찌를 끼지 않았어요."
"그건 아마 태양의 주인의 냄새가 네 냄새를 덮었기 때문일거야."
".. 그 사람은, 나쁜 사람 인가요?"
"...우리에게는."
"위험한 사람인거에요?"
"위험해, 특히 너 같은 인간…"
그 때, 나와 남자가 있던 방을 누군가 두드리기 시작했다.
"호시, 안에 있습니까?"
"있어. 문 열지 마. 옷 갈아입고 있으니까."
"주군이 부르십니다."
"..."
"있어. 문 열지 마. 옷 갈아입고 있으니까."
"주군이 부르십니다."
"..."
"너, 꼼짝 말고 누워있어. 숨도 쉬지 마."
호시, 라고 하는 남자는 그대로 나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버렸다. 무언가 그의 손에서 칙, 하고 뿌려지는 소리와 동시에 벌컥 열린 문, 그 소리에 나는 숨도 쉬지 못하고 얼어 붙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