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오] 오빠 친구 개잘생겼음
w.1억
진짜 대학 졸업을 앞두고 너무 초라한 내 자신을 당신들을 알랑가.
일단 다음주가 개강이니까..
개강까지 열심히 마시고 죽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어제 밤에도 달렸어
그리고 오늘 아침에 집에 들어와버렸고 ^^
"어휴 기집애야 너는 무슨 집이 모텔이니? 맨날 술 퍼마시고 지 자고싶을 때만 기어들어오고있어??"
"…엄마 안녕.."
우리 엄마는 이미 나를 포기했어...
분명 2년 전만 해도 엄마 말이면 바로 넵!하고 듣던 나였는데 어느순간부터 갑자기 내가 외박을 하던 말던 신경을 안 쓰더라고?
"이제 집으로 출근하시나봐요? ㅋㅋ ^^"
"당신도 그래! 그렇게 계속 개그로 받아치면 쟤가 퍽이나 일찍 기어들어오겠다."〈- 엄마
"…ㅎ.."〈- 아빠
아빠도 포기하고 이제는 나보고 장난치는데 엄마는 그게 싫은가봐.. 맨날 아빠는 나랑 같이 욕먹어..
근데 여기서 문제는
"?"
"…와."
"왜."
"진짜 그런 거 없나? 화장 평생 안 지워도 괜찮은 그런 거."
"?"
"너무 못생겼어. 어떻게 이렇게 다르지. 심지어 한 건데 좀 지워져서 이렇게 된 거잖아? 좀 지워졌는데도 못생겼어."
"아침부터 시비야 왜 미쳤나."
이창섭임.
진짜 친오빠라는 게 맨날 저렇게 동생 놀리기나 하는 게 너무 짜증나잖아
결국엔 내 주먹에 등짝을 엄청 세게 맞음.
괜히 저렇게 시비 건다? 다른 집 오빠들도 다 저러나 으.. 정떨어져
신고있던 슬리퍼 들고선 진짜 미친듯이 등짝을 때리다가 엄마랑 눈이 마주쳤어
"너네는 이제 둘다 결혼해서 나가서 살아야할만큼 나이 처먹은 것들이. 왜 아직도 눈만 마주치면 쳐 싸우고 있어!?!?!너 그거 안 내려놔!? 이겨울!?"
"ㅋ."〈- 오빠
"너도 오빠라는 놈이! 동생 얼굴만 보면 맨날 놀려대고 재밌어!? 가만히 좀 있어! 새끼야!아주 동생이 그러면 같이 지랄이야 지랄! 나잇값을 해라! 어!?"
"ㅋ."〈- 나
"?"〈- 엄마
"……."
뻘쭘하게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면 아빠가 혼난 우리를 보고 재밌는지 신문을 보면서 막 조용히 웃었어.
그러다가 엄마가 아빠 쳐다보면서 아빠도 우리처럼 쭈구리처럼 사리고 아침은 조용해졌어....
"야 넌 아직도 자냐? 시간을 봐라. 무슨 종강했다고 망한 인생으로 들어가버리냐 너도 참."
자는 나를 막 발로 쿡쿡- 찌르면서 깨우는데 그게 너무 짜증나서
진짜 인상 팍 쓰고서 발로 걷어찼더니 오바하면서 저 멀리 날라가는 거야
이불 뒤집어쓰고 또 눈을 감았는데.
"야 떡볶이 시킬 건데 너도 먹을래?"
"…어."
"졸린 와중에 쳐먹고는 싶은가보지."
"…이 씨ㅂ.."
"오케이."
"……."
"배달 오면 알아서 덜어가라."
뭐 오빠가 학원쌤 됐다나 뭐라나.. 솔직히 오빠한테 그렇게 크게 관심은 있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몰라 근데 벌써 다녀왔나봐.
그리고 평소에 친구들을 자주 데리고와서 집에서 밥 먹거든? 이창섭 친한 친구들 한 두명 있기는 한데..
다 그냥 이창섭같아. 10년 넘게 봤더니 이제 다 꼴보기도 싫고 그럼 ㄹㅇ..
걍 이창섭이 세명인 느낌. 근데 꼴에 오빠라고 배달 시킬 때 나도 챙겨주니까 조금 고맙기도 하고.
근데 그거 알아? 개졸리고 알람 소리에는 못 깨는데 ㅋㅋㅋㅋㅋ배달 오는 소리를 잘들림 ㅇㅈ?
이창섭 밖에서 떠드는 소리 너무 시끄러워서 문 열면서 소리쳤어
"야 좀 시끄러워 목소리 개크네 진짜. 야야 어디 떡볶이냐? 어~디 내가 먹기도 전에 먼저 먹고있어?"
문열고 나오는 순간 나는 바로 얼어붙어버렸어.
"……."
"야 너 진짜 지금 역대급으로 못생겼다?"
처음보는 남정네 한명과..................... 이창섭의 저 말까지 너무 완벽하게 나를 죽였어.
내가 살다살다 저렇게 잘생긴 사람은 처음 보는데
근데 그 사람이 우리집에 있고
그런 사람이 이창섭 손님이고
그런 사람이 내 생얼 앞에 서있다고.
심지어 내 말에 놀래서 먹다말고 나를 쳐다보는데 순발력이라곤 1도 없는 내가 바로 방으로 도망을 쳐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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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죽은듯이 있으려고 했는데
중간에 이창섭이
"ㅋㅋ야 너 안 먹냐"
"닫아라."
"아니 떡볶이 먹으라고."
"닫아."
진짜 조용하게 닫으라고 하는데 이럴 땐 눈치 개빨라가지고 '왜~~~?'하고 막 장난을 치길래
옆에 있던 핸드폰을 들고 던질 생각을 하는데
내가 진짜 던질 걸 아니까 급하게 문을 닫아버렸어.
아니! 이창섭 친구중에 저렇게 잘생긴 사람이 있었다고?
이창섭이 나가서 밤에 왔고, 나는 남은 떡볶이를 먹다가 집에 막 들어온 이창섭을 한참 봤어
근데 이창섭이 '뭐'하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길래 조심스레 물었어
"아까 그 사람 누구?"
"아, 태오?"
와 이름이 태오야? 이름도 멋져?
"나 중학교 들어가자마자 전학갔잖아. 그때 같은반이었던 친구. 어떻게 딱 만나서. 서로 개놀랐다니까 ㅋㅋㅋㅋ한눈에 알아봤잖아. 겨우 3주 정도 학교 다니다가 전학 갔는데도 알아본 거 신기하지않냐?"
"…잘생겼던데? 네 친구중에 그렇게 잘생긴 친구 없잖아."
"?"
"……?"
"야 태오는 아니야."
"뭐가 ㅅㅂ."
"설마 막 태오 소개시켜달라고 하는 거 아니지."
"……."
"야 아니야 다시 생각해봐."
"뭐라는 거야 혼자 미쳤나봐."
사실 마음 같아서는 소개 시켜달라고 하고싶고... 친해지고싶고.. 그런데..
내 생얼도 봤고.. 내가 그 난리 친 걸 다 봤고.. 심지어 이창섭 동생인데 그게 가능하냐고 난 이미 글렀지 뭐
내 생얼 보고 진짜 다르다고 난리친 전남친 덕분에 트라우마도 남은 내가.. 생얼로 저 남신을 마주쳤다고..하...
오늘도 술을 마신 나는 좀 일찍 들어왔어
사실 안 가려고 했는데.. 자꾸 태오라는 사람이 떠올라서 말이지..
너무 오랜만에 이상형을 봐버려서.. 근데 또 가질 수가 없어서.. 술을 퍼마셨어..
"야! 이겨울! 심부름 좀 해! 일어나!!"
그리고 오후 3시쯤 되어서야 방 밖으로 들리는 엄마 목소리를 듣고 깼어
살짝 우리 엄마는 그런 존재야..
같이 막 티키타카 짜증내고 말대꾸 하기는 하는데... 시키는 건 다 해야됨.. 개무서워
어렸을 때 마트 가라고 했는데 안 간다고 했다가 머리카락 잘림ㅋ.
진짜 거짓말 안 하고 허리까지 오던 머리카락을 귀 밑까지 잘라버렸다고.........
그래서 중학생 때 애들이 시골촌년같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놀렸어...
그래도 지금은 우리 엄마 엄청....순해졌지...
"무슨 심부르으으음!!!!!!!..."
"오빠 학원에 usb 좀 갖다달래."
"…하아. 졸린데..."
대충 일어나서 옷 갈아입을 생각 전혀 안 하고 모자만 눌러쓰고 배를 벅벅 긁고있는데 엄마가 방으로 들어와서 날 봤어
"…헤에."
"…왜."
"너 그러고 가려고?"
"엉."
"동네 망신이다 망신. 가서 오빠 아는 척하지 말고 그냥 몰래 주고와. 세수라도 하고 가던가."
"모자 썼잖아."
"모자 쓰면 네 면상이 안 보이냐? 딱 봐도 자다가 일어난 얼굴이구만."
"…아무도 신경 안 써어.."
"이거 가지고 학원으로 3시 20분까지 갖다달래. 늦지않게 뛰어."
"택시."
"지랄하네. 뛰어. 좀 움직이라고. 어린 게 나보다 더 귀찮아하고있어."
"……."
힝... 더운데... usb를 손에 쥔 채로 일단 나오기는 했는데..
아니 10분만에 학원 어떻게 가.. 그래 뛰면 가능하겠다.
애초에!! 이렇게 급한 걸 왜 놓고가서 귀찮게하고있어 ㅡ_ㅡ..
헥헥 진짜 개처럼 헥헥 거리면서 겨우 학원 앞에 도착해서 이창섭한테 전화하는데 전화를 안 받는 거야
진짜 미친 건가?????????????
급하다는 양반이 시간도 없어 죽겠는데 전화도 안 받고 진짜
[들어와서 2층]
이젠 학원으로 들어오란다
미친 거지 진짜? 귀찮게 어우... 어우 귀찮아!
학원에 들어와서 2층으로 올라왔는데 이창섭이 없는 거야
이게 오라더니 왜 안 나와있어 ㅡㅡ 짜증나서 막 카톡을 보내고 있는데
"창섭이 동생 맞지?"
"……?"
"……."
내 손에 들린 usb랑 내 얼굴을 번갈아보는데 좆됐어
못생긴 얼굴로 이 사람을 한참 쳐다봐버렸어
너무 놀래서 급하게 눈을 피하고선 고개를 끄덕였어
"창섭이가 부탁해서 내가 받으러 왔거든."
"…네."
근데 왜 당신이 여기 있는데? 왜 이 학원에?????
usb를 건네주고선 꾸벅- 인사를 소리없이 하고선 호다닥 도망가듯 가버렸어..
그리고 내 심장은.. 중학생 때 좋아했던 농구부 오빠 이후로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어.
늘.. 잘생긴 사람을 보아도 잘생겼네 ㅋㅋ 이러고 말았던 내가..
이렇게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고.
근데 제일 중요한 건.
"생얼로 두 번 봤다고 시바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알!!!!!!!!!!!!!!!!!!!!!!!!!!!!!!!!!!!!!!!!!!!!!!!!!!!!!!!!!"
"……?"
"나 지금 엄청 못생겼지. 모자를 써도 못생긴 게 보이지 그치ㅠㅠㅠㅠ나 엄청 못생겼지이이ㅠㅠㅠ근데 마주쳤다고오.."
"진정해 일단."
"진정이 어떻게 되냐고..!! 아까 개생얼로 마주쳤는데!"
"야 한 두번 봐서 얼굴 기억하겠냐. 나중에 꾸미고 눈 마주치고 대화 잘 해봐."
"난 너무 기억이 잘 나던데?? 그 사람 얼굴이 너무 잘 기억 나!!!"
"……."
"나 진짜 어떡해.....? 정 떨어졌겠지?"
"정이 없는데 떨어지겠냐."
"밉다 너."
"근데 너 이렇게 난리 치는 거 오랜만에 보네. 그렇게 잘생겼냐."
세정이도 내 오랜 친구야
중학생 때부터 친구인데.. 나랑 성격이 참 정반대인데도 불구하고 친한 게 신기하달까..
그래서 그런지 세정이도 내가 이렇게 난리치는 게 신기한가봐.
세정이랑 맛있는 거 먹고 난리 난리 다 쳤는데도 화가 다 안 풀렸어..
그냥 답 없다는 생각에 좌절만 할 뿐이지...
오빠라는 새끼는
- 내가 걔가 우리 학원에서 일한다고 너한테 말을 했어야 됐냐? 으휴 포기해. 걔랑 너랑 페이스부터 급이 달라.
이러고 있어 ㅋㅋ
다음 날....
개강까지 이틀 남아서 놀 시간도 없겠다 싶었고
엊그제 생얼로 마주친 거 생각하면 속이 다 울렁거려서
세정이랑 술 한잔 싸악~ 하고 이제 막 노래방도 가려는데
[야 빨리 집에 와]
- 왱?
[식은땀 나고 배 아파 죽겠어]
엄마가 아프다니까 일단 집에 호다닥 달려갔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가 배가 너무 아프다고 완전 환자처럼 누워있는 거야
"엄마 왜 그래?????"
"저녁에 창섭이랑 치킨 먹었는데 그게 잘못됐나봐.. 자꾸 배가 부글부글 끓고...식은땀 나고..."
"뭐야 그럼 응급실 가자! 일어나!"
그 동시에 막 비밀번호 틀리는 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곧 누군가가 들어오는 거야
순간 너무 무서워서 입을 틀어막고 봤는데
막 태오 오빠(♥)가 이창섭을 거의 뭐 부축하고선 들어오는 거야.
"야.. ##강태오.. 미안하다..약국 가서... 약 좀.. 부탁..좀..한다.... 동생 좀 시키려고 했더니..면허도 없고..씨..."〈- 이창섭
"창섭이 친구야....? 아이고..미안해서 어떡해..."〈- 엄마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평소에는 나한테 잔소리만 하는 마왕인 엄마가
"이겨울.. 너도 따라가! 뭐해..!"
오늘만큼은 천사처럼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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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
너무 오랜만이쥬...
현생 좀 살다가 와썽요. 공지라도 남겼어야 했는데 ㅠ_ ㅠ 내가 너무 너무해쬬..히엥..용서해줘이이이잉
일단 신작을 들고오기는 했다만!!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고만요!!!
즐감해줘이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