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호석 X 고등학생 너탄
01
기나긴 내 고삼인생에 한줄기의 빛이 되어줄 개교기념일! 오늘이 바로 그 찬란한 우리 학교 개교기념일이시다. 물론 … 내 고삼친구들은 모두 자습실에 가서 풀자습을 하겠지만 내가 바로 누군가. 바로 성이름이 아닌가! 오늘 같은 날은 이미 지칠대로 지쳐버린 내 마음에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시원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이나 먹어야지, 괜히 공부한다고 설쳤다가는 나중에 큰일을 당할 수도 있다. ( 이름 어록 ) 그래서 난 지금… 편의점 의자에 앉아있다.
오른손에는 돼지바, 왼손에는 수박바를 쥐고는 번갈아가면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을 무렵, 편의점 창문 밖으로 경찰차 한대가 정차하는 것이 보였다. 괜히 경찰차만 보면 우리 경찰 아저씨가 생각나고, 괜히 이 더운 날에 고생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 괜히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차에서 내리고 있는 경찰 두 분을 바라보고 있는데, 우왕 … 여경이다. 그리고 그 옆은 경찰 아저씨네 … 엥? 경찰 아저씨? 돼지바를 입에 물고 오른손으로 눈을 비비고는 다시 창 밖을 바라보니 역시 편의점 쪽으로 걸어오는 두 사람 중 한명은 내가 아는 그 경찰 아저씨가 맞았다. 근데 이 시간에 … 왜 여경이랑 …! 편의점을 …! ( 주먹 불끈 )
" 수고 하십니다 "
" 정 경위님! 더운데 아이스커피 한잔 하실래요? "
난 괜히 아저씨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왼손에 들린 수박바로 황급히 내 얼굴을 가렸다. 가려질 수 있다고 믿겠어 …! 수박바 옆으로 아저씨와 함께 들어온 여자 순경님을 흘깃거리며 쳐다보고 있는데 글쎄, 여경 언니 왜 그렇게 이뻐요? 괜히 질투가 나잖아요… 얼굴도 예쁘고 키도 커서 내 눈에는 모든게 완벽하게 보이는 여자 순경님은 덥다며 음료수 코너로 달려가 아이스커피를 고르기 시작했다. 아저씨도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고는 여자 순경님을 따라 음료수를 고르기 시작했다.
" 경위님, 오늘 커피는 경위님이 사 주시는거에요? "
" 그러죠 뭐, 먹고 싶은거 고르세요. "
" 경위님 최고! 경위님도 아이스커피 ? "
" 저는 그냥 커피 마시려구요. "
" 더운데 왜 뜨거운 걸 드세요! 차가운 거 드셔야 … "
" 다 골랐습니까? "
" 아…네! 저는 다 골랐습니다! "
이 뜨거운 날 아이스커피 대신 뜨거운 커피를 마신다는 아저씨를 보며 여자 순경님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물론 나도 매우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설마 이열치열이라던가 그런 걸 아직도 믿고 있는건 아니겠지… 하며 계산대로 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한참동안이나 바라보았다. 잘 어울리는 걸? (씁쓸) 계산을 끝낸 아저씨와 순경님은 편의점 알바생에게 수고가 많다며 격려의 인사와 함께 나갈 준비를 했는데… 그런데 아저씨 왜 내 쪽으로 걸어와, 아니 오시는 겁니까?
" 정 경위님, 안 돌아가십니까? "
" 볼일 있어서 좀 늦게 간다고 전해줘요. "
편의점 문을 열고 아저씨를 기다리던 여자 순경님은 아저씨의 대답을 듣고는 날 한번 쳐다보고 바로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그리고는 아저씨와 함께 타고 온 경찰차를 몰고 시원하게 가버리셨고, 내 옆에서는 ' 탁 ' 하는 소리와 함께 내 머리 위로 묵직한 손이 하나 올라왔다.
" 학생, 아저씨 봤는데 왜 아는 척 안해? "
" 예…? 아, 안녕하세요 ? "
" 응. "
" 아저씨 진짜 섭섭할 뻔 했네. "
" 인사도 안 해주고. "
아저씨는 내 머리 위에 올린 제 손을 내려놓더니 내 옆에 있는 편의점 의자 하나를 당겨 앉았다. 그리고는 손에 들려있던 뜨거운 커피캔을 따서 한 모금 마시고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내 쪽을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 왜… 왜 쳐다봐요? 뭐 묻었나? "
" 나 한입만. "
" 뭐를요? "
" 수박바. "
" 예? 안돼요! 이거 내가 막 핥아먹은건데? "
" 그래서 먹으려고 하는건데? "
아저씨는 내 왼쪽 손목을 단단히 잡고는 손에 들린 수박바를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안돼 … 내 수박바가 아니고 지금 이 아저씨가 뭐 하는거야! 눈을 크게 떠 이상한 눈으로 아저씨를 바라보자 아저씨는 날 보고 싱긋 웃어보이고는 내 입가에 묻은 돼지바 초코부스러기를 손으로 떼어서 자기 입 안에 넣었다.
" 어어 -! 그걸 왜 먹어요! "
" 꼬맹아. "
" 네? "
" 우리 간접키스한거다? "
02
아저씨와 편의점에서 만나고 한 일주일 동안 넋을 놓은 채 학교와 집을 왔다갔다 거린거 같다. 집으로 귀가할때 아저씨를 만나도 모른 척을 했고, 말을 걸어와도 집으로 냅다 뛰어가버렸다. 뭐… 부끄러우니까, 지금 아저씨랑 마주치면 내 심장이 터져 버릴지도 모른다. 어떻게 쳐다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 그냥 안 마주치는게 상책인데 왜 매일 밤마다 우리 동네 순찰을 도시는 건지 … 아저씨 밑에도 경찰 분들 많을텐데, 그분들이 순찰 도시면 안되는 것 인가!
그렇게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 있었는데, 요즘 우리 동네를 포함한 주변 동네에 흉흉한 소문이 들려왔다. 귀가하는 여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납치 사건이 많아졌다나…. 게다가 최근에 바로 우리 옆동네에 귀가하던 여학생이 납치된 사건이 뉴스에 크게 보도 되면서 소문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내 주변 애들은 모두 집에 혼자 귀가 하기가 무섭다며 야자가 끝나면 부모님을 불렀지만, 내가 누군가! 용감무쌍 성이름인데 바쁜 부모님을 오라가라 할 수는 없어서 오늘도 혼자 귀가를 하고 있다.
소문과 뉴스에 보도 된 사건 때문에 집으로 가는 길이 오늘따라 멀어 보였다. 오늘은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지 아저씨도 안 보이고, 골목길 중간중간에 있는 희미한 가로등에 의지하며 한참동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을까 멀리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한대도 아닌 여러대. 필시 무슨 일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괜히 두려움에 잔뜩 휩싸여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잠시 후, 여러명의 경찰 아저씨들이 다급하게 골목 길 아래로 뛰어가는 게 보였고, 그 중 한 명이 경찰 아저씨들이 뛰어가는 방향과 반대쪽인 우리 집을 향해 머리칼을 휘날리며 달려오는게 눈에 들어왔다.
" … 아저씨? "
" 하아 … 하… "
" 집에 … 아직도 안 들어갔어? "
" 지금 들어가는 중이었는데 … 무슨 일 있어요? "
숨을 헐떡이며 내 앞에 선 사람은 아저씨였다. 숨이 차오르게 언덕진 골목길을 뛰어 온 아저씨는 무슨 일이 있냐는 내 질문에 대답 대신 날 자기 품으로 끌어당겨 안아버렸다.
차오르는 숨을 가다듬으며 내 머리에 손을 올려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고, 나는 그런 아저씨의 등에 손을 올려 조심스럽게 다독여 주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안정이 된 아저씨는 품에 가두었던 날 조심스레 떼어놓으며 내 눈을 맞추어왔다.
" 내가 학교에 데리러 갈 수도 없고 …. "
" 네…? "
" 신고 전화 받고 죽도록 뛰어왔네. "
" 헤 … 나한테 무슨 일 있는 줄 알았구나? "
" 앞으로 내가 데리러 가야겠다."
" 어딜요? 설마… 학교를요? "
" 이제 매일 보자 이름아. "
" 아침에도, 밤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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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석 경위님이 달려온 이유
" 정호석 경위님! 아미동 부근에서 납치 신고 접수가 들어왔습니…. "
" … 아미동? "
" 학교에서 집으로 귀가하던 여고생이 괴한에게 …. "
" 씨발… , 차 대기 시켜. "
" 예? 신고 받고 다 나가서 남은 차 없는데 … "
" 경위님!! 어디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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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다려, 성이름. 금방 갈게. "
경찰의 사담 |
사랑하는 독자님 여러분 ! 1화에 의외로 많은 댓글이 달려서 놀랐습니다…! 암호닉까지 신청해주시고 (오열) 보잘것 없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제 손키스를 보내며! (거절은 거절) 감사의 의미로 내일 바로 3화를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오늘은 약간 짧네요 글이. 예, 여러분을 위해 달려온 호석이를 보고 싶었습니다. 숨 차는 호석이 움짤을 찾느라 약간 짧아요 헤헤…. 댓글 쓰고 10포인트 다시 받아가시면서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ノ◕ヮ◕)ノ*:・゚✧ - 경찰올림 |
암호닉 |
암호닉은 3화에 정리해서 올게요! 암호닉 신청은 … [암호닉] 이렇게 해주시면 제 사랑을 드리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