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재욱과 연애하는 썰_시즌2_07
w.1억
집에 온 혜윤은 술을 마시고 홧김에 말했다는 건 누구보다 본인이 더 잘 알고있었다.
다음 날이 되어서 후회가 되는지 괜히 이불을 팡팡 쳤다.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혜윤은 무작정 학교에 와서는 벤치에 앉아 고민을 했다.
그러다 한시간 좀 넘었을까 석우에게 카톡을 보낸다.
[고기 사줄게. 먹을래? 뭐 안 먹겠다고 해도 기다릴게. 내가 고기 사주는 일 드물다? ㅡㅡ]
"……."
강이와 함께 pc방에 있던 석우는 혜윤에게서 온 카톡에 갈까 말까 많이 망설였지만
오늘이 정말로 마지막일 것만 같은 느낌에 일어섰다.
"형 저 잠깐 어디 좀 갔다올게요. 기다리지 마요."
"에? 갑자기 간다고? 경쟁은 어쩌고... 에에?"
강은 당황스러운 듯 나가는 석우를 한참 바라보다 에잇- 하고선 게임에 집중하며 말한다.
"내가 2인분 한다! 나 믿어!!"
석우가 고깃집에 도착했을 땐 혜윤이 고기를 굽고 있었고, 석우가 온 줄도 모르고 고기를 굽는 혜윤의 앞에 자리에 앉은 석우가 말했다.
"고기 굽는 건 질색이라면서 웬일로 고기를 다 굽고있대."
"오면 바로 먹으라구..! 왔어?"
어제 일 생각이 나서 조금 민망한 듯 혜윤이 잠시 얼굴을 붉히다가도 급히 고기를 접시에 올려주고선 '다 익었어 먹어!'하고 밝게 말한다.
아직 익지도 않은 고기에 석우가 인상을 쓴 채로 씹자, 혜윤이 세상 행복하게 소리내어 웃었다.
석우는 왠지 모르게 혜윤이 예전처럼 밝게 웃자 그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그래. 우리는 헤어졌는데.
"많이 먹어라. 내가 고기는 못 굽지만, 먹어서 죽지는 않으니까 그냥 먹어."
이런 순간엔 왜 아직도 우린 사귀는 것 같을까.
"내가 조금 쪽팔리긴한데!오늘은 그래도 김석우 너랑 둘이 있으니까 좀 마실게."
"너 이 정도면 알콜 중독이다."
"응~ 아니야~"
에휴- 하고 한숨을 내쉬는 석우에 혜윤이 테이블 밑으로 석우의 발을 툭- 치고선 말한다.
"내가 그거 하지 말랬지."
"나도 너 술 마시는 거 싫다했잖아."
"그건 내가 너 여친이었을 때 일이고~"
"그래."
"……."
"그러네."
정적이 흘렀다. 혜윤은 말 없이 혼자서 술을 마시다가 석우를 바라보았고, 멍하니 혜윤을 바라보던 석우는 몰래 보다가 들킨 사람처럼 급히 시선을 돌린다.
"김석우."
"……."
"내가 할 말이 있다."
"…뭔데."
"어제 일은 내가 미안해. 전여친으로서 너무 구린 행동을 했다고 생각해."
혜윤이 먼저 사과를 한 건 처음이었다. 석우는 그런 혜윤의 모습에 잠시 벙쪄서는 혜윤을 바라보았다.
"너도 너 좋은 여자 만나."
"……."
"더이상 서로 귀찮게하지 말자. 어제는 정말 내가 미안했다."
"……."
"나 썸남도 있어. 오늘 미정이가 소개시켜줬거든."
"……."
"너도 소개 받고~ 좋은 여자친ㄱ... 야 어디 가!?"
"담배."
석우도 자신에게 마음이 없다고 확신하고 이제는 정말 친구로 지낼 생각으로 말했는데
석우가 너무 까칠하게 대하자 혜윤은 혼잣말을 한다.
"좋게 좋게 좀 가지.. 왜 저래 또.."
"그래서 진혁이가 누군데.."
"아, 내가 예전에 말 안 했나...? 진짜 친한 남자애 있다구.."
"남자친구 있는 거 몰라?"
"아는데... 하아.. 우리 재욱이... 질투하니!?"
"당연히.."
"……."
"질투나지."
"근데.. 음.. 진혁이가 내일 잠깐 보자고했거든! 혹시 괜찮다면 잠깐 만나서 밥만 먹어도 되나? 진짜 오랜만에 보는 거라.. 아, 네가 싫다면 안 갈 거야! 당연히!"
"…됐어."
"…ㅎㅎ."
"다녀와. 원래 알았던 친구면 뭐.."
재욱이는 진짜 진짜 질투가 많았어 ㅋㅋㅋ 남들은 관심도 없어보인다고하는데
재욱이는 남들이 보는 거와는 다르게 장난도 많이치고 애교도 많고.. 말도 많고!! 질투도 짱 많아.
얼굴 좀 보여달라길래 진혁이랑 같이 찍었던 사진을 보여주는데 재욱이가 혼자 막 쒸익 쒸익하는 게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다 나왔던 것 같아ㅋㅋ
학교에 왔는데 혜윤이가 대뜸 나한테 달라붙어서는 짜잔- 하고 핸드폰을 보여주길래 궁금한 듯 핸드폰 화면을 봤거든..?
"허어어어얼!! 이게 뭐야!?!?!"
내가 이 학교 와서 제일 크게 놀란 것 같아
내가 허억- 하고 입을 틀어막고 놀라니까 예은이가 나를 보고 말했어
"내가 말했지?망고 반응 뻔하다니까.. 눈 겁나 커져서 허어어어얼! 머애애애애? 이게 매애~~? 이런다니까."
"..내가 언제 그렇게..그랬어..."
"그랬거든? 너 놀랄 때 표정 개웃겨. 너만 몰라."
"..ㅡ_ㅡ..."
혜윤이가 웬 남자랑 셀카 찍은 걸 나한테 보여준 거야..
그냥 친구지? 그치? 내가 작게 물어보니까 혜윤이가 고갤 젓더니 웃으면서 말했어
"어제 밤에 잠깐 만났고~ 술 조금 마시고~ 고백 받아서 바로 사귐~"
"어제? 밤에?? 뭐야.. 잠은 어디서 잤어!?설마..!"
"허니! 걱정 마. 새벽에 알아서 신예은 집에 기어들어갔걸랑~"
"……."
"그나저나 엄청 잘생겼지! 진짜 내 스타일.. 항공과야 심지어! 하.. 이 남자 어쩌지."
"…어 잘생기긴 진짜 잘생기...셨다.. 잘..어울려! 뭔가.. 되게 몸도 좋아보이고..으음...뭘 해도 엄청 섹시할 것 같아!ㅎㅎ"
혜윤이 기분 좀 맞춰줄겸 엄청 받아쳐줬거든
근데 혜윤이가 내 뒤에를 보고 웃는 거야
응? 하고 뒤를 보면 재욱이가 방금 막 들어왔는지 문을 닫더니 나한테 헤드락을 걸었어
"안 되겠어 요즘 막 다른 남자한테 눈 돌아간다 너?"
"아니 이건..! 진짜 나 할말 있거든!?"
그리고 뒤 따라서 들어온 강이 오빠가 나랑 재욱이를 보더니 웃으면서 말했어
저저! 웃는 거 보니까 벌써부터 시비 걸 것 같은 느낌이 온다니까.
"뭐냐? 왜 오자마자 싸움이냐? 근데 어차피 무게는 망고가 더 나가니까 망고가 이길 것 같은데. 이이이~ 시시해."
강의시간에 졸려서 졸고있었거든..
근데 뒤에서 강이 오빠가 발을 뻗어서는 내 발을 톡톡- 치더니 '안 보여 돼지야'하길래
인상쓰고 뒤돌아보고선 볼펜으로 손등을 콕콕- 찌르고 앞을 봤거든?
근데 교수님이 되게 예민하신 분이신데.. 어떻게 또 보셨는지...
"둘 나가."
하셨고.. 나랑 오빠는 힘 없이 네에- 대답하고선 밖으로 나갔어
저 교수님은 한 번 내보내면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하셔.. 안 들어오면 그닥 신경 안 쓰시는데
들어오면 막 F를 준다는 소문이...
"아이스크림?"
"사줄 거야?"
"거지."
"웅 나 거지 ㅎㅎ"
"그래 사준다!"
1층으로 내려가는데 오빠가 날 툭- 치길래 짜증나서 나도 쳤거든? 근데 진짜 살살 밀었다고 생각했는데 날아가는 거야...
나도 모르게 세게 친 것 같아 .. 놀라서 입을 틀어막았더니 오빠가 진짜 놀란 듯 같이 날 보더니 말했어
"너 강도가 올라간다?"
"미안..실수야."
"진짜 심지어 아파. 나도 때릴 기회 줘."
"…알았어 때려."
딱밤 때리려고 하길래 눈을 질끈 감고선 있었거든? 안 때리길래 눈을 떠서 보니까
이미 저 멀리 가서는 '안 오니 동생아?'하고 웃었어
어유 저 장난꾸러기 진짜
재욱은 쉬는시간이 되어서도 안 오는 망고에 신경이 쓰이는지 기지개를 쭉 피며 강의실을 한 번 둘러보다가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섰을까..
혜윤이 지나가는 재욱의 앞을 막아 서서는 말한다.
"왜? 너도 걸려서 따라나가지~?"
"뭐래."
"나 남친 생김."
"…뭐.. 그 섹시한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야 그냥 넘겨~ 그거 망고가 다~ 나 기분 맞춰주려고 그냥 한 소리야."
"애쓴다 너도."
재욱이 고갤 젓자, 혜윤이 이 새끼가! 하고선 손에 들려있던 볼펜을 재욱에게 던졌다.
재욱이 그 볼펜을 받고선 던지는 시늉을 하자, 혜윤이 꺄아아악- 하고 진짜 놀라서는 쫄자, 재욱이 책상 위에 볼펜을 내려놓더니 고개를 저으며 지나쳤다.
아오 저 이재욱 재수없는 새끼! 저거 저거! 망고 남친만 아니면!!
"왜 이렇게 늦어요. 기다리게하네."
"아, 미안!... 잠깐 집에 다녀오느라고.."
보민이가 강의실에 앉아서 날 기다리고 있었어
공부를 알려주려고 노트와 교재를 펼치고선 숨을 몰아쉬는데 보민이가 날 보고 말했어
"재욱이형이 먼저 고백했어요?"
"응?"
"됐어.. 공부하는데 갑자기 뭔.."
"그냥 갑자기 궁금해서요."
"……."
"재욱이형이 먼저 막 매달렸나보다~"
"…아니."
"……."
"내가. 먼저 좋아했어."
"누나 재욱이형 얘기하니까 처음으로 웃어준 거 알아요?"
"…아."
"이제 누나 웃는 거 보려면 재욱이형 얘기 먼저 해야겠다."
"암튼! 집중..!"
재욱이 얘기하니까 괜히 대답하게 된 것 같아
왜 그랬을까 어우!... 한참 공부를 알려주다가 진혁이한테 온 카톡 덕분에 잠깐 쉬어갈 수 있었어
[언제 끝남?]
- 20분 뒤.
진혁이 진짜 오랜만에 본다..
뭔가... 재욱이랑 극과 극이긴 해.
보민이랑 같이 학교에서 나왔는데 보민이 친구들이 저 멀리서 '최보민! 빨리와!'하는데
보민이가 갈 생각을 안 하고 날 쳐다보는 거야. 왜? 하고 물어봤더니
"데려다줄게요."
하는데..
"엥? 아니야. 네가 날 왜 데려다줘?"
하고 고갤 저었을까.. 저 멀리서 누군가가
"씹!!돼!!지!!!"
하고 나한테 손을 흔드는 게 보였어
"암튼 다음에 보자. 잘가 보민아."
창피해서 빨리 달려가서 진혁이 저 자식의 입을 틀어막아야겠단 생각을 했어
진혁이랑 학교 다닐 때 얘기하면서 엄청 웃었던 것 같아
"야 너 남자친구 생기고 연락 한 번도 안 돼서 내가 얼마나 화났는지 아냐?"
"미안해..ㅎㅎ"
"그래! 그래도 이해는 한다! 이렇게라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망고 남자친구 씨."
"엄청 잘생기지않았어 ㅎㅎ?"
"어. 여진구랑은 ㄸ.."
"아 쫌!!!"
"야 그렇다고 뺨을 때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파?"
"아파."
진혁이랑 같이 학교 밑으로 내려왔는데 저~~앞에 강이 오빠랑 재욱이가 있는 거야
그래서 오빠!! 재욱아! 하고 소리질렀더니 강이 오빠가 막 똥 씹은 표정으로 날 보더니 시선을 돌렸어 저런 ㅡㅡ
아니 진짜 저 사람이...! 그리고 재욱이를 봤는데..! 진혁이 소개를 시켜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내가 말하기도 전에 텐션이 늘 좋은 진혁이가 재욱이한테 막 인사를 했어
"안녕 친구야!! 망고가 내 얘기 해줬는지는 모르겠지만!!!난 너 얘기를 많이 들었단다. 난 이진혁이야. 이야 진짜 너 잘생겼다 모델같아 모델!! 실물이 훨씬 나은데!? 넌 사진 찍지 마라!"
"뭐?"
"어우 야 어떡해 목소리도 어쩜 그래!? 대박이다 야! 야 내가 너 팬해도 되냐!?!?!"
제발.. 흥 좀 낮춰봐..제발
에피소드
예은과 혜윤이 강의실에서 나와 망고에게 고생하라며 인사를 하고선 계단을 밟았을까
석우가 지나가자 혜윤이 석우의 다리를 툭- 무심하게 발로 치고선 웃자 석우가 하지 마라- 하고선 지나간다.
그 모습을 본 도환이 조용히 예은에게 묻는다.
"얘네 다시 사귀냐?"
"아니요?"
"……."
"뚱인데요?"
"……?"
"안 웃겨요?"
"그런 드립에 웃는 사람이 더 이상한 거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뚱인데욬ㅋㅋㅋ"
도현이 배까지 잡고 마구 웃자, 도환과 예은이 이상하다는 듯 도현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학교에서 나오면 누군가가 학교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서있다가 혜윤이 나오자 다가온다.
"혜윤아."
"어?야 신예은 연락할게."
혜윤이 예은에게 손을 흔들고선 남자친구에게 가자, 석우 옆에 있던 도현이 예은에게 묻는다.
"뭐야? 썸남이야?"
"남친이요. 근데 그게 왜 궁금한데요?"
"…아니 그냥..엄청 다정하게 이름 부르길래."
"……."
"그냥 물어볼 수도 있지!"
매일 뭐만하면 자기한테는 더 까칠한 예은에 도현은 당황스러운 듯 어버버 하다가도 석우가 먼저 가버리자 '야 같이 가!'하고선 따라간다.
대학생 이재욱과 연애하는 썰_시즌2_08,09
w.1억
진혁이 이 자식이 자꾸 눈치 없이 재욱이 팔을 툭툭- 치면서 애교를 떠는데..
재욱이 표정이 별로 좋지가 않은 것 같아서
흐지믈르그- 하면서 진혁이 팔을 꼬집었더니 아파하면서 '왜애!!'하고 날 보더니 다시 재욱이한테 말했어
"야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같이 밥이나 먹자!! 솔직히 남자친구 있다는데 둘이 먹기 좀~~ 그랬거든?"
"야아 그냥 가.. 왜 그래. 좀!"
"왜애! 재욱 씨도 불편할 거 아녀~ 같이 먹자!"
"…네가 이러는 게 더 불편하거든..! 미안해 재욱아..!'
그러다 재욱이가 대답했어
"아냐. 같이 먹지 뭐."
재욱이는 남 신경 안 쓰고 자기가 싫으면 싫다고하는 성격이라
바로 '됐어 둘이서 먹어'할 줄 알았거든?
근데 같이 먹자니까 괜히 내가 감동인 거야.. 그래서 진짜!? 하고 웃으면 재욱이가 고갤 끄덕였어
근데 여기서 더 문제는..
"그래!! 잘생긴 재욱 씨! 가자고!!"
이진혁이 재욱이 팔을 잡고 막 흔드는 걸 보고 입을 벌린 채로 한참을 있으니까
강이 오빠가 내게 조용히 말했어
"너 친구 맞냐...? 재욱이 질투나게 하려고 알바 구한 거 아니지..?"
"…아니거든.."
"…신예은 김혜윤보다 텐션이 심한데?"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래. 저녁 맛있게 먹어라.."
"…오빤 어디 가?"
"나 친구랑 영화보러."
"친구 없자나.."
"……?"
"…잘 보고와."
"응.."
오빠가 힘내라는 듯 내 어깨를 토닥여주고선 손을 흔들고 가버렸어..
그리고 뒤늦게 저 멀리 간 진혁이랑 재욱이한테 뛰었어
야아 같이 가 !! 이런..
"나는 망고 유일한 남사친 이진혁이다! 애가 좀 덤벙거리고 바보같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넘게 사귀어줘서 고맙다! 우리 친구 된 기념으로 술 한잔씩 하까!?"
"……."
"그리고! 나 너무 미워하지 마. 나 생각보다 진짜 좋은 사람이다~? 망고가 여자로 보이지도 않고! 잉?"
"……?"
"표정부터 날 싫어하는 게 느껴진달까? 재욱 씨.. 나 잘생긴 남자 진짜 좋아해. 그렇다고 게이는 아니고."
"…허."
"근데 대충 어쩌다가 만났다는 건 들었거든?? 망고 어디가 좋아?? 얘가 그래도 고등학교 때도 인기 많았거든? 근데 왜 많았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매력이 있나?? 난 모르겠던데....
다들 단체로 좀 미쳤던 시기였던 걸까??"
"야."
"엉? 왜 불러 잘생긴 재욱 씨?"
진혁이는 생각보다 말이 더 많아졌어.. 막 재욱이 밥 위에 멋대로 고기 올려놓고 윙크하는 진혁이에
이러다 재욱이가 화가 나지는 않을까.. 재욱이를 힐끔 보는데
재욱이가 참는 것 같았어 내 친구라서 그랬던 것 같아.
"망고 얘가 고등학생 때 공부는 하긴 했는데! 쉬는시간만 되면 뻗었거든? 그럴 때마다 발작하고 그랬다? 그 뭔지 알지! 자다가 움찔!하는 거 ㅋㅋㅋㅋ."
"……."
"그리고 애가 겁도 많고 눈물도 많아서 누가 문 뒤에 숨어있다가 워!! 하고 놀래켰는데 우는 거얔ㅋㅋㅋㅋㅋ 흡ㅋㅋㅋ아 웃겨."
"……."
"그래서! 그래서 망고 어디가 좋냐니까? 어디가!!? 응? 안 알려줄 거야? 하아.. 궁금한데~"
진짜 밥 먹는 동안에 너무 가시방석이었어.. 얼른 진혁이를 보내야겠단 생각만 하고있는데
진혁이가 갑자기 가자!하더니 조용히 허세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어
"계산은 내가 했다. 망고 남자친구니까 사주는 거야. 심지어 잘생겨서 사주는 거라고 알겠냐?"
"……."
"와 씹... 방금 개멋있었어.. 이진혁 존나 멋져;; 어떡하지?...하.."
저러고는 나가버리는 진혁이에 재욱이랑 나랑 눈이 마주쳤어...
"쟤 뭐야..?"
"…허허..그러게...?"
진혁이를 따라서 가게에서 나왔는데 너무 추워서 바들바들 떠니까 재욱이가 내 손을 잡고
자기 주머니 안에 손을 넣었어
고마워ㅠㅠ하고 감동받은 표정을 하면, 담배를 피던 진혁이가 말했어.
"너넨 아직도 뜨겁냐.. 어우 그쪽만 여름같은데 손이 시렵기는 한가봐요."
"잘 먹었어. 다음엔 내가 사줄게."
"잉? 아냐아냐~ 그럴 필요 없어~~ 오늘 재욱 씨 집에서 잘 거라서 노상관~"
"…뭐?"
너무 뻔뻔하게 재욱이 집에서 잔다는 진혁이 말에 재욱이가 또 ㄱ- 이 표정으로 진혁이를 봤어
"왜 네가 내 집에서 자?"
"망고의 친구로서 너의 집을 방문하고자 한다."
"싫은데."
"난 좋은데?"
"…?"
"내가 괜히 사줬을까~? 허허~"
너무 뻔뻔해서 나도 기분이 다 나쁜 거야! 그래서 인상을 쓰고 말했어
"네가 왜 재욱이 집에서 자! 자지 마!"
"친구니까! 재욱 씨랑.. 나랑은 오늘부로 찐친이거든!"
"안 돼! 너네집 가서 자!"
"아냐 아냐 방금 재욱 씨가 허락했어 그치?"
재욱이를 힐끔 보니까, 재욱이가 어이없다는 듯 콧방귀를 뀌기만 하고 대답을 안 했어
아마도.. 내 친구라고 하니까 ㅠㅠ 그런 것 같아...
재욱이가 나를 집 앞까지 데려다줬어
오는데 이진혁은 얼~마나 시끄럽던지; 노래까지 불러대면서 재욱이한테 사랑 고백을 하는데..
재욱이 주변에 이런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강이 오빠도 이것보단 덜해)
기분이 나쁘지는 않을까 엄청 신경썼던 것 같아..
"재욱아 카톡..할게! 미안해..."
"야 왜 네가 미안하냐? 그럼 내가 뭐가 되는데! 내가 재욱 씨 집에서 자는 게 미안해야할 일이야?"
하아... 내 한숨소리에 재욱이가 픽- 작게 웃고선 '얼른 들어가'했어
어우씨 저 이진혁...! 저거 저거 재욱이한테 쓸데없는 소리 하기만해봐.. 진짜..
집에 가는 길에 굳이 맥주를 마시고 자야겠다며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산 진혁에
재욱은 귀찮다는 듯 편의점 밖에서 기다리면서 한숨을 내쉰다.
"많이 기다렸지 재욱 씨~ 미안 미안~ 혹시 몰라서 재욱 씨 것도 샀거든? 우리 러브샷하자."
"혼자 하세요."
"러브샷을 어떻게 혼자해요? 재욱 씨?"
"혼자 마시라고."
"혼자 마시는 술은 맛이 업쩌요!"
"진짜 별.."
"음~ 차가워~ 우리 재욱 씨~ 날씨처럼 차가운 남자."
집에 온 재욱은 진혁이 오자마자 옷을 벗자마자 맥주를 마시려고하자, 고개를 저으며 씻으러 간다.
어떻게 저런 애가 망고랑 친하다는 거야.
"진짜 안 마셔? 맛있는데."
"됐어."
"근데 있잖아."
재욱은 의자에 앉아서 무심하게 핸드폰을 보고있고, 진혁이 혼자 바닥에 앉아서 술을 벌컥 벌컥 마시고 있었을까.
진혁이 있잖아- 해놓고 한참 말을 안 하자, 궁금한지 재욱이 진혁을 바라본다.
"망고도 참 운이 좋다."
"……."
"재욱 씨..처럼 좋은 남자친구를 만난 게.. 운이지 뭐.. 흐읍.."
"…언제 봤다고."
"솔직히 아무리 친한 애라도! 남사친이랑 밥 먹겠다는데 누가 허락을 해주냐? 그리고 내가 이렇게 어? 엄청 애교 떠는데 한 번도 화 안 내고~ 멋있어."
"……."
"사실 난 내로남불이 쩔어서 말이야. 내 여자친구가 이런 상황이다? 화날 것 같아. 무슨! 남사친이랑 밥이야! 인마! 으잉!?
오늘부로 이재욱 너를 존경하겠다. 나를 제자로 받아들라."
"미쳤구나."
"밥 먹는 것도 허락해줬으니까.. 흐음.. 뽀뽀도 허락해주나?"
"미쳤냐?"
"와 방금 미쳤냐 찐텐인데? 미안해."
"……."
"근데 그거 알아? 망고 중학생 때 못생겼었다."
"……."
"궁금하지! 궁금하지? 보여줄까?"
"너도 못생겼어."
"…야 그건 아니다 진짜."
새벽이 되었을까. 재욱이 이상한 느낌에 눈을 번쩍 떴고, 바닥에서 자던 진혁이 언제 올라왔는지
재욱을 끌어안고 음냐음냐- 재욱 씨이~ 하고 술주정을 하자
재욱이 귀찮고 징그러운지 진혁을 발로 밀어버린다.
"진짜 미친새끼."
재욱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닥에서 잘자고있는 진혁을 보더니 안심하고선 핸드폰을 확인한다.
[일어나써?]
망고에게서 온 카톡에 재욱이 작게 웃으며 '응응 일어나써 ㅠㅠ'하고 보내고선
아직도 자고있는 진혁의 팔을 발로 툭- 친다.
"야 일어나."
눈을 살짝 뜬 진혁이 일어나자마자 재욱 씨..? 하고 장난을 치자, 재욱이 인상을 쓴 채로 씻으러 욕실로 향한다.
진혁은 머리를 다 말라지도 못한 채로 급히 밖으로 나왔고, 춥다며 재욱에게 팔짱을 끼려고하자, 재욱이 인상을 쓴 채로 뿌리친다.
망고가 멀리서 둘을 보고선 손을 흔들면서 달려와 재욱에게 다가와 팔짱을 꼈고, 진혁은 와아- 하고 배신감에 입을 닫지를 못한다.
"왜 이렇게 늦게 일어났어! 지각할 뻔했네!"
"알람을 안 맞춰서.. 큰일날뻔했다."
"뭐야 근데 이진혁은 머리 안 말리고 나왔네?"
"재욱 씨가 빨리 나가자고하잖아!! 추워 죽겠는데!!"
저 말에 재욱이 인상을 쓰고 말한다.
"네가 빈둥거리느라 늦게 씻어서 그런 거 아니야."
"그건 맞지. 허허.."
"……."
"그래도 재욱 씨가 내 손을 잡아준다면 안 추울 것 같은데."
"진짜 미쳤냐?"
"미치지는 않았지만 미쳐가는 중..이랄까? 왜냐? 재욱 씨의 미모 덕에."
"이미 미쳤어."
"아니야 오해야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뽀뽀 받는 거 좋아해?"
"아, 하지 마라."
"우~~"
"아 씨."
뭐 보나마나 둘이 같이 있어도 진혁이 많이 말했을 것 같지만
둘이 어색한 건 또 아닌 것 같네- 가까워진 것 같기도 하고- 망고는 속으로 생각하고선 웃으며 재욱을 올려다보았다.
그래도 고마워. 내 친구라고 잘 챙겨줘서.
혜윤이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웬 꽃을 들고있자, 예은과 망고가 그게 뭐냐하고선 막 감탄을 하고있다.
혜윤이 책상 위로 꽃을 올려두며 뿌듯한 표정으로 말한다.
"남친이 줬당."
"미친;; 남친이 꽃도 주냐? 사귄지 겨우 이틀인데?"
예은은 부러운지 꽃을 빤히 보았고, 혜윤은 그러게- 하고선 머쓱한 듯 웃어보였다.
처음 받은 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혜윤을 한 번 본 석우는 괜히 엎드려 눈을 감고 자려고했고, 도환이 그런 석우를 보더니 고개를 젓는다.
그러다 아직도 오오- 하며 꽃을 보는 망고와 예은에게 말한다.
"꽃 받은 게 그렇게 부럽냐. 오랑우탄들도 아니고 둘다 이상한 소리 내고있어."
"왜요! 꽃 예쁘잖아요. 솔직히 꽃 안 좋아한다고 해도! 받으면 기분 되게 좋을 것 같은데 ㅎㅎ."
"재욱이한테 안 받아봤어?"
"받아봤죠!! 너무 너무 좋았죠! 주는 사람이 좋아서 그런가 ㅎㅎ?"
"콩깍지가 진짜 대단하십니다."
"뭐요오."
"뭐요?"
"왜요오..."
둘이 투닥거리자 예은이 둘을 보다가 도환을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강이 신이 나서는 햄버거 먹자고 소리쳤고, 모두 좋다며 강의실에서 나왔을까.
석우가 뒤늦게 나와서는 핸드폰을 보면서 걷자, 도현이 석우의 팔을 툭- 치고선 말한다.
"너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냐? 오늘 한 번을 안 웃네."
"배고파서 그런다 배고파서! 밥 뭐 먹어? 또 순대국밥이면 절대 안 먹어."
"너 강이 형이 말한 거 못 들었냐? 햄버거라니까? 이 새끼 폰으로 이상한 거 봤네."
"뭐래 미친놈아."
"봐봐! 뭐 보는데!!"
도현이 석우의 핸드폰을 보려고하자, 석우가 급히 혜윤의 sns사진이 켜져있던 화면을 껐다.
예은이랑 혜윤이랑 밥 먹으러 내려가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왁! 하고서 나를 놀래키는 거야 뒤에서!
당연히 재욱이라고 생각하고 뒤를 돌아봤거든?
"어 뭐야.. 누나 왜 이렇게 밝아졌어요?"
"…어..?"
"평소엔 ㅡ_ㅡ 뭐 이러다가.. 갑자기 그러니까.."
"…난 재욱인 줄.."
"누나도 이제 저한테 마음을 열어주는 거예요?"
"…그런 거 아니거든."
"그런 거 아니면 뭔데요?"
"재욱인 줄 알았다구."
"에이 형이랑 저랑 어떻게 헷갈려요 ㅎㅎ."
"…됐어."
친구 한명이랑 같이 자꾸 우리를 쫒아오는 거야
그래서 왜 따라오냐고 뭐라 하고싶었는데 괜히 뭐라하기도 뭐하잖아.. 자기들도 우리랑 같은 음식 먹으러 가는 거일 수도 있고.
근데 같은 가게에 와서는 우리 테이블에 멋대로 앉아버리더니 쏜다는 거야
예은이가 '뭐래 ㅡㅡ'하고 됐다고 했고, 나도 됐다고 거절을 하는데.. 혜윤이가
"뭐냐? 우리 다 사줄 거냐 너?"
"네 ㅎㅎ."
"헐 그럼 콜이지! 안 그래도 이번달에 돈 없어서 삼각김밥만 먹어야되나 싶었는데! 어때!?"
혜윤이가 신나서 막 나랑 예은이를 쳐다보는데
대답할 틈도 없이 다같이 앉아서 같은 테이블에서 떡볶이를 먹게 됐어
보민이가 자꾸 나를 쳐다보니까 내 옆에 앉아있던 예은이가 조용히 나한테 말했어
"야 근데 쟨 언제부터 봤다고 너한테 이렇게 빠져있냐 얜."
"…모르겠어. 불편해."
내 말에 예은이가 흐음- 하고 나를 보다가
젓가락으로 맞은편에 앉아있는 보민이를 가리키며 말했어
"야 얘 남자친구 있는 거 알잖아. 적당히 들이대라."
"안 들이댔는데요."
"쳐다보지 마. 그것도 들이대는 것처럼 보이거든. "
"ㅎㅎ죄송해요."
보민이가 웃으면서 죄송하다고 하니까 예은이가 저거 은근 얄밉다니까- 하며 인상을 썼고
혜윤이가 참으라며 예은이를 토닥였어
다같이 뻘쭘해하니까 혜윤이가 괜히 사줬는데 기분상해하는 게 좀 거슬렸는지 허허허- 웃으며 자기가 겪었던 웃긴 얘기들을 하기 시작했어
강의실에 도착해서 재욱이한테 보민이랑 어쩌다보니 같은 가게에서 밥을 먹었다고 말을 하려고 했는데
안 그래도 보민이 별로 안 좋아하는데 말하면 재욱이가 화가 나지 않을까.. 엄청 고민을 했어
"재욱아!"
"응? 뭐야 빨리 먹고 왔네."
"응!"
"또 떡볶이 먹었지 너."
"응..!"
"왜 그렇게 쳐다봐? 할 말 있어?"
눈치가 빠른 재욱이는 내가 조금만 머뭇거려도 눈치를 채고 할 말이 있냐고 물어봐
결국엔 그냥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냥 말해버렸어
"아까.. 어쩌다보니까 보민이랑 같은 가게에 가서 떡볶이 먹게 됐거든.."
"……."
"화.. 안 나..?"
"왜 같이 먹었는데?"
"…사준다고 그랬는데 분위기상 거절할 수가..없는 그런 상황이었어 미안해."
강의실에 우리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 재욱이가 엄청 작게 날 보고 말했어
"거절을 왜 못해?"
"……."
"누가 같이 먹자고했는데."
"…보민이가 사준다고 그랬지."
"그러니까 걔가 사준다고하고 알겠다고 하나 사람이 있을 거 아니야."
"……."
"아니야?"
"……."
여기서 혜윤이가 그러자고했다고 대답을 하기가 좀 그런 거야..
안 그래도 요즘 혜윤이 힘들기도하고 괜히 재욱이가 혜윤이만 미워할 것 같고
솔직히 혜윤이가 알겠다고 했어도 내가 싫다고하면 되는 거였으니까
혜윤이 핑계를 대는 것만 같아서 말을 못했어
근데 혜윤이가 저 옆에서 앉아서 듣다가 웃으면서 재욱이한테 말했어
"야 이재욱~ 내가 그러자고했어! 허니한테 뭐라고 하지 마. 잉? 같이 밥 먹을 수도 있지! 나랑 신예은도 있었는데 뭐가 걱정이 되냐? 우리가 레이저 쏘고있어서 암것도 못했엉."
혜윤이가 웃으면서 말하는데 재욱이는 여전히 기분이 별로인 것 같았어
그리고 석우 오빠가 옆에서 지켜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봤거든
근데 혜윤이가 석우 오빠 핸드폰을 뺏고 '어디서 한숨이냐?'했는데 석우 오빠 표정도 좋지 않았어
"내놔."
"내눼~~ 사과하면 줄게. 띠껍게 한숨을 쉬어?"
"내놓으라고."
혜윤이도 뻘쭘했는지 핸드폰을 건네주고선 콧방귀를 뀌었어
"암튼! 이재욱! 별 것도 아닌 걸로 왜 그러냐? 화 풀어~~"
솔직히 재욱이는 둘이 있었다면 얘기라도 계속 했을 텐데
사람들도 있으니까 꾹 참고 있었던 거였거든
근데 혜윤이가 재욱이를 또 건드렸어
"그냥 후배가 사준다니까~ 냅다 받아 먹은 거지! 이재욱 지금 보니까 엄청 보수적이네! 잉? 서로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이해도 할 줄 알고~ 그래야지. "
"……."
"그런 연애방식은 서로를 지치게만 한다니까~"
"그건."
"……."
"네 연애방식이겠지."
"야.. 그래도! 망고랑 1학년 걔랑 둘이서 먹은 것도 아닌데.. 화 낼 필요가 있냐? 감정소모야. 내가 먹자고 그랬으니까 화낼 거면 나한테 화내~ 간단하게 생각하면 진짜 별 것도 아닌 건데."
"이게 왜 별 것도 아니냐."
"이게 그럼 큰 일이냐?"
"내 기준에선 그렇게 느껴졌어."
"네 기준이 그러면 네 일이나 그렇게 생각해. 왜 네 기준을 우리한테 맞추려고 그러냐."
"……."
순식간에 강의실 분위기가 싸해졌어
모두가 재욱이가 화난 걸 처음봐서 그랬던 걸까
아무도 말릴 생각도 안 하고 들으면서 눈치만 본 것 같아
근데 혜윤이도 뻘쭘하니까 웃으면서 재욱이한테 말했어
"암튼.. 망고한테 너무 그러지 마. 내가 다 잘못한 거니까.."
"야."
"……."
"우리가 알아서 한다고."
"왜 짜증을..!"
둘이 분위기가 너무 안 좋으니까 그만하라면서 내가 가운데 서서 막았어
그리고 혜윤이 뒤에 석우 오빠는 여전히 혜윤이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어
그리고 재욱이한테 나가서 얘기하자고 하고선 손을 잡고 강의실에서 나왔어
"야 혜윤아 원래 사람마다 연애하는 방식은 다른 거야. 어떻게 사람이 다 똑같냐?"
"저는.."
"……."
"망고랑 싸움날까봐.."
"그냥 그럴 땐 미안하다고 말하고 말지. 으이구..."
강이가 혜윤을 토닥여주었고, 혜윤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이재욱도 홧김에 너한테 짜증낸 걸 거야. 이재욱이 그 자식 엄청 싫어하잖아."
강이의 말을 듣던 석우는 혜윤에게 툭- 던지듯이 말했다.
"쟤네 연애 방식이 정상 아니냐."
"그럼 내가 비정상이라는 거냐."
"남친 있는데 남친이 싫다는 남자애랑 밥 먹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냐고."
"둘이서 먹은 것도 아니잖아."
"저기서 김망고한테 화 안 낸게 더 대단하더라 난."
"……."
"넌 아직도 여전하구나."
"야 너희들까지 왜 이러는데. 그만해라 좀.."
강이가 말리자 석우가 한숨을 내쉬며 나갔고, '곱창..마시쩡..'하며 잠꼬대를 하는 도현에 도환이 고개를 젓는다.
화나서 나간 석우를 따라서 나간 도환은 석우와 같이 담배를 핀다.
"거기서 넌 왜 끼어드냐. 누가보면 아직도 사귀는 줄 알겠네."
"걔 말하는 걸 봐요. 뭐라 안 하게 생겼어요? 나 들으라고 그런 소리한 거예요. 걘 보나마나 남자친구랑 일주일도 못 가요."
"……."
"이상하다니까. 답답하고."
"그래서 넌 어떻게하고싶은데."
"뭘요?"
"너네가 이럴 때마다 난 아직도 너네가 서로 마음이 있다고 생각든다. 후회하기싫으면 잡아."
"……."
"좀 쓰레기같긴한데."
"……."
도환의 말에 석우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도환은 이 정적이 자신의 생각이 100프로 맞다고 확신하게 된다.
학교 앞 벤치에 앉은 재욱과 망고는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망고가 먼저 작게 말한다.
"미안해."
"……."
"혜윤이가 그랬다고 말하기 싫었어.. 나도 거기서 거절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으니까. 명백한 내 잘못이라고 생각이 들었으니까."
"…망고야."
"……."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알겠고, 그 상황에서 네가 어떤 생각이었을지도 다 알겠어. 난 너에 대해서 잘 아니까."
"……."
"…근데 아는데도 그냥 내 마음이 안 좋다."
"…진짜 미안해."
"솔직하게 말해준 건 고마워."
그래도 우리는 계속 어색했어
재욱이 화가 풀린 것 같지 않았거든.. 그래서 그냥 재욱이 화가 풀릴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
학교가 끝나고 재욱이가 나한테 왔어. 어, 그래도 엄청 화나지는 않았나!싶어서 조금 기분은 좋았거든?
"나 도현이 형이랑 영화보러 가려고."
"…아, 응!"
"카톡할게."
"……."
"표정 풀고.. 알았지?"
"응응!"
재욱이가 나한테 웃어주고선 도현이 오빠랑 같이 나갔어.
그리고 예은이가 나한테 와서는 말했어
"하루종일 이재욱 기분 좀 맞춰줘. 쟤도 엄청 노력하는 것 같은데."
"……."
"아무소리도 안 하고 먹기만한 나도 잘못이다. 괜히 찔리네. 김혜윤 쟤는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해서..어휴.."
예은이 말에 혜윤이가 '뭐 씨!'하고 예은이한테 짜증냈어
그러니까 예은이가 혜윤이 팔을 꼬집으면서 말했어
"너도 이재욱한테 가서 미안하다고 해. 대역죄인아."
"내가 왜!!"
"너 솔직히 석우 오빠 들으라고 한 소리잖아. 이재욱한테 화풀이야 왜?"
"싫거든!"
"참나.. 데이트 가냐 너?"
"엉!"
"눈치도 없고 매너도 없는 년."
"어쩌라고 신예은. 허니!! 내가 이재욱한테 꼭 사과할게 미안해.."
혜윤이 말에 나는 아니라고 했는데 솔직히 나도 나지만 혜윤이도 걱정이었어
다같이 친하게 지내기를 원했는데 사이가 나빠진 것 같아서 마음이 좀 그렇더라고
"외우라는 건 좀 외웠어?"
내 말에 보민이가 당당하게 '네!'하고 대답했어
그래 잘했다- 하고선 만들어온 문제를 보여주려고 하는데 보민이가 되게 신나서는 말했어
"2주 뒤에 저희 엠티인 거 알아요?"
"…그래?"
"누나랑 같은 팀 되고싶다."
"……."
"누나는 아니겠죠?"
"굳이.."
"오늘 누가 기분이 완전 안 좋아보이네요."
"이거 풀어봐."
문제를 풀던 보민이가 내 눈치를 봤어
그래도 공부 안 할 것 같이 생겨가지고 문제는 다 푸네..
보민이가 조금은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았어
근데 내가 보민이까지 신경을 쓸 겨를이 없더라고
내 자취방에 있으려다가, 재욱이 방 청소도 좀 해줄겸 해가지고 재욱이 자취방에서 재욱이를 기다렸어
한참 기다렸을까 잠깐 잠들었는데 도어락 비밀번호 푸는 소리에 잠에서 깼어
"왔어? 영화 재밌게 봤어?"
"뭐야 왜 여기있어. 잤어?"
"으응.."
"밥은?"
"안 먹었어..! 넌 먹었어?"
"…도현이 형이랑 먹고왔지. 뭐라도 좀 먹지 그랬어."
"…어쩔 수 없지 뭐!ㅎㅎ 괜찮어."
"뭐 시켜줄게. 먹자."
"아니야! 배부르잖아!!"
"혼자 먹으면 재미 없잖아."
재욱이가 겉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어놓고선 추운지 내 목에다가 손을 대는 거야
너무 차가워서 끄악- 하고서 소리를 지르니까 재욱이가 막 웃었어
귀까지 빨개져서 너무 추워보이니까 안쓰러운 거야
그래서 재욱이를 안고 뽀뽀를 해주니까 막 못하게 자기 볼을 손으로 막는 거야!.........
"왜 막아!!!"
"오늘은 안 해."
"왜애!?"
"안 해~금지."
"치.."
"뭐 브리또 먹을래?"
"아니이.. 아무것도 안 먹을래! 안 땡겨!"
"그러다 밤에 또 배고파서 먹으려고."
"ㅎㅎ괜차나 이리 올라와!"
침대에 올라오라면서 내 옆을 팡팡- 치니까 재욱이가 '옷만 갈아입고' 하고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내 옆에 와서 누웠어
이럴 땐 어떡하지.. 뽀뽀도 안 받는다고 하는 거 보니까 아직 좀 삐진 것 같은데
어떻게 풀어주지- 하다가 생각이 났어
"간지러 하지 마 ㅋㅋㅋ."
우리는 다른 커플들에 비해서 사랑을 나누는 걸 많이하지 않는 편이야
나는 좀 부끄러워서 먼저 하자고 못하겠고.. 재욱이도 내 눈치 보느라 안 하고 그런단 말이야
그리고 늘 리드도 재욱이가 했으니까
이번엔 내가 먼저 리드를 해보자! 생각을 하고선 재욱이 옷 안으로 손을 넣었는데
재욱이가 내 손을 잡더니 하지 말라고했어
"왜애 만질래."
"안 돼."
"너무해.. 그럼 뽀뽀는?"
내 말에 재욱이가 어이없다는 듯 웃더니 내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고선 떨어졌어
서운해 진짜.. 그리고 창피해.
내가 아무말도 안 하고 있으면 재욱이가 내 볼을 꾹-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말했어
"추워~"
"…알았어어."
"삐졌어?"
"아니!"
다음 날 혜윤이가 갑자기 재욱이한테 가더니 재욱이 팔을 잡고 질질 끌고가는 거야
뭐지..하고서 멍때리는데 예은이가 노래를 듣다가 내게 조용히 말했어
"사과 하겠다나 뭐라나."
"아, 정말..?"
"이재욱은 아직도 화났냐? 풀렸지?"
"…모르겠어 ㅎㅎ..그냥.."
"닭살 커플이 싸워봤자 얼마나 가겠냐구."
"야! 누나가 쏠게! 아무거나 다 담아! 사 사 사! 다 사!!"
"…뭐하냐?"
"내가 사준다구."
"너나 먹어."
"너나 먹어?"
매점에 재욱을 데리고 온 혜윤은 재욱이 다시 나가려고하자, 급히 재욱의 옷자락을 잡고선 말한다.
"얘기 좀 해 ㅡㅡ."
"뭐."
"망고한테 아직 화났어..? 나 때문에 그런 거면 미안해. 내 생각이라고 너무 그냥 막.. 내뱉은 것 같아서.. 엄청 신경쓰였어."
"……."
"기분 풀어! 친구 아이가! 어? 풀어라~~"
"됐어."
"……."
"너도 홧김에 석우 형 들으라고 한 소리잖아."
"……."
"없던 일로 해."
"이잉~~~ 그럼 우리 화해한 거지~~~???"
"좀 꺼져. 징그럽게 왜 이래."
혜윤이 아앙- 하며 윙크를 하자, 재욱이 정말로 싫어하는 듯한 표정을 하고선 가버렸고
혜윤이 야이 새끼야! 하며 달려가 재욱에게 향한다.
강의실에 앉아있는데 자꾸 강이 오빠가 뒤에 앉아서 '저거 봐봐 쩔지 쩔지'하고 궁금하게 하는 거야
궁금해서 뒤를 돌아봤더니
- 찰칵
오빠가 뒤돌아보는 날 찍더니
"저거 저거 뒤 돌아본 거 역대급 못생겼지 그치."
하면서 놀리는데 짜증나서 오빠 손등을 막 꼬집었어 아우! 얄미워라!
"오빠가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업시!"
"야 망고야 내가 그거 말해줬나? 여태동안 모든 여자들은 내가 다 차버렸다는 사실을!!"
"웃기셔.. 예전에 유고가 부과대가 오빠 노잼이라고 찼다며."
"진짜 그걸 믿냐?"
"응."
"나쁜놈.김망고."
강의실 문이 열리고, 혜윤이랑 재욱이가 들어오는 걸 보는데 둘이 뭐가 그리 재밌는지 웃고있는 거야..
솔직히 조금 신기했어. 나 말고 다른 사람들한테 저렇게 웃어주는 걸 처음 봤으니까.
그래도 둘이 잘 푼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
학교가 끝나고 보민이 공부를 알려주는데
교수님이 우리한테 오시더니만 너무 고맙다고 저녁을 사주신다는 거야
근데 여기서 거절하기가 좀 그렇잖아..
심지어 교수님도 두분이셨어
"저..죄송한데 제가 약속이.."
"에이~ 오늘만 좀 취소해~ 응?"
한분은 취소하라고 하고.. 한분은 가봐야되는 거 아니냐고 하시지만
결국 난 교수님 두분이랑 보민이랑 넷이서 밥을 먹게 됐어
재욱이한테 사정을 다 말했는데도 너무 찝찝한 거야..
내가 이러고있는 게 맞나. 근데 어쩔 수가 없는데 어떡해..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야.
오늘도 도현 오빠랑 영화 본다던데 영화 보느라고 아직 카톡을 안 읽는 것 같았어
한참 지나서야 카톡을 읽은 재욱이가 '이제 집 가'라고만 보내고 내가 보낸 거에 대해서는 답장을 안 했어
혹시라도 기분이 상한 걸까 엄청 심란해졌어..
재욱이한테 집에서 기다린다고하고선 재욱이 집에서 기다리는데
재욱이도 금방 집에 왔어
"카톡..은 봤지?"
내 말에 재욱이가 고갤 끄덕이고선 겉옷을 벗었어
역시 기분이 안 좋은 건가봐
"어쩔 수가 없었어.. 미안해. 정말 가기 싫었는데."
"넌 그 어쩔 수가 없었다는 말만하면 다냐."
"……."
"하.."
"거기서 어떻게 거절하는데 그럼.. 교수님이 약속 취소하라고 그러면서 무작정 가자고하는데."
"또 아무말도 못하고 따라갔겠지."
"…난.."
"……."
"나도.. 많이 심란했어."
내 말에 재욱이가 잠시 말이 없다가 조용히 내게 말했어
아무래도 재욱이가 화가난 것 같았어
"교수님이 먹자고하면 꼭 먹어야돼?"
"……."
"난 이해 안 가."
"너였어도 그 상황이라면 그랬을 거야."
"아니. 난 안 그랬을 것 같은데."
"…너랑 나랑은 다르잖아 재욱아."
"왜 거절 못하는데. 싫으면 싫다고 좀 말해."
"어떻게 사람이 다 똑같아. 넌 그럴 수 있겠지만, 난 그렇게 못해. 그 상황에서 아무말도 못한다고 난."
나도 모르게 재욱이한테 짜증을 내버렸어
처음이었어 우리 둘이 이렇게 서로 짜증내면서 대화하는 거.
재욱이도 당황스러운지 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지친다는 듯 말했어
"그래. 너랑 나랑은 전혀 다르지."
"…왜 그렇게 말하는데."
"그럼 내가 여기서 뭐라고 대답해야 돼?"
"…그렇게 말할 것 까지는 없잖아."
"난 네가 하지 말라는 거 다 해주잖아. 넌 내가 하지 말라는 거 하나쯤 못해줘?"
"당연히 해주지..! 근데 상황이 다르잖아."
"노력을 안 하는 거야."
"…재욱아."
"너 마음대로 해."
재욱이가 다시 겉옷을 입는데 너무 당황스러웠어
"어디 가는데.."
"잠깐 들렀어. 형들이랑 피시방 다녀올게."
"……."
"그리고 이거 데워서 먹어."
재욱이가 책상 위에 올려놓은 핫도그를 이제서야 봤어
"왜 대화를 하다말고 그냥 가는데."
"너랑 싸우기 싫어서."
"…싸울 일도 아니잖아."
"계속 이렇게 대화하다가 싸울 것 같아서 그런다고."
"…그냥 한 번만 이해해주면 안 돼?"
"어. 이해하기 싫어."
재욱이가 가려고하길래 재욱이 팔을 잡았어
이대로 보내면 안 될 것 같았어
"가지 마. 더 얘기하자.."
"……."
"이재욱."
"생각 좀 하고싶어서 그래."
"……."
"다녀올게."
재욱이가 나갔어
내 손을 떼어내고 가는데
왜 눈물이 날까. 따라나갈 자신도 없었어
"오빠 이거 완전 이상하게 나왔어 ㅋㅋㅋㅋ"
"넌 완전 예쁜데?"
"오빠 완전 이상하다못해 개못생겼는데?ㅋㅋㅋㅋ 귀엽ㄴ."
"나 못생겼어?"
"엉 개못생김."
"말이 심하다?"
혜윤은 석우에게 하듯이 심한 말장난을 했고, 인엽은 당황한 듯 했다.
혜윤이 뭐가 심하냐며 인엽의 팔을 툭툭- 치면 인엽이 혜윤의 손을 잡고선 말한다.
"야 남친을 이렇게 때리는 게 어딨냐?"
"뭐어! 때리면 안 돼?"
혜윤이 장난으로 손을 놓고선 앞장서 걸으면 인엽이 웃으며 말한다.
"같이 가~"
"네가 빨리 와~"
"오빠한테 니~~?"
"우웩; 오빠한테래."
혜윤은 씩씩하게 걷다가도 갑자기 발걸음이 느려졌고, 인엽이 혜윤의 어깨를 잡아 돌리면, 혜윤이 울고있다.
"왜 울어..?"
"안 울어.."
"우는데.. 뭘 안 울어.."
인엽이 당황한 듯 혜윤을 안아주었고, 혜윤은 석우를 떠올린다.
- 야 이게 맞냐? 사진으로 구라치고 다니지 마. 옆에서 보는 사람의 눈도 생각해줄래? 너 프로필 사진 바뀔 때마다 감탄과 충격이 절로 나온다니까?
- 그래~ 너라고 부르던 말던~ 너한테 오빠 소리 듣는 것보다 낫다 야.
"……."
집에서 나온 재욱은 기분이 안 좋은 듯 하다.
알고있다. 저 상황은 어쩔 수 없다는 걸. 하지만 그 남자애가 너무 싫고 거슬려서
굳이 화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면서도 화를 내고 나와버렸다.
-
신작 나오기 전에 심심할 테니!! 보고 계시라요!!
신작 내용 변경하고싶어서 심각하게 고민중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