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宮傳] -준궁전 ; 하울의 움직이는 성
(2)
♪BGM♪
[Hisaishi Joe-01-人生のメリ-ゴ-ランド _ Jinseino Merry-Go-Round (인생의 회전 목마) (Opening Song)
은월이가 쥐어준 약도를 들고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겠다.
어젯밤 건네받은 종이에는 간략한 약도와 그곳의 이름으로 보이는 한문이 쓰여 있었다.
이리 먼 곳 이였다면 애초에 길치인 내가 흔쾌히 가겠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으로 은월이가 원망하려다 이내 관뒀다.
딱히 더운 날도 아니었지만 돌아가는 길마저 잃으면 어쩌나 하여 식은땀이 절로 났다.
지쳐서 담벼락에 기대어 그늘에 숨었다.
고개를 숙여 발을 보니 가게를 나설 때만 해도 깨끗했던 버선이 더러워져 있었다.
한참을 멍하니 발끝만 꼼지락 거렸다.
그리다 문득 그 종이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물어보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못한 내가 바보 같아 혼자 머리를 쥐어박았다.
“저... 혹시 이 종이에 쓰여 있는 곳이 어디인지..."
급한 마음에 마침 골목을 지나가는 사내들을 붙잡고 다짜고짜 종이부터 들이밀었다.
낯선 사람,
그것도 사내에게 말을 먼저 건 것은 처음이라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선하게 보이는 한 사내는 약도를 보고는 연화정(煙花亭)이라고 낮게 읊었다.
“아 연화정(煙花亭), 이 근방에서 가장 유명한 기방입니다. 그런데 왜 이곳에 있으신지요? 그곳은 저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야 나오는 고을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낭자가 길을 잘못 든 것 같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허허 길을 잃을 수도 있죠.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혹 괜찮으시다면 저희가...”
선해 보이던 사내 옆에 있던 다른 사내가 부채를 만지작거리며 나에게 말했다.
“아뇨 괜찮습니다...”
불길한 느낌에 얼른 거절을 하고 길을 벗어나려했다. 하지만 그 사내들은 능청스럽게 웃으며 내 팔을 붙잡았다.
“그리 급하십니까? 아직 미시(未時, 1시~3시)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낭자가 혼자 가다가는 또 길을 잃으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런 연유에 저희가 동행하면 어떨까 하여...”
내 팔을 잡은 그 사내의 손이 얼음장 마냥 차가워 소름이 돋았다.
난 그 손을 뿌리치고 뒷걸음질 쳤다.
그제야 그 사내들이 보통 사람들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
자신의 손을 쳐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지 않았는지 코웃음을 치며 나를 노려보았다.
그의 손에 들린 하얗던 부채가 잿빛으로 변했다.
“낭자, 참으로 까칠하십니다. 저희가 호의를 베풀려도 피하시니 말입니다.”
사내들의 눈빛에 압도당해 발걸음이 굳어버렸다.
머리로는 얼른 도망가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팔다리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가오는 그들의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과 차가운 기운에 정신이 아찔해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내 어깨에 닿은 손은 따뜻했다.
예상 밖의 일에 나는 놀라 눈을 떴다.
내 어깨는 앞에 있는 사내들의 손이 아닌 제 3자의 손에 의해 감싸져있었다.
그 따스한 기운과 달콤한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그에게 의지했던 것 같다.
낭자.
한참 찾았습니다.
어디 계셨습니까?
침묵을 깬 목소리에 꽤나 당황한 사내들의 얼굴은 볼만했다.
난 그렇게 낯선 이들 사이에 이도저도 못하고 눈알만 도록도록 굴리며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지? 이 아씨와 아는 사이인가?”
“음... 동행인쯤으로 해둡시다.”
말 끝나기가 무섭게 내 어깨를 감싸고 있던 남자는 자신의 짙은 푸른색 도포의 소맷자락에서 접부채를 꺼내 그 둘을 향해 가볍게 휘둘렀다.
산책이나 하는 게 어때? 라는 말과 함께. 사내들의 팔다리는 장난감 인형마냥 부자연스럽게 움직였고 푸른 도포의 사내가 휘두르는 부채의 방향으로 사라졌다.
한껏 날 죄고 있던 긴장이 풀림과 동시에 다리에도 힘이 빠져 하마터면 주저앉을 뻔 했다.
“지금 아씨 표정 되게 귀여운 거 아십니까?”
"..."
“토끼 같습니다. 토끼."
"..."
“많이 놀라신 것 같은데. 음... 혹 마법 때문이신지... 황국(黃國)에 살면서 마법사를 처음 봤을 리는 아닐 터인데... 아니면 소자가 너무 잘생겨서 그렇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계신 겝니까?”
“,,,놀리지 마십시오...”
김남준 보다 더한 능구렁이는 처음 본다.
자기 입으로 어떻게 저런 말을 서슴없이 하는 건지...
분명 나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여전히 내 어깨위에 있는 손이 느껴져 그 손을 바라보았다.
아까 부리던 마법을 보면 마법사가 틀림없는데 이 사내의 손은 따뜻하다.
내가 아는 마법사라면 아까 그 장난감이 되어버린 사내들처럼, 잡종인 김남준처럼, 손이 차가워야 하는 게 아닌가?
마법사라면 소름이 돋는 나였는데 무엇 때문인지 이 사내는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그에게서 풍기는 체취,
느껴지는 체온이 익숙했다. 그가 내 어깨를 더 꽉 잡으며 하는 말에 정신이 들었다.
연화정(煙花亭)
제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놀라서 숨을 멈췄다.
그는 가볍게 하늘로 올랐고 그 위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걷고 있었다.
물론 나도 포함해서.
어깨를 잡고 있던 손이 사라진 느낌에 뒤를 보니 그 남자가 웃으면서 손잡으십시오.라고 말했다.
일단 살아야겠다는 마음에 내 뒤에 있는 그의 두 손을 잡았다.
“다리를 쭉 펴고 걸으면 별로 안 무서울 겁니다. 괜찮으니 겁내지 마십시오."
이 말이 어찌 그리도 안심이 되었을까?
***
이불속 몽글몽글한 솜처럼 가볍게 내려앉았다.
큰 기와집을 두르고 있는 돌담 옆 이었다.
아마 이곳이 그 연화정(煙花亭)인 듯 했다.
주위를 둘러보다 내 앞에 서서 나를 가만히 보는 그의 시선이 느껴졌다.
김남준 만큼은 아니지만 큰 키에 커다란 눈망울. 그리고 빛을 받아 튀는 갈색의 머리칼이 그와 꽤 잘 어울렸다.
자기가 자기 입으로 잘생겼다고 한 것이 그냥 한 말은 아니던 것 같다.
“이상한 곳에 두고 가는 거 아닙니다.”
“...고마워요...”
“고마우면 우리 약속하나 합시다."
“다음 만남 때는 낭자가 저를 먼저 꼭 찾아주십시오 그게 제가 하고 싶은 약속입니다.”
알 수 없는 그의 말에 나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는 개의치 않고 입 꼬리를 올려 싱긋 웃으며 약속. 이라고 하며 나에게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거기에 난 홀린 듯이 손가락을 맞대었다.
그는 나와 꾹 맞댄 손가락을 때고 아이 착하다. 라고 작게 속삭였다.
그 순간만큼은 그 길에 나와 그만 존재했다.
모든 것들은 잠시 멈춘 듯.
그렇게 그는 손을 흔들고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
***
그를 만난 지 딱 하루가 지난날밤 일이 밀려 밤늦게 까지 등불을 켜놓고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멍하니 반복되는 바느질에 문득 어제의 일이 생각났다.
그는 누구일까. 대체 어떤 사람일까. 라는 생각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러다 내 어깨를 감쌌던 따스했던 손의 감각이 되살아나 얼굴이 발개졌다.
끼익-
해시(亥時)가 넘어가는 이 시각에 올 사람도 없고 아까 가게 문을 닫으며 분명 문을 걸어 잠갔을 텐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소름이 돋아 하마터면 바늘을 떨어뜨릴 뻔 했다.
조심스레 가게를 나가보니 한 여인이 서있었다.
그녀의 새까만 저고리와 붉게 물든 치마는 아주 대비되어 보였고 매화가 그려진 접부채를 살랑살랑 부치고 있는 모습이 매혹적이었다.
“손님... 죄송하지만 저희 가게는 해가 지면 문을 닫습니다. 그리고 마법사 손님은 받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다른 가게를 찾아보시는 게...”
“싸구려가게로군. 싸구려 옷감에. 이런 곳에 일하는 너도 그렇고”
"..."
“너 같은 년이 어떻게 태형이를..."
"..."
“말해봐 어떻게 접근한 거지?”
당최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 그녀의 모습에 겁이 났다.
변명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떨리는 목소리 때문에 아무 말 하지 못했다.
위에서 날 내려다보는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마력 때문에 기운이 빠져나가는 듯 했다.
“죄송합니다. 이제 그만 돌아가 주세요.”
“입을 함부로 놀리는 거 보아하니 내가 누군지 모르는 게구나? 어떻게 네년의 혀를 말라비틀어지게 해줄까 아님 이빨을 모조리 뽑아다 줄까?”
매화가 그려진 부채를 탁 소리 나게 접으며 다가왔다.
두려움에 뒷걸음을 치다 문이 등에 닿았다.
손으로 문고리를 아무리 흔들어 보아도 문은 꿈쩍하지 않았다.
기운에 억눌려 눈을 감고 이 순간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한 발자국, 두 발자국, 점점 다가올수록 기운이 빠졌다.
그 순간 무언가 나를 관통하는 느낌이 들었고 그것은 한겨울의 바람처럼 냉랭했다.
“혀를 말리고 이빨을 뽑는 건 너무 잔인하잖아. 안 그래? 이 저주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이자 저주야.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는. 어차피 목소리도 안 나오고 글도 모르는데다가 친구도 없으니 상관은 없겠다.”
"..."
“그런 눈으로 날 봐도 미안하지만 난 그 저주 못 풀어줘. 그러니까 태형이. 김태형을 찾아가. 그럼 풀어줄지도 모르지? 난 못 찾으니까 네가 김태형이 있는 곳을 찾아내."
"..."
“그럼 다음에 또 보자.“
그리고 그녀는 사라졌다.
2편이 와써여!!!!!!!!!!!!!!
!!!!!!!!!!!!!!!!!!!!!!!!!!!!!!!!!!!!!!!!!
!!!!!!!!!!!!!!!!!!!!!!!!!!!!!!!!!!!!!!!!!!!!!
그ㄴ래요 맞습니다 하울은 태태입니다ㅏㅏㅏㅏㅏㅏㅏ
히트다 히트!
이제 본격적인 내용전개가 될것같은데ㅔㅔㅔㅔㅔ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많이 응원해 주쎄여ㅕㅕ
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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