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번호 20130613-01
by.루니
“김철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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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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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과 대화를 나눈 친구는 프로듀서였다.
석진은 들어오면서 굉장히 신기했다. 복
도에는 TV에서만 보던 연예인들의 사진이 막 붙어있었다.
김철수는 굉장히 스마트하게 생겼다.
원래 끼리끼리 만난다던데 딱 남준의 친구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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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월 00일. 오후에 김남준씨를 만나신 적 있죠?
아, 네.
몇 시에 만나셨는지, 또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말씀해 주시죠.
음, 글쎄요. 정확한 시간은 알 수가 없어요.
제가 그 친구를 4시 30분부터 기다렸어요.
그리고 차 안에서도 작업을 하느라고 그 친구가 차에 탔는지도 몰랐으니까.
시간은 알 수가 없죠.
남준이가 차에서 내리고 나서도 작업 하다가 출발하기 직전에 시계를 봤을 때 이미 6시가 넘은 시간이었어요.
그니까 남준이랑 대화한 정확한 시간을 모르겠네요.
그럼 김남준씨랑 전화나 문자는요.
3시 이전에 통화했어요.
4시 30분에 보자고 했는데, 한 4시쯤인가 늦을 것 같다고 문자가 왔었어요.
차에 계시는 동안 누군가랑 전화한 적은 없습니까. 그럼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있을 텐데요.
아뇨. 작업 중에는 핸드폰을 보지 않습니다.
그럼 김남준씨랑은 왜 만나신 거죠.
제가 부탁할 일이 좀 있었어요.
남준이도 전에 작곡가였어요.
그래서 이번에 맡게 된 가수가 남준이 곡 듣더니 욕심난다고 해서 부탁 좀 하러 갔죠.
그럼 차에 계시는 동안 혹시 앰뷸런스 소리를 들으신 적이 있나요?
아, 맞다. 119. 남준이한테 그 가수 영상 보여주는 동안 지나가더라고요. 뒤로 지나가더라고요.
뒤로요?
네.
남준이 카페 쪽으로 가서 남준이한테 말할까 했는데, 보니까 그 카페 위층으로 구급대원들이 올라가더라고요.
그래서 어차피 카페로 가면 알겠구나 하고 말 안했죠.
그럼 김남준씨도 앰뷸런스를 보셨겠네요.
음. 글쎄요. 남준이 그 가수 영상 보고 있었어요.
이어폰 꽂은 채로. 뭐, 못 봤다고 해도 잘 모르겠네요.
김남준씨랑 만나고 나서 몇 분 지났을 때 앰뷸런스가 왔나요?
음. 한 10분?
뭐, 체감시간이라서 전혀 정확한 건 아니겠지만요.
앰뷸런스 지나가고.
한 10분 이야기하다가 헤어진 것 같네요.
그럼 20분 정도 이야기 하셨다는 거죠?
근데 또 이야기한 게 많아서 그것보다 많은 것 같기도 해요.
죄송해요.
남준이랑 작업 이야기를 해서 시간을 전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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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알리바이.
친구를 만나기 전 후로.
탄소를 살해할 시간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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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은 한숨을 쉬었다.
윤기를 통해 태형에게 확인한 결과, 태형이 정국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한다.
아무래도 모를 거라고 생각해서 거짓말 하는 것 같은데.
방으로 들어온 지민은 멍하니 앉아있는 정국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주머니에서 태형의 집에서 가져온 사진을 꺼내들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정국의 시야에 사진이 들어가도록 내려놓았다.
그 사진을 본 정국은 깜짝 놀라며 지민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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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누구누구 알아요? 설마 태형이한테 말한 거 아니죠? 그럼 저 태형이 얼굴 못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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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정국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태형이 이 사진을 찍은 것도.
이미 다 알고도 눈감아준 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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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태형씨한테 이야기한 적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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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했다.
그게 정국의 이야기를 듣는 데에 훨씬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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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 천천히 이야기 해보죠. 이 사진. 전정국씨 맞죠.
...
터놓고 이야기 합시다. 우리.
네. 저 맞아요. 탄소랑 저에요.
무슨 사이죠.
저게 다에요. 애인은 아니고. 가끔 그래요.
가끔 모텔을 같이 가는 사이다?
네, 뭐.
탄소씨 남자친구랑 정국씨 여자 친구는 모르고?
네. 아무도 몰랐었어요.
애인은 아니다.
네. 애인은 아니에요. 그 애를 사랑할 순 없죠.
언제부터 이런 사이였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태형이가 부모님 돌아가셔서 부산에 일주일 동안 가있을 때부터요.
그리고 ...태형이가 서울에 없을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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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사람이 한국에도 존재하는구나.
한국에도 이렇게 쿨한 사람들이 존재했다니.
정국은 이야기를 한 뒤의 표정이 훨씬 편해보였다.
어쩌다가 이런 사이가 된 건지는 뭐 자기들의 문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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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었다. 왜 과거형이에요 문장이.”
“지난주에 여자 친구가 알아버렸거든요. 지금은 제가 매달리는 중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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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국과 탄소는 사랑하는 사이는 아닌 것처럼 행동한다.
모텔에 같이 가는 것만 빼면.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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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핸드폰에서 문자 내역을 봤어요. 탄소 씨 알바 끝나고 만났어요?”
아뇨.
정국의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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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 만났죠?”
“알바 도중에 나올 수 있는 시간이 없었어요. 학교 끝나고 학생들이 막 들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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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의 눈동자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갑자기 정국이 지민의 눈길을 피했다.
저건 거짓말이다.
확실했다.
거짓말을 하면 티가 다 나는 아이. 흔들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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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누군가는 탄소랑 만났으니까 거기에 있겠죠. 탄소가 누구랑 마지막에 만났는지 찾고 있어서요. 그 사람이 범인일 확률이 높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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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은 지민의 눈길을 피하다 못해 고개를 거의 숙이고 있었다.
어린 양.
조금 더 흔들면 넘어질 어린 양.
계획적인 범죄는 저지르겠다고 마음조차도 못 가질.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면 경찰서는 쳐다보지도 못할 어린 양.
전정국은 범인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저 두려워서 거짓말을 하고 있을 뿐.
시간이 지나면 넘어지리라.
지민은 정국을 두고 방 밖으로 나갔다.
나가기 전 뒤돌아서 본 정국은 거의 울 듯 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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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이 남준의 친구를 만나고 서의 근처로 거의 다 오자 벌써 시간은 4시 30분이 되었다.
석진은 서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호석을 만나기 위해 카페 근처로 왔다.
석진이 카페 안을 봤을 때, 아직 호석이 출근하지 않았다.
석진은 주변을 둘러봤다.
건널목 앞에서 카페를 등지고 서있었다.
이 상태로 차 안에서 영상을 보고,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면 앰뷸런스를 못 볼 수 도 있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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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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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이 뒤돌아 봤을 때, 한 여인이 석진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냥 평범한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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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형사님이시죠?”
“아,네. 어떻게 아셨죠?”
“아침에 카페에 들리셨을 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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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자신이 정말 형사처럼 생긴 건가. 뿌듯해 하고 있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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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119 와서 3층에서 여자 분 실려 가신 날이요. 그거 조사하시는 거 맞죠?
뭐 말씀하실 거라도?
그 날 저 카페에 있었거든요.
카페에 들어갔던 게 한 5시 10분에서 15분 사이였던 거 같아요.
근데, 카페로 가다가 위에 층으로 올라가는 입구, 저 입구 지나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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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가리킨 입구는 카페 건물의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는 입구였다.
석진은 직감했다.
아, 이건 중요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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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 때 막 큰 소리가 났어요.
울려서.
그래서 2층까지 올라가봤어요.
솔직히 말해서요.
제가 들은 소리가 다른 분일 수도 있지만, ‘탄소’라는 이름도 들었고.
남자 분이 엄청 소리 지르셨거든요.
‘탄소’라는 이름을 들으신 게 확실해요?
네.
그 분 카페에서 알바하신지 꽤 오래돼서 알고 있어요.
하도 사장님이 이름을 많이 부르기도 했고요.
그리고 전 저 카페 완전 단골이거든요.
대화가 대충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나세요?
그건 잘 기억 안나요.
대충 남자 분이 여자 분한테 엄청 화나신 것 같았어요.
저렇게 크게 싸우기도 하는 구나. 하고 넘어갔죠.
여자 분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았어요.
남자 분이 소리 지를 때만 들렸죠.
얼마나 크게 들렸어요?
그냥 울려서 들렸어요. 아, 소리치구 있구나. 하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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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혹시 몰라 여자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은 석진은 한숨을 쉬었다.
마지막에 만난 건 전정국일 가능성이 높은데, 전정국이 발견자이다.
지민이 정국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석진은 지민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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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을 눈감은 채로 있던 지민은 핸드폰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지민에게 온 문자였다.
남준의 친구를 만난 것 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었다.
한 시민의 제보.
한 남자와 여자가 싸웠다는 제보.
1시간 정도면 어린 양이 속으로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지민은 문을 열고 정국의 앞에 다시 앉았다.
정국은 지민에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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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가 누구랑 마지막에 있었을지 짐작 가는 사람 없어요?”
“글쎄요.”
“한 시민 분의 제보가 있었거든요.
뭐, 모습을 봤는지는 아직 안 물어봤지만 그 시민 분과 더 이야기 해 볼 생각이에요.
한 남자랑 여자랑 싸우는 분위기였다고 하더라고요.
여자가 탄소라는 건 확실히 알고 있고. 뭐, 남자만 찾으면 되요.
싸웠다고 하니까 꽤나 중요한 인물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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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은 정국의 반응을 살폈다.
바닥을 보고 있는 정국의 시선이 불안한 것이 지민에게까지 전해졌다.
정국은 불안해하고 있었다.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만약 정국이 우발적으로 탄소를 해쳤다면.
당장이라도 자수할 것 같은 상태였다.
지민은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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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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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정국은 굳은 다짐을 한 표정으로 지민을 쳐다봤다.
어디서 단순한 거짓말 한 마디도 못할 어린 양이었다.
만약 아까 집으로 돌려보냈다면 내일이라도 다시 와서 진실을 이야기할 어린 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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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만난 거 아니에요. 만났어요.
왜 만났어요? 먼저 연락했던데.
여자 친구의 제일 친한 친구가 제가 탄소랑 모텔로 들어가는 걸 봤대요.
그걸 저한테 묻더라고요.
거짓말했죠.
근데, 형사님도 눈치 채신 것 같지만.
저 거짓말을 전혀 못해서요.
여자 친구가 탄소한테 SNS 통해서 바로 연락한 모양이에요.
근데, 탄소가 사실대로 다 이야기했어요.
거짓말 조금 보태서.
모텔은 한 번 갔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건 아니다.
이해 못할 말이죠.
차라리 그냥 친구다. 그런 곳 간 적 없다. 그렇게 이야기해주지.
그래서 그 날 만났어요.
왜 그렇게 말했는지 궁금해서.
그러다가 언성이 좀 높아졌어요.
방금은 왜 거짓말 했어요.
무서워서요.
그래요. 정확히 어디서 만났는데요.
탄소가 쓰러져 있던 화장실이요.
아까도 말했지만, 사람들이 그 화장실 잘 안 써요.
그래서 탄소랑 가끔 거기서 만나서 이야기하고 그래요.
몇 시부터 몇 시 까지 만났어요.
10분부터 15분. 시간은 정확해요.
정확하다고 확신해요?
카운터에 전자시계 있어요.
화장실 가기 전에 보고. 갔다 와서 봤으니까.
정확해요.
그 이야기만 했어요?
네.
거짓말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했대요.
그래서 소리쳤어요.
내가 태형이한테 가서 다 이야기했으면 좋겠냐고.
탄소는 당당하더라고요.
말하고 싶으면 말해봐라.
그래서 말 못할 것처럼 보이냐고 소리치고 나왔어요.
그게 다에요.
탄소를 화장실에 두고 그냥 나왔다.
네. 그 이후에는 태형이 연락받고 내려가다가 설마 하고 화장실 봤는데, 쓰러져 있더라고요.
그래요.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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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은 정국의 말이 진심처럼 느껴졌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표정이 변했다.
저렇게 모든 감정이 표정에 드러나는 사람을 찾기도 힘들 것이다.
이제 가도 돼요. 혹시 제가 연락하면 피하지 말고.
지민은 나가려 문고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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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모텔에는 얼마나 자주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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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질문에 정국은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적였다.
몇 장의 지폐와 함께 나온 많은 영수증 중 몇 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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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는 여기에 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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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정리 따위는 전혀 안하는 것 같았다.
지민은 영수증을 들었다.
뭐, 한 곳의 모텔만 이용하니 괜히 다 돌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럼 나중에 연락하죠.
지민은 석진이 있는 곳으로 갔다.
안녕하세요. 루니입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소진. 새싹. 내 그대들 고마워요.안녕하세요. 루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