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모범심즈
모범생 정재현 X 날라리 너심 썰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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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어....."
모든 시험을 포함하고 마지막 시험이라서 그런지
꽤 긴장되었던 수학 시험이 끝나자마자
교탁 앞에서 열심히 답을 부르는 반장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떨리는 가채점을 끝냈는데 애초에 생각했던 점수보다
훨씬 밑을 겉도는 점수를 보고 기대했던 나는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다.
늘 해왔던 대로 평소처럼 가채점이고 뭐고
그저 집 갈 생각에 벌써부터 가방 메고 신나 있는 정수정은
조용히 머리를 뜯어며 시험지만 멍하니 바라보는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고개를 쑥 내밀어 제 나름대로 내 눈치를 살폈다.
"왜? 연필잡이가 수학 시험 못 보면 헤어지재?"
그냥 듣기에도 별 도움 안되는 정수정의 말을 들고
내가 도끼눈을 하며 숙여있던 고개를 훽 돌려 째려보자
정수정은 움찔하다가 오히려 큰소리를 내면서 내 어깨를 툭, 쳤다.
"야, 장난이다 장난. 농담 한 번 했다가 목 날라가겠네."
"난 왜 머리가 나쁠까..."
"그래서 사람은 원래 살아왔던 대로 살아가는거야."
어느새 정수정은 자신의 의자를 끌어와 내 수학 시험지를 이리저리 살폈다.
정수정은 내 시험지 위에 간간이 보이는 몇 개의 동그라미를 보며
오오, 잘봤네~ 라며 감탄을 했고
그대로 시험지를 곱게 접어 내 가방에 넣고선 고개를 내저었다.
"그 잠깐 시험지 봤다고 벌써 머리 아프다, 야."
*
"수학 망했어."
시험이 끝나고 일찍 끝난 덕에 정재현과 나는 버스 정류장에 사이좋게 서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함께 기다리고 있다가
내가 먼저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숨을 푹푹 쉬며
망한 수학 시험에 대한 한탄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괜찮아요, 오늘 본 점수를 토대로 앞으로 더 열심히해서 잘보면 되죠.
제가 도와줄게요."
"너는 수학 몇 점 맞았어?"
자칫 예민한 질문임에도 정재현은 어떠한 기분 나쁜 티를 내지 않고
오히려 말 없이 나를 보며 예쁘게 미소만 짓고 있는 정재현의 모습에
난 순간적으로 머릿속을 스치는 숫자 100을 떠올렸고
역시나... 라며 땅을 쳐다본 채 한숨을 더 푹 쉬었다.
"대단하다... 나는 여자친구가 되어서는 수학도 못하고.."
재현이가 자기 시간까지 버리면서 나 공부 도와줬는데...
죄책감이 들면서 더 우울해져 있는 나를
정재현은 말없이 손깍지를 껴왔다.
"선배, 선배는 수학 공부 열심히 안 했어요?"
"완전 열심히 했지, 내 평생 그렇게 공부한 건 처음이야."
"그럼 된 거에요, 열심히 노력했으면 다음 시험에 나타나는거야."
정재현은 자기 나름대로 우울해져 있는 나를 열심히 다독여줬지만
그래도 우울의 끝을 달리고 있는 나의 맘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한 파란색 버스가 우리 앞에 섰고
정재현은 잡고 있던 내 손을 끌어당겨 서있는 그 버스를 향해 나아갔다.
"정재현, 이 버스 아니야."
"영화보자."
그 말을 끝으로 정재현은 다른 손으로 아예 내 어깨를 감싸안았다.
*
번호표를 뽑기 전에 일단 무슨 영화를 볼지 정하려고
카운터와 멀찍이 떨어져
현재 무슨 영화가 상영하는지 정재현과 머리를 맞대고 살펴보다가
내 눈에 띄는건 당연 귀신 포스터를 하고 있는 공포영화였다.
물론 공포영화를 맨눈으로 아주 잘 보는 건 아니었지만
마치 놀이기구를 즐겨 타는것과 같이 그 스릴을 위해
본격적인 더위의 여름이 오기 전 공포영화로 더위를 날리고 싶어
정재현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어 고민 하고 있는 정재현의 시선을 끌었다.
"우리 공포영화 보자, 재현아."
"선배 볼 수 있겠어요?"
걱정해오는 정재현의 말에 나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너가 있잖아!"
"남고괴담 2장 주세요."
정재현이 한 손으로 카드를 건네주다가
꽤 이쁘장한 여자 알바생과 손이 맞닿았는데
왠지 저 여자가 더 눈웃음치는 것 같고
더 미소짓는 것 같은 기분 나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평소에 정재현과 데이트를 하면서 은근히 느끼는 이런 상황들을
남몰래 정수정에게 말하곤 하지만 오히려 정수정은 콧방구 뀌며,
'야! 이세상 누구도 니 남친한테 관심 1도 없거든!'
라며 큰소리치지만 내가 볼 땐 전혀 아니다.
여친인 내가 이렇게 눈을 시퍼렇게 뜨고 옆에 있음에도
여직원들은 정재현에게 온갖 꼬리 백만개 행동들을 하는게
안보려고 해도 보이는 아주 못마땅하던 차였다.
"어제 늦게 잤어?"
방금 전 상황을 보고
약간의 꽁기함을 느낀 내가 잠시 조용해지며
순간 멍해 있는 내가 이상했는지
갑자기 정재현은 내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나와 시선을 맞춘 채 다정하게 물어왔다.
그에 나는 입을 꾹 닫고 고개를 저으며 아니, 라고 대답하자
정재현은 손을 잡아오면서 걱정하는 말투로 말을 이었다.
"이따 보다가 너무 무서우면 말해요,
나와서 다른 거 또 보자."
다른 손으로 알바생에게서 카드를 건네받은 정재현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잡고 있던 정재현의 손을 더 꽉 쥐었다.
"선배!"
우리를 부르는 게 맞는지 어떤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
나란히 손잡고 걸어 가던 정재현과 나는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다.
정재현 말고는 나를 선배라 부르는 남자 후배는 딱히 없어
누군가 하는 의구심과 함께 뒤돌아 보았지만
정말 본적도 없는 모르는 얼굴이
우리를 향해 손을 들어 사람 좋은 미소로 아는 척을 해오며 다가왔다.
"어? 민형아"
뜻밖에도 이 남자 애가 선배라 칭하는 사람은 정재현이었다.
정재현은 한 두발짝 앞으로 가더니 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여긴 어쩐일이야."
"시험 끝나서 친구들이랑 영화나 보러 왔죠,
선배는 데이트?"
이 남자애 또한 환하게 웃으며
정재현에게 머물러 있던 시선을 나에게 옮겨왔는데
나는 누군지 소개시켜달라는 무언의 행동으로 정재현을 바라보았다.
정재현은 아, 하면서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그 남자애에게 나를 소개시켜주었다.
"여자친구, 선배 여기는 내 중학교 후배."
"오, 진짜 여자친구구나, 안녕하세요 스엠 중학교 이민형이에요."
"아, 반가워요. 재현이 학교 후배는 처음이라."
먼저 오른쪽 손을 들어 악수를 청해오는 재현이 후배 민형이에게
나도 얼른 악수를 했다.
민형이는 나를 보다가,
"되게 이쁘시네요."
라는 말을 내뱉었고 정재현은 웃으며 이자식이, 라며 민형이의 어깨를 툭, 쳤다.
이에 민형이는 장난이에요, 장난. 이라면서 소리내어 웃었다.
"이제 민형이 너도 벌써 졸업반이네"
"아, 안그래도 지금 출국 준비 하고 있어요, 벌써."
"결국 캐나다로 다시 가기로 한거야?"
"네, 어머니가 불안하신가봐요.
대학교까지 거기서 나오기 원하세요."
역시 얘네들은 클래스가 다르네..
나는 그냥 아무 학교나 집어서 왔는데....
먼 세상의 대화를 하고 있는 둘의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고 있자
정재현은 그런 나를 발견하고 아, 하면서
민형이의 어깨를 치고 대화를 급히 마무리했다.
"민형아, 이제 영화 시간이 다 되어서."
"아, 네네. 선배, 나중에 제가 또 연락드릴게요."
"그래, 다음에 출국하기 전에 다시 보자."
이민형은 정재현과 악수를 하며 가볍게 목인사로 인사하더니
나를 보고는 꾸벅, 인사하고는 환하게 웃더니
자신의 친구들의 무리로 들어가 자리를 옮겨갔다.
처음으로 정재현의 주변사람을 만났다는 것에 대한 신기함과 동시에
꽤나 귀여운 인상으로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사람 좋게 다가오는 민형이 덕분에
신나 있던 나는 기분 좋은 얼굴로 정재현에게 말을 걸었다.
"되게 귀엽다, 싹싹하구."
"전 싹싹하고 또 멋있기도 하죠."
자신의 후배를 침튀기며 열심히 칭찬하는 나의 말에
정재현은 일부러 더 느릿한 말투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
문득 귀여워서 정재현의 엉덩이를 톡톡, 하고 두번 두드렸다.
정재현은 깜짝 놀라다가 쓰읍-, 하면서 내 손을 잡아 당겼다.
"혼나, 김여주."
"우리 동생 누나가 귀여워해주겠다는데 뭘."
"누가 누나야, 여자친구지."
그러고보니 나에게 선배 혹은 이름은 부르면서
누나라고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아
정재현의 팔을 툭툭 치며 재빠르게 물어보았다.
"정재현, 근데 너 왜 나한텐 누나라고 한 번도 안해?"
내가 고개까지 빳빳이 들고 정재현을 빤히 쳐다보며 묻자
이에 정재현은 내 눈을 쳐다보지도 않고 일부러 말을 돌리기 시작했다.
"우와~ 저거 되게 신기하다,
선배 저기 서봐요. 사진 찍어줄게."
"너 왜 나한테 누나라고 안 하냐니까!
내가 너보다 한살 많잖아!"
"내가 예쁘게 찍어줄게, 자 서봐요."
나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고 말 돌리는 정재현에게 투덜거리며
정재현이 서라고 하는 곳에 서서 꽃받침까지 하고는 씨익 웃었다.
정재현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이를 보이며 환하게 웃다가
폰으로 사진을 찍고나서야
허리를 굽히고 자신의 무릎에 손을 얹어
참았던 웃음을 내보이기 시작했다.
"아진짜, 김여주."
"잘 나왔어?"
정재현에게 다가가며 사진을 보려고 하자
계속 웃고있던 정재현이 다시 자신의 폰을 보고는 나에게 말을 했다.
"예뻐, 나만 볼거야."
"왜! 나도 보여줘!"
정재현은 홀드키를 누르고 자신의 주머니에 폰을 쏘옥, 넣고선
내 손을 잡고 극장 안에 들어가자고 이끌었다.
"선배, 제가 먼저 들어갈게요."
정재현의 몸에 베어있는 배려 덕에 내가 먼저 극장안으로 들어갔고
자연스레 아무 생각 없이 좌석도 먼저 들어가려했지만
갑자기 정재현은 나를 급하게 부르고는 자신이 먼저 쏙 들어가 앉았다.
그러다 문득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빼꼼, 내밀어 정재현 옆을 바라보았는데
어떤 남자가 혼자 왔는지 휴대폰을 보면서 자신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내가 고개까지 열심히 기웃거리며 궁금해하는 걸 눈치를 챘는지
정재현은 나에게 몸을 기울여 귓속말을 해왔다.
"어디 모르는 남자를 봐요. 나만 봐, 나만."
뭐야, 옆자리 남자라고 자기가 먼저 들어간건가?
또다시 귀여워지는 정재현의 모습에 나혼자 웃자
정재현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무섭다고 모르는 남자한테 안기면 안되죠,
저 분이 귀신에도 놀라고 선배 보고도 또 놀라면 어떡해요."
일부러 장난치며 농담하는 정재현에
나는 웃으면서 정재현의 팔을 아프지않게 때렸다.
*
........엄마야.
누가 공포영화 보자고 그랬냐.
만약 옆에 정재현만 아니었다면 나는 벌써 입 밖으로 욕이 나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걸 정재현 덕에 간신히 버텨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정재현도 귀신이 갑자기 나올때마다 가끔 가다 움찔, 움찔거렸고
이에 반해 나는 아예 정재현 어깨에 얼굴을 파묻어
귀신을 보지 않으려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정재현은 무서워하는 나를 발견하고 간간이 귓속말로,
"나갈까요?"
라고 물어왔지지만 나는 고개를 양쪽으로 저으면서도
또다시 엄마야, 라고 말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피에 흠뻑 젖은 귀신이 나오는 장면이 지나가고
그래도 밝아진 스크린에 한 숨 돌릴 수 있는 장면을 보고 있던 중
뒤에서 들려오는 한 여자의 목소리가 내 귀에 고스란히 들려왔다.
"여보옹~ 무져워~ 이제 더는 못 보게쪄~"
무서운 영화와 다르게
순간적으로 움찔한 나는 고개를 돌려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차올랐고
혹시나 정재현도 들었을까 싶어 옆을 보았는데
정재현은 그저 영화에만 집중하며 눈으로 열심히 장면을 쫓고 있었다.
나는 괜히 정재현의 팔에 팔짱을 껴서 더 밀착했고
정재현도 그런 나의 손을 더 꽉 잡아주며 나에게로 몸을 기대왔다.
*
"우리 다음엔 공포영화 절대 보지 말자.
옛날에는 나 진짜 잘 봤는데 그새 겁이 많아진 것 같아."
"소리때문에 더 무서웠나봐요."
버스에서 내려서 이제 막 아파트 뒤로 숨는 해가 떠있는 하늘을 보며
정재현과 나란히 우리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아까 극장에서의 귀신 장면이 계속해서 머릿 속 사이로 맴돌고 있다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걸 으으으, 하면서 떨쳐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가 무심코 옆을 봤는데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타면서
깔깔 웃는 아기들을 보니까 순간 힐링되는 느낌을 받았고
나도 모르게 올라갈 생각도 하지 않고 있던 입꼬리에 웃음을 달았다.
"선배."
"응?"
걸어가면서도 놀이터 쪽으로 시선을 빼앗긴 채
엄마 미소로 보고 있다가 불러오는 정재현의 목소리에
비로 정재현을 바라보았고
내눈에 보인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정재현이었다.
갑자기 밀려오는 불안함에 눈치를 보며 왜 그러나, 생각했고
정재현은 다시 앞을 보며 말을 이었다.
"선배도 해봐요."
"...뭘?"
"그거요"
그니까 그거가 뭐야?
애매하고 두루뭉실하게 대답하는
정재현의 의도를 끝까지 알아채지 못하다가
정재현은 더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까요, 여보옹~"
정직하게 여보옹을 발음한 정재현은 웃으면서 날 바라보았다.
여보옹, 이라함은 아까 영화관에서 콧소리를 내던 그 커플을 말하는 건가?
평소에도 정재현에게 거리낌없이 애교를 보이는 나였지만
그건 생활 애교였고 지금 정재현이 말하는 애교는 인위적인 애교라
나는 절대 싫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왜요, 저도 듣고싶어요, 빨리요."
이렇게 정재현이 애타게 간절하는 모습을 보는게 정말 재밌었지만
그건 그거였고 절대로 그런 여보옹,은 못할 것 같아
나는 저 멀리 보이는 우리 아파트 현관문을 향해 뛰어가며
계속해서 애원하는 정재현에게 외쳤다.
"잘 가! 재현아! 전화할게!"
*
그니까 문제는 이것이었다.
평소처럼 아무도 없는 조용한 집에서 나 혼자 잠을 이루기에는
아까 낮에 영화관에서 본 공포 영화 때문이었고
덕분에 나는 뜬 눈으로 새벽을 보내고 있었고
내 머릿속으로는 아까 보았던 귀신의 모습이 리플레이 되고 있었다.
그러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침대 옆 스탠드를 켜놓아도
의자 위에 귀신이 앉아 있는 것 같고
구석에도 귀신이 앉아있는 것 같은 느낌에
나는 무서워서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손으로 열심히 더듬으며 폰을 찾아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은 상태에서 정재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꽤 오랜시간 통화 연결음이 가고
잠을 자고 있었던지 목소리가 잠긴 정재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정재현ㅠㅠㅠㅠㅠ"
정재현의 목소리를 듣자 마자 안심한 내가 울 듯한 목소리를 냈고
바로 걱정해오는 정재현을 들을 수 있었다.
-선배? 무슨 일이에요? 목소리가 왜 그래요.-
"무서워ㅠㅠㅠㅠ"
-무슨 일 있어요?-
"아까ㅠㅠㅠ 귀신 ㅠㅠㅠㅠㅠ"
정리가 되어있지 않음에도
내 말을 듣자마자 정재현 쪽에서 약간 조용해지더니
이내 정재현은 아... 라며 이제야 깨달았는지
다시 나에게 다정하게 말을 해왔다.
-왜 이제야 전화했어요, 난 그것도 모르고 잤잖아.-
"몰라아, 나 진짜 이제 공포영화 절대 안볼거야 ㅠㅠㅠ"
-어쩐지 말 없이 집에 가더라.-
"지금도 내방에 귀신 있는 것 같아 ㅠㅠㅠ"
-눈 감아요, 내가 재밌는 얘기 해줄게.-
정재현의 말에 나는 목 끝까지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아
나른한 정재현의 목소리에 온 집중을 하려고 노력했다.
-선배 저번에 기억나요? 선배 집가서 밥먹은 날-
"기억나지, 너한테 완전 부끄러워서 쥐구멍에 숨고싶었던 날"
밉상인 우리 오빠 덕에 정재현이 꽤 애를 먹었던 걸 기억하기만 해도
나는 여전히 오빠와 통화를 할 때면 내가 먼저 혼내기 바빴다.
정재현은 낮은 웃음소리를 내며 말을 이었다.
-그때 태일이 형이 선배 몰래 저한테 해줬던 말이 있었어요.-
"우리 오빠가? 무슨 말?"
-선배 잠깐 화장실 갔을 때 태일이 형이 말해줬었는데
선배가 그렇게 집착이 심하대요.-
아..... 문태일 또 사고 쳤구나...하하
옛날에 전 남친과 사귀었을 때 전 남친이 잠수를 타버려
하루동안 계속 폰만 붙잡고 있었던 걸 오빠가 본 후로
집착녀다, 완전 무섭다, 라면서 나를 놀렸던 게 생각났고
결국 그게 정재현의 귀까지 들어갔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나는 할 말을 잃어 조용히 정재현의 목소리만 듣고 있었다.
-근데 그 말 듣자마자 저 완전 질투했어요.-
"무슨 질투?"
-선배는 저한테 전화 잘 안걸잖아요.-
"그거야 넌 공부하느라 방해되면 안되니깐 그런거구..
그리고 그때 전 남친한테 계속 전화한 건
걔가 말도 없이 잠수타서 그랬던거거든?"
-어쨌든 저도 선배한테 집착당하고 싶어요.-
갑자기 뜬금없이 집착당하고 싶다는 정재현의 말에
나는 진지한 정재현에게 미안할 정도로 큰 소리로 웃고 말았다.
"정재현, 변태."
-선배를 좋아하는 마음이 큰거라 칩시다.-
"알았어, 이젠 보고싶으면 맨날 맨날 전화할게."
-하루에 세 번 이상 전화하기.-
"나중에는 니가 먼저 이제 제발 전화 그만하라고 애원할걸?"
-나도 좀 그랬으면 좋겠네,
선배 전 남친 누군진 몰라도 엄청 부럽다~-
혼잣말을 가장한 말로 들으라는 듯이 큰소리 치는 정재현에
나는 어느새 무서웠던 맘이 싹 가시고
얼른 아침이 되어 정재현의 얼굴을 보고싶다는 마음을 억눌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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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저께 제가 실습하는 곳에 고등학교 후배가 봉사하러 왔었어요,
고 3인데도 더운 날에 봉사하러 온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면서 안쓰럽더라구요
저도 고 3생활을 어떻게 보면 즐겁게 보냈다고 추억하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분들이 분명 계실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삐질삐질나는 이 더운 날,
공부하시면서 생각이 어지럽고 답답하신 분
조금이라도 용돈벌이 하시려 알바하시는 분
혹은 말 못할 고민으로 혼자 속앓이 하시는 분
그것도 아니면 그저 방학동안 심심하신 분까지
모든 분들께 조금이나마 즐거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독자 한분 한분을 위해 글을 쓰고 있어요.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는 여주 같은 여러분들 곁에
늘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재현이 같은 제가 지켜드릴게요.
항상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드려야할지
늘 고민하고 또 고민하네요.
그럼 다음 화에서 재현이와 함께 다시 찾아올게요 :)
사랑합니다.
+) 암호닉은 매일 받고 있으니 망설임 없이 신청해주세요 :)
[ ] 가로 안에 암호닉을 넣어주시고 제일 최신글에 신청 부탁드립니다.
+) 비회원분들은 댓글이 다른 분들보다 늦게 확인 되기 때문에
제가 암호닉을 늦게 추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절대 빼먹진 않을테니 걱정말고 다음화에서 확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정재현의 과외 제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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