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만의 시간
3부
2.
그런 나에게도 구세주가 있었다. 핸드폰을 더 이상 보기가 싫어서 보이지 않는 가방으로 넣어버릴까 하다가 지푸라기를 붙잡는 심정으로 준면이 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울리는 동안 나 혼자 초조해져서 손을 입가로 가져갔다. 초조할 때마다 손끝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다. 종인이가 되게 싫어하는데…. 이 와중에 또 김종인 생각이나 하고 있다, 내가. 입 근처까지 가져갔던 손을 다시 아래로 내렸다. 그래도, 하지 말라는 건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신호음이 계속 울린다. 형마저 안 된다고 그러면 나 진짜 여기서 울어버릴 거야. 이 허전한 마음을 누구에게라도 털어놓아야만 조금 나아질 것 같았다. 최선책은 이미 물 건너갔으니 차선책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형이 알면 섭섭하겠지만 그래도. 낮게 한숨을 쉬는데,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여보세요, 라는 목소리에 바로 본론부터 꺼냈다.
“형, 지금 바빠요?”
一아니, 그런 건 아닌데…. 왜? 무슨 일 있어?
“일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맥주 한잔 하고 싶어서요.”
一맥주?
“네, 형. 시간 괜찮아요?”
내 말에 고민하는 듯, 잠시간 말이 없던 형이 이내 괜찮다며 여덟시까지 후문에서 보자며 약속을 잡았다. 그 덕에 집으로 향하던 버스에서 내려야하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이런 것쯤이야 아무래도 괜찮았다. 나도, 만날 사람이 생겼다는 것에 안심했다. 그와 동시에 친구들에 대한 원망도 잠시 스쳐지나갔고, 형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가득 찼다.
고등학교 2학년때, 종인이의 소개로 형을 처음 만났었다. 낯선 사람 앞에서 그저 친구로만 보여야 할 것 같아 괜히 그 애와의 접촉을 피했던 나와는 달리, 종인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스스럼없이 내 손을 잡아왔고, 그에 대해서 형도 한번 눈길을 줄뿐,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거기서 당황한 건 나 혼자였다. 김종인에게 손을 잡힌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두 사람을 번갈아보던 나를 보며 형이 웃는 얼굴로 말했었다. 귀엽네….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 본 건장한 열여덟의 남자애에게 귀엽다니. 첫 마디가 너무 강렬해서 잊을 수가 없다. 그 당시엔 살짝 기분이 나빴던 것 같기도 한데, 형이 워낙 사람 좋은 얼굴로 웃고 있어서 칭찬이려니 하고 넘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래, 내가 한 귀염 하지, 또.
그러고 보니, 내 주위엔 온통 김종인과의 접점뿐이다. 약속들이 있으시다며 나를 거부했던 친구들도, 준면이 형도. 사실은, 모두들 온전한 내 편이 아니라서 요즘 종인이에게 쌓인 불만에 대해, 말도 잘 못 꺼낸다. 혹시나 그쪽으로 새어 나갈까봐서. 혼자 마음에 담아두는 성격이 못되지만 요즘은 잘도 참아내고 있다. 그러느라 혹사당하는 건 내 마음이고, 이렇게 누르고 누르다 뻥하고 터질까봐 걱정이다. 그러기 전에 알아서 조절을 잘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김종인이 내 마음을 알까, 내 마음을 알고는 있으려나. 이제는 만나지 2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내겐 김종인이 어렵고, 연애가 어렵다.
“…후우.”
학교 쪽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 액정을 내려다보니 이제 일곱 시 사십분이다. 그걸 가만히 내려 보다가 결국은 울리지 않을 걸 알아서 종료버튼을 눌렀다. 멀지 않은 거리라, 금방 도착 할 것이다. 그동안 잠시 눈이나 붙여야겠다.
一
“무슨 일 있지, 너.”
“일은 무슨…. 그런 거 없다니까요오.”
“맥주 마시자더니, 웬 소주를… 것도 몇병째야, 이게. 술도 잘 못 마시면서….”
준면이 형과 정확히 여덟시에 후문에서 만나 자주 가는 술집으로 들어왔다. 나는 분명 치맥이 먹고 싶었다. 치킨에 맥주.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하는 편이라, 소주보다는 맥주가 더 잘 들어갔으니까. 그런데, 웬걸. 의자에 앉자마자 갑자기 소주가 마시고 싶은 거라. 그래, 나도 안다. 나 되게 변덕스러운 거. 나도 안다고요.
조금은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서 나를 바라보는 형에게 그저 웃고 말았다. 뭐, 웃는 거 말고는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는데, 어떡해. 준면이 형한테 김종인 욕을 할 거야, 뭐 어쩔 거야.
“수상한데, 너.”
“살다보면 소주가 먹고 싶을 때도 있고. 뭐, 그런 거 아니겠어요?”
“요게, 인생 다 산 것처럼 말 하네…. 형 앞에서.”
“죄송합니다아. 자, 그런 의미에서 짠!”
능글맞게 웃으며, 형에게 소주잔을 들이밀었다. 그랬더니 형이 못이기는 척하며 짠하고 내 잔에 자기 잔을 부딪혀온다. 캬, 목을 타고 흘러가는 게 소주인지 물인지 모르겠다. 물처럼 술술 잘도 넘어가는 구나.
“형. 진짜아, 인생은 혼자인 것 같아요..”
“이거 봐, 너 진짜 무슨 일 있지?”
“아니, 그게 아니라... 이 나쁜 새끼들. 친구가, 어? 내 친구들이 다 나를 버렸어요..엉엉. 이럴 수가 있나? 내가 키우다 시피 했는데, 어?”
“…….”
“오세훈은 만날 나만 보면 잔소리 하고오...”
“세훈이가 그래?”
몇 잔 안 마셨다고 생각했는데, 테이블 위에 빈 병이 세 개나 올려져있다. 이거, 우리가 다 마신건가? 아니지. 형은 계속 잔을 갖다 대기만 하고, 마시질 않고 있으니 나 혼자 마신건가, 이거…? 아, 나 술 잘 못 마시는데. 맥주도 아니고 소주를 물처럼 홀짝홀짝 마셔댔다. 미쳤네, 도경수. 아주, 미치셨어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다고 생각했는데 비어있는 세 개의 초록색병을 보니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오.
“뭐, 오세훈만 그러나.. 박찬열도 만날 나한테만 쨍알쨍알. 아, 아니다. 걘 변백현한테 더 그래요! 왜냐면…, 백현이가 만만하니까!”
“…그래?”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긍정의 의미로 끄덕인 건데, 자꾸 끄덕이니까 머리가 아파. 아이고, 어지러워라. 두어 번 끄덕이려고 했던 고갯짓이 벌써 몇 번짼지 모르겠다. 나 혼자 계속 그러고 있으니, 형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턱에 손을 갖다 대고 그만. 하고 말한다. 그래서 하던 걸 뚝, 멈췄다. 그랬더니 잘했다고 머리를 쓰담쓰담.
“경수야, 어지러워?”
“…그렇지 않아요!”
“어지러운 것 같은데….”
“아니에요, 절대! 네-버! 괜찮다구요..”
다정한 목소리로 묻는 준면이 형 때문에 하려던 말이 중간에 끊기고 말았잖아…. 내가 어디까지 애기했더라. 오세훈에, 박찬열? 변백현도 얘기 했었나, 아닌가. 아, 어디까지 얘기했지? 으이씨, 까먹었어, 젠장!
“오세훈은, 만날 잔소리 하구요오...”
그렇담 다시 처음부터 얘기하는 수밖에. 숟가락을 손에 꼭 쥔 채 턱 근처에 가져다가, 형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오세훈은, 만날 잔소리만 하고, 박찬열은 내가 먼저 연락 안하면 연락 오는 법이 없는데다가, 변백현은 만날 여자 친구랑만 놀아요. 근데, 그 자식 그거 여자 친구가 벌써 몇 번이나 바뀌었는지 몰라요. 연락할 때마다 새로운 애야…. 어쩜 그러지? 진짜 신기한 놈일세…. 그쵸. 신기하죠? 그쵸, 형! 내 말 듣고 있어요? 형! 혀엉.
“…듣고 있어, 경수야.”
“아무튼, 그렇다구요.. 제가 이렇게 살아요. 아오 진짜, 인생은 쓰고 소주는 달다. 허헝..”
“스무 살짜리가 형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네….”
인생을 한탄하려던 게 아닌데, 어쩌다보니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형에게 술주정 부리려고 만나자고 했던 게 아닌데. 머리가 아주 조금 어지러워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근데 귓가에 차가운 게 닿아. 뭐야? 손을 들어 올려 쳐다봤더니, 아까 쥐고 있었던 숟가락이다. 망할, 숟가락!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요고요고, 낄 자리 안 낄 자리 구분 못하는구나. 자꾸만 감기는 눈꺼풀을 억지로 끌어올리며 눈을 부릅뜨고서 숟가락을 노려보았다.
“게다가 왜 인생이 혼자야.. 종인이 있잖아. 종인이가 들으면 섭섭해하겠다….”
그 말에 조금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숟가락이고 뭐고, 노려보는 것도 모두 다 잊고서.
“…김종인.”
김종인이다. 내 애인, 김종인. 나랑 연락 잘 안하는 김종인. 내가 좋아하는 김종인, 나를 좋아하는…?
“그래, 김종인.”
나를 좋아하는 걸까. 여전히 좋아하는 건…맞지, 종인아?
“…….”
너에게 묻고 싶은 말이 태산 같은데, 하필 내 앞에 있는 건 네가 아니라 준면이 형이다. 형한테 말하면, 너에게 전해질까. 그동안 내 주위 사람들에게 네 얘기를 하면, 나 속상하다고. 그러니까 들어달라고 말을 하면. 너에게 전해 질까봐 말하지도 못하고 혼자서 속으로만 끙끙 앓았는데. 지금, 내가 말을 하면. 형이, 너에게 전해줄까….
“김종인은요..”
“…응.”
“종인이는..”
“…….”
“…….”
“…….”
“나빠, 시발.”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가 있어요? 아닌가, 사람이 변한 게 아니라 사랑이 변한 건가…. 그 씨에프 왜 있잖아요, 옛날 옛적에 나 어릴 때 했던 것 같은데.. 막, 낙엽인가.. 아무튼 그거 던지면서 그랬잖아요, 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하고 소리치는 그 씨에프. 나 지금 그거 따라하고 싶고, 그래요. 진짜, 웃기다.
그래, 진짜로 웃긴 것 같아서 말을 마치고 웃었다. 그런데 나 혼자 웃었다. 내 앞에 앉아있는 준면이 형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아닌가, 내가 조금 취해서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
“너희 무슨 문제 있구나.”
너희가 아니라, 그 애요, 그 애.
“경수야….”
“…….”
“혼자 앓지 말고, 혼자 삭히지 마.”
형의 말에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다. 모든 것을 다 말하지 않았음에도, 형은 이해했다는 듯 조심스러운 손길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힘든 거, 원래 혼자 삭히면 더 힘들다?”
“…….”
“말 하면서 푸는 거야, 원래.”
그러고,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해준다. 괜찮아, 괜찮으니까 말해도 돼. 종인이한테 말 하지 않을게. 그러니까 혼자 삭히지 말고 나한테 말 해….
정말 괜찮아요? 하는 눈빛으로 형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런 나를 안쓰러운 눈으로 보던 형이,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
형, 사실은… 지금부터 내가 털어놓는 모든 말들. 나대신 그 애한테 전해 주세요. 경수가, 너 때문에 힘들어 한다고 형이 좀, 말 해줘요.
“…김종인.”
“응.”
“진짜, 나빠….”
一
“아, 머리야….”
목이 쩍쩍 갈라질 것만 같은 갈증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 목이 말라서 일어 난건데, 눈 뜨고 보니 머리가 더 아픈 것 같고, 그래.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그대로 누운 상태로 오만상을 찌푸린 채 이불로 머리를 감쌌다. 아, 골 아파. 젠장. 어? 그나저나 우리 집이네.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에, 익숙한 베개. 익숙한, 내 이불까지. 어제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꽤 많이 마신 것 같은데 그래도 집은 용케 찾아온단 말이지. 아, 기특한 도경수.
“…으으으.”
그나저나, 머리가 너무 아파. 숙취 때문에 고생한 건 또 오랜만인 것 같다. 그래서 적응이 안 돼. 어제 밤에 초코우유라도 마셨어야했는데. 몸 상태가 엉망진창이다. 그저 자다 일어난 것뿐인데 왜 이런가 몰라. 왜 이러긴. 어제 술을 쳐드시고 주무셨으니 이런 거 아니겠어요. 나 혼자 묻고, 나 혼자 대답하려니 조금 이상한 것 같다. 아직 술이 덜 깼나. 머리를 털어내며, 손을 뻗어 핸드폰부터 찾았다. 그나저나 준면이 형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해야겠다. 어제 무슨 정신으로 김종인 얘기를 꺼냈는지…. 홀드 버튼을 눌러도 그대로기에 다시 한 번 길게 꾸욱 눌렀다. 어제 전원을 끈 상태로 그냥 내버려두었던 모양이다. 밝아지는 액정화면을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끝내, 말 하지 못했다. 괜찮다고, 나한테 털어놓으라는 준면이 형을 바라보다가 그냥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 미워도 내 애인이고, 나빠도 내 애인이고. 못생겼어도, 살이 쪄서 배가 나와도, 내 애인이니까. 나한테만 나빠도, 충분한 거라고. 그래도 너는 김종인이니까. 내가 좋아하니까, 시발. 성인군자 납셨네, 보살이 여기 있어요. 열부 났습니다. 네, 도경수. 몸에서 사리까지 나오겠어요. 진짜, 시발이다. 시발.
아, 드디어 켜졌다. 핸드폰이 완전하게 켜지자마자 타이밍 좋게, 전화가 왔다. 액정에 둥둥 떠 있는 이름은 오세훈. 그에, 망설이지 않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 요라고 말하기도 전에 반대편에서 꽤,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一정신 똑바로 안 차리지?
아, 맞다. 아침 수업. 어디보자, 지금 시간이 열한시가 넘었고, 수업이 아홉시 시작이니까….
“나 아파….”
一아프긴 개뿔…. 어제 술 먹고 속이 안 좋으신 거겠지.
나름대로, 먹혀들라고 최대한 불쌍한 목소리로 말한 건데도 안 통한다. 에라이, 귀신같은 오세훈.
민망함에 대답 대신 그냥 웃고 말았다. 그랬더니 또, 오세훈은 날이 선 목소리로 지금 웃음이 나와? 하며 나를 꾸짖어. 무서운 놈.
“미안해요, 형. 제가 내일 밥 사겠습니다.”
一밥? 너 지금 밥이라 그랬냐. 밥?
“점심은 물론이고, 저녁까지.”
그래도, 세훈이가 나를 대신해서 대출도 해주고, 수업시간에 열심히 한 필기도 보여준다. 게다가 과제 있으면 있다고 알려줘, 과 행사 있으면 있다고 알려줘, 밥도 같이 먹어주고…. 암튼, 요즘 오세훈한테 이래저래 빚진 게 많아서 갚아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래서, 점심에 저녁까지 책임지겠다는 내 말에 잠시간 말이 없다.
“콜?”
一미리 말해두겠는데, 학식은 안 먹는다.
“아무튼, 콜?”
一콜.
만족스러움에 고개를 끄덕였다. 뭐, 물론. 오세훈이 보지는 못하겠지만. 그게 뭐, 대수야? 그 이후로 술 그만 먹고 수업에나 똑바로 나오라는 오세훈의 잔소리가 길어졌지만 대충 알겠다고 대답하며 전화를 마무리했다. 시험기간도 다가오는데, 이젠 진짜 성실하게 학교를 다닐 의향도 있다. 의향이 있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래야만 하는 거지만. 전화를 끊고, 조금 뜨거워진 핸드폰을 내려놓으려다가 무심코 내려다본 액정에 부재중 전화에, 문자에, 카톡들이 한 가득이었다.
[잘 들어갔어? 아침에 일어나면 연락 줘.]
이건, 준면이 형이다. 형의 문자를 보니, 또 미안해졌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전화해서 사과라도 해야지, 원.
[도경수 또 쳐 자고 있지ㅡㅡ]
[전화는 왜 꺼놓고 지랄이야. 정신 나갔지, 아주.]
[아오, 내가 애를 키우지, 애를 키워요.]
이거는, 방금 전에 통화한 오세훈. 뭐야, 메시지일 뿐인데 옆에서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이건, 진짜 누가 봐도 오세훈이 보낸 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수야, 뭐해.]
[자?]
[왜 전화를 안 받아. 이거 보면 나한테 연락 해줘.]
[나 지금 너희 집인데, 오늘 꽤 늦네..]
[지금 어디야.]
[너 술 마시지, 또.]
[혼난다.]
[아침에 일어나면 전화해.]
김종인이다.
[눈 뜨자마자 우리 집으로 와.]
오랜만에 온 그 문자들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 종인이, 종인이, 종인이, 종인이…. 최근통화목록에 네 이름이 가득한 걸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핸드폰을 꼭 쥐며 조금 웃었다.
아, 얼른 씻고 종인이 보러 가야겠다.
***
진짜진짜, 오랜만이에요T^T
오늘 막 시험이 끝났습니다.
장렬하게 말아먹고 다시 돌아왔어욯ㅎㅎㅎㅎㅎ
헿...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