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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그 불완전한 나이. 

 

 

 

33 

 

 

 

 

 

 

 

 

 

[세븐틴/김민규] 19살, 그 불완전한 나이. 33 (부제 : 너와 내가 멀어지지 않았던 그때 ③) | 인스티즈

 

 

 

 

 

 

 

(부제 : 너와 내가 멀어지지 않았던 그때 ③) 

 

 

 

 

 

 

 

 

 

 

  이석민의 소개로 만나 본 최유진은 여러 가지 매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였다. 예쁘장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어느 면에서는 털털하기도 하고, 또 어느 면에서는 사람 애간장을 태울 정도로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이석민이 아주 녹아내리는 게 느껴져 그렇게도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최유진의 행동 하나하나에 항상 함박웃음을 달고 있는, 사랑에 빠진 이석민의 표정이란 적응이 안 돼 낯설기도 하면서 또 신기했다. 

 

 

  둘은 같은 학원 상가에서 만났다고 한다. 이석민이 다니는 실용음악 학원 옆에는 수학학원이 있었는데, 레슨이 끝나고 나서 집에 가기 위해 학원 문을 열었다가 막 수학학원에서 나오는 최유진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고. 그때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이석민은 무조건 그 아이의 전화번호를 따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한다. 용기 내서 전화번호를 물어본 제게 최유진은 웃으면서 자신의 번호를 알려주었고, 번호를 교환하고 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그리고 이건 정말 운명이라고 다시 한번 느꼈다고. 

 

 

  "넌 그렇다 치고, 너는 이석민 어느 부분이 좋아서 만나는 거야?" 

  "야. 내가 뭐 어때서!" 

  "귀엽잖아-. 그리고 노래는 또 얼마나 잘 부르는데!" 

 

 

  내가 말했을 땐 발끈하더니 최유진의 말 한마디에 이석민은 또 바보같이 헤헤 웃어버린다. 저거, 저거…. 진짜 단단히 빠졌구만. 나는 전원우를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데, 전원우는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다. 입가에 아주 살짝, 딱 그 정도로만. 

 

 

  "그런데 넌 아까부터 왜 아무 말도 안 해?" 

  "…어?" 

  "그래 원우야-. 같이 얘기하자!" 

 

 

  이석민과 최유진의 말에 전원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그래.' 하고 대답했다. 어딘가 이상한 듯한 전원우의 행동에 그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데, 

 

 

  "김민규!!!" 

  "응?" 

 

 

  어디선가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고개를 돌려본 곳에는 오늘도 여전히 예쁜 김여주가 서 있었다. 뭐야, 얘가 여기까지 웬일이지? 반가운 마음에 나는 얼른 교실 뒷문으로 뛰어갔다.  

 

 

  "뭐야, 몬난이-. 이 오빠 보고 싶어서 온 거야?" 

  "죽을래, 그런 거 아니거든?" 

  "왜? 무슨 일이야?" 

  "별건 아니고 오늘 저녁에 오빠가 너랑 같이 밥 먹재. 그거 말해주려고." 

  "헐. 형님이랑?" 

  "응.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재." 

 

 

  나야 완전 좋지! 내가 좋다고 고개를 끄덕이니, 그런 내 모습을 보던 김여주는 그렇게나 좋냐며 피식 웃고는 '나 간다-.'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야, 데려다줄게!" 

  "됐네요. 따라오지 마!" 

 

 

  진짜 간다! 손을 크게 흔들며 걸어가는 김여주를 보며 나도 그를 따라 손을 흔들고 있을 때였다. 

 

 

  "누구야?" 

  "으아악!!!" 

 

 

  언제, 어디서부터 있었던 건지는 몰라도 내 옆에 서 있는 이석민과 최유진, 전원우를 본 순간 나는 놀라서 소리를 빽 지를 수밖에 없었다. 뭐야, 뭐 죄 졌어? 제법 목소리가 컸던 건지 최유진은 귀를 틀어막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너네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내 물음에 최유진은 '음… 네가 뒷문으로 쪼르르 달려갔을 때부터?' 하고 씨익 웃었다. 미친, 나는 왜 몰랐지? 약간 멘붕에 빠져 머릿속이 혼란으로 가득 차고 있는데, 자신의 반으로 걸어가는 김여주와 나를 번갈아보던 최유진은 으음-? 하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였다. 

 

 

  "왜, 왜 그렇게 쳐다보는데?" 

  "너 쟤 좋아하는구나!" 

  "ㅁ, 뭐?!" 

  "맞지? 내 눈은 못 속인다-." 

 

 

  지금 쟤가 뭐라는 거야…! 나는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는데, 눈치라고는 정말 더럽게 없는 이석민이 옆에서 최유진의 말에 더욱 불을 붙이고 있었다. 

 

 

  "야! 너 그래서 맨날 내가 소개해달라고 해도 안된다고 했던 거야?!" 

  "아 진짜 뭐라는 거야, 그런 거 아니라고!!! 나랑 쟤랑은 그냥 친구라니까?" 

  "에이-. 딱 봐도 짝사랑이구만." 

  "야, 너 빨리 너네 반 가라." 

 

 

  왜!!! 너 지금 괜히 찔리니까 그러는 거지?! 나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최유진의 등을 떠밀어 우리 반 밖으로 내보내고는, 쟤 빨리 반으로 돌려보내라며 이석민도 같이 내쫓아버렸다. 

 

 

  "민규야, 힘내! 내가 도와줄게!!!" 

 

 

  쟤가 진짜 끝까지…! 안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애한테 속마음을 들켜버렸을 때의 그 기분이란 정말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그냥 엄청 쪽팔리고, 또 민망하고. 아오… 머리 아파. 지끈대는 머리에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있는데, 앞에서 전원우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아, 왜. 뭐." 

  "…아니야." 

 

 

  그 말을 끝으로 자리로 돌아가는 전원우. 아니, 근데 왜 웃으면서 가는 건데?! 내가 아까 뭐 했지? 나는 그냥 평소처럼 말한 거 밖에 없는데? 남들이 보기에는 그렇게 얼굴에 다 드러나나? 그런데 정작 김여주는 왜 모르는 건데…? 아, 몰라! 원치 않게 공개적으로 고백을 한 것 같은 기분에 나는 미칠 듯이 민망해서 재빨리 자리에 앉아 털썩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아, 쪽팔려. 

 

 

 

 

 

 

 

 

 

 

 

 

 

 

 

 

 

 

  "민규가 아까 그 여자애 좋아하는 거, 맞는 거 같지?" 

  "음… 뭔가 맞는 거 같기도 한데…. 사실 잘 모르겠어. 정말 맞을까?" 

  "맞아. 여자의 직감을 한 번 믿어봐." 

 

 

  그 둘을 어떻게 엮어주면 좋을까? 유진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까 그 여자애가 반에 왔을 때, 김민규는 누가 봐도 '나 얘 좋아해요-.' 라는 표정으로 그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작 자신은 모르는 것 같았지만…. 그렇게 웃는 김민규는 정말 처음 봤다. 그런데, 걔 맨날 우리 석민이 갈굴 때 보면 뭐 연애 고수인 줄 알았더니 막상 보니까 숙맥이잖아? 아, 진짜 그 둘을 어떻게 이어주지? 유진은 벌써부터 즐거운 마음에 씨익 웃었다. 내 연애도 충분히 즐겁지만, 남의 연애는 더욱 즐거운 법이다. 

 

 

  "그런데 원우는 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 

  "어? 아니. 걔 은근 웃겨. 막 생긴 거랑 다르게 아재 개그 같은 것도 좋아하고." 

  "그래? 그럼 내가 불편한 건가…." 

  "왜?" 

  "아니… 나랑 있을 때 유독 말을 안 하는 거 같길래. 목소리도 좋은데 왜 말을 안하나 해서." 

  "걔가 낯을 엄청 가려서 그래. 나랑 민규도 처음에 걔랑 친해지기 진짜 힘들었어." 

 

 

  근데, 최유진. 뭐라고? 전원우 목소리가 좋다고? 석민의 말에 유진은 아차, 했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 거람. 유진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이미 삐질 대로 삐진 석민은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댓 발 내밀었다. 큰일 났다, 이석민 삐졌네…. 

 

 

  으음… 어떡하지.  

 

 

  "……?!" 

  "화 풀어. 나한텐 너밖에 없는 걸?" 

 

 

  석민은 지금 제 볼에 닿은 낯선 감촉에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내가 잘못 느낀 게 아니라면 지금 이거… 뽀뽀… 맞지? 

 

 

  "…유진아." 

  "난 네가 제일로 좋다고, 바보야." 

 

 

  으아! 몰라, 부끄러워! 나 간다! 유진은 제 볼을 감싸며 자신의 반으로 다다다 뛰어갔다. 석민은 그런 유진이 뛰어가는 걸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눈에는 아주 하트를 뿅뿅 매달고서는. 

 

 

  "…아, 진짜 어떡하냐." 

 

 

   나도 네가 너무 좋은데. 

 

 

 

 

 

 

  석민은 사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 

 

 

 

 

 

 

 

 

 

 

 

  6월 모의고사가 끝난 지금, 아이들은 가채점으로 인해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었다. 한 쪽에서는 점수가 올랐다고 환호를 하고 있으면, 다른 한 쪽에서는 제 점수를 믿지 못해 시험지를 먹어버리는 상황까지 일어나고 있었다.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아예 채점을 포기하고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기도 했었고. 나는 두 번째 경우였다. 시험지를 먹어버리는 것까진 아니고, 실수 몇 개에 확 내려간 등급을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미쳤지, 진짜. 모르는 것도 아니고 아는 걸 틀리다니. 억울하기도 하고 짜증나는 마음에 머리를 벅벅 긁고는, 시험지를 파일에 차곡차곡 넣고선 문제를 다시 훑고 있는 전원우에게로 다가갔다. 쟤는 분명 잘 봤겠지? 

 

 

  "원우님. 이번 시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어?" 

  "네 거 줘봐. 구경 좀 하자." 

 

 

  난감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전원우를 모른 척하고 그의 시험지를 집어 들었다. 언어 만점, 수리 만점, 영어 만점, 과탐은… 딱 한 개 틀렸네? 

 

 

  "야, 너 진짜 인간 맞냐? 이거 빼고는 다 맞았네?" 

  "하하… 뭐 어쩌다 보니." 

  "와… 진짜 대박이다." 

 

 

  부럽다, 야. 나는 괜히 전원우의 시험지를 다시 훑어보며 말했다. 이게 내 시험지면 얼마나 좋을까. 전원우의 시험지를 보다가 문득 생각난 이석민에 그를 쳐다보니, 이석민은 뭐가 그리 신나는 건지 자리에서 일어나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방을 챙기고 있었다. 

 

 

  "올- 너 시험 잘 봤나 보다?" 

  "엥? 왜?" 

  "너 지금 시험 잘 봐서 신난 거 아니야?" 

  "아닌데. 나 이번에 30점이나 떨어졌어." 

  "뭐? 너 미쳤어?!" 

  "그것보다 나 유진이랑 놀러 가기로 해서. 먼저 가볼게!" 

 

 

  신난 이유가 저거였구만. 가방을 메고 폴짝폴짝 뛰어나가는 이석민을 보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요즘 따라 최유진이랑 붙어 다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석민과 같이 있는 시간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연애를 해서 그런지 하루 종일 싱글벙글 웃고 있는 친구 얼굴을 보면 나도 참 좋긴 한데, 쟤 정말 저렇게 놔둬도 되는 걸까…. 30점이나 떨어졌다는 건 정말 타격이 큰 건데. 

 

 

  "석민이 어디 갔어?" 

  "최유진 만나러." 

  "아…." 

  "오늘도 너랑 나랑 둘이 집에 가야겠다. 가자." 

 

 

 

 

 

 

 

 

 

 

 

 

* 

 

 

 

 

 

 

 

 

 

 

 

 

  "이제 좀 밝혀보시지." 

  "뭐를?" 

  "말해봐. 대체 뭘 먹고 그렇게 공부를 잘 하는 거야?" 

 

 

  너 맨날 보면 밥도 잘 안 먹던데 집에서 혼자 공부 잘하는 약, 뭐 그런 거 먹고 그렇게 잘하는 거지?! 내 말에 전원우는 그게 무슨 소리냐며 피식 웃었다. 이제 공유 좀 해보라고- 어떻게 해야 너처럼 잘 하는지. 으음…. 내 말에 입술을 꾸욱 다물고 나름 진지하게 고민하던 전원우는 이내 입을 열었다. 

 

 

  "예습, 복습 잘하고 오답 정리 잘하면 돼!" 

  "…아, 진짜 그걸 누가 몰라서 묻냐?" 

  "큭큭. 너도 공부 못하는 편도 아니면서 뭘."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을 일 있냐- 나는 네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었어…." 

 

 

  훌쩍이며 우는 시늉을 보이자 전원우는 모르는 거 있으면 부담 가지지 말고 물어보라며, 자기가 최선을 다해서 알려준다면서 파이팅! 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남자한테 좀 징그러운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보면 이렇게나 귀엽고, 또 착한 앤데. 대체 전원우는 왜 그런 구설수에 휘말려야 했던 걸까. 

 

 

  "…저, 민규야." 

  "어?" 

 

 

  나를 부르는 전원우의 목소리에는 잠깐의 침묵이 담겨져 있었다. 별생각 없이 뭐냐고 대답을 하자 전원우는 말을 할 듯, 말 듯 뜸을 몇 번 들이더니 한숨을 파악 내쉬었다. 대체 뭐길래 그렇게 말하기를 힘들어하는 걸까- 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나는 머뭇거리고 있는 그의 행동을 보고선 알 수 있었다.  

 

 

 

  아, 얘가 지금 말하려는 게 그거구나. 

 

 

 

  너는 갑자기 왜 내게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걸까? 정말 뜬금없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우리한테 말해줘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구나… 라고. 이석민한테도 얘기를 해줘야겠다고 생각은 했겠지만, 지금이 타이밍이라고 느꼈겠지. 요 근래 전원우와 엄청나게 붙어있던 게 나니까. 나는 그냥 네가 그렇게 쭉 숨긴 채로 지낼 줄 알았다. 전혀 이야기를 해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 

  "…그게, 사실." 

 

 

  큰맘을 먹은 듯 침을 꿀꺽 삼키고 나서 입을 열던 그는, 그의 다짐이 무색해질 정도로 몇 마디 내뱉지도 못하고 다시 입을 꾸욱 다물었다. …그래.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에 나는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말하기가 힘든 거겠지. 누가 자신의 치부를 당당히 드러낼 수 있겠는가. 힘들어하는 그의 모습에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러니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하지만 나는 모른 척을 해야 했다. 그의 소문이 어떻게 나 있냐는 것을, 그가 지금 다른 아이들한테 어떤 이미지로 찍혔냐는 것을.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는 뭐길래 말을 하다 마냐며, 궁금하니 빨리 말을 하라며 그를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모른 척을 해야만 했으니까. 

 

 

  "…아니야. 나중에 말해줄게." 

  "그래… 그럼." 

 

 

  왠지 모르게 어색해진 분위기에 나는 집에 가기 전에 밥이나 먹고 가지 않겠냐며 그의 팔을 잡고 근처 음식점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야, 나 오늘 돈 없는데…! 전원우는 당황한 듯이 말했지만 나는 괜찮다고, 내가 다 내겠다며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이끌었다. 뒤에서 빚지는 게 싫다며 울상을 짓고 있는 전원우에 그러면 네가 다음에 사주면 되지 않겠냐고 물으니 이 단순한 녀석은 아, 하고선 꼭 그러겠다며 고개를 끄덕여왔다. 

 

 

  너에게 이야기를 듣진 못했지만, 그래도 말을 하겠다고 시도라도 했으니 나는 그만큼 너에게 믿을만한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왜 이리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 계속 이렇게 너와 지내다 보면 너는 언젠가 내게 마음을 활짝 열고 모든 것을 말해주겠지? 그래, 나는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네가 나를 믿어주는 그날까지. 

 

 

 

 

 

 

 

 

 

 

 

 

 

* 

 

 

 

 

 

 

 

 

 

 

 

  "야, 너네 덥지도 않냐? 참 잘-도 붙어있는다." 

  "부러우면 너도 커플 하시던지-." 

 

 

  그치, 자기야? 제 팔에 팔짱을 끼고 있는 최유진을 보며 이석민이 묻자, 최유진은 응!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웩…. 진짜 덥지도 않나.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 7월 중순을 맞이하였고, 오늘은 바로 방학식 날이었다. 지겹지도 않은지 방학식을 하고 나서도 쏜살같이 우리 반으로 달려온 최유진은 지금 이석민과 아주 딱! 달라붙어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 둘을 보고 있으니 괜히 내가 더워지는 기분에 나는 열심히 손으로 부채질만 할 뿐이었다. 

 

 

  "너 이제 우리 반에 그만 좀 오면 안 되겠냐?" 

  "내가 왜? 석민이가 여기 있는데!" 

  "아오… 그냥 2학기 때부터 이석민 너네 반으로 데려가. 그러면 되겠네." 

  "그럴까, 자기야? 나 자기네 반으로 갈까?" 

 

 

  아… 진짜. 이 둘을 보고 있자니 차라리 내가 자리를 벗어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해 나는 가방을 들고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빨리 김여주한테나 가야지. 방학도 했는데 오늘은 뭐하고 놀까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반을 나서려고 하는데, 

 

 

  "민규야!!! 너는 요즘 여주랑 잘 돼가?!!" 

 

 

  아오, 쟤가 지금 뭐라는 거야!!! 뜬금없이 최유진의 입에서 나온 '여주' 의 이름에 화들짝 놀란 나는 얼른 그에게로 다가가 조용히 안 하냐고 말하자 최유진은 그저 깔깔 웃어대며 말했다. 

 

 

  "김민규 생긴 것도 멀쩡하고… 참 여자들한테 인기 많을 타입인데. 왜 이렇게 쩔쩔매고 그래, 그냥 가서 질러!" 

  "뭘 질러!!!" 

  "좋아한다고!!!!" 

 

 

  아… 얘한테 들킨 건 진짜 내 인생 최대의 실수인 것 같다. 이러다 진짜 누가 듣기라도 하는 건 아닐런지. 제발 조용히 좀 해달라고 싹싹 비는데 최유진은 그런 내가 보이지도 않는 건지 오히려 더 신나 보였다. 

 

 

  "내가 도와줄까?" 

  "뭘 도와줘, 됐어." 

  "너도 여주랑 사귀면 좋잖아! 그러면 나랑 석민이랑 같이 더블데이트도 하고!" 

  "너희랑 그런 거 하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없습니다만." 

  "일단 내가 여주랑 친해지도록 할게.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네 얘기도 하고, 그렇게 떠보면서…!" 

  "허튼 짓 하기만 해." 

 

 

  정말 뭔 짓이라도 할 것 같은 최유진에 나는 이석민에게 제발 쟤 간수 좀 잘하라고, 뭐든 김여주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하는데 이석민은 알겠다고는 말을 하나 그저 뒷머리만 긁적여댔다. …아, 쟤도 미심쩍은데. 진짜 단단히 잘못 걸렸어. 왜 쟤한테 그런 걸 들키고 난리야…! 바보 같은 내 자신에 속으로 수도 없이 나를 자책하며, 전원우에게 방학 잘 보내라고 인사라도 할 겸 뒤를 돌았을 때였다. 

 

 

  "? 야." 

  "어?" 

  "너 전원우 못 봤어?" 

  "전원우?" 

 

 

  어? 그러고 보니까 없네. 원래라면 자리에 앉아 정리를 하고 있을 그였겠지만, 지금 그의 자리는 어떠한 물건 하나 없이 그저 휑하니 비어있을 뿐이었다. 얘는 어디 간 거야…. 주위를 둘러보며 그를 찾아보지만, 언제 나간 건지 이곳에서는 전원우의 머리카락 한 올조차 보이지 않았다. 뭐야… 인사라도 하고 가지, 매정한 놈. 

 

 

  "어쨌든 난 간다." 

  "그래, 방학 잘 보내고." 

  "뭐 안 볼 것처럼 얘기한다? 우리 내일 학원에서도 만나거든?" 

  "그냥 한 번 해봤다, 쨔샤." 

 

 

  뭐야. 어이없음에 웃음이 피식 새어 나왔다. 

 

 

  "나 진짜 간다." 

 

 

  민규야, 잘 가! 최유진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반에서 나온 나는 얼른 김여주네 반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마침 딱 그의 반 앞에 도착했을 때 김여주는 제 친구와 앞문으로 나오고 있었고, 반가운 마음에 그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어깨동무를 하니 김여주는 놀란 건지 소리를 빽 질러댔다. 

 

 

  "아, 뭐야! 놀랬잖아!" 

  "뭘 새삼스럽게 놀래고 그래. 나 이러는 거 한두 번도 아닌데." 

  "껌딱지. 또 왔냐?" 

  "껌딱지 아니라니까!" 

 

 

  네네- 어련하시겠어요. 티격태격하는 우리 둘 사이에서 김여주는 싸우지 말라며 우리를 중재하곤 했지만, 우리는 김여주한테 너는 누구 편이냐, 내 편이냐 쟤 편이냐 하고 끊임없이 물어봐댄 탓인지, 결국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김여주는 둘이 알아서 오라며 제가 먼저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 어떡해. 쟤 화났잖아…! 

 

 

 

  "야, 같이 가!!!!" 

 

 

 

 

 

 

 

 

 

 

 

 

 

  7월. 꽤나 햇빛이 따갑게 내리쬐던 그날. 

  방학이 시작되었다. 

 

 

 

 

 

 

 

 

 

 

 

 

 

읽어주세요.

안녕하세요. Chaconne 입니다. 

이제는 뭐라고 독자님들께 할 말이 없네요. 

저번 화를 마지막으로 또 한 달이 넘는 휴재 기간이 생기고야 말았습니다. 

바쁘다는 것도 이제는 핑계가 되겠지요. 

하지만 누누이 말씀을 드렸다시피 저는 정말 이 소설에 애착이 많고, 

항상 이 소설을 연재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꼭 담겨있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제 머릿속에만 있으면 뭐 하겠습니까. 

독자님들께서 이렇게 기다리시는 시간이 길어지고는 했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생각이 많았습니다. 여러 생각을 거친 후에 내린 결론은, 

저는 일단 연재 중단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재 텀이 길어지지 않을거라는 약속을 드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무책임한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지금 독자님들께 할 수 있는 말을 이것밖에 없네요.... 

이것도 다 제 역량 부족이겠지요. 

부족한 사람이라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못난 저를 지금까지 기다려주셨던 독자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또 죄송합니다. 

 

암호닉 독자님들

[일공공사님/ 빠삐코님/ 여남님/ 기네스님/ 셉요정님/ 귀찌님/ 천사가정한날님/ 허니하니님/ 밍구님/햄찡이님/ 원인님/ 

뀨뀨님/ 날씨좋은날님/ 꽃소녀님/ 더블유님/ 꿀주먹님/ 럽세님/ 밍니언님/ 명호엔젤님/0808님/밍규님/빙구밍구님/밍구리님/순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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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대박 작가님 ㅠㅠㅜㅜ빙구밍구에요!!!어어어어어어엉엉 돌아오셨군요ㅠㅠㅠ진짜얼마나기다렸는데ㅜㅜ와주셔서감사해용!!!!!❤️ 연중안하고 와주시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데요ㅜㅜㅜㅠ 과연 원우가 뭘 말하려는 거였을까요ㅠㅜ너무 궁금해요ㅜㅜㅜ왜 이렇게 되어버린 건지ㅜㅜ다음화도 기대할게용!!!
8년 전
독자2
작가님! 방금 달아주신 댓글보고왔어요 너무 재촉한거 같아서 죄송해요,ㅜㅜ 작가님도 일상이 있는데 마냥 여기서 글만쓰고있을순없는거이해해요ㅠㅠㅠ그래도 연중 안하신것만으로도다행이라구 생각해요! 이렇게 기다리면 또 좋은글로 찾아오시니까!! ㅎㅎ작가님 너무부담갖지마세요! 이번화도 너무좋아요ㅠㅠ 좋은글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3
일공공사 / 작가님 텀이 길어도 기다릴 수 있어요 우리 작가님 포기 안 하고 써주시는 걸로도 충분합니다 작가님 글이 너무 좋아요 작가님 잘 보고 갑니다! 작가님 좋은 새벽 보내세요 ♥♥
8년 전
비회원231.157
뜨헐 이거진짜 오래기다렸어요 ㅠㅠㅠㅠㅠㅠㅜ
역시나 넘 재밌네요 기다릴테니 담편도 기대할께요!!~~

8년 전
독자6
밍구리 / 작가님 글 뜬 거 보고 진짜 오열하며 들어왔어요... 텀 긴 거 진짜 괜찮아요! 연재 중지 안 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부족한 사람이 전혀 아닌데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저는 늘 작가님 글로 인해 많은 감정을 느껴보는 중이고 정말 작가님은 대단하신 분이에오... 그리고 글 써주시는 거 너무 감사해요 작가님 글은 언제 봐도 너무 좋네요 ^ㅁ^ 오늘도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8년 전
독자7
작가님!! 연중안하시는걸로도 감사합니다ㅜㅜ
8년 전
독자8
럽세에요. 원우가 무슨 얘기를 하려고 했던 걸까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너무 궁금해요ㅠㅠㅠㅠㅠ 작가님 오랜만이에요! 너무 보고 싶었어요 연재 계속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작가님 글 항상 잘 읽고 있으니까 응원할게요 힘내세요!:) 오늘도 잘 읽고 가요♥
8년 전
독자9
작가님! 정말 오랜만이에요!! 오늘 글도 역시 재밌었어요!! 연중 안 하는 거 만으로도 너무 감사합니다ㅠㅠ언제라도 좋으니 편하게 연재해주세요!!
8년 전
독자10
밍규에요!!! 보고싶었어요ㅜㅜㅜ진짜이브금은 매일들어도좋은것같아요ㅜㅜㅠ신알신뜬거보고바로들어왔어요ㅎㅎㅎ 원우어디로사라진거죠ㅜㅜㅠ 다음화에나오나요..다음화도기다리겠습ㄴ다ㅎㅎㅎㅎ
8년 전
독자11
꽃소녀입니다+!!
작가님 괜찮아요!!!기다릴수잇다구요!!연중 안하시는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끝까지 같이가요~

8년 전
독자12
[마지]로 암호닉 신청합니다ㅠㅠ 방금 글잡 들어왔다가 작가님 돌아오신 거 보고 바로 들어왔어요ㅠㅠㅠ 늦덕이라 정주행했었거든요ㅠㅠㅠ 원우가 뭘 말하려고 했는지 궁금하네요ㅠㅠㅠ 돌아오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13
❤순개❤
작가님 너무 보고싶었어요...ㅠㅅㅠ 아니 왜 유진이 진짜 착해보이는데 갑자기 그렇게 변해버렸을까요... 원우는 왜 점점 애들을 피해 ㅠㅠ 뭔가 학원 쯤에서 원우랑 유진이가 무슨 일이 있었던 거 같아요 ㅠㅠ 아아 아직까지는 유진이 귀엽고 그런데 ㅠㅠ 작가님 많이 바빠보이시는데 그래도 갠차나요! 연재 중지하지 않으신 것 만으로도 저에겐 큰 감사함이에용... 이렇게 가끔이라도 좋으니까 한 번씩만 와주셔도 저는 좋습니당❤ 작가님 요즘 지진에 비도 오고 태풍도 온다던데 건강 잘 챙기세요!

8년 전
독자14
작가님 정말 보고 싶었어요ㅠㅠㅜ영영 안 오시는줄 알았는데 오셔서 반가운 마음으로 얼른 보러 왔습니다ㅠㅠ작가님이 언제 오시든 전 항상 달려올 준비되어있으니깐 부담 갖지 마세요! 오늘도 글 잘 읽고갑니다ㅠㅠ민규 때문에 마음이 아프네요...ㅠㅠㅜ
8년 전
독자15
천사가정한날입니다! 작가님 연중 안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요ㅠㅠㅠㅠㅠ바쁘시다면 정말 천천히 오셔도 돼요! 작가님 글 올라올때까지 기다릴테니까요ㅎㅎ! 오늘도 작가님글 잘 읽고갑니다!
8년 전
독자16
날씨 좋은 날입니다! 작가님!! 연중 아닌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요. 저도 요즘 조금 바빠져서 인티에 예전만큼 자주 들어오지는 못 하거든요. 그래도 가끔 들어와서 작가님 글 읽고 독방 가서 애들 앓고 하다 보면 또 힘 받아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그래요. 저는 작가님이 글 업로드를 빨리해야 한다는 걱정이나 스트레스를 받으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글과 덕질(?)로 조금이나마 작가님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8년 전
독자17
귀찌에요 작가님! 연중 안해주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앞으로 이렇게만 해주세요ㅠㅠ!
8년 전
독자18
작가님 빠삐코입니다ㅜㅜㅜㅠㅜ 7일전에 올리신글을 이제서야 보네여ㅜㅜㅜㅜㅜ크흡 민규랑 여주 이어주려고 하는거 보니 나쁜애는 아니였던거 같은데.. 어쩌다가 그렇게 됐나요ㅜㅠ.. 이번화도 진짜 몰입도 짱.. 집중해서 봤어요!! 항상 좋은글 보여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ㅎㅎ 저도 이 소설 정말로 좋아하는데 작가님이 연중 안하고 연재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기만 한데요! 그러니 천천히 오셔도 괜찮아요 늦게 왔다고 너무 죄송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정말 이 소설을 보여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니까요ㅎㅎ 항상 좋은글 써주시는 작가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8년 전
독자19
원우...넘나 궁금하네요!!최유진 석민이랑 저렇게 사이좋은데 갑자기 왜 그렇게 된걸까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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