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공백이 있었지만..ㅠㅠ
기다려주신 독자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융기침강-
+) 이전화 댓글에서 한 독자분의 요청대로 이름을 치환할 수 있게 수정하였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
처음해보는거라 잘 된건지 모르겟어요ㅠㅠ혹시나 잘 안되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바로 수정하겠습니다!!ㅎㅎ
샤이니 한마디 (inst)
EP3. 사실 내 마음은
"민윤기?"
"어, 봤어?"
내 뒤로 지나가는 여학생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곤 딱히 믿기지 않는 말이었다.
왜 민윤기를 보려고 하는거지, 싶었는데 얘가 몇몇 여자애들한테는 인기가 꽤 있는 모양이었다.
"안가?"
"아..가야지. 잘가고 나 오늘 학교에서 늦게 나와서 먼저가."
"왜 늦게 나오는데?"
"동아리. 야자끝나고 한시간 더 할거야."
"야 그럼 시계가 열한신데 위험하게 여자애가 밤늦게 혼자,"
"괜찮아. 택시타고 가면 되지."
뒤돌아가는 윤기를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보았다.
뭐랄까, 요즘따라 민윤기는 내 가까이에 있지만 먼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럴수록 잡고싶지만 그 앤 지금처럼 한없이 멀어지기만 했다.
중3이 끝나면서 우린 다시 친구가 되었고 함께 놀러가고 밥을 먹고 영화를 보며 재미있게 지냈다.
그 애와 함께하는 등하굣길은 즐거웠고, 빈틈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윤기를 보고있는데, 왠 여자아이가 윤기에게 달려가 웃으며 말을 걸었다.
"어? ㅡ누구지? 처음 보는앤데," 윤기도 그 여자아이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웃었다.
알 바 아닌데, 싶다가도 나도 몰래 속상한 마음이 꾸역꾸역 올라오는건 어쩔 수가 없었다.
하루종일 울적한 기분과 함께 민윤기의 모습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아, 싫어. 대뜸 혼잣말을 뱉곤 놀라 주변을 살펴보았다.
민윤기 생각을 하고있는 나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기 싫었다.
몇번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봤지만,
결론은, 하나일 수 밖에.
"..윤기야 ...,"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학교를 나서는데 교문에 윤기가 서있었다.
"아, 어...그래. 야, 가자고." 뒷목을 만지작거리던 윤기가 얼른 오라며 손짓을 했다.
"내가 먼저 가라고 했잖아,"
"그냥. 나도 학교에 좀 늦게까지 있었어. 그래서 가는 김에 같이 가자는거지 뭐. 택시비도 아낄겸."
윤기가 씩 웃으며 날 내려다보았다.
"....그래? 아 아까 아침에 너 여자애랑 가더라?"
"봤어?"
"어..뭐 어쩌다가."
"그냥, 친구야."
"누가 뭐래?"
"니가 먼저 물어봤잖아,"
"...."
윤기가 실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내 가방을 들어줬다.
"줘,"
"무거워 내 가방."
"알아 나도. 그니까 달라는거지 바보야."
문득 돌아본 민윤기네 학교 문은 굳게 닫힌지 오래된 것 같아보였다.
***
"그때 너 일부러 나 기다린거 맞지, 그지?"
"...아니야,"
"맞잖아. 너네 학교 문 잠겨있던거 내가 봤어,"
"...그런건 좀 모른 척 해주면 안돼?"
민윤기가 씩 웃으며 나를 끌어안았다. "그런건 모르는척 해주는거야, 바보야."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날 꼭 끌어안는 민윤기를 아프지 않게 쳐냈다.
***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우린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야, 잘 들어가라, 낼아침에 늦지 않게 나오고."
"어, 너도. 그리고 너 페북좀 그만해 맨날 초록불 켜져있던데,"
"아, 그거.."
민윤기가 웃으면서 문을 쾅 닫았다.
그날 밤 늦게까지 민윤기의 초록불은 꺼지지 않았고, 난 '1분전'이 뜰 때 까지 멍하니 컴퓨터 화면만을 바라보고있었다. 새벽 3시였다.
다음날 아침 내가 머리를 채 말리지도 못한 채 대문을 박차고 나갔을 땐 민윤기가 케잌을 들고 서있었다.
"야, 생일축하해."
웃으며 나에게 선물을 내미는 민윤기를 보면서 난 정말 어쩔줄을 몰라하며 허둥대다 선물을 집 안에 놓고 아파트 밖으로 뛰어나갔다.
"야! 김탄소!" 민윤기도 놓칠세라 뛰어와 나를 따라잡았다.
"야, 갑자기 왜 뛰어!"
"...어? 늦, 늦었으니까."
전날 새벽까지 민윤기의 페북을 염탐하느라 잠을 못잔 탓에 늦어버린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오늘 아침 나의 생일을 가장 먼저 축하해준 사람이 민윤기라는것이 놀랍고도 신기해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보다.
"택시타고 가면 안늦어, 좀 천천히가. 오늘은 특별히 택시도 내가 쏠게, 너 생일이니까."
"..너 내 생일 안까먹었네 이번에는?"
"..당연하지. 니가 작년에 내가 니 생일 까먹은걸로 얼마나 구박을 했는데,"
그제서야 작년 생일이 기억이 났다.
민윤기네 가족이 여행을 다녀오던 날, 나름 생일선물을 기대한 채로 여행에서 돌아온 민윤기를 환하게 맞아주었다.
"여행은, 어땠어? 재밌었어?"
"응. 좀 덥더라 근데,"
"..동남아니까 뭐,"
우리는 학교를 가지 않는 날, 만날 일이 있으면 으레 아파트 계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민윤기네집으로 가기도, 그렇다고 굳이 민윤기를 우리집으로 초대하기도 좀 이상했으니까.
"윤기야, 들어와라. 밥먹어. 탄소도 얼른 집 들어가, 춥다."
윤기네 엄마가 문을 열고 빼꼼 우리를 쳐다보셨다.
꾸벅 인사를 한 뒤 들어가면서 입을 좀 삐죽였다.
'뭐야, 동남아까지 갔다왔으면서, 생일 선물도 하나 안사온거야?'
괜히 눈을 돌려 민윤기네 집 대문을 째려보며 들어가려는데 홱 대문이 열리더니 민윤기가 말했다.
"야, 너! 내 생일 얼마 안남은거 알지?" 개구진 웃음을 지으며 문을 쾅 닿는 그 모습을 멍하니 보다 문을 닿았다.
까먹었네, 바보.
그 해 일부러 민윤기 생일을 챙기지 않았고 그렇게 며칠 내내 생일 때문에 투닥거렸던 우리는 매운닭발을 뜯으며 화해를 했다.
둘 다 입술이 번들번들 벌겋게 된 채 닭발을 뜯다 서로의 모습이 웃겨 푸하하 크게 웃어버렸는데, 그 빨간 입술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꽤, 귀여웠는데.
***
"생일 때문에 그렇게 삐졌었어?"
"됐어, 아니거든."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내가 선물줄게 이리와봐,"
쪽쪽쪽
도대체 이런 능글거리는거 어디서 배워온건지. 밉지 않게 슬쩍 흘겨보면 또 쪽쪽쪽.
"여보, 사랑해."
꽉 끌어안아주는 윤기의 품 속에서 이렇게 매일 잠드는것이 아직도, 꿈만같다.
"여보,나 오늘 생일이었는데 진짜 까먹은거야?"
"....헐,맞다!...미안해, 민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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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엄마 그때 예뻤어] written by. 융기침강
3화 끝
4화에서 또 만나요!
댓글로 어떤 말이든 환영합니다 >_<
감사합니다
♥독자님들 다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