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홍대광 i feel you (inst)
EP4. 우리 둘 사이는 그저
고1이 끝나고 방학을 맞았다.
윤기도 제법 고등학생의 모습을 갖춰갔다.
키는 언제 저렇게 컸는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그 애의 모습을 난 그저 한없이 올려다만 보았다.
"너 방학때 운동좀 해라,"
"왜?"
"너 키 너무 작아."
정곡을 콕 찌르는 윤기의 말에 어이없다는듯이 웃었다.
"야,넌 남자잖아.당연히 나보다 더 커야지."
"그래도, 난 너무 키작은 여자는.."
"뭐라고?"
"...아니다. 집 들어가라, 간다."
쾅 하고 윤기네 집 대문이 닫혔다. 집으로 뛰어들어가 거울을 바라보았다.
내가 그렇게 키가 작은가?
생각하다 주방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달려나갔다.
"방학이라고 너무 놀지말고, 그리고 너만 방학이 아니고 엄마랑 아빠도 방학.
우리 여행갈거야. 한...3박4일정도. 윤기네 부모님도 같이 가기로 했다.
잘 지내고있어. 방학숙제 하고 학원 땡땡이치지말고."
"진짜?윤기 부모님도 같이?"
"그래."
무슨 일인가싶어 어리둥절했지만 꽤나 기분이좋았다.
어쨌든지간에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길게 생겼으니깐.
"다녀오세요"웃으며 문을 쾅 닫았다. 뭘 해야할지 빈틈없이 계획을 세워놓았다.
3박4일간 내가 해야할 일은 참 많다.
쭉 적어놓은 계회을 보다 문득 민윤기는 뭘 하고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내가 뭘 바라겠는가.
다음날
세상 단순한 민윤기는 아무런 계획없이 게임이나 해대는 한낱 남고딩이지.
엄마의 당부대로 학원도 갔다왔고 숙제도 미리 끝내놓았다. 깨끗이 집을 정리하고 친구들을 맞았다.
먹을거리를 양손가득 들고온 친구들을 맞으며 앞집문이 자꾸 신경쓰였지만 별수있나,
게임할사람은 게임을 해야지.
늦은 밤이 되어도 지칠줄 모른채 한창 신나게 놀다 친구들이 돌아갔다.
현관문을 나서는 친구들에게 일부러 큰소리로 배웅했다.
"잘가! 방학 잘 보내고!!!"
좀 들어라,민윤기.
오랜만에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물들어 시간가는줄을 모르고 놀았는데 그 소리가 썰물빠지듯 사라지고 남은건 난장판이 된 집이었다.
"아...언제 다치워,"
한숨을 쉬며 설거지를 하는데 띵동-하고 초인종이 울렸다.
"다 갔냐?"
....민윤기다.
"어? ...어.어,다 갔지."
설거지를 하다말고 고무장갑을 낀채 어벙하게 현관에 서 멀뚱멀뚱 민윤기를 쳐다보았다.
방금까지 정말 게임만 하다 온듯 퀭해 보이는 눈에 회색 후드집업을 쓴 채 실없이 웃으며 집안으로 들어와 거실에 앉는 민윤기를 그저 보고만 있었다.
"뭘 그렇게 놀라냐, 남은거 없어? 파티 거하게 하던데? 배고프다,나도 좀 주라."
"..어,알겠어."
설거지를 하고 윤기를 위해 남은 케이크를 꺼내주었다.
민윤기는 말없이 케이크를 남김없이 먹고 마치 거실에서 방으로 옮겨가듯 자연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닫히던 문이 다시 열리더니 민윤기가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며 말했다.
"문 잘 잠그고, 누가 훅 들어오면 큰일나잖아."
"야 나도 문 잠글 줄 알거든."
"그래, 잘자."
윤기가 입동굴이 보일만큼 씩 웃고 돌아갔다.
괜히 뭔가 아쉬웠다. 그렇다고 뭐 민윤기를 더 붙잡아두고 싶었던건 아니다.
***
오글거리게 이모티콘은 왜. 빨리 가야겠다. 남편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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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엄마 그때 예뻤어] written by. 융기침강
4화 끝
5화에서 또 만나요!
♥독자님들 다들 사랑합니다♥
시간이 생각보다 없어서 이번에 분량이 좀 적어요 다음화 많이 써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