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모범심즈
모범생 정재현 X 날라리 너심 썰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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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1반의 반장인 정재현은
갑자기 일이 생겨 학교에 남았고
2학년 11반의 그냥 학생인 나는
이제 막 수업이 끝나 버스정류장에서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여주?"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는
낯선 목소리에 주위를 둘러보다가
삐까뻔쩍한 빨간색 자동차 안의 운전석에서
고개만 빼꼼 내민 정윤오가
날 향해 웃고 있었다.
그 때 정재현네 집 이후로
직접적으로 면대면을 통해 보는 건 처음이라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라서
엉거주춤 서있다가
결국 고개만 까딱, 하고 인사하자
정윤오는 여전한 자세로 입을 열었다.
"집까지 태워다 줄게, 타."
"괜찮아요."
마치 정윤오가 이 말을 하려고 한걸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바로 거절하자
정윤오는 눈썹을 찡그리며 다시 말했다.
"그냥 타."
내가 안 타면 매고 있던 안전벨트 풀고
곧바로 내릴 모양인 것 같아
나는 괜히 조용한 주변을 둘러보고
얼른 그 차에 몸을 쑤셔 넣었다.
"안전벨트 안 매줘도 되지?"
"큰일날 소리 마세요."
가뜩이나 정재현 아니면 마주칠 일 없는 사람이
웃으면서 농담따먹기나 하자
나는 온몸으로 식겁하며 엉덩이를 옮겨
창가 끝자락으로 바짝 붙었다.
"내가 말했지, 나 여자친구있다고."
"그런 사람이 막 동생 여자친구를
차에 태우고 막, 막 그래요?"
"동생 여자친구니까 차에 태우는 거 아냐~"
사람 미안해지게 목에 핏대까지 세우며
갑자기 목소리가 커진 정윤오한테
괜히 뻘쭘하고 미안해져서
나는 자세를 다시 고쳐앉았다.
"그냥 저기 사거리에서 내려주세요."
"안 그래도 거기에 버리려고 했어."
한 대라도 콱 쥐어박아주고 싶은
얄미운 정윤오의 말에
나는 입을 삐죽이며 흘겨보자
정윤오는 날 힐끔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래서 이제 박동훈이란 애는
너 안건드려?"
".... 박동훈이 누군데요?"
"....?"
"....?"
뭐지, 나도 당황하고
이 사람도 당황하는 이 상황은?
"박동훈이 누구에요?"
"아냐."
"누군데요?"
"몰라도 돼."
갑자기 당황하며 길가에 세워서는
내가 내리길 기다리는 정윤오에 대고
내가 계속 누구냐고 추궁하자,
"아, 얼른 내려!"
라고 화내더라.
마른 하늘에 날벼락맞은 것처럼
뜬금없는 고함에 황당했던 나는
오히려 오기가 생겨
아예 시트에 엉덩이가 붙은 것마냥
가만히 앉아있었다.
"말 해주기 전까지 안 내릴거에요."
"아, 이게 진짜."
"씁, 제 몸에 손 대기만 해봐요,
재현이한테 다 말할거에요."
눈을 부릅뜨고 정윤오를 쳐다보자
정윤오는 한숨을 쉬면서
핸들 위에 놓여진 검지 손가락을
가만두지 못하기 시작했다.
뭔가 있어.. 분명 뭔가 있다.
어딘가 불안해보이는 정윤오의 모습에
확신한 나는 어서 정윤오가 입 열길 기다리다가
내가 먼저 말로 구슬리려 입을 열었다.
"어차피 저 다 알게 돼요.
오빠가 말 안하면 어떻게든 알게되있다니깐요."
"그니까, 내 말은!"
"네! 오빠 말은!"
"내가 말 했다고 재현이한테 말하지마."
내가 무언의 긍정으로
가장 순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쉰 정윤오는
술술 불기 시작했다.
*
겨우 수학 한 문제 푼 나는
이미 손에서 샤프를 놓은 지 오래였다.
그러고나서 나는 앉아있는 의자만 뱅뱅 돌며
아까 낮에 정윤오가 했던 말을 되뇌었다.
박동훈.
나랑 아는 사이도 아니면서
내 이름을 가지고 들먹이며
정재현 앞에서 깝치다가
오히려 알던 형한테 오지게 맞았다던 새끼.
얼굴도 모르는 애입에
오르락 내리락 한 것보다
평소에는 좋은 얘기로만 엮였을 모범생 정재현이,
아니, 형 일이라면 모르쇠하고 일관했을 정재현이
직접 가서 말을 꺼냈다는 게
난 더욱 놀랄 일이었다.
괜히 나 때문에 그런 애들이랑
말싸움이 일어났었다는게
미안하고 또 미안하기도 했고...
이 놈의 도움 안되는 날라리 과거 때문에
누구 좋을 일 없이
계속 정재현한테 피해만 가니까
시간을 되돌려서 과거의 나를
두들겨 패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
책상 위에 철푸덕, 하고 엎드려
멍하니 초점없이 눈만 뜨고 있다가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에
일어날 생각도 안하고
손만 더듬더듬 거리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집 잘 들어갔어요?-
정재현 목소리에
얼른 얼굴에서 핸드폰을 떼고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정재현인 것을 확인하자마자
나는 엎드려있던 자세를 고쳐먹고
통화 중이던 대화를 이어나갔다.
"어, 나 아까 들어왔어. 지금 끝난거야?"
-네, 좀 걸렸어요.-
"피곤하겠다. 얼른 들어가서 쉬어."
-들어가기 전에 선배 얼굴 좀 보고.
나 밑이에요, 옷 따뜻하게 입고 내려와요.-
통화가 끊기자마자
나는 얼른 옷을 갈아입고
세상 가장 빠른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아파트 현관을 나가자마자
정재현 뒷모습이 보이길래
웃으면서 정재현! 하고 부르자
정재현은 뒤돌아보며 나에게 다가왔다.
"피곤한데 왜 여기까지 와."
"피곤하니까 여기까지 온거에요."
하고는 자신의 주머니에 있던
따뜻한 손난로를 내 주머니에 쏙 넣었다.
"너 해, 추워 지금."
내가 다시 주머니에서
손난로를 꺼내 정재현에게 건네자
정재현은 왼손을 들어
시계를 보며 말을 했다.
"어... 지금이 9시니까...
앞으로 20분 동안 저랑 같이 있어요.
시간 빌리는 대신
그 손난로 줄게요, 됐죠?"
하고는 쌩, 하고 앞으로 걸어 나섰다.
난 다시 손난로를
얼른 내 주머니에 넣고
정재현 뒤를 따라갔는데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놀이터 입구를 향해 들어가더니
비어있는 그네 위에 철푸덕, 앉았다.
"오늘 학교에서 뭐했어?"
"친구들 공부 도와줬어요."
며칠 전에 정재현네 반에서
스터디를 만들었다고 하더니
정재현이 가르쳐주러 갔나보다, 하고
내멋대로 결론을 짓고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주머니 안에 있는 손난로를 만지작 거렸다.
"저녁 먹었어요?"
"응, 먹었어."
"또 편의점에서 사먹었죠."
내 눈을 보면서 물어보는 정재현에 대고
거짓말은 못할 것같아
곧바로 아니야~ 하고는 시선을 피했다.
오늘 편의점에서 대충
삼각김밥이나 사먹고 말았는데
정재현은 또 기가막히게 알아채는 것에
내심 신기해하면서,
"나 요리 잘해~ 너도 알잖아,
내가 미역국만든거."
내 생일날, 오빠가 출근하기 전
해두고 간 미역국을 내가 끓인거라며
뻔뻔하게 거짓말친것을 들먹이자
정재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
"엄~청 맛있었죠, 태일이 형이 만든거."
분명 그 때 내가 만들었다고 했는데
내가 언젠가 말했었나? 라고
급히 생각해내는 도중,
정재현은 장난끼 섞인 말투로 말을 이었다.
"태일이 형 요리 엄청 잘하던데요?"
"내가 언제 그거 오빠가 만든거였다고 말했어?"
"절대 말 안했죠, 선배는."
"그럼 누가 말했어?"
"태일이 형이요."
역시나 이 인간...
"선배 요리 못하는 거는
그 때 선배집에서 밥먹을때
태일이 형이 말해줬고,"
아나...
"선배 생일이었을 때는
그 날 아침에 태일이 형한테 전화와서
미역국 만들었으니까
같이 밥 먹으라고 부탁받았고..."
망했다...
정재현은 기억을 더듬거리며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하는데
그러다 문득 정재현이 날 속였다는 생각에
나는 발끈하며 정재현을 째려보았다.
"그럼 너 그때 알면서 왜 말 안했어?"
"선배 생일이었잖아요."
당연하듯이 내 생일이라며
거짓말을 넘겨줬다고하는데
난 완전 민망하고 또 민망해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입에 풀칠한듯 가만히 있자
정재현은 웃으면서 나를 놀렸다.
"제 생일엔 선배가 해준 미역국 먹고싶어요."
남자친구 앞에서 개망신당하는 이와중에
미역국은 어떻게 만들었더라, 하며 생각해내는
내 모습에 모멸감을 느끼며
아랫입술만 깨물고 있자
정재현이 왼손을 들어
내 입술을 톡, 하고 건드렸다.
"선배 요리 못해도 제가 잘 하잖아요."
결국은 날 달래주는 정재현의 말에
나는 숨기지 못하는 웃음을 하고 있다가
아까부터 끙끙 앓고 있었던 이야기가
순간 스쳐지나가면서 나는 입을 다물고
정재현을 빤히 쳐다보았다.
"재현아."
내가 짐짓 진지해진 목소리로
자신의 목소리를 부르자
정재현은 날 쳐다보며
내가 말을 하길 기다렸다.
"너... 박동훈 알지."
내 입에서 박동훈, 이라는 이름이 나오자마자
정재현은 순간 놀란 표정을 짓다가
다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와
오히려 나한테 물어봤다.
"선배가 박동훈을 어떻게 알아요?
아는 사이에요?"
"아니~ 나도 오늘 처음 들었어."
괜히 정재현이 또 과거의 나를 오해할까 싶어
내가 완전 과장하며 고개를 젓자,
정재현은 날 빤히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
"누구한테 들었어요?"
"아, 그게..."
그러고보니
정윤오가 분명 말하지 말라 그랬는데
당황해서 무턱대고 입을 열었다가
핑계를 댈 사람이 없으니
그저 눈알만 굴리며
정재현의 시선을 피했다.
"누구... 였드라..."
"...."
"...."
화난 얼굴인지,
그저 내가 말하길 기다리는 얼굴인지
도통 모르겠으니
도둑놈이 제발 저린다고
거짓말은 못할 것 같아
일단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그게 사실.. 아까 윤오오빠 만났는데..."
"...."
내가 말을 하자마자
정재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앞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선 가만히 있던 그네를
발돋움하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일부러 둘이 만난 건 아니고,
어쩌다가, 우연히, 아~주 우연히 만났어."
"괜찮아요, 저도 아까 우~연히
동아리 반장 선배님 만났어요."
"야! 너 내가 걔랑 눈도 마주치지 말랬지!"
여전히 그네를 쌩쌩 타는 정재현에게
내가 버럭하며 발끈하자
정재현은 소리내어 웃으면서
모래에 바닥을 끄시며 그네를 멈췄다.
"이씨, 열 받아."
"장난이에요, 장난."
"나 진짜 윤오 오빠랑 우연히 만난거야."
"알았어요, 아무렇지 않아요 진짜."
".... 진짜지?"
"그 형 여자친구 있어요.
선배도 남자친구 있잖아, 나."
내가 금새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정재현은 한 손을 뻗어
내 그네 한쪽을 잡아
자신쪽으로 끌어 당겼다.
그리고 나서 두 손으로
내 양 끝 그네를 잡고 더욱 끌어 당겼다.
순간 가까워진 탓에 내가 중심을 잃고
정재현의 어깨를 잡자
정재현은 씨익, 웃더니 입을 열었다.
"선배 괜히 미안해 하지마요.
그거 아니었어도 내가 혼내주려고 했어."
언제 또 내 맘을 읽었는지
오히려 내가 속상해할까
걱정해주는 정재현을 보니
난 더 미안해져 더욱 투정부렸다.
"... 그래도 나 때문에..
넌 반장인데, 괜히 나때문에 너한테 피해갈까봐.."
미안한 탓인지 말도 횡설수설하자
정재현은 미소만 짓고서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나를 달래주기 시작했다.
"괜찮아, 괜찮아."
"..."
"난 선배가 모르길 바랬는데..."
"난 알아서 다행이야,
몰랐으면 그런 일 있었는 줄도 모르고
칠렐레 팔렐레 너 앞에서
웃고만 다녔을거 아냐."
"그게 더 좋아요, 저는.
선배 칠렐레 팔렐레 웃고만 있는거."
내가 속상해할까봐 일부러 장난치는 건지
보조개까지 보이며 웃는 정재현한테
입을 삐죽이자 정재현은 갑자기 다가와서
쪽,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집에 들어가요, 춥다."
"들어가기 전에 붕어빵 사줄게,
저기 앞에 진짜 맛있는데 있어."
내가 먼저 정재현의 손을 잡아 이끌었지만
정재현은 요지부동의 자세로 있어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자
정재현은 다시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오기 전에 선배 사다주려고 갔더니
오늘 장사 잘되서 일찍 접으신대요, 지금 안해."
완전 맛있는데...
꼭 재현이 먹여주고 싶어서
오늘은 사주려고 돈까지 가져왔더니만
또 이렇게 타이밍이 맞지 않아
아쉬워서 시무룩해졌더니
정재현은 잡았던 손을 당겨
자신의 주머니에 쏙 넣고선 발을 떼었다.
"다음에 사줘요,
거기 아주머니 되게 친절해보이셔서
붕어빵도 맛있겠더라."
"진짜 진짜 맛있어.
내가 다음에 꼭 사줄게, 알았지?"
"알았어요, 꼭 먹어요, 우리 둘이."
+) 그날 재현이네 집 |
[집에서 마주치자마자 정윤오 해명 시작]
"..." "너는 니가 무슨 수호천사야? 그런건 바로 바로 대놓고 생색내야지." "..." "..." "왜 둘이 같이 있었어?" "(깊은 빡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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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지금 계절에 맞게 글쓰다보니
앞뒤 안 맞는 타임워프가 된 상황이네요... 하하
중간에 연재중단을 한 저를 원망해야겠어요...(코쓱)
아 맞다,
저번 댓글에서 여러분들한테 응원의 댓글 많이 받았어요!
제가 메모장을 켜고 글을 쓰는건
온전히 여러분들 덕분이고 때문이라는 것만 기억해주세요 ㅎㅎ
여러분들이 정말 큰 힘이 되고 힘이 난답니다.
한 분, 한 분 저에게 소중한 사람들이에요
오늘도 수고했고 내일부터 다시 힘내봐요.
사랑해요.
+) 비슷한 암호닉이 많이 있으니
헷갈리지 않도록 본인의 암호닉을 기억해주세요 :)
+) [ ] 가로 안에 암호닉을 넣어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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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때매우째 / 여누 / 아구몬 / 양요섭 윤오빠 / 윤오 / 야한몸 / 예민한꿀돼지 우리재현이 / 입덕♥ / 윤오완댜님 / 영쓰 안돼 / 우리집엔신라면 / ㅇㅈ / 윤오윤오 우재 / 윈윈 / ㅇㅇㅈ / 우리윤오 / 윙위 유닝 / 유월 / 유유 / 윳윳 / 이과성애자 애플 / 윈스청 / 유일 / 요를레히 이민형포마드 / 오!감자 / 애브 / 윤오야 이마크 / 우쿠렐레 / 아가베시럽 / 우리마크 윤오빵자님 / 이다 / 어피치 / 윤부 오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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