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모범심즈
모범생 정재현 X 날라리 너심 썰 26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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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뭔데?"
꿀같은 점심 시간에
머리를 맞대고 비밀을 말하는 것 마냥
대화하는 정수정과 박수영의 사이에
끼어들어 관심을 내비치자
정수정은 급하게 쓰고있던 종이를 가리고선
나를 훽, 하니 째려보았다.
"안 돼!"
뜬금없고 황당한 정수정의 행동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벙쪄서 그대로 쳐다보자
박수영은 그런 정수정을 툭, 치더니
나에게 어쩔 수 없이 말을 했다.
"크리스마스 계획."
"뭐야? 나는 무슨 빙고게임이라도 하는 줄 알았네."
"저거봐, 저거봐. 지는 아주 남친있다고 태평한 것 봐."
이미 가재미눈을 하고선
나를 향해 비꼬는 정수정에 대고
한소리 하려다가
괜히 나까지 유치해지는 것 같아서
정수정 어깨를 한 번 툭, 치고 말을 이었다.
"아직 정재현하고도 말 안했거든?"
"이제 할 거잖아~!"
*
하루종일 정재현하고 같이 있다가
해가 져서야 겨우 집에 들어와 씻고서는
따뜻한 침대 속에 피곤한 몸을 파묻고
정재현과 통화를 했다.
그러다가 아까 낮에 학교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니 뭐니
난리부르스를 떨었던 정수정이 떠올라
정재현한테 은근슬쩍 말을 걸었다.
"재현아."
-응?-
"이번 크리스마스.. 되게 춥대."
-.... 아..-
"....?"
-아, 그게 선배.-
평소와 다른 정재현의 대답에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정재현의 다음 할 말을 기다렸다.
-이번 크리스마스... 같이 못 보낼 것 같아요.-
혹시나가 역시나라고,
충격적인 정재현의 말에
엄청나게 실망한 나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저희 아버지가 이번에 새롭게 다른 쪽에..
일을 시작하게 되셨는데
크리스마스 이브하고 당일에...-
벌써 입을 다물고 조용한 나를 의식했는지
정재현은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로
말을 하다가 멈추었고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틀동안
투자자분들을 초대해서
같이 저녁을 먹게 되어서..
선배랑 보내는 게 어려울 것 같아서..-
수많은 발표 경험으로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떨지 않을 정재현이
오직 나와 대화하는 이 시간에
말을 더듬고 불완전한 문장으로 말을 끝맺었다.
"...."
-...선배?-
"어... 재현아, 나 이제 자려고. 잘자."
내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얼른 통화를 끊었다.
분명 칼같은 내 반응에
죽도록 미안해할 정재현일걸 알면서도
지금 당장 내가 너무 속상하니
그것까지 신경쓸 겨를 없이
그대로 이불을 푹 뒤집어 써서
눈물을 끝내 참지 못하고 엉엉 울었다.
*
이브이자 토요일 자습이 끝난 오늘,
혼자서 운동장을 지나쳐 터벅터벅 걷다가
등 뒤에서 들려오는 정재현의 목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발걸음을 빨리했다.
정재현은 그새 내 발걸음을 따라잡아
내 옆에 나란히 서서 발을 맞췄다.
그럼에도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걷기만 하는데도
정재현도 입을 다문 채 걷길래
이대로 우리 집까지 갈 것같아
내가 걷던 걸음을 멈추자
정재현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
".... 미안해요."
생각보다 너무나도 속상한 마음에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정재현은 허리를 숙여 내 눈을 마주보고는
미안하다고 말을 건네왔다.
이렇게 속상해 해봤자
정재현만 가는 길에 우울할 것 같아
괜찮은 척 고개를 들어 차마 눈은 못 마주치고
정재현의 외투를 만지작 대며 입을 열었다.
"나 진짜 괜찮아.
이번만 크리스마스인가, 뭐.
다음 해도 있고 그 다음 해도 있지."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모른 채
혼자 중얼거리며 삐집고 나오는
눈물을 느끼면서 한 마디, 한 마디 내뱉는데
추운 날 밖에 있는 내 손이 신경쓰였는지
정재현은 내 손을 잡고 나를 이끌었다.
"집까지 데려다줄게요, 가요."
분명 날 집까지 데려다주고나면
잡혀있는 약속에 늦을텐데
손을 계속 잡고 있으면서 발걸음을 해
나는 그 자리에서 가지 않으려
멀뚱히 서있었다.
"그럼 너 늦잖아, 진짜 내가 알아서 갈게."
"괜찮아요, 어서 가자. 추워요."
"나 진짜 괜찮다니깐. 너 얼른 가."
"아니에요, 택시 타고 가도 돼."
"아냐 괜찮다니깐!"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면서 언성이 높아지자
정재현은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았다.
나는 여전히 눈도 못 마주치고
눈을 벅벅 비비며 높였던 목소리를
숨기고 말을 이었다.
"나 괜찮으니까 가."
"...."
"같이 가면 더 속상할 것 같아서 그래."
마지막 말은 속삭이듯이
작아진 목소리로 말을 끝내자마자
정재현은 내 앞으로 다가와서
목도리를 제대로 묶어주며 입을 열었다.
"처음은 거짓말이고... 마지막은 진심이네."
"....알면 그냥 가라구."
정재현은 갑자기 입을 꾹 다물더니
내 손을 한번 쥐어주고 다시 놓고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천천히 떼기 시작했다.
"전화할게요,
수정 선배님한테 연락할테니까
오늘이랑 내일 같이 놀아요."
이 말을 끝으로 나랑 정반대의 길을 걷다가
멈칫, 하고선 다시 뒤를 돌아
눈썹을 찡그리며 말을 했다.
"술하고 남자는 안돼."
*
술하고 남자는 안되기는 개뿔.
어제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정수정으로부터 계속되는 연락을 무시한 채
바로 침대에 누워 오지도 않는 잠을 청했다.
그렇게 고대하고 고대하던
크리스마스 당일인 오늘도
아예 폰도 꺼놓고 침대에 몸을 숨겨
꾀를 부리는 케빈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아까 닝기적거리며
대충 해결한 끼니를 떠올리다가
꼬르륵거리는 배를 쥐여잡고 애써 무시한 채
리모콘을 들어 채널만 이리저리 돌렸다.
해가 진지도 오래되어서
지금이 시간이 몇시인지는 몰라도
정재현은 손님 대접을 잘 했을라나
걱정하다가 누가 누굴 걱정하는지
괜히 못마땅해서 다시 고개를 저으며
채널을 돌리는 것도 포기하고
티비시청을 이어갔다.
이상한게 아까부터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에 앞집인가 싶어 그냥 무시하다가
왠지 설마해서 얼른 침대로부터 벗어나
인터폰을 볼 생각도 못하고
일단 현관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자 앞에 서있었던건
귀며 코며 빨개진 얼굴을 하고있는
정재현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지금 몇시지? 생각이 들어
뒤를 돌아 걸려있는 시계를 확인하자
짧은 시침은 11시를 향하고 있었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손님들은 가셨어? 아니, 밖에 춥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하면서 정재현을 들어오라는 말도 못하고
횡설수설하자 정재현은 씨익, 웃더니
나를 지나쳐 집으로 들어와
놓여있는 실내화를 신고서는 입을 열었다.
"크리스마스 지나기 전에
선배랑 같이 있으려고 왔고
손님들은 아까 가셨고 밖에 엄~청 추워요."
들고있던 케이크 상자와 짐들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서는
입고있던 외투를 벗어 나를 향해 뻗길래
자연스럽게 그 외투를 받아들고
내 방에 있던 옷걸이에 걸었다.
"어제, 오늘 하루종일 뭐했어요?"
"...."
"폰은 아예 꺼져있고."
"그냥 집에서 쉰거야.."
"선배가 쉬고 있는데 난 왜 하루종일 불안했지?"
답을 다 알면서 굳이 물어보는 정재현에 대고
아무 말도 없이 식탁 의자에 앉자
정재현은 조용히 나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아직 크리스마스니까 케이크에 초 꽂아서 불어요."
대충 때운 끼니에 마침 출출했는데
맛있어보이는 케이크에
나는 입맛을 다시며
정재현이 움직이는 걸 보다가
케이크 옆에 놓여져있는
의문의 길쭉한 종이가방을 발견했고
그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정재현에게 물었다.
"이건 뭐야?"
정재현은 내가 가리킨 걸 한번 힐끔보더니
나에게 부탁을 하면서 소매를 걷었다.
"선배, 샴페인 잔."
"우와~ 샴페인!!"
괜히 생각지도 못한 알코올 생각에
내가 신나하면서 양 손으로 볼을 감싸자
정재현은 나를 보며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무알콜입니다, 김여주 선배님."
*
정재현한테 이틀동안 속상했던 건
이미 까마득하게 잊고서는
손님들과 보낸 시간에 대해서 대화를 하다가
집에 갈 생각조차 없어보이는 정재현을 발견하고
나는 걱정을 하면서 물었다.
지금이면 택시도 위험할텐데...
"근데 재현아, 너 집에 안가?
지금 벌써 12시야."
정재현은 세상 편안하게 앉아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시계를 확인하고서는
여전히 태평하게 말을 이었다.
"그러게요, 벌써 12시네요. 이제 자요."
"....?"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
정재현으로부터 시선도 떼지못하고
혼자 이 생각, 저 생각 다하다가
다시 정재현한테 물었다.
"... 안 가? 집에?"
"오늘 여기서 잘거에요,
어제 오늘 같이 못 있었으니까
지금 그 시간들 다 채우려고."
정재현은 뜬금없는 말을 하고선 ]
나한테 칫솔 좀 달라며
능청스럽게 씨익 웃기만 하길래
나는 더더욱 이해를 못하고 닦달하기 시작했다.
"아니, 여기서 잔다고? 너랑 나랑?
부모님께는 얘기 했어?"
"말씀 드렸어요."
순간적으로 부모님께 허락을 받았다는 정재현의 말에
평정심을 찾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오빠의 얼굴이 생각나 정재현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 말을 했다.
"우리 오빠한테는 비밀로 할게."
내 말이 끝나자마자
정재현은 소리내어 웃기 시작하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태일이 형한테도 말씀 드렸어요."
"아 진짜? 그럼... 다행이구."
괜히 민망해서 머리를 긁적이다가
얼른 오빠 방에 들어가서 편한 옷을 찾아
정재현한테 건넸다.
"갈아입구 나와. 새 칫솔은 화장실 서랍장에 있어."
*
자신은 거실에서 잘테니
나보고 얼른 방에 들어가서 자라길래
나는 거실에서 같이 자자고 졸라대
결국은 내가 소파위에서 자고
정재현은 바닥에 누워 잠을 청했다.
평생 바닥에서 자본 적 없을 것 같은
정재현이 괜히 걱정 되어서
바꿔 자자고 사정해도
정재현은 망부석처럼 이미 자리깔고 누웠다.
"선배, 지금 우리 한 공간에서 같이 자는 거
태일이 형이 알면 저 다음부터 선배집에 못 와요."
"우리 오빠 나름 해외에서 일하는 사람이야.
되~게 되게 개방적이야, 우리 오빠."
내가 확신에 차있는 말투로 말을 하자
정재현은 소리내어 웃다가 금세 조용해지고
벌써 졸린지 느리게 눈을 깜빡이며
졸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하긴.. 어제 오늘 손님들 접대한다고
긴장도 많이하고 그랬겠지...
문득 고생한 정재현이 쉬지도 못하고
나를 위해 이것 저것 사들고 왔는데
괜히 미안해져서 손을 뻗어
정재현이 덮고 있는 이불을
목 바로 밑까지 끌어다 주고선 토닥여줬다.
그런 나의 손길을 느꼈는지
정재현은 눈을 감은 채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어제 자려고 누웠는데..
너무너무 피곤했는데...
혼자 자고 있을 선배 생각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잤어요."
밀려오는 잠결에 말은 해야겠는지
정재현은 느리게 말을 이어가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계속 토닥여주면서 맞장구를 쳐주었다.
"내 생각에 제대로 못 잤어?"
"..응.. 너무 보고싶어서.."
"지금 같이 있잖아, 푹 자."
내 말을 끝으로
반짝이는 꼬마 전구의 불빛에 의지하며
정재현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토닥여주는 손을 멈추고
정재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처음 입학식에서는
조용하고 어둑한 크리스마스의 밤에
내가 좋아하는 남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더더욱 그 사람이 정재현이리라고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작은 캐롤송을 자장가 삼아
서서히 감겨오는 눈을 이기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다시 정재현에게 말을 건넸다.
"재현아, 메리크리스마스."
조용하게 말을 건넨 나의 말에
이미 눈을 감은 정재현은
나지막히 속삭였다.
"메리크리스마스."
+) 허락받는 재현이 |
저는 거실 소파에서 잠들겠습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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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메리크리스마스!!
이미 크리스마스가 얼마남지 않은 지금
이게 무슨 소용일까 싶지만
이제 막 집에 들어와서 허겁지겁 글을 올렸네요..ㅎㅎ
여러분들은 크리스마스를 아주 즐겁게 보내셨나요?
짜잔! 저는 오늘 야경보고 왔어요!
너무나도 추운 날씨에 벌벌떨면서 보았지만
그래도 되게 좋았던거 있죠? 힣힣
요즘 추워져서 아프신 분들이 많은데
제 주위에는 독감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꽤 있어서
저도 병원 실습이 얼마남지 않아
조심조심하면서 지내고 있네요 ㅠㅠ
여러분들도 절대절대! 아프면 안돼요 ㅠㅠ
알았죠?
이번 독감 정말 지독하다 그러더라구요ㅠㅠ
항상 몸 건강하시구,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다시 한번 말할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유사암호닉 주의! |
숫자 1122 / 0614 / 0303 / 1978 / 0128 0609 /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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