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반드시 들어주세요! 몰입 안돼셔서 후회하실지도 모릅니다ㅠ)
친구의 남자친구 전원우X 가지려고 하는 너봉
비락
"뭐하러 니 남친까지 불러, 괜찮다니까?"
"에이. 내가 소개시켜주고 싶어서 그런거라니까?"
내가 너라서 그러는거야, 김세봉. 남자친구 생기면 꼭 소개시켜주겠다고 했잖아.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유일하게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였다. 첫 만남때부터 무작정 내가 예뻐서 좋다고 들러붙었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믿었지만 굳이 쳐내진 않았다.
모두들 그랬듯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멀어질 사람이 친구니까. 그래서 일부러 친구라는 걸 곁에 두지 않았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수업할때, 밥 먹을때, 심지어 졸업하고 연락이 끊길 줄 알았던 나를 비웃기라도 한 듯 쉬지않고 연락을 해댔다.
다가오는 사람을 쳐내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가 그런 그녀를 내치지 못했는데
간만에 만나자는 소식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카페로 나왔다.
학창시절부터 내게 애인이 생기면 꼭 보여주고 싶다고 지겹게 내게 얘기했었다는데
사실 기억도 안난다. 내가 흘려들었겠지
사는 이유를 모르고 무기력 하게 살던 내게 열정이라는 단어는 무의미했다.
"야. 넌 왜 니 남친을 나한테 소개해 주려고 하는거야?"
"넌 사람 마음을 잘 읽잖아. 어떤 사람인지 봐줘. 좋은사람인지."
"..뭐야."
"물론 엄청 좋은사람이지만!"
애인 얘기에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이 활개를 치는 모습에 살짝 의아했긴했다. 그러나 금새 흥미는 가라앉고 만다.
지겹다. 적당히 치대는 건 좋지만 그녀와 오래 있으면 가끔씩 머리가 아파온다. 워낙 활발하고 수다스러운 면이 없지않아 있는 성격때문에
진절머리가 난 적은 한두번이 아니었다. 물론 대놓고 티내진 못했지만.
감성적인 성격인 그녀는 작가라는 길에 들어섰고 반면 그에비해 지나치게 침착한 나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각자의 모습으로 지내왔다.
오랜만에 마감도 끝났게다 만나자는 그녀의 부탁을 받고 오늘 집을 나서게 됐다.
간만에 기분전환이나 하는 김에 평소와 달리 신경쓴 옷에 화장에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내가 힐을 왜 신었지. 치마에 어울리는 신발이 없어서 큰맘먹고 힐을 신은게 내 실수였다.
슬슬 발이 저려오기 시작했고 욱신거렸다.
아끼는 향수까지 뿌렸는데 슬슬 시야가 어질어질 했다. 한것도 없는데 머리가 지릿해온다.
아 오늘은 날이 아니구나. 쉬고싶어.
"그래서. 네 애인은 언제온대?"
"근처 역이랬는데? 왜이리 안오지?"
"..뭐야. 연락 해보던가."
"그럴까? 잠시만... 어, 원우씨! 여기에요!"
그때 까지만 해도 이렇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겠지.
"아, 미안해요. 늦었죠?"
"전혀요! 앉아요 원우씨."
하루종일 아파왔던 머리가 다시 맑아졌다. 아니 맑아졌다기 보다는 긴장했다고 해야하나.
지끈거리던 두통은 어디가고 온몸의 신경이 바짝 섰다. 눈앞에서 놓치기 힘든 먹잇감을 본 맹수마냥 입안이 바싹 말랐다.
이런 느낌은 좀처럼 느낄 수 없었는데 간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형용할 수 없었지만 비유하자면 긴박한데 여유로운 떨림이라고 해야하나.
"제가 말했던 친구 세봉이에요. 인사해요."
"...."
"아. 전원우 입니다. 반갑습니다."
이 불안감을 어쩌면 좋을까. 불안하다 못해 짜릿하다. 고통을 즐기기 위해 자해하는 사람을 이해하는 느낌이랄까.
묘한 불안감을 쾌감인지 희열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라고
온갖 감정들이 쉴 새 없이 휘몰아쳤다.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반가워요. 김세봉 이에요."
한 번 눈에 사로잡힌 것은 절대 놓지 않는다.
내가 늘 마음에 묵혀두던 말이 이럴때 쓰일 줄이야.
"듣던대로 굉장히 미인이시네요. 반가워요 세봉씨."
그가 내민 손을 맞잡았을때 확신했다.
가질 수만 있다면 어떠한 것도 내려놓을 자신이 있으니까
감당할 수 있으니까
무조건 내가 가져야만 한다.
어떤 것을 잃는다고 해도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
"세봉아. 원우씨 어때?"
"..응?"
"우리 서로 잘 어울려?"
이 상황이 이렇게 좆같을 줄이야. 어떠한 것도 포기할 수 있다고 마음먹었지만 눈앞에서 이러면 곤란하지.
더 뺏고싶게. 짜증나잖아. 아직까진 친구 남친인데 어떻게 이 기분을 버티라는 건지 머리가 다시 지끈거렸다.
응, 잘 어울려 두사람. 진득한 시선을 한 상대에게 내리꽂았다. 그쪽은 어떤 시선으로 내게 답할까.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오랜만에 흥미로운 일이 생겼네. 기분 한번 존나 묘하네.
"그런데, 원우씨는 궁금한 거 없으세요?"
"..네?"
"예를 들어 저에 관한 거라던가."
본격적으로 사냥에 들어가기에 앞서 체크해야 할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당연히 사냥감의 상태라고 해야할까.
너는 나를 어떤 눈빛으로 볼까.
두려워하는건지 우스워 하는건지.
"원우씨. 우리 세봉이 진짜 이쁘죠? 제가 고등학생때부터 친해지고 싶어서 쫓아다녔어요."
"..야. 그런 얘기를 왜,"
"조금 차가워 보여도 속 깊고. 아무튼 제일 친한 사이에요."
"...."
"그래서 오늘 소개시켜 준거고요."
내가 못된 마음을 품고있다는 사실을 넌 알아챈 걸까. 갑자기 왜 내 칭찬을 할까.
쓸데없이 긴장되게 말이야. 그렇다고 눈앞에서 먹잇감을 놓칠 내가 아니지만.
여자의 감이란 이럴 때 쓰이는걸까. 과연 넌 내 생각을 읽었을까.
그래도 포기할 내가 아니지. 절대.
"저도 세봉씨 매력적이신 것 같다고 생각해요."
"..아."
"오늘 처음 뵙는건데 계속 생각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넌 그저 약한 사슴의 한 마리 일까 아니면 발톱을 숨기고 반격을 노리는 맹수일까.
*
초조한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흘러갔다. 자리를 옮겨 술이라도 간단하게 할까 해서 셋이서 술집에 왔다.
물론 가는 길엔 운전석엔 그가. 조수석엔 내가 아닌 그녀가.
누가봐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내게만 수많은 이질감이 느껴졌다.
난 언제 네 곁에서 너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까.
뒤에서 바라보는 것 말고.
이렇게 생각하니까 끝없이 비참함이 몰려왔다. 그럴수록 이를 갈았다.
불안하면 지는거야. 분노하면 모든 게 끝이다.
쫓기는 자 보다는 쫓는 자가 여유로운 법이니까.
"자. 다같이 짠!"
"..원우씨는 왜 술 안마셔요?"
"저는 차를 가져와서요. 천천히 드세요."
"세봉아, 걱정마. 원우씨가 데려다 줄거야. 자자 마셔."
천천히 술을 들이키는 동안 너를 내 눈에서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오늘 신경쓰고 나온 내가 잘 한 걸까. 내가 오늘 무슨 향수를 뿌렸더라.
더 꾸미고 올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혼란스러운 건 맞는데.
생각할 수록 울컥했다. 이러면 반칙이지.
시작도 안했는데 넌 이미 친구의 애인이고. 벌써부터 장애물이 생기기 시작한 탓에 다시 머리가 아파왔다.
"
시간이 또다시 흐르고 자정이 가까워 졌다. 분위기는 처음 만남 때 보다 풀려있었고 셋이서 간간히 웃음을 보이며 얘기도 했다.
그럴수록 간절해 지는 건 어쩔수 없구나.
한참을 있다가 마감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며 인상을 찌푸리는 그녀는 잠시 자리를 떴다.
아, 어쩌지. 아무래도 어색해지겠지만 단 한가지
이 상황이 기회인건 확실했다.
"원우씨."
"네?"
"갖고싶은 게 있는데 그걸 위해서라면 어떤 소중한 것을 잃어햐 해요."
"...."
"원우씨는 포기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
"반드시 갖고야 마는 사람인가요?"
이정도면 나는 만족했다. 내가 던진 덫을 지나치거나 아니면 덥석 물거나.
끝까지 상대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게 내가 줄 수 있는 마지막 힌트야.
나를 원하고 있으면 너도 어디한 번 보여줘봐.
난 니가 어디까지 숨기고 있다는 걸 어느정도 눈치챘으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세봉씨는 굉장히 매력적이세요."
"..감사합니다."
"세봉씨라면 소중한 걸 잃지 않아도 갖고 싶은 어떤것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충분히 고혹적이라서."
"칭찬이시죠?"
"물론이죠."
어느 한 쪽도 밀리지 않았다. 팽팽한 기가 오고간 후에
타이밍 좋게 친구는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고 우린는 아무 일 없던 것 처럼 그녀를 맞이했다.
제출했던 자료에 문제가 생겨서 그런지 다시 회사로 가 봐야 겠다고 다급해보이는 그녀를 보고 그저 가만히 있었다.
세봉아, 미안. 마감이 오늘까지래. 주섬주섬 일어나는 그녀를 보고 나도 일어나겠다고 짐을 챙겼다.
"원우씨. 저는 바로 회사 근처로 가볼게요."
"데려다 줄게요. 차에 타요."
"아니요, 가까워서요. 세봉이만 데려다 주세요."
"뭐? 야 괜찮아. 택시타고 가면 돼."
"무슨 소리야. 원우씨 세봉이 부탁해요."
"네. 그럴게요."
한순간 폭풍이 휘몰아 친 것 처럼 정신없이 그녀가 떠난 후에는 너와 나라는 두 사람만이 남았다.
아까 자신 만만한 내 태도는 어디가고 술이 조금 깨는 듯 민망함이 몰려왔다.
솔직히 하늘이 주신 기회인 건 맞긴 맞는데. 오히려 의심스럽잖아.
그렇다고 걷어찰 나는 아니지만.
"세봉씨. 타세요."
"..감사합니다."
*
분명 이 자리는 아까 내가 뒤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던 자리였다.
불과 몇 시간도 안되었는데. 기분이 묘했다. 원래 이 자리의 주인은 나 였던 것 처럼.
그의 운전은 그의 모습처럼 매끄러웠다.
둘은 잠자코 차를 타고 가면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살짝 긴장된 분위기와 금방이라도 선을 놓아버릴 것 같은 그 찰나의 순간을 둘은 감지하고 있었다.
누가 뭐라할 것도 없이.
"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되는 건가요?"
"아, 네. 저기 끝쪽에 오피스텔이요."
"....."
차가 부드럽게 정지했고 아무도 없는 골목 앞엔 차 한 대와 그 안에서 말없이 앉아있는 남녀만이 전부였다.
아까 둘만 있었을 때 내게 보인 네 진심을 나는 읽었다.
사실 그게 오히려 불안했다. 내 진심도 너에게 비쳐졌을 테니까.
"다 왔네요."
"아, 네. 감사합니다."
"솔직히 가만보면 귀여운 것 같기도 하네요."
"..네?"
내가 생각했던 말과는 전혀 다른 말이 들렸기에 크게 당황해버렸다.
머릿속에서 위험하다는 사이렌이 울렸다. 어쩌면 오늘 하루종일 아팠던 머리는 지금의 위험 경보가 아닐까.
목이 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다시 기분좋은 긴장감이 온몸을 감쌌다.
"아까는 다 감당할 수 있을 것 처럼 당당하던 모습은 어디가고."
"...."
"지금은 겁먹은 고양이 마냥 얌전해서."
"..하"
"뭐 귀엽긴 하네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이게 진짜 너잖아.
동족은 알아보는 법 처럼 서로의 눈을 봤을 때 부터 누가 뭐라할 것 없이 알아차렸고
이게 그들이 자초한 결과라 이건가.
"그래서. 그 귀여운 고양이 어떻게 할 거에요?"
상당히 도발적이게 느껴진듯
이번엔 내 쪽에서 나온 대답이 예상치 못했던지 살짝 눈이 커지더니 나처럼 작게 웃었다.
너도 이정도면 만족했겠지. 충분히 보였으니까.
누가 시작하건 간에 더 중요한 것은 단지 그들의 본능이었다.
진득한 시선을 주고 받는 서로의 이성의 끈은 끊어지기 일보직전이었다.
"감당할 수 있겠어요?"
"포기할 거면 애초에 시작도 안했어요."
"..그럼 즐겨야죠."
마지막 말이 끝나기가 무섭다는 듯이 다급하게 서로의 입술을 찾았다. 여태껏 그들의 본심은 어떻게 숨겼는지 의문일 정도로
서둘러 상대의 혀를 옭아맸다. 표출하지 못했던 감정과 본능들을 지금에서야 힘껏 쏟아낸다는 듯 격렬히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안전벨트가 불편하다는 듯 풀어내자 한 쪽 손으로 내 머리를 부드럽게 감싸는 손에 대답하듯 팔을 그의 목에 둘렀다.
머릿속에는 여전히 아까의 그 사이렌이 울리고 있었고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지 모를 쾌감이 온 몸을 적시기 시작했다.
서로의 입술을 깨물고 핥으며 그들은 위험한 순간을 즐겼다.
소중한 것을 잃은 댓가는 충분히 달콤했기 그지없다. 서로를 느끼기엔 그저 매 순간이 짧게 느껴졌다.
지나치게 위험하다.
이 한 마디가 모든 상황을 정리해 주었다. 고개를 비틀수록 집요하게 파고들어오는 숨결에 정신이 혼미했다.
내가 대단한 월척을 물었구나. 아니 어쩌면 내가 잡아먹힌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듣기 민망한 소리가 오고가는 와중에도 그는 내 볼을 감싸쥐곤 입술을 뗄 생각이 없어보였다.
혼미의 지경을 넘어선 황홀까지 다다르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무슨 기분이 들어요? 죄책감, 불안함?"
"제가 적당히 미친년이 아니라서요."
"...."
"황홀하기 그지 없는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인것 같네."
그순간 느꼈다.
애초에 내가 가질 사람이었구나.
헛웃음이 났다.
이래서 다들 도박질 이러는 구나.
존나 재밌네.
숨이차 잠깐 고개를 뒤로 빼자 뚫어지게 날 응시하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이제보니 나보다 더 위험한 눈을 가진 사람이었다.
애초에 우린 동시에 죄인이고 쓰레기 였는지도 모르겠다.
"어디까지 감당할 자신 있어요?"
누가 시작했던 간에 그딴 건 상관없다.
"그쪽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셀 건데."
이미 본능은 이성을 초월해 버렸고
"그 말 후회할 지도 모르는데."
위험은 벌써 인식할 수 없을만큼 익숙해졌으니까.
(불맠의 서러움. 읍!읍!)
푸르슴한 새벽이 되서야 겨우 눈을 붙일 수 있게 되었다.
자정에서 새벽으로 넘어가는 밤은 아찔한 동시에 아름다웠다.
흘러가는 밤과 함께 서로가 물들어 가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단지 그 뿐이었다.
감당할 수 없는 어떠한 것도 이처럼 위험하지 않을 순 없었으니까
첫 글이네요. 불맠 부분은 텍파에 있을 예정입니다!
브금 꼭 들어주세요! 몰입이 잘되거든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