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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선샘미가 좋마묘

 

 

 

 

 

 

 

남사친 정의

[1페이지 부제 : 남사친이 달라 보인다.]

 

 

 

 

 

 


살이 끈덕지게 달라붙는 7월의 초여름. 오전 11시가 살짝 덜 되어 가는 시간에 두 반이 겹치는 시간표로 인해 모인 50명 남짓의 아이들이 체육시간인 듯, 운동장에 넓게 분포 되어있다. 남자들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듯이 열정적으로 축구를하고 있었고, 여자들은 대부분이 가만히 앉아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기에 바빴다.

단 한 사람, 김여주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찬아-! 이차아아안-!!! 잘한다아-!!"

 

 


골키퍼인 찬이 공을 막아낼 때 마다 소리를 지르며 그를 응원하는 모습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녀가 찬이의 여자친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이나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연인관계가 절대 아니다. 그냥 여주는 일명 '찬이맘'으로 통하는 찬이의 오랜 소꿉친구일 뿐이다.

 

 

 

 


"찬아, 잘했어. 힘들었지? 여기 음료수!"

 

"김여주 또 저런다... 골키퍼가 힘들어봤자 얼마나 힘들다고..."

 

 

 

 


순영이여주를 한번 쳐다보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한심하다는 듯 저를 쳐다보는 시선에도 굴하지 않고 찬을 바라보는 여주의 눈빛에서는 꿀이 떨어진다.

그렇다고해서 여주가 찬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세상의 모든 귀여운 생명체는 아끼고 보존 해야한다. 라는 여주의 신조 때문이랄까-?

여주와 친한 친구들의 말을 빌리자면, 그냥 지랄병이다.

 

 

 

 

 

"됐거든?"

 

"짜식 시크하기는..."

 

 

 

 


부끄러운 듯 귀까지 빨개져서는 여주의 음료수를 받지 않는 찬이의 모습에 여주가 씨익 웃으며 찬이의 어깨에 손을 둘렀다. 오늘 점심에 요구르트 나오는데, 그거 너 줄까?

여주가 다정하게 물어오자, 옆에 있던 석민이 큰 소리로 나 먹을래!!! 라며 소리를 쳤다. 그러자, 고막을 찔러오는 석민의 큰 목소리에 인상을 팍 찌푸린 여주가 찬을 볼 때와는 사뭇 다른 표정으로 석민을 올려다 본다.

 

 

 

 


"죽고싶냐? 너 줄바에는 내가 먹지."

 

"와... 또 차별한다. 사스가 찬이맘"

 

[세븐틴/이찬] 남사친의 정의 전편 (01~03) | 인스티즈

 

"찬이맘 그거 호칭 좀 어떻게 하면 안되냐...?"

 

 

 

 


석민과 여주가 티격태격 하는 것을 익숙한 듯이 지켜보던 찬이 여주를 지칭하는 호칭에 한숨을 쉬며 그것좀 안쓰면 안되겠냐고 물어온다.

귀까지 발갛게 물들인 모습이 여주의 눈에만 보이지 않는 듯 했다. 찬이 맘을 찬이 맘이라고 부르는데, 그게 뭐 잘못 된 건가-? 짓궂은 미소를 걸친 채로 찬이를 놀리는듯한 어조로 대답하는 민규의 말에 찬이 주먹으로 민규의 등을 내리쳤다. 아악-! 말로 해, 말로! 꽤나 억울한 표정을 한 채로 자신의 등을 매만지는 민규를 보며 다들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야. 찬아 밥 먹고 매점 가자"

 

"왜? 뭐 먹고 싶어?"

 

"우유 먹고싶어"

 

"그래, 가자"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찬을 바라보는 여주의 표정이 순간 꿈틀거렸다. 이찬이 언제 이렇게 키가 컸지-? 원래는 160 초반대인 자신과 엇비슷한 키였던 것 같던 찬이를 이젠 확실히 올려다 봐야 한다는 사실이 와닿자, 괜히 이상한 기분이 드는 여주다. 왠지 아기가 자신도 모르게 어느샌가 쑥 커버린 느낌이랄까?

아니, 그것 보다는 조금 더 남자 대 여자의 감정이라고 해야하나. 여튼, 확실한 건 오늘따라 이찬이 더 커보이는 건 사실이다.

 

 

 

 


"아- 배부르다."

 

 

 

 


점심밥에다가 매점에서 간식까지 사 먹고서 기분 좋게 반으로 올라가자, 지현이가 급하게 날 불러세웠다. 야- 찬이맘-!!

당연히 날 부르는 호칭에 나는 뒤를 돌아섰고, 뒤를 돌아본 곳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지현이의 표정은 꽤나 심각해 보였기에 나도 덩달아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찬이한테 1학년이 고백했대"

 

"뭐어?"

 

"얼른 가봐- 나도 서희한테 방금 문자 받은 거야."

 

 

 

 


나는 지현이의 말을 듣자마자 1반인 우리 반에서 9반인 찬이네 반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헉헉 거리며 도착한 9반 앞은 누가 봐도 눈에 띌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나는 아이들을 제치고선 인파의 중심으로 향했다. 내가 향한 곳에는 예상 했다시피 찬이와 한 여자아이가 서 있었고, 여자아이는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서 있었다.

 

 

 

 


"...미안"

 

 

 

 


왠지 나와 찬이가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이 든 순간, 찬이는 그 여학생에게 미안하다는 대답을 했다. 그 대답을 들은 여학생은 눈물을 터뜨리며 빠르게 아이들을 제치고 자신의 반으로 향하는 듯 했고, 나는 괜히 이상한 기분에 입술을 깨물었다. 인기 많나보네...

 

 

 

 


"김여주 소식통 빠르네, 벌써 왔어?"

 

"순영아 넌 꺼져. 그나저나, 찬아 1학년한테 고백도 받고- 인기 많네?"

 

"....."

 

"왜 안 받았어?"

 

"좋아하는 사람 있어서."

 

 

 

 


아이들이 하나 둘 자신의 반으로 향했고, 나는 왠지 모를 이상한 기분에 깨물다 말던 입술을 다시 깨물었다. 소꿉친구라면 이런 걸 축하해줘야하나?

아니, 내가 무슨 상관이야-? 갑자기 머리에서 복잡하게 얽혀 빙빙 맴도는 잡생각들에 고개를 내저었다.

 

 

 

 


"야,  김여주 같이 가-"

 

 

 

 


종이 치는 소리를 듣고는 정신을 차린 여주는 능청스럽게 오- 그래? 나중에 누군지 알려줘! 종 쳤으니까 간다! 라고 말한 여주는 빠른 걸음으로 자신의 반으로 향했다.

같은 반인 민규와 석민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는 건지, 그냥 계속 걸어간다.

 

 

18년 인생 중, 10년을 알고 지낸 동생 같고, 오빠 같으면서도, 짓궂으면서 다정한, 가까운 남사친이 갑자기 남자로 보인다면-?

 

 

 김여주의 남자 사람 친구의 정의를 알려드립니다.

 

 

 

 

 

 

 

 

 

 

남사친 정의

[2페이지 부제 : 내가 미친걸까 이찬이 미친걸까, 세상이 미친걸까]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해지는 어제의 기억에 이불을 차며 일어났다. 내가 어제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그냥... 그냥,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침에도 같이 등교하고 집에 갈 때에도 같이 하교하는 이찬인데, 초등학교 입학식 때 우연치 않게 친해지신 서로의 엄마들 덕분에 알게 된 이찬인데, 초등학교와 중학교 내내 자신의 키가 더 크다며 까치발을 들고는 다투던 이찬인데-!!! 왜 갑자기 고등학교, 아니 그것도 2학년에 들어서서는 찬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느낌이 달라진 건지는 모르겠다. 

 

 

 

 

 

 

"...미쳤다, 미쳤어." 

 

 

 

 

 

순간 왜 그런지를 곰곰이 생각하던 머릿속에 찬이의 웃는 얼굴이 두둥실 떠올랐고, 나는 고개를 빠르게 저으며 스스로 나의 뺨을 때렸다. 여주야 요즘 외롭니? 어? 외로워? 

어딜 감히 귀여운 찬이를 네가... 하- 망했다. 지우려고 하면 할 수록 더울 더 머릿속을 꽉 채워가며 떠오르는 이찬의 얼굴이 이제는 얄밉기까지 하다. 

 

 

 

 

 

"꺼져, 나씻을거야!!" 

 

 

"김여주 너 미쳤냐? 어디 오빠한ㅌ," 

 

 

"나 미친 거 맞으니까 꺼져-!!" 

 

 

"하. 어제 찬이가 나한테 너 아프냐고 문자했던데, 이게 아픈거냐고 문자 좀 보내야겠다." 

 

 

"이 미친, 찬이 얘기 꺼내지 마!" 

 

 

 

 

 

 

화장실 앞에서 병신 같이 서서 꾸벅 꾸벅 졸고 있는 오빠를 거실 한켠으로 던지고선 화장실에 들어가려고 문고리를 잡자, 오빠가 가소롭다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휴대폰을 보여준다. 

 

 

 

 

 

[형] 

 

[여주 많이 아파요?] 


[어제 아프다고 먼저 간다던데] 

 

 

 

 

은근히 무뚝뚝한 저의 성격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짤막하게 보낸 여러개의 문자에 눈이 갔다. 왜 저런 문자가 왔냐고? 어제 갑자기 찬이에게서 좋아하는 애가 있다는 말을 듣고서는 그냥 먼저 집에 온다고 와 버렸기 때문이다.  지금은 찬이한테 내가 아픈 걸 알려주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다. 왜 며칠 전부터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드는 거지?

순간 머릿속에 남녀 사이엔 친구고 뭐고 없다- 라며 능청을 떨어대던 오빠의 말이 스쳐갔다. 웬수 같은 놈. 남녀사이에 친구가 왜 없어-? 화장실에 들어 와서도 십분이 넘게 머릿속을 채우는 이상한 생각들을 겨우 지우고는 세면대 앞에 서서 얼굴에 차가운 물을 끼얹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안녕" 

 

 

"어, 어... 오늘은 웬 자전거?" 

 

 

 

[세븐틴/이찬] 남사친의 정의 전편 (01~03) | 인스티즈

 "그냥 다리 아파서. 뒤에 타" 

 

 

 

 

 

입에 토스트를 문 채로 집을 나서자, 바로 우리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찬이가 눈에 보였다. 나는 최대한 어색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인사를 건넸고, 찬이는 어제의 일이 신경쓰이지도 않는 건지 평소처럼 내게 장난을 걸어왔다. 찬이가 먼저 올라 탄 자전거 뒤 안장에 내가 앉았다. 살짝 잡은 찬이의 교복 셔츠에 왠지 기분이 두근 두근. 

진짜 미쳤구나- 하고 붉어진 듯한 얼굴을 식히려는 순간, 찬이의 손이 내 손목을 잡아 자신의 허리를 단단히 잡게 만든다. 

 

 

 

 

 

 

"너 떨어져도 책임 못 져" 

 

 

 

 

 

언제나 그래왔다 찬이는, 귀여운 듯 해 보이지만 조용하게 단호한 말투로 말 해왔다. 작년에도 3년 전에도 5년 전에도 같은 말투와 같은 행동으로 나를 대하던 찬인데, 달라진 건 나 뿐이다.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는 찬이의 얼굴을 뒤에서 힐끗 쳐다보고 있자니, 턱선도 좀 날렵해진 것 같고 어깨도 좀 넓어진 것 같다. 

 

 

 

 

 

"내가 미쳤지..." 

 

 

 

 

 

진짜로 갑자기 변했구나... 싶어 고개를 저으며 입가에 묻은 토스트 가루를 털어내는데, 어느새 학교에 도착했다. 학교 정문 근처에 있는 전봇대에 자신의 자전거를 단단히 고정시키고는 가자- 라며 말하는 찬이의 뒤를 졸졸 따라갔다. 왠지 옆에 서서 가지 못할 것 같은 기분에 애꿎은 입술만 물어 뜯으며 뒤를 쫓는데, 기분이 묘하다. 

 

 

 

 

 

 

"안 와?" 

 

 

"어? 아니, 오늘도 컨디션이 좀..." 

 

 

"그래?" 

 

 

 

 

 

자꾸 느리게 걷는 내가 답답했던 건지 찬이가 뒤를 돌아 나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갑자기 들어오는, '나만 신경쓰고 있는' 스킨십에 당황해서 어깨를 움츠리자, 

찬이의 표정이 왠지 조금 구겨졌다. 찬이가 기분 나빠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나는 어제처럼 아프지도 않은 몸을 아프다고 거짓말을 했고, 찬이는 그러냐며 저의 이마에 손을 올려놓고 내 이마에 손을 얹으려 다가 온다. 지금 이 기분에서 찬이가 내 얼굴에 손을 갖다 대면 왠지 심장을 토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무시무시한 생각에 뒤로 몸을 내뺐다. 

기분 나쁘다는 듯 입을 꾸욱- 다문 찬이가 눈썹을 살짝 찡긋거리며 뻘쭘하게 허공에서 맴돌던 손을 거뒀다. 

 

 

 

 

 

"난 간다." 

 

 

"응... 이따 밥 먹을 때 보자..." 

 

 

 

 

 

최대한 자연스럽게(라고 생각했지만 여주만 빼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인사를 건넨 후, 반으로 들어갔다. 내가 반에 들어가자 지현이랑 서희가 날 반겼다. 

그 중에서도 지현이는 완전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내게 걸어 와서는 어제 네가 먼저 가 버려서 우리가 얼마나 곤란했는지 아냐며 나의 등짝을 퍽퍽 내리쳤다. 

 

 

 

 

 

"왜? 누구 왔어?" 

 

 

 

"이찬 그 새ㄲ... 아니, 그 놈이 너 아파서 먼저 갔다고 하니까 우리한테 얼마나 꼬치 꼬치 캐 물었는지 아냐?" 

 

 

 

"어-? 찬이가 그랬다고?" 

 

 

"그래, 어우... 나는 무슨 남자친구인 줄 알았어. 아픈 데가 어디냐, 많이 아파 보였냐... 아주 그냥 이젠 포지션이 찬이맘 김여주에서 여주맘 이찬으로 바뀌어야겠더라." 

 

 

 

 

 

또 두근 두근. 제가 죽을 때가 된 건지 이찬의 얘기만 나와도 심장이 간질거리네요, 이제 진짜로 미쳤나봅니다. 

내가 미친 건지 이찬이 미친 건지 세상이 미친 건지는 몰라도 이거 하나는 잘 알겠다. 이제는 이찬을 완전한 친구로 생각하기엔 글렀다는 거. 

 

부정하고 싶어도 그거 하나는 잘 알겠다. 

 

 

 

 

 

 

- 

 

 

 

 

 

 

"...이제 인티 안 해." 

 

 

 

 

 

이상한 기분에 찬이에게 제대로 말도 걸지 않아서 이석민에게 이제는 이찬맘 직급에서 내려 온 거냐는 말을 들은 거 빼고는 평소와 같았던 학교 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평소처럼 인스티즈를 켜 이것 저것을 구경하며 게시글을 구경하고 있는데, 오늘따라 남녀의 친구관계에 대한 글들이 마구 마구 쏟아져 나왔다. 


시선을 두지 않으려 노력해도 자꾸 그 쪽으로 가는 시선에 결국 그 게시물을 클릭해 버렸다. 

'익들아 나 8년 된 남사친이 고백했는데, 이거 뭘까'라는 제목의 내용은 나의 상황과 비슷하다면 비슷하고 아니라면 아니었다. 적어도 내 눈에는 비슷해 보였다. 

 

 

 

 

 

익인 1 개인적으로 남녀 사이에 친구 없다고 생각함 

   익인 6 222222222
   익인 8 333333 

 

익인 2 한 쪽이라도 관심이 있으니까 만났었겠지? 행쇼해..... 

 

익인 3 na man bba go da sa rang eh bba ji ne.... si bal 

 

익인 4 행쇼해... 

 

익인 5 난 남사친이라도 좀...
   익인 6 2222222222 

 

익인 7 부러우면 지는 거라던데 난 졌다 

 

 

 

 

순식간에 달리는 댓글을 단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남녀 사이엔 친구가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도 눈치 없이 내 머릿속을 채우는 이찬의 웃는 모습에 컴퓨터 책상에 쿵- 머리를 박았다. 반성하자 김여주... 넌 찬이를 가질 자격이 안 된다고-! 큰 소리로 절규를 내뱉자, 거실에서 엄마가 날 향해 조용히 하라며 소리를 질렀다. 

 

 

 

 

 

"어떡해..." 

 

 

 

 

 

나 진짜 이찬 좋아하나봐, 진짜 말 그대로 미쳤나봐... 

 

 

 

 

 

 

 

 

 

남사친 정의

[3페이지 부제 : 눈치 채라]

 

 

 

 

 


내가 이찬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그날 후로 일주일 가량이 지난 것 같다. 찬이는 늘 그래왔듯 변함없이 나를 대했고, 나는 생각을 정리한답시고 이제껏 찬이를 피해 다녔다. 밥을 먹을 때에도 오늘은 속이 안 좋다, 친구가 같이 먹는 애가 안 왔다, 오늘은 급식이 맛 없다. 등등의 거지 같은 이유를 대가며 급식도 같이 먹지 않았고

하교 때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반에서 사라지며 등교 때에는 김민규와 함께 등교를 했다. 그러던 중 오늘, 반 친구들과 점심밥을 먹고선 교실에 앉아 있었는데 찬이가 내게 문자를 하나 보내왔다.

 

 

 

 

 

[집에 같이가자]


[오늘은 나 피하기만해봐]


[집 앞으로 찾아간다]

 

 

 

 

 

...그래, 요 근래 며칠동안의 행동이 찬이 입장에서 생각 해보면 기분 나쁠만 했다. 혹시 화난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에 머리를 쥐어 뜯으며 절규를 했다.

찬이는 오랜 친구인 나에겐 유독 화를 내지 읺는 대신 한번 화를 내면 허벌나게 무섭다. 그냥...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다. 존나 무섭다.

그렇기에 이 상황에서 찬이가 화내는 걸 보면 꼭 울어버릴 것만 같아서 주저하게 됐다. 하지만 이렇다고해서 찬이랑 안 좋은 감정으로 끝나는 건 원하지 않기에 찬이에게 가겠다고, 그리고 고백하겠다고 다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야, 김여주 너 오늘은 같이 안 가-?"

 

 

 

"어. 오늘은 결전의 날이다."

 

 

 

 

 

비장한 어투로 말을하며 혹시 찬이한테 까이면 진하게 위로해달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아직 고백도 안 해놓고 설레발 치기는 싫어서 입을 꾹 다물었다.

게다가 지금 내 앞에서 이찬 만나러 가-? 드디어... 아, 아니다. 찬이맘 너 긴장하고가라! 라고 알 수 없는 말만 뱉어대는 저 인간이 유지현이라면 더더욱 말을 아껴야 한다.

 

 

 

 

 

"왔어?"

 

 

"응... 오랜만이네 하하."

 

 

 

 

 

찬이의 반 앞으로 찾아가자, 찬이네 반은 아직 종례가 끝나지 않은 건지 앞 뒷문이 닫긴 채로 아이들이 모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언제쯤 종례가 끝날까 생각하며 복도에 있는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종례가 끝났다. 가방을 챙겨들고 뒷문에서 권순영에게 잘 가라는 인사를 한 찬이가 날 발견하고는 예쁘게 웃으며 달려 온다. 그 모습을 흐뭇한 미소를 한 채로 지켜보고 있다가 문득 내가 오늘 고백 하기로 마음 먹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미친듯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10년의 우정을 한 번에 날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물까지 몰려 올 지경이었다.

 

 

 

 

 

"운동장 갈래? 딸기우유 사 줄게"

 

 

"그래..."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좋아한다는 애가 있다고 그랬는데... 혹시 그게 나일까 하는 헛된 망상을 하다가도 고개를 절레 절레. 그럴리가 없잖아.

찬이보다 먼저 앞서 걸어가며 운동장으로 향하자, 축구를 하고 있는 아이들이 보였다. 그 중에는 김민규와 이석민 권순영도 있었고, 우리는 걔들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우유를 하나씩 손에 쥐었다.

 

 

 

 

 

"여주야"

 

 

"으, 응? 왜?"

 

 

"뭐야... 왜 이렇게 화들짝 놀라"

 

 

 

 

 

아 미안... 딸기 우유에 꽂힌 빨대를 휘적 거리며 고개를 푹 숙이자 찬이가 잠시 정적을 유지하더니 나를 다시 부른다. 여주야, 김여주.

찬이의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어 찬이를 바라보자, 나 좋아하는 사람 있댔잖아... 로 말을 시작한다. 그 말에 왠지 눈물까지 차오를 것 같아 입술을 꾹 깨물었다.

피가 몰리는 기분 나쁜 느낌보다도 찬이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 더 아팠다.

 

 

 

 

 

"나 그애한테 고백하려고했는데..."

 

 

"응"

 

 

"걔가 최근에 나랑 말도 안 섞고 피해다니는 거야"

 

 

"...응"

 

 

"내가 보기엔 걔도 날 좋아하는 것 같거든?"

 

 

"....."

 

 

[세븐틴/이찬] 남사친의 정의 전편 (01~03) | 인스티즈

 

 "걔 진짜 바보같아. 걔가 날 좋아한 건 고작 2주 남짓인데"
"난 10년이란 말이야"

 

 

 

 

 

설마 설마하는 마음에 계속해서 입을 다물고는 잠자코 찬이의 말을 듣고 있다가 마지막 대사에 고개를 휙 들었다.

내가 아는 여자애 중에서 이찬과 6년 이상 연락하는 여자애가 있던가? 없다. 없어. 있을리가 없다. 입을 꾹 다물고 찬이를 쳐다봤다.

두개의 까만 눈동자가 나를 내려다본다. 심장이 멈추고 숨이 막히는 기분에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일주일이나 피했으면 된 거지 왜 또 피해"

 

 

 

 

 

다정하게 말하며 내 뺨에 손을 올려 다시 자신을 쳐다보게 만들더니 나를 똑바로 쳐다본다.

다른 부가적인 말 없이 사귀자는 말만 간단하게, 또 흔들림 없이 말하는 모습에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김여주의 남사친의 정의? 그건 아마도 다른 사람들처럼 남자 사람 친구의 줄임말이 아니라, 남자로 보인 후 부터는 사랑하게 될 친구의 줄임말일 것이다.

적어도 이찬에 한해서는 말이다.

 

 

 

 

 

 

 


사담이에요 하하

아... 이제 목이 부러질 것 같아요... 하하...

다음 글 얼른 올리고, 새작 올리고 잘래요. 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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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ㅅㄷ
7년 전
독자2
ㅠㅓ허ㅠㅓ류ㅓㅓㅠㅓ허거자까님ㅠㅜㅠㅜㅠ
7년 전
독자3
와 이 글 대박이네여 작가님ㅠㅠㅠ
택스트로만 봤는데도 분위기가 막 핑크핑크하고 설렘설렘하고 달달하고...ㅠㅠㅠㅠ♡

7년 전
독자4
7앍 찬아 사랑한다 너밖에 ㅠㅠㅠ없어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5
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이찬오빠ㅠㅜㅠㅠㅠㅜㅠㅠㅠㅠㅠㅜㅜㅜㅜㅡㅜㅠㅜㅜㅜㅜㅜㅜㅡㅜㅜㅜㅜㅜ사귀자ㅠㅠㅠㅠ
7년 전
선샘미가좋마묘
(당황) 우리 독자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7년 전
독자6
와아아ㅜ 이찬오빠다 오빠네여 완젼ㅜ
머시쏘요//////bbbbb

7년 전
독자7
감자오빠입니댜 ㅠㅠㅠㅠㅠㅠ 남사친 정의가 새롭게,,,, 작가님 필력 넘 좋으세요 진짜,,, 핑크핑크한 이 분위기,,, 그리고 브금 항상 넘 좋아요 ㅠㅠㅠㅠ
7년 전
독자8
하 자까님 진짜 대박인거 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달달하고 설레고.... 세상 뿌셔...!!!!!!!! 저런 남사친 있었으면 좋겠어요ㅠㅠㅠㅠ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7년 전
선샘미가좋마묘
꺄아아아 감사해요!♥ 읽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해요!(∗•ω•∗)
7년 전
독자9
아 손떨려 우아 작가님 진짜 완전 필체 장난 아니셔요ㅠㅠㅠㅠㅠㅠ 새벽에 심장떨려서 잠 못자겠다구요ㅠㅠㅠㅠㅠ 작가님ㅠㅠㅠㅠㅠ 어디가지 마시구 계속 글써주세요 언제든지 기다릴게요...
7년 전
선샘미가좋마묘
헤엑 아까 그분이시군요! 제가 많이 조화해요...♥ 새벽에 저도 댓글 알람받구 도키도키... 문체는 점점 나아질 수 있도록 많이 써보는 중이에요=^・ω・^=
7년 전
독자10
아악 어떻게 아셨지!!!!!! 저 진짜 작가님 글을 토대로 상상하다가 완전 필받아서 그림까지 그렸다구요...
7년 전
선샘미가좋마묘
!!!!!!!!!!!!!!!!!!!!! 보고싶어여!!!!! 얼른내놔!!!!!!!
7년 전
독자11
아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케치만 해서 넘나 부끄러운걸요 한번 더 읽고 색입혀서 오겠습니당 총총총...
7년 전
선샘미가좋마묘
11에게
헥 스케치고뭐고 발로 그려도 나에겐 최고의 선물인걸료...? 당신은 나의 에인졀...

7년 전
독자12
선샘미가좋마묘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작가님 근데 기대하시면 안돼요.... 와타시는 한낱 나부랭이인걸요....(먼산

7년 전
선샘미가좋마묘
12에게
ㄴㄴㄴㄴㄴ진짜 저 ㅣㄹ단 기대를 눼 낮출게요. 뭐 거의 졸라맨급? 우리 학샘미 제가 업어모실게요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3
선샘미가좋마묘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 올게여 기다려줘욥☆

7년 전
선샘미가좋마묘
13에게
(내용 없이 첨부한 댓글)

7년 전
선샘미가좋마묘
13에게
한 2주뒤에 오셔도 업어모실 자신 있으니 천천히 오세여. 감사하고 사랑하고 저 얼른 잘게요 도키도키하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4
선샘미가좋마묘에게
아ㅓ우 작가님 저도 감사해여... 얼른 주무세요!!!!!

7년 전
독자15
하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 찬이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ㅠㅠㅠㅠㅠ설렙니다ㅠㅠㅠㅠㅠㅠ 잘생기면 오빠입니다ㅠㅠㅠ 우리 찬이오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6
아 작가님 제가 왜 이걸 이제 본거죠¿¿¿¿ 아진짜 심장 넘 간질란질해유ㅠㅠㅜ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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