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리뉴얼된 암호닉(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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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연하남과 알콩달콩 사는 신혼일기
-다툼, 그 뒷 이야기-
하...
공허한 한숨을 내뱉은 나는 바지춤을 울리는 진동소리에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애기] 두 글자가 핸드폰 화면에 뜨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을 망설이는 적도 처음인 것 같다.
나는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에 정신이 확 들었다.
" ...누구세요? "
" 아, 안녕하세요. 지금 여기 00포차인데 남성분이 되게 취하신 것 같아서 양해구하고 전화드려요. "
" 그쪽은 누구신데요. "
" 네? 아.. 저는 그냥- "
" 지금 갈게요. "
정말 이민형 가지가지로 사람 화나게 한다. 나는 어디가냐는 친구의 말도 무시한체 가디건을 대충 걸치고 밖을 나왔다.
다행히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빠른 걸음으로 이민형이 있을 술집으로 들어갔다.
초록색 술병이 하나,둘,셋... 미친거 아니야 이민형. 그리고 그 앞에 앉아있는 왠 여자가 내 시선에 굉장히 거슬렸다.
나를 발견한 여자는 뭔가 굉장히 눈치를 보며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난다. 아 열받네.
" 그냥 냅둬도 될텐데 굳이 모르는 사람 와이프한테까지 전화 주셔서 감사해요. "
" 아니에요, 남편 간수나 잘 하세요. 모르는 여자한테 치근덕거리지 않게, "
" 우리 남편이 그쪽한테 치근덕댔나요? "
" 뭐, 그랬으니까 제가 전화 걸었겠죠. "
나의 짜증섞인 감사에 기분이 불쾌해졌는지 여자는 팔짱을 끼고 나의 화를 돋구는 말들만 늘어놓는다.
마음 같아선 테이블 위 물잔을 당장이라도 얼굴에 뿌리고 싶었다. 실제로도 예전에 그런적이 있어서 머리채 잡고 싸우다 경찰서 간게 떠올라 꾹 참았다.
너 내가 민형이만 아니었음 죽었어...
나는 일단 테이블 위에 널브러져 숙면 중인 민형일 흔들어 깨웠다.
" 야, 일어나 "
" .... "
" 하아.. '
나는 여자를 돌려보내고 민형의 앞에 자리잡고 앉아 홀로 소주를 깠다.
그래, 될대로 되라지.
나는 빈 잔을 채우고 비우길 반복했다.
그리고 문득 이 자리에 저 여자가 민형일 마주보고 앉아 같이 술을 마셨을 생각을 하니 굉장히 화가 났다.
한 병 조금 넘게 비웠을 때 쯤 슬슬 좀비처럼 스멀스멀 민형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나는 취기가 오른 상태였다.
" 으... 머리야..... "
" .... "
" 어... 여보, "
" 누가 너 여보야. "
" 여긴 어떻게 왔어요? "
" 너랑 같이 술 먹은 여자가 알려줘서 왔네요. "
민형인 내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잠시 말이 없었다. 그리고 술집을 빙 둘러본다.
나는 무표정으로 그런 민형일 바라보았다.
" 그게 누군데요? "
" 그건 너가 제일 잘 알겠죠, "
" 무슨 소리야.. 난 그런적이 없는데, "
" 그래... 그럼 그 여자는 누구지. "
나는 알딸딸한 기분으로 다시 잔을 채웠다. 반은 흘리다시피 채운 잔을 들려고 하자 민형이 막아섰다.
그만 마시라는 그의 말이 왜이렇게 웃긴지.
나는 큭큭 거리며 웃었다. 민형인 왜 그러냐는 눈빛 반, 본인도 좀 화가난다는 눈빛이 반이었다.
" 왜? 그 여자 다시 불러줄까? "
" ...미안해, 그런데 나 진짜 기억 안나. 내가 취해서 실수한 것 같아. "
" 뭘 실수했어? 뭐 그 여자랑 뽀뽀라도 했나. "
" ..여보 진짜 왜그래. "
" 누가 너 여보냐고- 나 너 여보 아니야. "
" .... "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이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민형인 굳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머리가 아픈듯 이마를 짚는 그
그런 너를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들 속에서 내 진심을 찾지 못하고 애꿎은 술 잔만 꽉 부여잡는 나.
울컥하는 감정이 조금씩 비집고 나온다.
" 왜, 머리 아파 당신? "
" ...일어나자. "
" 나도 아파, "
" .... "
" 나는 머리말고, 여기가 아파. "
" ...누나.. "
어느새 주륵주륵 눈물을 흘리며 나는 내 가슴을 주먹으로 퍽퍽 쳤다.
민형이 놀라며 내 옆으로 자릴 옮겨 내 손을 제지했다. 투박한 손길로 내 얼굴을 매만지는 민형이의 손길이 그리웠는지 나는 더 서럽게 울었다.
" 내가 잘못했어.. 울지마. "
" 저리가, 너 이제 싫어. "
" 알았어. 일단 그만 울자 애기야. "
나를 자꾸 껴안으려는 민형일 밀고 밀다가 결국 내 풀에 지쳐 민형이에게 쓰러지듯 안겼다.
코끝을 맴도는 이 오묘한 알코올향이 너에게서 나는건지 나에게서 나는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정신 없이 울다 민형이 품안에서 잠이 든 것 같다.
* * *
어느새 코를 골며 잠이 든 여주를 더 오래 껴안고 싶은걸 참은 민형이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서를 집어든 민형은 곧 자켓 안에서 지갑을 꺼내들고 카운터로 갔다. 계산을 하려는데 누군가 민형의 옆에 가까이 붙는다.
민형은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을 보고 웃고있는 여자를 맞이했다.
" 민형씨, 저랑 술 마신거 기억나세요? "
" 아... 혹시 제 와이프한테 전화 거셨나요? "
" 네. 민형씨 너무 취한 것 같아서요. "
" 제가 제 이름도 알려드렸나요 그쪽한테 "
" 민형씨 많이 취했구나! 민형씨가 저 예쁘다고 한건 기억나세요? "
" 죄송해요. 말 실수도 조금 했나봐요. 근데 제가 그럴리가 없을텐데. "
" 네..? "
" 뭐 일단 와이프 불러준건 감사하지만 저는 그쪽 만난 기억이 안 나서요. 일단 저 지나가게 비켜주세요 "
" ...뭐야, "
짜증섞인 여자를 뒤로한체 민형이 여주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귓가에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
일어나자 애기야, 여주는 깊게 잠이 든 듯 몸을 조금 뒤척일 뿐 쉽게 깨지 못했다.
민형은 다리를 굽히고 앉아 여주를 업고 일어났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지만 민형은 신경쓰지 않았다.
술집을 나오자 조금은 쌀쌀한 밤공기가 민형을 반겼다.
" 우리 여보 춥겠다. "
" .... "
" 여보 내가 잘못했어. "
여보 울게해서 미안해, 앞으로 안 그럴게. 그러니까 헤어지자고만 하지마.
민형은 고개를 돌려 여주를 한 번 바라보고 조용히 미소지었다. 눈빛은 어딘가 서글픈 기색이다.
여보, 자? 민형이 입을 열었다. 답이 없는 여주에 잠시 머뭇거리던 민형이 입술을 달싹거린다.
" 너가 너무 좋아서 자꾸만 겁이 나. "
" .... "
" 그러면 안 되는데.. 너가 나만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래, 다른 남자들은 아예 여보 못보게 하고싶어. "
" .... "
" 근데 이런 말 하면 너는 내가 어려서 뭘 모른다고 그럴까봐 나도 참고 고치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 "
" .... "
" 사실 많이 반성하고 후회했어. 나는 항상 하고나서 후회해 나 바보같지? "
" .... "
" 바보같아서, 잘 몰라서.. 그래서 미안해. "
내가 고칠게. 많이 사랑해.
어두운 길을 밝게 비추는 가로등 밑에서 민형은 남몰래 여주에게 진심이 닿기를 바라며 자신의 서투른 사랑을 속삭였다.
+) 바쁘셔서 암호닉 늦게 확인하신 분들은 댓글 써주시면 바로 올려드릴게요~ 오늘도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