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새벽같이 크리스마스송을 부르러 다니는건지,잠결에 밖에서 들리는 캐롤에 귀를 기울였다
올 한해도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벌써 크리스마스라니
눈을 뜨고선 더듬더듬 손을 뻗어 옆에 놓아두었던 핸드폰을 열었다.바탕화면에 있는 명수 사진을
몆번 쓰다듬다가 문자 한통을 보내고선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멀리서 들리던 캐롤이 가까이서 들려온다
내가 참 좋아하는 캐롤인데,작년 겨울엔 명수랑 같이 들을수 있어서 두배로 행복했던것같다
문득 옛날 생각이 들어 베시시 웃다가 답장이 온건지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을 다시금 열자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이라는 문자와 함께 환하게 웃고있는 명수 사진이 보인다.콘서트니 뭐니 피곤할텐데 안자고 있었나보네
명수 뒤에 장난스레 나온 다른 멤버들도 귀엽고,그 옆에 예쁘게 만들어져 있는 트리에도 눈길이 간다
[트리도 이쁘고 도련님들도 멋지고]
무엇보다도 명수 니가 제일 멋져-라는 말을 쓰려다 오글거리기도 하고 부끄러워서 지워버리고선 베개에 고개를 파묻어버렸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슬쩍 고개를 들자 멀리서 들리던 캐롤또한 사라진건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이제 진짜 고요해졌구나,명수도 도련님들도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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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어젯밤에 늦게 자서 그런가,피곤함이 몰려와 일어나자마자 거실로 나와 쇼파에 털썩하고 앉는데
발끝에 채이는 뭔가,뭐지 싶어 고개를 들자 산타라도 다녀간건지 커다란 트리와 함께 빨간 상자에 담겨있는 선물이 눈에 들어온다
당황함보다는 어린아이마냥 들떠 얼른 가까이가 선물을 풀어보자 아니나 다를까 눈에 들어오는 글씨.
[님아,산타가 다녀가도 모르고 자네요 서운하게]라는 편지와 함께 잘 포개져있는 빨간 목도리와 장갑.그리고 그동안
함께 찍었던 우리 둘 사람의 사진으로 예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내가 밤 사이 기다린
진짜 산타는 여기 있었나보다.
[님아,산타는 월래 몰래 다녀가는거래요 사랑해요.
사랑해 명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