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새벽시간
"깜둥아 뭘 그렇게 봐?"
내가 학교를 갔다오고 나서부터 계속 창가위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깜둥이었다
하늘에 뭐가 있나 싶어 옆으로가 하늘을 올려다 보면 곧 완전히 깜깜해질 것 인지 하늘이 남색을 띄고 있을뿐 아무것도 보이지않았다
뭐야..뭘 그렇게 보는데.깜둥이의 턱을 부드럽게 간질어주자 느낌이 좋은지 내 손에 자기 턱을 더 밀착한다,시원하지.
지이이잉-
책상위에 올려져 있는 핸드폰 진동소리에 나와 깜둥이의 시선이 동시에 옮겨갔다.
우리 다 모였는데 너 안와?이제 갈려구 기다려! 전화를 끊고는 다시 깜둥이에게로 시선을 옮겼다.하룻밤동안 혼자 있을 깜둥이가 걱정이 되었다.
학교 프로젝트 과제를 친구네 집에서 같이 하기로 했다.프로젝트가 워낙 많아 늦게 끝날거같아 친구 집에서 자고 오기로 했는데
넌 내가 널 걱정하는거 알긴하니?창밖만 보고 있는 깜둥이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자 뭐냐는듯 나를 쳐다본다.
"깜둥아 언니 친구집에간다.하룻밤만 혼자 보내"
까맣고 윤기나는 털을 쓰다듬었다.언제나 털을 쓰다듬는 느낌은 좋았다.부드럽고 따뜻했다.
내가 이렇게 얘기를 하면 너는 알아들을까?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가방을 들고 일어나 방밖으로 나오자,역시 졸졸 따라 나오는 깜둥이었다
왠일인지 내 다리주위를 빙글빙글 돌지 않고는 내 앞에 떡하니 앉아 나를 올려다본다.그,그런 눈으로 쳐다보지마..맘 약해진단 말이야
"무슨 슈렉고양이가 따로 없네..미안해.내일 아침밥도 먹을 수 있게 넉넉하게 넣어놨어 사료"
내일 보자 깜둥아-집 잘 지키구!
왜 하필 오늘 가는데,밤길 조심하고 잘갔다와.내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뽀뽀를 해준후 현관을 나가는 네 뒷모습을 끝까지 쳐다보다가 침대방의 창문으로 달려 올라갔다.
조금 지나자 밤길을 달리던 너가 뒤돌아 나에게 손을 흔드는걸 보고는 야옹-하고 작게 울었다.잘갔다와.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억지로 사료를 몇번 꾸역꾸역 먹고는 물을 마시고 다시 창가로 올라갔다.
오늘 초승달 뜨는데..나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데.바로 사람으로 변해서 바로 너를 마주하고 싶었는데.아쉽다..
하품을 한번하고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아-떴다.초승달
까맣고 고요한 밤하늘에 밝은 노란색을 띄는 초승달이 자리하고 있었다.
초승달 주위에 작은 구름들이 모여있어 더 신비로워 보였다.잠시동안 초승달 빛에 비춰지자 온몸이 나른해지는것 같았다
나른해짐과 동시에 네가 보고싶어졌다.이제는 자고 일어나기만 하면 되니까,창가에서 뛰어내려와 **이의 향기가 잔뜩 베여있는 침대로 파고들었다
잘자,**아.내일보자.사람의 모습으로
-
창가로 쏟아지는 따뜻한 햇살에 눈이 천천히 뜨였다.아 더 졸린데..**이가 베고 자던 베게를 끌어 안았다.좋아 냄새.
시야로 보이는 하얀베개와 사람손으로 보이는 물체에 벌떡 일어났다.그리곤 온몸을 흝어보자 작게 웃음이 피어났다.사람이다.
침대에서 일어나 조심조심 걸어보았다.그렇게 힘든건 아니였다.몇번 휘청이는가 싶더니 곧 적응이 되었다.아랫도리를 보자 다행히도 검은색의 바지가 입혀져 있었다.
화장실로 들어가 거울을 보았다.졸린 눈을 한 검은머리의 남자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부스스해보이는 머리를 다시 한번 헝클였다가 정리하고는 프스스 웃었다.난 이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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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니 시계는 오후1시를 가르키고 있었다.귀찮지 않게 하루밤에 프로젝트를 완성할거라며 신나게 달리던 친구와 나는 새벽6시가 되서야 잠이 들었다
아 뻐근해..잠을 잘못자서 그런것 인지 아니면 과제를 열심히 한탓인지 어깨와 목이 땡겨왔다.
뒷목을 주먹으로 툭툭 치며 현관을 열었다.깜둥아 어서 달려나와서 안겨봐.언니 힐링 좀 하게..
"..........?.."
현관문을 열자 달려나오는 깜둥이는 없었고 바로 보이는 쇼파에 웃통을 벗은 남자가 누워서 자고 있었다
뭐지 저 사람은?순간 멍해져서는 온갖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다시 현관문을 열어 몇호인지도 확인을 했다.1501호.우리집 맞는데?!
신발을 벗고 쇼파를 지나 방으로 들어갔다.내 방은 맞는데..저 사람은 뭐지?남에 집에 들어와서는 웃통을 벗고 자는..도둑인가?!?!
"..깜둥이.깜둥이는?.."
깜둥이가 없었다.현관문을 열면 그 소리를 듣고 달려나와야 정상인데.창가에도 없었고 화장실에도 없었다.침대 밑을 들춰도 없었다
다급한 마음에 겁도 모르고 쇼파위의 남자 팔뚝을 흔들었다.저기요,저기요 일어나봐요!
"...아.."
남자는 몇번 뒤척거리더니 누운체로 눈을 떠 나를 올려다보았다.그리곤 살짝 미소를 짓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왔네.기다리다가 잠들었어. 응?아니 이게 무슨..언제 나를 봤다고 반말에..아,아니 그게 아니고
"아,저기.저희 집에 어떻게 들어오셨는지 모르겠는데.고양이 못보셨..?"
고양이를 못봤냐고 물어보던 찰나 나에게 손목을 척 내미는 남자였다.너가 모를까봐 끼고 있었어.
남자가 손목에 차고 있던것은 내가 깜둥이에게 걸어줬었던 보라색의 목줄이었다.근데 이걸 당신이 왜..?
나보다 어깨와 머리하나가 더 큰남자는 나를 내려다보았다.나는 그런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나를 지긋이 내려다보는 눈동자가 익숙했다.깜둥이에게서만 느껴졌던 몽환적인 눈동자.깜둥이와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남자였다.
깜둥이는 에메랄드 빛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는데,이 남자는 짙은 다갈색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그리고 깜둥이에게 줬던 목줄을..
"..깜,깜둥이?"
작게 중얼거리자 나를 쳐다보던 눈이 반달로 휘어지며 웃었다.깜둥이?다시 한번 되뇌이자 고개를 세게 끄덕거린다.응 나 깜둥이.
하?너무 황당해서는 무슨 말이 나오지않았다.고양이가 사람으로 변하다니?이게 가능한 일인가?
손을 뻗어 남자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자 눈을 감는다.깜둥이가 이랬다.항상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눈을 감았다.
"이,이게 가능해??"
응,가능해.초승달이 떴으니까.
-
배가 고프다는 깜둥이에 급한대로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주었다.아직은 숟가락질이 서툴은건지 주먹을 쥐어 숟가락을 잡고는 퍼먹는 깜둥이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내 뇌가 이 남자를 깜둥이로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너무 닮은점이 많고 하는짓도 비슷했다.
그리고 한번 날 보면 계속 빤히쳐다보는 시선에 민망해진 내가 눈을 피하곤했다.
"나 쳐다보지말고 먹어.다 흘리잖아"
티슈를 한장 뽑아 입주위로 흘러내리는 우유를 닦아주자 뭐가 좋은지 또 웃는다
조금 까무짭짭한 피부,짙은 쌍커풀때문에 졸려보이는 눈,어느정도 근육이 잡혀있는 몸.아 뭐라는거야.
고양이 일때의 섹시함과 몽환적인 분위기가 사람이 되서도 그런 느낌이 느껴진다.
그리고 옷도 몇벌 사줘야할것같았다.언제까지 윗통을 벗고 있을 수는 없을것같으니.내가 민망해서..
"근데 깜둥아.너 이름 없어?사람한테..깜둥이는 좀.."
"있어,이름"
"있다구?뭔데?"
"..김종인"
김종인.음 김종인.이름도 있었구나..뭔가 이미지랑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그래도 깜둥이라는 애칭은 변하지않을 것 같았다.
너가 부르고 싶은걸로 불러.뭐라고 부르지..종인이?깜둥이?종인이가 낫겠지?하자 또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이렇게 마주 앉아 있으니까 좋다.내가 항상 바라던거였는데-
날 그대로 받아줘서 기뻐.이젠 내가 지켜줄게
(오미..갑자기 암호닉이 확 늘어서 진짜기분좋아요 ㅎㅎ)
저 팬도생겼어요!ㅋㅋ앜 팬이라고 해주셔서 사랑해요..♥그리고 선물받은 기분이라니 좋아요ㅠㅠ
여러가지 칭찬도 많이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ㅠㅠ덕분에 글 쓸때 힘이 많이되고있어요!
(아....세훈이 글도 써야되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