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주인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일 가능성도 있으니 취향이 아니신 분들 참고하세요!
※해리포터 속 주인공들은 나오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세계관을 빌려와서 그들이 모두 졸업한 후가 아닐까...
※나이를 원작 호그와트 학년의 나이보다 올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4학년부터는 성인 취급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 캐릭터 소개 및 프롤로그 |
[호그와트에는 여왕이 산다]
-9화
***
5월 말에는 6월 첫째 주부터 시작되는 시험 때문에 호그와트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진다. 그래서 5월 말에 생일인 학생들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파티를 할 수 없어 몹시 억울해하곤 했다. 폭풍전야의 생일을 가진 재환과 지훈은 익숙하게 조용히 과제 더미로 자체 케이크를 만들 준비를 해야 했다.
도서관에서 지훈은 우진과 함께 산처럼 쌓인 책들을 바라보며 맨 위에 팬을 꽂아 놓고 후, 불었다. 우진은 영혼 없는 박수를 보내왔다.
“왜 5월 말에 태어났을까 나는?”
“6월 초에 생일 아닌 걸 다행으로 생각하는 게 어때?”
“긍정적인 마인드, 좋네.”
몸을 일으켜 위에 꽂힌 깃펜을 뽑아 ‘마법의 역사’ 책을 펼친 우진을 보며 지훈도 같은 책을 꺼내 든다.
빈자리를 찾던 다니엘과 대휘가 그들을 보고 다가와 각각 우진과 지훈 옆에 앉는다. 붉은 교복으로 자리 한 구석이 가득 찼다.
“다들 공부 잘 되고 있나?”
“...”
“...”
세 사람은 조용했다. 대휘는 흐뭇하게 웃으며 팔짱을 끼고 거만한 자세를 했다. 와, 진짜 얄밉다. 그들은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넌 래번클로에 가지, 어? 진짜.”
공부할 의욕이 싹 달아난 지훈이 대휘의 의자를 툭툭 치며 말했다. 대휘는 머리카락을 뒤로 휙 넘기는 제스처를 했다.
“천성이 그리핀도르에 천재성은 덤이라서.”
“넌 그 입이 문제다 입이.”
긴 팔을 뻗어 다니엘이 꿀밤을 먹이려고 하자 대휘는 재빠르게 뒤로 몸을 젖혔다.
“형, 내가 정보도 넘겼는데 이럴 거야?”
“정보?”
또 무슨 꿍꿍이냐는 표정으로 우진이 가늘게 다니엘을 쳐다본다. 그는 그저 싱글벙글 웃으며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 이라고 할 뿐이었다.
“안 그래도 생일 다가와서 스트레스니까 다들 조용히 해주세요.”
“그러네...ㅡ아, 그럼 재환이도 곧 생일이겠네.”
지훈은 항상 이맘때쯤 자신과 함께 우울해하던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다. 재환은 5월 27일과 지훈은 5월 29일. 그리고 6월.
“내년에 성인되는 4학년 되면 재환 선배랑 둘이 28일에 알콜 있는 버터맥주 먹기로 했어요.”
잠시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하던 다니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후배들은 다니엘이 진지한 표정을 짓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어 의아해하며 그를 주시했다.
“그럼, 공부는 이쯤하고 난 내 친우의 선물을 고민해보러 간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일어나 힘차게 도서관 밖을 나서는 다니엘을 보며 남은 그의 후배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우진은 그가 앉았던 옆자리를 바라보며 혼잣말하듯 말했다.
“저 형이 천부적인 퀴디치 재능이 있어서 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
“공감.”
“그럼, 다들 힘내고. 저도 갑니다.”
대휘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둘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애초에 다니엘 형 만나려고 온 거고, 이미 시험 준비는 끝내서 기사거리 찾고 있었죠.”
빠이, 하고 손을 들었다가 새침하게 도서관을 빠져나가는 그를 보며 우진과 지훈은 순간 서로 눈이 마주쳤다. 결국 다시 둘만 남은 자리에서 아직 갈 길이 먼 ‘마법의 역사’ 분량은 보고 그들은 절망했다.
“불공평해.”
지훈의 말에 잠시 생각하던 우진은 지훈이 그리핀도르에서 상위권의 점수를 가진 학생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ㅡ넌 그래도 점수 잘나오는 편 아니냐.”
“응, 특히 어둠의 마법 방어술은. 술술 되더라.”
“...”
“널 보고 위안을 얻어. 고마워 친구야.”
우진은 잠시, 아주 잠시, 저 잘생긴 얼굴을 한 대만 쳐볼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
올해가 지성에게는 마지막 학기였다. 그래서 그는 결심했다. 시간을 쪼개서라도 재환이와 지훈이의 생일 파티를 열어주겠다고. 연회장에서 열심히 저녁을 먹는 루아에게 찾아가 생일 파티 이야기를 꺼내자 그녀는 엄지를 들어 주었다.
“선배 NEWT 시험은 괜찮아요?”
“어차피 나 한 과목만 파는 거 알잖아!”
“ㅡ그쵸, 그래도 혹시나 하고.”
어깨를 으쓱하며 흔드는 지성을 보며 루아는 앞에 있던 레몬 푸딩을 한입 먹으며 눈을 깜박였다.
“장소는 어디로 할 건데요?”
그는 소위 말하는 ‘지성박수’라는 요란한ㅡ루아의 감상이었다ㅡ박수를 근엄하게 끝낸 뒤 앞에 있는 체리 주스를 들고 한껏 무서운 표정으로 마셨다. 그리고는 아직 찰랑거리는 체리 주스를 흔들며 말했다.
“ㅡ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집. 어때? 마음에 들어?”
“세상에, 너무 완벽해.”
뿌듯한 표정으로 지성은 몸을 앞으로 당겨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다.
“내가 알다시피 집요정들이랑 친하잖아.”
“당연하죠. 선배는 집요정을 위한 복지 향상 모임 회장이잖아요.”
“미리 부탁했어. 음식은.”
“케이크는 제가 직접 만들게요.”
그의 눈알 속이 앞에 있는 칠면조가 보일 만큼 크게 떠졌다. 떡 벌어진 입을 가리며 지성은 감동한 말투로 속삭였다.
“이건 진짜 좀 감동이다. 진짜 다시 보여.”
“물론, 안에는 장난 좀 치겠죠. 온갖 맛이 나는 젤리를 뿌리고...”
“그만, 내 감동을 깨지 말아줘!”
멀린이시어, 머리로는 어이없고 속으로는 웃긴 지성이 이성과 감성이 충돌한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웃는다.
***
은밀하게 이뤄지는 호그와트 공동 생일 작전은 서서히 시작됐다. 앞 뜰에 앉아 여러 계획을 세우는 두 사람. 비명을 지르는 오두막집을 좀 깨끗하게 치워놓을까? 라는 말에 루아는 이렇게 대답했다.
“장소만 치우고 앞은 더 으스스하게 만들죠. 앞에 피 뭍은 사람 발자국이랑 삐거덕거리는 나무 소리 같은 걸 추가하면 어때요.”
지성은 말없이 손바닥을 쫙 피고 손을 들었다. 루아는 자연스럽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재환은 지성이 루아와 하이파이브하는 모습을 봤다. 불길한 증조다, 그는 생각했다.
“여기서 뭐해요?”
주인공이 오셨네! 재환은 두 사람의 입가에 똑같은 웃음이 서린 것을 보고 등 뒤를 바짝 따라온 예감이 맞았음을 알았다.
“시험기간인데 시험 관련 이야기겠지?”
능청스럽게 ‘생일 파티 초대 명단’ 양피지를 돌돌 말아 넣으며 그녀는 일어났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모르지만 장난을 치기 전, 피가 끓어오른다는 듯 목선을 손가락으로 만지는 버릇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그녀는 바로 그 행동을 재환의 눈앞에서 하고 있었다.
ㅡ재환은 내일 있을 점술 수업에서 열과 성을 다해 그녀의 계획을 알아내보리라 다짐했다.
--------------------------------------
잔잔한 일상이네용
감사합니다೭੧(❛▿❛✿)੭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