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물만두 남사친이 한 명 있다.
왜 별명이 그 모양이라고 물으신다면,
아마 내 얘기를 들어보면 곧 그 궁금증이 풀리게 될 것이다.
*
" 슬픈 영환 줄 몰랐는데 , 생각보다 울컥한다. "
그치, 재환..
... 아?
" (찔찔).. "
아.. (이마짚). 또. 또야..? 재환아. 이번엔 왜 또 울어. 왜..
김재환과 영화를 보고 상영관 밖으로 나오는 길, 예고편만 봤을 때는 이 정도로 슬픈 요소가 가미된 영화인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울컥 울컥하는 장면들이 많았던 영화였다. 그래도 눈물 날 정도는 아니었어서 대수롭지 않게 손에 들고 있던 빈 팝콘 통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김재환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데,
.. 아무래도 재환이에겐 독립을 주제로 한 이 영화가 꽤나 슬펐던 모양이다.
" 여주야.. (울먹) "
" 응응. 재환아. "
" 아저씨 죽을 때.. 끅, 너무 슬프더라.. "
응응.. 그래. 재환아.. 그치만 그렇게 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들썩거리는 재환이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을 이었다. 주룩주룩 순두부마냥 말랑말랑 튀어나온 제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등으로 열심히 닦아내던 재환이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어느새 그 눈썹은 축 처진 모양새다.
" .. 여주 너는, 안 슬퍼? "
" 어..? "
불어터진 물만두. 딱 그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여기서 내가 별로 안 슬프다고 하면, 이게 어떻게 안 슬플 수가 있냐며 더 눈물을 짜내겠지. 저놈의 감정 이입..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잠시 눈알을 굴렸다.
" 아니.. 나도 슬픈데. 그래도 그정도는 아닌 거 같다는 거ㅈ.. "
" 여주야.. "
" 어, 재환아.. "
(불안)
" 나, 아무래도, 집에, 끅, 가야, 할 거, 같애.. 너무, 끅, 슬퍼서, 안되겠어.. "
아니, 재환아.. 영화 내가 샀으니 네가 저녁 사기로 했잖아.. (오열)
재환.. 재환아?! 다급한 내 부름에도 녀석은 여전히 물만두 같은 얼굴로 눈물만 찔찔 흘려내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이런 영화를 재환이 너한테 보자고 한 내 잘못이지..
하.. 과거의 김여주 머리 박아..
쉬어가는 단편 (ver.김재환)
김재환은 어렸을 적부터 눈물이 많았다. 그냥 성격 자체가 온순하고 착했다. 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란 김재환과 나는 꽤나 각별한 사이였지만, 그런 녀석의 성격과 반대로 난 눈물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도 없었으며 누가 제게 조금만 뭐라 해도 버럭 할 만큼 개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물론 놈 앞에서는 예외이긴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가깝게 지낸 탓인지, 아니면 놈이 눈물이 많아서인지 나도 재환이 앞에 서면 말 조심, 행동 조심을 생활화하고 있었다. 내 생각엔 아마 후자 쪽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여하튼 그 관계가 워낙 오래 지속되어 왔던 터라 난 우리 사이가 딱히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중학교에 와서야 그걸 깨달았다. 아.. 우리가 진짜 정상은 아니구나. 싶은걸.
" 여주야. "
" 응? "
" 우리.. 같은 고등학교 갈 수 있겠지? "
그럼, 같은 고등학교 가겠지. 재환이의 말에 별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도 재환인 뭐가 그리 불안한지 자꾸만 만약에, 만약에 다른 학교 가면.. 하고 말을 덧붙이며 눈물을 글썽인다. 오.. 물만두 되기 5초 전.
" 어떡하긴. 이제 안녕인 거지. "
" ...(주르륵) "
.. 오. 지져스.
" ..농담. 재환아. 농담!! "
다급하게 외치는 내 말에 재환이는 곧바로 물만두 봉합을 시전했다. 입술을 앙 다문 채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다. 어떻게 된 게 눈물이 흐르는 타이밍이 예상을 빗겨나간 적이 없다.
" 야, 김여.. 어, 재환이 표정이 또 왜저래. "
" 물만두 봉합 중. "
" 미친, 또 울렸나. "
야, 울리긴 누가.. 쟤가 그냥 우는 거지. 어느새 우리 쪽으로 다가온 강다니엘이 재환이의 상태를 살피더니 찌푸린 얼굴로 나를 타박했다. 또 울렸냐니, 이번엔 내가 울컥해서 속 안에 있는 말들이 불쑥 튀어나올 뻔했지만 혹여나 그 말이 또 겨우 봉합 시킨 저 물만두를 터뜨리게 될까 봐 꾹 속으로 삼켰다.
" 같은 고 못가게 될까봐 걱정이래. "
" 아, 그런기가. "
" 에이, 니네는 좀 떨어져 있어 봐야 하는데. "
" (글썽) "
시팔, 또 울려 그러잖아. 미친놈아. 안 그래도 걱정하는 놈 앞에서 쓸데없이 떨어져 봐야 한다는 말을 내뱉는 강다니엘의 등을 재환이에게 보이지 않게 두어 번 퍽퍽 쳐냈다. 그제야 재환이의 상태를 다시 살핀 강다니엘이 저가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고 급하게 사태를 수습했다. 그렇지만~ 니네는 같은 학교 가겠지. 삐질, 녀석의 이마를 타고 땀이 흘렀다. 재환인 그런 놈을 그렁그렁 한 눈으로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휴.. 안도의 숨을 내뱉고 물이라도 마시고자 복도로 향했다. 나를 뒤따라 나온 강다니엘이 정수기 앞에서 물을 받는 내 옆쪽으로 붙어 섰다.
" 야, 김여주. "
그리고 툭툭, 내 팔을 치며 말을 건다.
" 아, 왜. "
" 진짜 걱정되서 하는 말인데. "
그런 녀석이 귀찮아 짜증 섞인 어투로 대꾸하는데, 놈은 새삼 진지한 어투로 그런다.
" ....? "
" 니네 진짜 떨어지면 어떡하냐. 재환이 저거 내가 봤을 땐 니 없으면 앞으로 친구도 없어. "
.. 미친놈이, 재환이 나와서 듣기라도 하면 어쩔려고.
" 닥쳐. 걔가 나 없음 무슨 죽기라도 하냐. "
걱정돼서 하는 말이지. 걱정. 아니.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 쓸데없이 말을 덧붙이는 강다니엘을 향해 훠이훠이 저리 가라는 손짓을 하고 다시 시선을 정수기 쪽으로 돌렸다. 성격하고는, 쯧쯧 혀를 차는 소리와 함께 강다니엘은 다시 교실로 쏙 들어가버린다. 저걸 그냥..
" ......... "
김재환이랑 같은 학교를 못 간다면, ...글쎄.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면 그건 아마 거짓말일 것이다. 중학교 3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김재환은 눈물이 많았다. 저걸 어떻게 나랑 다른 학교에 보내냐고.. (끔찍).. 내가 생각하는 재환이는 아직도 초등학생 때의 모습에 불과했다. 사내 놈이 겁만 많고 눈물만 찔찔 흘려대고..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쪼르르 내게 와서 걱정스러운 말들을 늘어놓는데,
" 여주야, 체육! "
" 어, ..아. 기다려. 재환아. 체육복 챙겨서 올게! "
" (끄덕끄덕) "
그런 네가 걱정이 안될 리가 없잖아. 재환아.
**
재환이가 눈물 많은 찔질이라 할 줄 아는 게 없을 거 같지만, 놀랍게도 운동 중에 녀석이 재능이 있는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축구, 축구였다.
" 여주야.. (글썽) "
" 뭐야, 또 다쳤어? "
또 이렇게 한 번씩은 넘어지거나 애들이랑 몸싸움을 하느라 치여서 상처를 달고 오는 녀석이지만, 맨날 다치는데 살살하라는 내 말에는 그래도 축구는 재밌잖아. 하며 실없이 웃는다. 내가 너 때문에 못 살아. 그 덕에 내 가방 속에는 늘 후시딘과 대일밴드가 함께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 아, 덥다. 그치? "
" 매점 갈까? "
" 매점? "
" 아이스크림 사줄게. "
" 오, 김재환~ 웬일? "
됐다! 그래. 가자! 팔꿈치에 내온 상처에 마지막으로 대일밴드 하나를 딱 붙여주고 손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아지 마냥 제 상처를 치료해주는 내 손길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녀석도 제 상처가 있던 자리에 깔끔하게 붙여진 대일밴드를 보자 기분이 좋은지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쪼르르 나를 따라 일어나 내 옆에 붙어 선 채 부채질을 해주는 모양새가 꼬리를 흔드는 댕댕이가 따로 없다.
" 됐어, 너도 더운데 너나 부쳐. 김재환~ "
" 난 안더워. 여주 너 덥다 했잖아. "
내가 바보냐.. 재환이 너 지금 이마에서 땀 삐질 흐르거든?
티 나게 거짓말을 하는 재환이를 바라보며 속에 있는 말을 뱉을까 하다가 그냥 모른 척 넘겼다. 가끔은 이렇게 모른 척 해줄 때도 있어야지. (절대 그 부채질이 시원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
" 잘 먹을게. 재환아! "
김재환이 사준 스크류바의 껍질을 벗겨내고 입 안에 쏙 넣었다. 더워서 딱 죽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는데, 차가운 것을 먹으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 응, 더우면 얘기해. 또 사줄게. "
" 뭐야, 됐어~ 은혜 갚는 거면 아이스크림으론 택도 없다? "
" ....... "
" 물론 농담, 재환아. "
슬쩍 재환이의 눈치를 살피고 농담이라고 말하니 멀뚱히 나를 바라보던 재환이가 입꼬리를 예쁘게 말아올리며 말했다.
그 정돈 나도 알아. 농담.
어쭈, 김재환. 제법인데. 나도 덩달아 웃음 지었다.
**
" ..진짜야? "
" 응, 어쩔 수 없게 됐어. 그래도 여주 학교는 졸업하고 넘어갈거야. 아빠는 몇 개월만 혼자 지내는 걸로 하고. "
갑작스런 미국 유학이 결정되어 버린 건, 아빠의 직장 때문이 주된 요인이었다. 오래전부터 대기업에서 일하셨던 아버지는 최근 들어 해외 지원 업무가 잦은 탓에 출장을 자주 다니곤 했다. 1년에 한국에 있는 날이 외국에 있는 날보다 적을 정도? 그 때문에 언젠가 해외로 이민을 가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그게 이렇게 갑자기 찾아올 줄은 몰랐지.
간만에 가진 가족 식사 자리에서 이러한 중대 발표를 전해 들은 나는 놀라움에 말을 잃었다. 어안이 벙벙해져 말을 더듬다가, 현실을 직시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다른 누구도 아닌
..김재환이었다.
" 뭐, 진짜가? "
끄덕, 답지 않게 놀란 눈을 하며 내게 되묻는 강다니엘을 향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와, 이래 갑자기?. 그러게나 말이다. 나도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날 줄은 몰랐지. 다시 생각해도 현실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라 깊은 한숨을 내쉬며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 재환인 모른다고? "
그리고 곧이어 묻는 강다니엘의 말에 고개를 녀석 쪽으로 돌렸다. 다시 튀어나온 재환이 이름에 더 머리가 아파지는 기분이다.
" 엉.. "
" 니 진짜 말 안할 거가. "
아니.. 해야지. 근데 걔는 최대한 늦게 아는 게 나아. 어떤 반응일지 상상도 안간다. 야. 그래도 내가 말할 때까지 너 입도 뻥긋 하지마. 알았어?
강다니엘은 대충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졸업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고, 재환이에게는 졸업 전에만 이 소식을 알릴 생각이었다. 사실 지금 생각해도 이렇게나 머리가 아픈데 이 소식을 재환이가 접한다면 도저히 그 반응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어서. 늦게 알리는 편이 재환이에게나 나에게나 한동안은 정신적으로 더 낫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이었다. 강다니엘 또한 그런 내 의견에 동의하는 입장이었고, 주변 사람들 중에서도 김재환을 제외한 친한 몇몇에게만 알린 사실이었기에 나는 그들에게 일일이 재환이 귀에는 들어가지 않게끔 입단속을 철저히 시켜 놓은 상태였다.
" 재환아, 있잖.. "
" 여주야. "
" ...어? "
" 나.. 같은 학교 안 되도 괜찮을 거 같애. "
" 응? "
" 여주 너랑 평생 못 볼 것도 아니고,. 가까이 지낼 거잖아. 우리. "
이후 여러 번 재환이에게 말을 해볼까 싶어 시도를 했었지만, 말할 기회를 번번이 놓치곤 했다. 어쩌면 졸업을 하고 나면 꽤 오랜 시간 못 볼지도 모르겠다고. 그 말을 차마 웃어 보이는 녀석에게 꺼내지 못한 나였다.
**
" .. 여주 너, 유학 간다며. "
그리고 졸업식을 열흘 쯤 앞둔 그 날, 나는 내가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 어떻게.. 알았어? "
" ...엄마가 말해줬어. "
김재환의 부모님과 우리 부모님이 아는 사이라는 것. 아무리 주변 친구들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한 들, 부모님이 말하면 그만이었다. 김재환은 제 아랫입술을 깨물며 땅바닥만 보고 서있었다.
" 여주 너한테, "
" ........ "
" 나는 그렇게 못 미더운 사람이야..? "
금세 재환이의 눈가가 그렁그렁해졌다. 평소답지 않은 꾹 눌러 담은 목소리로 내게 그랬다. 아니, 재환아. 그런 게 아니라.. 무어라 말을 하려 했지만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마땅한 변명이 떠오르질 않았다. 그렇다고 남의 입으로 그걸 전해 듣게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 재환아. "
" ........ "
꽉, 울음을 참으려 제 입술을 깨무는 재환일 보며 난 미안한 마음에 말을 잇지 못했다. 김재환은 실망 가득한 눈으로 날 바라보다 이내 뒤돌아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걸어가는 녀석의 팔을 급하게 붙잡았지만 한 번 내 쪽을 돌아본 재환이는 아무 말도 못하는 나를 상처 받은 얼굴로 바라보다 내 손을 천천히 떨궈낼 뿐이었다.
... 아. 이게 아닌데..
에필로그 (ver.재환) |
* 재환과 여주 이야기 * 여주는 재환에게 영웅같은 존재였다. 어떤 히어로물 속 주인공들보다 멋진 그런 데 현실 속의 영웅. 재환은 어려서부터 눈물이 많았다. 그런 저를 보며 주변 사람들은 늘 그랬다. 너는 남자애가 그렇게 눈물이 많아서 어떡하냐고. 그렇지만 천성이 그런 것을, 재환은 주변 사람들의 그런 타박을 들을 때마다 더욱 주눅이 들 뿐이었다. 그런 재환과 달리 여주는 항상 씩씩한 모습이었다. 덩치는 여느 여자애들과 다를 바 없이 작은 편이었음에도 남자 애들과도 곧잘 어울리기도 하고, 친구들과 싸우는 일이 있어도 결코 주눅 들지않고 오히려 제 잘못은 없다며 문제점을 따박따박 따지곤 했다. 재환은 그런 여주의 성격이 부러웠다. 그저 부럽기만 했던 여주의 존재가 재환에게 더 커져버린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 야, 김재환. 너 계속 울면 축구 안 껴줄거야. " 재환은 축구를 좋아했다. 유일하게 잘하는 운동이자, 재환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었다. 그러나 축구를 할 때면 재환은 넘어져 다치거나, 친구들과 부딪혀 상처를 내기 일쑤였고 그럴 때면 매번 찔찔 눈물을 흘리곤 했다. 저도 울고 싶지는 않은데, 새어나오는 눈물을 어떻게 막을 수 없어 늘 그랬다. 그런데 그 모습을 항상 보던 우찬이 재환에게 그랬다. 울면 축구에 껴주지 않을 거라고. 그 말을 듣는데도 찔끔, 눈물이 났다. " 재환아. 오늘은 축구 안나가? " " ....... " 며칠 뒤 축구를 나가지 않는 재환을 보며 여주가 물었다. 재환은 입술을 앙 다문 채로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었고, 이상함을 느낀 여주가 재환의 얼굴을 살폈다. 뭐야. 무슨 일 있어? " 뭐? 우씨.. 나쁜 놈들!! " 결국 재환은 여주의 닦달에 못 이겨 친구들이 했던 말을 여주에게 털어놨고, 여주는 격분했다. 그게 말이 돼?! 재환이 너 있어봐. 그리고 씩씩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물을 찔찔 흘리던 재환이 놀라서 고개를 들었고, 그런 여주를 말릴 새도 없이 여주는 교실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갔다. 다급하게 저도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어찌해야 할 지 몰라 재환은 발을 동동 굴렀다. 예상대로 여주가 찾아간 곳은 재환과 축구를 하던 친구들 무리였고, 여주는 재환에게 그런 소리를 한 애가 누구냐며 말을 쏘아붙였다. " .. 재환아. 미안해. 내일부터 축구 같이 하자. " " 나도 미안해. " 여주는 싸웠고, 싸움에서 승리했다.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재환의 앞으로 그 친구들을 끌고 온 여주가 쭈뼛쭈뼛 제 옆에 서있는 우찬을 툭툭 쳤다. 입술을 깨문 채로 재환에게 사과를 건넨 우찬을 비롯한 친구들이 멋쩍게 재환의 어깨를 두드리고 교실을 나갔다. 재환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고 여주는 이내 재환의 옆에 의자를 끌고와 앉았다. " 앞으로도 이런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 재환아! " " ....... " " 아주 혼내줄테니까! " 여주는 제 어깨를 팡팡 두들겨 보이며 웃었다. 그 모습에 재환은 또 뚝뚝 눈물을 흘렸고, " 헐. 왜 울어. 재환아!! " " 여주야. 끅.. " " (토닥토닥) 왜그래.. " " 미안해.. 나는, 끅, 남잔데.. 눈물만 많구.. " " ......... " " 나랑 친구해서 끅,.. 너 귀찮게만 하고.. " 떨어지는 눈물들을 제 손으로 겨우 닦아내며 말을 이었다. 항상 생각해오던 거였다. 저는 남자인데도 눈물이 많아 매번 여주를 귀찮게 만들었고, 그럼에도 저와 친구를 해주는 여주에게 고마웠다. 이 말을 하면서까지 울고싶지 않았는데 결국엔 재환은 제 팔에 얼굴을 파묻은 채 눈물을 흘렸다. " 야, 김재환. " " ...끅, 응.. " " 너 무슨 얘기하는거야! " " ......... " " 우는 게 뭐 어때서! 나는 여자앤데두 맨날 치고 박고 싸운다고 엄마한테 혼나는데? " " ...끅,. " " 너 그럼 나랑 친구 안할거야? " " (절레) 아니.. " " 나두 상관 없어. 바보야. 나 너랑 평생 친구할거야! " 여주는 옆에 놓여진 휴지를 뜯어 재환의 눈물을 닦아내렸다. 그 때부터, 재환은 여주를 좋아했다. 어렸을 때부터 너는 나한테 영웅보다 더 큰 존재였어. 여주야. |
작가의 말 |
하하.. 투표가 압도적이라 아주 빠르게 들고 왔슴니다.... 듣도 보도 못한 설정이라 놀라셨쥬...? 실은 제가 재환이 물만두 짤을 너무너무 좋아하는데요 ㅋㅋㅋㅋ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영업하고 싶을 정도..) 그런 설정으로 글도 써보고 싶어서 질러봤습니다... 아마 상 중 하 편으로 나눠서 나올 거 같애요! 빠른 전개에 놀라실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하하.. 그리고 제가 좀 욕심을 낸 부분이라 연재 주기는 장담 못해드리지만, 다른 작품들과 달리 어느정도 구상은 해뒀으니 평일에도 들고 올 수 있으면 들고 오도록 할게요..! 아 그리고 재환이가 물만두 설정이긴하지만, 평생 물만두는 아니랍니다 ㅎㅡㅎ .. 물론 저 모습도 충분히 귀엽지만, 이후 변화할 모습도 기대해주세요(찡긋 암호닉 신청 다음주 내로 받을 예정이니까 혹 신청하고 싶으신 분들은 암호닉 신청 공지를 기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ㅎㅎ 재환이 꿈 꾸세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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