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는 희미하게 들리는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천천히 눈을 떴다.
가늘게 뜬 눈 사이로 들어오는 눈부신 햇살에 기지개를 펴며 잘잤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개운한 느낌에 뿌듯한 미소를 짓던 여주는 이내 자신이 누워있는 곳이 자신의 침실이 아님을 감지하자마자 깜짝놀라 몸을 세워 앉았다.
황민현씨, 여주는 머릿속에 스치는 어젯밤의 기억에 민현의 행방을 찾으려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잘 잤어요?"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여주는 부엌에서 앞치마를 매고 서있는 민현의 모습에 깜짝놀라 소파에서 일어섰다.
그 모습에 민현은 짧게 미소를 지어보이곤 자신이 만들던 토스트에 집중했다.
여주는 천천히 발걸음을 민현이 있는 부엌으로 옮겼고 민현의 앞에 서 바나나로 데코레이션을 하는 민현을 보며 와_하고 짧게 탄성을 질렀다.
"어젠 어디서 주무신거에요"
"옆에서 잤어요"
"아...불편하게 주무셨나봐요, 죄송해서..."
"괜찮아요, 별로 불편하지도 않았고"
민현은 잔뜩 미안한 얼굴을 한 여주가 귀엽다는 듯 웃어보이곤 준비가 다 된 접시를 하나는 자신의 앞에 하나는 여주의 앞 쪽에 놓았다.
그렇게 시작된 두사람의 첫식사였다.
민현이 얕게 틀어놓은 음악이 두사람의 적막함을 채워주었고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살 또한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오늘 회식이 있어서 좀 늦을거에요"
"아, 그래요?"
"늦게 들어올수도 있으니까 먼저 자요"
민현의 말에 여주는 고개를 두번 끄덕였고 어제 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민현은 여주의 말에 영화가 재미없어 먼저 잠들었냐며 웃으며 장난을 쳤고 여주는 당황해 손사레를 치며 당황하지 않았다며 말했다.
어제보다 더 친해진 듯한 두사람이었다.
#
"김 선생님!"
순회를 마치고 진료실로 들어온 앉았을 때, 급하게 문을 열며 간호사가 여주를 부르며 들어왔다.
여주는 숨가쁘게 뛰어온 간호사를 깜짝 놀라 쳐다보았고 숨도 채 고르지 못한 간호사는 헥헥거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교통사고 환잔데 이사장님 아드님이시래요. 익스파이어(치료중인 환자의 사망) 위기에요, 박지훈 쌤 들어가셨는데 뇌출혈이 너무 심해서, 빨리, 빨리요!!"
여주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수술실을 향해 뛰었고 , 소독을 하고 수술복을 입고 수술실에 들어갔을 때 의사들과 간호사들 가운데 지훈은 평온하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수술을 진행하고 있었고 여주가 수술대 앞으로 다가서자 지훈은 여주를 힐끗보며 말했다.
"교통사고 환자에요, 지금 상태ㄴ.."
"오면서 들었어요, 지훈쌤은 계속하시고 저도 이쪽 진행할게요"
뇌풀혈 환자의 골든타임은 사고발생 직후 3시간, 그동안 뇌출혈 환자의 수술을 진행해온 여주는 뇌출혈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빠른 수술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
지훈과 별개로 빠르게 움직이는 여주였고 그런 여주를 잠시 보다 하던 수술을 이어나가는 지훈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나름 성공적인 수술을 마치고 마스크를 벗으며 지훈은 여주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소문이 진짜였네요. 손이 엄청 빨라요"
"제가 좀 우리병원 금손이긴 금손이죠"
여주는 웃으며 손을 들어보였고 그런 모습에 쑥스럽게 웃어보이는 지훈이었다.
지훈의 그런 모습이 꼭 남고생같다고 느끼며 둘은서로 다른 보폭을 맞추며 복도로 걸어나왔다.
대략 8시간에 가까운 수술이었던 터라 10시를 가르키고 있던 시곗바늘은 어느덧 5시를 가르켰다.
저녁은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걷는 여주에게 지훈은 말했다.
"김쌤, 있잖아요"
"네?"
"다음 세미나 말이에요"
"네,세미나요"
"제가 처음이라 그런데 혹시 이번 세미나 같이 할래요?"
지훈은 여주의 눈치를 살피며 세미나 이야기를 꺼냈다. 예상치 못한 지훈의 말에 여주는 잠시 고민하다 흔쾌히 알겠다며 말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여주의 긍정적인 반응에 지훈은 여주의 옆모습을 잠시 보더니 혼자 밝게 웃어보였다.
"지훈쌤 무슨 좋은 일이 있어서 그렇게 웃어?"
흰 가운에 손을 꼽고 청진기를 목에 걸고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서있는 서연이었다.
그리곤 뛰어와 여주와 지훈의 사이에 팔짱을 끼며 설레죽겠다는 표정으로 으흐흐 하고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서연쌤은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나? 좋은일이라기 보단 설레는 일이 있지~"
"뭔데요?"
"뭘까~?"
서연은 지훈의 물음에 눈웃음을 지으며 약간은 음흉하다 싶은 표정으로 여주를 올려다보았다.
갑작스러운 서연의 미소에 얘가 왜이러나 당황하며 서연과 눈을 맞추던 여주는 들리지않게 입모양으로 '왜'라고 물었고 서연은 알면서~라며 여주의 어깨를 쳤다.
순간적으로 여주의 머릿속에는 민현이 스쳐지나갔다.
혹시 어제 같이 장을 보던 모습을 서연이 본건가? 아니면 우리집에 같이 들어가는걸 봤나?
동시에 어젯밤 둘이서 함께본 영화의 키스신을 숨죽여 보던 모습이 떠올라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여주였다.
꼭 서연에게 그 모습을 들킨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우리 내일 끝나고 약속 있잖아~잊었어?"
순간적으로 몇주 전 서연이 자기에게 한 말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치고 갔다.
'나 진짜 옹쌤이랑 결혼하기 전에 클럽한번만 가보고싶다~김쌤은 가봤어?'
'클럽? 아 가고싶었는데 예과때는 남친땜에 못갔고 본과 땐 바빠서 못갔지'
'나 품절되면 이제 다신 못갈텐데 진짜 우리 한번만 가보면 안돼?'
'그럴까? 나도 진짜 가보고 싶었는데'
'그럼 우리 18일날 가자! 아싸~옷 보러 같이갈래?'
'그럴까? 와 완전 설렌다 진짜'
그래, 너무 바빠서 잊고 있었던 클럽이 바로 내일이구나
아차 하는 생각에 여주의 머리가 아득해졌다. 서연과 오래전부터 한 약속이긴 했지만 민현과 형식적으로나마 부부인데 클럽을 가는게 과연 맞는걸까.
서연에게 멍하게 고개를 끄덕이곤 여주는 진료실로 터덜터덜 걸어들어와 앉았다.
머릿속에 일어나서 보았던 민현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왜 쓸데없이 잘생겨가지곤 더 사람을 신경쓰이게 만드나 싶기도 했다.
문득 서연과 몇주전 클럽을 위해 사두었던 검정색 미니드레스가 생각나 진료실 안의 옷장을 열었다.
쇼핑백안에 비닐도 뜯지 않은 채 넣어둔 블랙미니드레스를 가운위로 걸쳐보곤 짧긴 짧네 라며 코로 한숨을 내쉴때였다.
"헤엑_ 그렇게 짧은것도 입어요? "
소리에 깜짝놀라 고개를 든 여주 앞에는 지훈이 놀란 얼굴로 여주를 쳐다보고 있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황급히 옷을 쇼핑백 안에 다시 집어넣곤 머리를 긁적이며 지훈을 보며 무슨일이냐 물었다.
지훈은 그런 여주를 보고 올라가는 입꼬리를 간신히 내린채 말을 이어나갔다.
"이사장님이 쌤이랑 저 좀 보자고 하셔서요"
"아... 아까 수술 때문인건가?"
"아마도.....?"
지훈과 나란히 내려간 VIP병실 문을 열자 뒷짐을 지고 서계시던 이사장이 고개를 돌려 두사람을 보곤 활짝 웃어보였다.
그리곤 다가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역시 김여주 선생과 박지훈 선생이야. 아주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들었네"
"아닙니다. 걱정 많이 하셨을텐데 마음은 좀 괜찮으세요?"
"그럼, 덕분에 한시름 놨네. 역시 우리병원 유명인사 다워"
"감사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애들 엄마가 회식하라고 회식비를 넣어줬는데 퇴근하고 저녁 식사나 괜찮은데서 하라고"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원래 저희가 하는 일인데요"
"아니야, 고마워서 그래 그냥 감사한 마음 정도라고 생각하고 받아"
몇번의 실랑이 끝에 회식 후 결제로 합의를 보곤 웃으며 병실을 나오는 두사람이었다.
일년전 담당교수와의 다툼으로 썩 좋지않은 기억을 가지고있던 지훈에게 이번수술의 성공은 돌아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명성을 익히 들었던 여주가 자신의 기대보다 훨씬 더 괜찮은거 같다는 생각에 왜인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는 지훈이었다.
#
새로 들어온 사건 조사에 민현은 머리가 아팠다.
정치계와 관련된 폭력집단의 비리와 뇌물 관련 조사가 비밀스럽게 내려왔고 그에 대한 조사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수사팀이었다.
하루종일 수사팀 모두 사건 종결이 겨우 어제 나 쉬지도 못했는데 또다시 이어지는 조사에 허리가 뻐근했다.
대충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시작된 조사는 경찰청장의 노크소리에 겨우 멈추었다.
"오늘 회식있는거 깜빡했나? 어서 나와야지 주인공들이"
"아, 준비하겠습니다"
윤경위와 강경위 그리고 민현은 그제서야 서로 눈짓을 하고는 나머지 팀원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오랜시간 앉아있던 몸을 일으키며 찌뿌둥함을 털어내는 셋이었다.
도착한 경찰청 앞 고깃집에는 이미 경찰청 사람들 무리가 고기를 굽고있었다.
이미 맛집으로 SNS에 소문이 자자한 그 곳은 매번 남는 자리가 손에 꼽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집이었다.
민현은 선배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과 인사를 주고 받다 민현은 채연의 모습에 멈칫하며 짧은 목례를 하곤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았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찬사에 멋쩍은 듯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을때였다.
"김쌤 박쌤~ 자리 여기밖에 없어!"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린 민현은 익숙한 얼굴과 마주했다.
눈이 마주친 두사람은 동시에 동공이 커졌다. 어떻게 해야하나 망설이고 있을때 먼저 짧게 인사를 건넨건 여주였다.
그에 민현도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그 모습을 본 서연은 토끼눈이 된채로 여주를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여주는 아..며칠전에 진료 오셔서... 라며 말꼬리를 흐리며 둘러댔다.
여주 옆에 앉은 지훈은 민현의 모습을 흘낏 보고는 고개를 갸웃 하곤 여주앞으로 수저를 세팅했다.
음식을 시키고 난 후 성우는 지훈에게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지훈쌤은 술 좀 해?"
"아...못하진 않아요"
"얼마나 하는데?"
"세본적은 없는데 잘하는 편이에요"
지훈의 말을 들은 성우와 서연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주고 받으며 여주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에 지훈은 궁금한 얼굴로 왜냐며 물었고 그에 성우와 서연은 여주를 가르키며 동시에 말했다.
"얘 우리 병원 최고 주량이야"
실로 여주는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공부로도 술로도 져본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흔히 말하는 다이다이, 술배틀때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고학번 선배들을 상대로도 진적이 없었다.
그런 여주의 전적을 당연히 모른 지훈은 설마 자기가 여자보다 술이 약하겠냐 생각하며 장난스럽게 오늘 한번...?이라며 여주를 보았다.
이에 성우와 서연은 웃겨죽겠다며 서로를 치며 깔깔댔고 여주는 그런 지훈이 귀엽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이모 여기 소주 10병이요"
동시에 성우와 서연, 지훈 뿐만 아니라 경찰청 사람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갑자기 조용해진 분위기에 여주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성우와 서연을 보았다.
인당 3병이라하여도 결코 적지않은, 아니 심지어 많은 수에 지훈 역시 깜짝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야, 나 한병도 다 못마시는데 10병 넘 많은거 아냐....?"
"뭐가 많아? 젊은피랑 다이다이 뜨는데 이정도는 해야지 그리고 옹쌤이 두세병은 마셔줄거 아냐"
"진짜 대박이다...살살해"
"이기면 뭐 있어요?"
10병이란 소리에 깜짝 놀라 입을 벌리고 있던 지훈은 잠시 생각하다 물었다.
그런 지훈을 보며 벌써 이길생각을 하네 라며 귀엽게 보던 여주는 원하는 걸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그 말에 지훈은 망설이다 말을 꺼냈다,
"말 놔도 돼요?"
뜻밖의 소원이었다.
지훈의 소박하디 소박한 소원에 여주는 왜 안되겠다며 웃었다.
그렇게 둘은 첫 소주병의 뚜껑을 동시에 열었다.
#
회식이 막바지로 달려가고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갈때쯤 민현은 슬그머니 옆 테이블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민현은 놀라 입이 떡 벌어질수밖에 없었다.
여주와 지훈 앞으로 빈병 8병이 나란히 세워져있었고 얼굴이 빨개져 제정신이 아닌듯한 지훈과 달리 여주는 얼굴색하나 변하지 않고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흐엥...지후니능...웅냐...."
"지훈쌤 그만 먹여야되는거 아냐...?"
"진짜 대단하다 김여주...."
"지훈쌤 완전 센캐인줄 알았는데 그냥 약간 대학생같지 않아? 일할때 빼곤 가끔 순수해~"
여주는 성우와 서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지훈의 얼굴을 보았다.
잔뜩 빨개져서는 헤헤 하고 웃는 모습이 아침에 수술실에서 보았던 모습과는 영 딴판이었다.
그런 지훈이 귀엽다는듯 웃으며 여주는 지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흐히..내 마음속에 저쟝~"
동시에 지훈은 여주에게 애교를 부렸고 때아닌 애교에 성우와 서연 여주까지 빵하고 터져버렸다.
얼마있지않아 지훈은 식탁위에 고개를 박을정도로 필름이 끊겨버렸고 그 모습을 보고 성우는 웃으며 지훈을 데려다줘야겠다며 일어섰다.
"황경감, 왜 넋을 놓고 앉아있나"
멍하니 여주쪽 테이블을 보고있던 민현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취할대로 취한 경찰청장이 술잔을 들고 자신에게 오고있었다.
자신에게 한잔하자며 술잔을 내미는 경찰청장에게 술을 따라드리며 앉았을때 자신도 술을 주겠다며 술병을 드는 경찰청장에 민현은 어쩔줄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민현은 경찰청 내에서 술을 입에 대지 못할정도로 심각하게 술이 약해 그 누구도 민현에게 술을 권하지않았었다.
"에헤이~ 내가 주는 술 흔치않아~내가 황경감 너무 좋아해서 한잔 하고싶은데"
"아 저는 술을 잘...."
"황경감 서운하게 이럴겐가, 이러면 나 정말 서운해!"
경찰청장은 빼지말란 투로 민현에게 술병을 내밀었고 민현은 어쩔수 없다는 듯 술잔에 술을 채웠다.
대충 먹는 척 하고 빼려했던 민현은 입을 대는 척 하고 술잔을 내려놨고 그를 본 경찰청장은 한껏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자넨 내가 싫나....?"
"아,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하...이거 실망이네 참"
"마시겠습니다 하하.."
분위기에 떠밀려 민현은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살아남는다며 마시고 정신을 붙들고 있겠단 생각으로 술잔을 잡고 그대로 잔을 비우고 내려놨다.
그제서야 경찰청장은 웃으며 민현에게 술을 한잔 더 따라주었고 민현은 그마저 한번에 마셨다.
#
"하 나 진짜 미치겠네, 마시지도 못하면서 왜 술을 받아 마셔요"
여주는 민현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두르며 걸었다.
성우와 서연이 지훈을 챙겨 자리를 먼저 뜨고 자신도 짐을 챙겨 일어나려는 순간 옆에서 풀썩하고 쓰러지는 민현에 깜짝 놀라 달려갔다.
민현이 단 소주 두잔에 필름이 끊긴 것을 알아챈 여주는 어이가 없다는 듯 민현을 보았고 사람들이 정신 없는 틈을 타 민현을 부축해 밖으로 나왔다.
민현의 체중이 실려 한참 힘들게 걷던 여주는 어젯밤 어쩐지 와인에 입조차 대지않는 민현의 모습이 떠올라 피식하고 웃었다.
영화보면서 마시는 와인이 맛있다는 민현의 말이 떠올라 어이가 없어 또한번 픽 하고 웃음이 났다.
도무지 걸어서는 안될거같은 민현의 상태에 여주는 택시를 잡기 위해 정류장으로 향했다.
그 때였다.
"저기요"
누군가 여주의 어깨를 잡았고 그에 여주는 돌아보며 고개를 돌렸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에 여주는 기억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이사람 제가 데려갈게요"
말과 동시에 여주에게서 민현의 팔을 옮겨 잡으려는 여자였다.
그와 동시에 여주는 그 여자의 기억을 상기시켰다.
민현이 어깨치료를 받고 나간날, 신호를 기다리다 민현의 앞에 서있던 그여자였다.
여자친구인건가 하는 마음에 여주는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굳으며 민현을 잡고 있던 팔에 힘을 줬다.
"누구신데요?"
"네?"
채연은 어이없다는 듯 여주를 보며 말했다. 그에 여주 또한 지지않겠다는 듯 다시 되물었다.
"누구시냐고요"
" 황민현에 대해서 이세상에서 제일 많이 알고있는 사람인데요."
여주는 천천히 채연의 가슴팍에 달린 이름표를 살펴보았다. 류채연.
뭘까, 정말 여자친구 인걸까.
머릿속 많은 의문이 들었지만 갈수록 힘이 풀려가는 민현의 몸에 여주는 더이상 지체하지 않고 지나가는 택시를 잡았다.
그리곤 문을 열어 민현의 몸을 택시에 구겨놓고 말했다.
"황민현씨 주치의입니다. 최근에 병원 진료를 받으셔서 오셨는데 오늘은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진료때문에 몇번 자가 방문을 한적이 있어서요"
그리곤 곧바로 돌아 여주 또한 택시를 타고 문을 닫았다.
멍하게 자신을 쳐다보는 채연의 얼굴이 택시의 출발과 함께 뒤로 멀어졌다.
그래, 주치의. 참 좋은 핑계였다 라고 생각했다.
이윽고 택시에서 내려 도어락 버튼을 눌러 민현을 부축해 여주는 발걸음을 옮겼다.
민현의 신발을 벗기고 거실에 들어와 소파에 힘겹게 민현을 눕힌 여주는 그제서야 숨을 내쉬었다.
씻고 잠들어야겠다 생각하며 몸을 돌려 세웠을 때였다.
"ㅊ...채연ㅇ..."
민현의 입에서 얕게 뱉어져 나온 이름에 여주는 몸이 굳어버렸다.
그 여자를 보며 왜인지 모르게 느껴졌던 승리감이 두사람 사이에 끼어든 불청객이 된것만 같은 패배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기분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왜 자신이 이런 기분을 느끼는지 조차 알수없었다.
황민현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사람이라는 그말에 자존심이 상했다.
그렇게 여주는 한참동안 그렇게 거실에 서있었다.
*
안녕하세요 제닝뀨에요
하 제가 넘 늦었죠? 넘 바빠서 그래써여 ㅠㅇㅠ
지훈이 분량이 좀 늘었죠 ? (흥미진진
열심히 쓰고싶었는데 잘 쓴건지 모르겠네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심에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에요~
아 그리고 보고싶으신 에피소드는 항상 받고요
여러분 댓글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하트로 답장 드리는게 넘 성의 없어 보일까봐 걱정되긴하지만...ㅠㅇㅠ
아무튼 더 재밌는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사랑해여~
하루빨리 여주와 미녀니가 달달해지길 빌며....ㅇ0ㅇ
워너원 데뷔를 축하합니다!
♥애정하는 암호닉 분들♥
황제 소나기 쑥쑥22 쩨아리 호어니 자칩 0713 왕맹고 황민현
회색 우지니최고야 기대중 수파루파 알팤팤민 줄리 찰떡 또여니 챠미 미나리 황제호빵 짱요
빈럽 갈비찜 짜요짜요 햄찌 샘봄 허니 뉴리미 89 뿜뿜이 황댕댕 뽀로로 옹스더 덩율곰 강낭콩 봉봉 쭈뿌쭈뿌 과자 황미녀
구낸내 프칩 별 갓경 간장계란밥 빵야 레드 종현쩨알져아 선인장 휴식 1232 앒카포뇨 황찌 귤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