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강다니엘 박지훈이 보고 싶다.
녤은 3학년.
윙은 낯 잔뜩 가리는 1학년이었으면 좋겠다.
때는 3월 초 정도가 적당하겠네.
남고에 요정이 떴다며 저를 이끄는 친구 손에 마지못해 끌려가겠지.
졸려 죽겠는데 쫑알대는 친구에 인상 잔뜩 찌푸리고는.
"요정이고 뭐고 니 보고 오든가, 굳이 내는 왜."
그러겠지.
앞자리에 앉은 친구랑 그저 도란도란 얘기 나누고 있겠지, 윙은.
창문 끄트머리로 아닌 척 저를 보는 눈들 안 보이는 척하면서.
애써 친구에게 시선 고정하다 잠깐 복도 창문 봤는데 윙이 녤 친구랑 눈 마주쳤으면 좋겠다.
그런 녤 친구가 녤 붙잡고 호들갑 잔뜩 피웠음 좋겠다.
그런 윙은 그런 친구가 괜시리 웃겨서 그쪽 방향 계속 흘긋흘긋 쳐다보겠지.
옆에서 귀찮다는 듯 목 벅벅 긁으며 대충 반응하는 녤도 보겠지.
윙 시선에 오해하기 시작한 친구가 윙 주변에 자주 서성거리겠지.
친구 옆엔 항상 녤이 있고.
윙은 꼭 자기 좋다는 사람 냅두고 저한테 녤에게 항상 시선 뒀으면 좋겠다.
슬슬 안면이 튼 녤은 특유의 능글능글한 성격으로 윙 대하겠지.
등교하는 버스에서도 고개 푹 숙이고 지나가려는 윙 제 옆에 앉히겠지.
"얼굴 꽤 보고 지내던 사이 아이가, 우리. 같이 가자."
갑자기 손목 잡아오는 녤에 윙은 당황하겠지.
저를 보고 벙실벙실 웃어대는 녤 눈도 잘 못 보겠지.
녤은 참 그래.
성격은 좋은데 눈치가 없어.
윙 앉혀두고 친구 얘기 줄줄 늘어놓겠지.
"요새 니 재환이 잘 안 피하대, 좀 친해졌나."
"가가 사람은 좋은데 좀 멍청하다."
"너거 둘이 잘 돼가고 있나, 번호도 주고 받았다고 그라던데"
그저 고개만 끄덕이던 윙은 마지막 말에 화들짝 놀라며 눈 동그랗게 뜨고 손사래치겠지.
아니, 그런 거 아닌데요. 아닌데... 아니에요.
그러면서 말이야.
그럼 녤은 멋쩍게 웃어보이며 그러겠지.
"내가 오버했나,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