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 사 구분 잘하는 옹성우, 그저 옹성우가 좋은 강다니엘이 보고 싶다.
옹은 다른 사원들에게 알게 모르게 좋지 않은 말을 듣고 있겠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정말 인정없는 사람이라.
"팀장님 말이야, 일은 참 잘하는데 인간성이 부족해요. 안 그래요?"
"제 말이 그 말이에요."
옹 안 좋은 소릴 들으면 녤은 입 꾹 다물고 바닥만 보겠지.
그런 사람 아닌데.
이 말 속으로 백 번은 더 외쳤을 거다.
점심시간 뒤 녤은 커피 한 잔 들고 옹한테 가겠지.
"팀장님, 이거 드시면서 하세요."
"네, 고맙습니다."
컴퓨터에 둔 시선 녤에게 잠시 옮기더니 짧게 고개 끄덕하곤 다시 자판 두들기겠지.
표정변화 하나 없는 옹 보며 기분 좋아서 헤실거리겠지.
귀엽다, 아 진짜 귀엽다. 이 말도 속으로 백 번은 더 외쳤으면 좋겠다.
커피 주고 온 녤에게 옆에 앉은 사원이 그랬으면 좋겠다.
"강 대리님, 커피 줄 맛 안 나지 않아요? 어쩜 그렇게 맨날 그래."
"에, 그래도 내 거 살 때 같이 사서 주면 좋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어깨 한 번 으쓱하곤 일 시작하겠지.
그러는 녤 보고 옆 사원은 고개 도리도리 저으면서 생각하겠지.
멍청한 건지, 착한 건지.
저가 바보가 된 건 상상도 못하고 말이야.
한참을 앉아서 일만 하던 녤은 숨이라도 돌리려고 옥상으로 가겠지.
그걸 본 옹은 시간차 둔 뒤 슬쩍 일어나 옥상으로 향하겠지.
그러곤 담배에 불 붙이려는 녤 옆으로 가겠지.
옹 보고는 녤은 입에 물었던 담배 다시 넣었으면 좋겠다.
"하던 거 해도 됩니다."
"내가 담배 필 땐 오지 말라고 했다이가."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렇게 편하게 말하는 겁니까."
"아무도 없다, 괜찮다."
그렇게 말하곤 저를 보며 헤실거리는 녤 보곤 옹은 그제서야 편하게 말하겠지.
"다니엘, 그건 좀 끊을 수 없는 건가."
"내 볼라고 올라온 거 맞제."
"말을 말지."
고개를 저으며 시선을 돌리는 옹에 녤은 그러겠지.
한 번만 안아보자고.
질색을 하는 옹에 녤은 또 그러겠지, 사내연애의 묘미는 스릴 아니겠냐고.
그러다 옥상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으면 좋겠다.
눈치 챈 옹은 녤한테 그러겠지.
"다시 작성해서 오세요."
그러곤 딱 그 타이밍에 들어온 사원에게 까딱, 목례하고 나가겠지.
그걸 본 녤은 속으로 또 몇 번이고 외치겠지, 아 진짜 귀엽다. 진짜.
녤 속도 모르고 사원은 녤에게 달려와서 그랬으면 좋겠다.
"아니 팀장님은 잠깐 쉬러 온 사람한테 그러고 싶으실까."
퇴근 시간이 다 돼서 나가는 사원들에게 녤은 하나하나 인사 다 하겠지.
조심해서 가세요. 수고하셨습니다. 내일 봬요. 밤 운전 조심하세요. 오늘 데이트 잘하세요.
등등.
성격 참 좋다.
사원들이 다 나간 사무실엔 녤이랑 옹만 남겠지.
아직도 들리는 자판 소리에 녤은 옹 옆으로 가 앉았으면 좋겠다.
"이제 가자, 피곤하다."
그러는 녤에 옹은 시간 한 번 확인하곤 문서 저장하곤 겉옷 챙기겠지.
녤은 이미 옹 짐 다 챙겨서 옹 기다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녤이 옹 집까지 데려다주겠지.
신호 걸리는 틈틈히 손 꼭 잡고 운전했으면 좋겠다.
잡은 손 입으로 가져가 뽀뽀도 쪽쪽 했으면 좋겠다.
옹 집까지 도착한 녤은 그러겠지.
"솔직히 여기까지 왔는데 커피 한 잔도 안 줄 거가."
그러는 녤에 옹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곤 녤한테 그러겠지.
"애인한테 커피 한 잔 못 줄 이윤 없지."
그러고 올라간 옹 집에서 둘은 맥주라도 한 캔씩 깠으면 좋겠다.
술 한 잔 들어간 녤은 옹 예쁘다고 껌벅 죽겠지.
"니 지금 예쁘다."
그러는 녤에 옹은 또 시작이라는 듯이 웃겠지.
"이번엔 또 뭐."
"편한 옷 입고 있잖아. 머리도 젖었고."
"끝이야?"
"아니, 지금 웃음 참고 있는 것도 귀엽다."
그렇게 말하는 녤에 옹은 결국 웃음 터트리겠지.
저 예쁘다는데 누가 안 좋겠어.
그러는 옹한테 녤은 뽀뽀라도 했으면 좋겠다.
짧게 떨어지는 입술에 옹은 잠시 망설이다가 녤 얼굴 잡고 여러번 뽀뽀했으면 좋겠다.
그러다 옹이 먼저 녤 입술 핥아오겠지.
녤은 평소랑 달리 적극적인 옹에 당황해 얼굴 뒤로 뺐으면 좋겠다.
그러는 녤에
"내일 주말인데, 자고 가."
그러는 예쁜 옹성우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