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온 강다니엘, 장난끼 많은 박지훈이 보고 싶다.
이제껏 부산에서만 지내던 녤은 능글능글한 성격은 어디로 갔는지 낯 잔뜩 가리겠지.
낯선 환경에 적응도 하지 못했는데 친구들은 녤한테 질문 쏟아내겠지.
그걸 또 어버버, 다 대답해주겠지, 녤은.
전학생이 왔다는 소식에 윙은 괜히 들뜨겠지.
"왜 왔대?"
"모르지."
"몇 반?"
"4반이라고 그랬던 거 같은데."
"에, 담임 별로잖아. 큰일났네, 걔."
그렇게 친구랑 얘기 나누며 복도 걷다 4반 앞에서 멈칫하겠지.
그러곤 뒷문으로 얼굴에 불편하다고 쓰인 채로 친구들과 얘기하고 있는 녤 보겠지.
"야, 귀엽다며."
"엉, 그렇대."
"되게 큰데."
"큰데 귀엽대."
다른 반이라 딱히 마주칠 일도 없어 둘은 그냥그냥 지내겠지.
그러다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쳤으면 좋겠다.
녤은 윙 모르겠지만 윙은 녤을 알아보겠지.
"야, 안녕."
"엉, 나요?"
"어, 너요."
눈 동그랗게 뜨고 저냐고 묻는 녤에 윙은 마냥 재밌겠지.
꺄르르 웃어대며 녤 대하겠지.
"전학생 맞지, 나 1반인데."
"아, 맞나. 반갑다."
그러며 녤은 어색한 손 내밀어 악수 청하겠지.
윙은 그것마저 재밌겠지.
"야, 너도 응답하라에 나오는 배우들처럼 사투리 써?"
"어, 모르겠는데."
"아닌데. 너 그러는 거 같은데."
"맞나."
"그럼 맞지, 내가 거짓말하는 거 같아?"
"아이다."
학교 도착할 때까지 녤 옆에서 쫑알쫑알.
"너 근데 졸릴 때 잠온다고 그래, 졸린다고 그래?"
"잠온다고 카는데."
"이상해."
이미 친구들에게 받은 질문과 반응에 녤은 그저 땅만 보며 대충 웃겠지.
쪼꼬만게 마음먹고 툭 치면 날라갈 거 같은데.
마음먹고 툭 치면 적어도 전치 4주는 나올 거 같은데.
속으로 이런저런 말 다 하면서 윙한텐 그런 티 하나도 안 내겠지.
그렇게 녤이랑 윙은 마주치면 인사하는 사이가 되겠지.
녤은 알게 모르게 윙이 안 나오면 버스 보낼까 생각하기도 하고.
편의점에서 사오던 바나나우유는 두 개가 되겠지.
이제 둘은 등교하는 길이 둘이 아니면 어색할 정도가 되겠지.
여느때와 다름없이 윙이랑 녤이랑 같이 등교하는데 학교 바로 앞에서 윙이 잊고 있던 숙제 생각났으면 좋겠다.
"아, 미친."
"왜."
"미쳤다."
"오늘은 넥타이 맸는데, 니."
"숙제 베껴야 되는데."
"에?"
윙은 혼자 바쁘고 녤은 윙이 무슨 말하는지 그저 갸우뚱, 그러겠지.
그런 녤이 윙은 답답하겠지.
"나 빨리 가야 돼."
"아, 숙제. 어. 가자."
하면서 녤은 걸음 서두르겠지.
그러는 녤에 나 먼저 갈게, 똥아지.
그러면서 녤 엉덩이 톡톡 치고는 학교로 먼저 뛰어가는 윙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