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들의 거리
부제: 악귀의 속삭임 그리고...
그 날 이후, 지훈이와 말을 섞지 않았다. 계속 악귀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도록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듯이 행동을 하는 지훈이의 태도에 의심은 커져만 갔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무언가하고 싶은 말이 있는듯이 입을 달싹이다가도 이내 입을 꾹 다물고는 자리를 뜨는 지훈이의 모습에 한숨만 나왔다. '요즘 지훈이랑 둘이 왜 그래? 둘이 싸웠어?', '차라리 싸운거면 좋겠어요....' 다니엘오빠의 말에 나도 모르겠다고 대답을 하자, 오빠는 그게 무슨소리냐는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훈아, 너 나한테 할말 없어?"
"그런거 없는데.."
"정말 없어? 너 저번에 내가 너 한테 해서는 안될말을 해서 기분이 상한거라면 사과할게. 미안해 그때는 내가 제정신이 아니어서...널 의심하면 안됐는데..미안해."
"여주야, 니 마음 다 이해해...나한테 사과할 필요도 없고."
"그게 무슨 소리야?"
"니 짐.. 내가 다 가져갈게. 내 잘못이니까. 미안해."
"그게 무슨 소리냐니까!! 니가 뭘 잘못했는데!!"
"미안해, 너한테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는 것도...널 힘들게 하것도.. 아무것도 안한것도... 다 미안해."
박지훈 나쁜자식. 니가 도대체 뭐가 미안한건데...니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그러면 내가 자꾸만 더 너를 의심하게 되잖아. 무슨 비밀을 숨기고 있길래 말을 못하냐고...
그 후로 지훈이와는 더욱 어색한 사이가 되었다. 한순간에 멀어져버린 거리에 허무한 기분만 들었다. 내가 악귀의 속삭임을 들은 순간 우리 사이가 이렇게 틀어져버린걸까, 아니면 내가 널 의심하기 시작한 순간부터일까 그것도 아니면 니가 내게 말못할 비밀을 숨기고 있다는걸 내가 알아버린 후일까...
'어, 진영아 오랜만이네.' 오랜만에 진영이와 밖에서 만났다. 밖에 나오는걸 두려워하는 진영이었는데 웬일인지 먼저 밖에서 보자고 말을 한 진영이에 반가움반 의아함반이었다. 오늘따라 말도없이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던 진영이가 뜬금없이 말을 꺼냈다.
"내가 귀신을 보는 애라서 끔찍한 애라서 가족에게도 버림받고 고아원에서도 버림받았다고 했던거 기억해? 버림받고 질질짜면서 뒷골목에서 겨우 생명을 부지하던걸 지성이형이랑 다니엘형이 살려줬다고 얘기했잖아. 그때 처음으로 희망이라는게 존재하구나하고 생각했어. 처음봤지만 왠지 형들이라면 나를 버리지않고 끝까지 옆에 있어줄것같았거든. 그리고 정말 처음생각처럼 지성이형은 엄마처럼, 다니엘형은 아빠처럼 내 옆에 있어줬어. 형들도 어린나이었는데, 정말 나를 버린 부모님보다도 더 따뜻하게 내게 사랑을 줬어. 나처럼 끔찍한애가 이런 과분한 사랑을 받아도 되는걸까, 행복해도 되는걸까하는 불안감이들정도로 나를 예뻐해줬어..."
"....."
"그렇게 몇년을 정말 행복하게 살았어. 그전에 기억은 꿈이었던것처럼 행복한 일들만 있었어. 형들을 따라다니면서 귀신을 보고, 귀신에게 내 몸을 빌려주어도 다 괜찮았어. 형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하니, 처음으로 내가 귀신을 보는애라는게 약한애라는게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어......그런데....그랬는데..."
"진영아...."
"한 의뢰가 있었거든, 그냥 평소처럼 숨어있는 악귀를 불러내기 위해서 내 몸을 빌려주는거였어. 그 악귀가 다른 악귀보다 조금 더 세다는 점만 빼면 정말 다른 의뢰랑 별반 다를게 없었어. 그래서 내가 너무 방심했어. 어차피 다니엘형이 옆에 있었으니까, 괜찮을거라고 생각을 했고 이제 나도 빙의되는게 익숙해져서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일이 뒤틀리는 건 한 순간이었어. 순식간에 내 몸을 장악한 악귀는 내가 꽁꽁 감춰두고 있던 내 유년시절의 기억들을 들쑤시며 나를 유혹했어. 그들을 죽이고 싶지않아? 너는 아무것도 잘못한게 없는데 그들은 너를 죄인취급했잖아. 너를 괴롭히고 아프게 했어 너도 그들에게 복수를 하고 싶지않아? 니옆에 있는 애들이라고 너를 버리지않을것같아? 곧 너를 버릴거야 그들처럼 널 괴물취급하며 더럽다고 버릴거야. 약점을 잘 파고드는 악귀는 나의 가장 약한 부위를 잘 파고 들었어. 그렇게 악귀의 말에 홀려서 온몸에 분노가 들끓었고, 잠시 기억을 잃었어.....그리고....정신이 들었는데.........내가 피가 묻은 칼을 들고 있었어...............다니엘형은 피가 흐르는 옆구리를 부여잡고는 내게 괜찮냐고 말을 했어. 괜찮냐고....그저 자신은 괜찮다고 나보고 어디다친데가 없냐고 물었어....다친건 형이 었는데 말이야......바보같이..."
"....진영아...많이 힘들었겠다..."
"그런데 더 바보같은게 뭔지 알아? 내가 거기다가대고 형은 뭘 했냐고, 왜 내가 악귀에게 괴롭힘을 당할때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냐고, 왜 멍청하게 칼하나 못피하고 맞았냐고 화를 냈어..잘한것도 없으면서 내가 화를 냈어. 그동안 옛날 기억은 잊고 정말 행복했었는데 그 악귀의 속삭임 한번에 지금 내가 있는 순간이 모두 꿈이될거라는 불안감이 들었어. 형도 다시 나를 버릴거라고 이제 내 행복은 다 끝났다고. 그런 생각밖에 안들었어. 진짜 바보같지....자기가 다쳤으면서도 나를 먼저 걱정하는 형앞에서 그런 생각이나하고.. 지금생각해도 내가 너무 한심하고 바보같은데 그때는 그냥 형한테 화만 나고 무서웠어.......
그 후로, 방밖으로도 안나가고 방안에서 죽은것처럼 지냈어. 형한테 버림받을까봐 더 아픈척했고, 형한테 미안했고, 또다시 악귀를 만날까봐 두려워서 나갈 수가 없었어. 방밖으로 나가면 이제 꿈에서 깨어나고 또다시 지옥이 반복될까봐...."
예쁜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힌채로 꾸역꾸역 말을 이어나가는 진영이의 모습이 작아보이면서도 커보였다. 생각했던것보다 더 큰 아픔을 가지고 있는 진영이의 과거에 내가 해줄 수 있는건 그저 손을 꼭 잡아주는 것 밖에 없었다. 진영이에게 미안함을 담은 눈빛을 보내던 다니엘오빠가, 다니엘오빠에게 유난히 티격대면서도 눈치를 보던 진영이의 모습이 그제야 이해가갔다. 다니엘오빠도 진영이도 잘못한 사람은 하나도 없는데, 둘다 미안해하며 죄책감에 시달렸을 생각을 하니 안타깝기만했다.
"여주야, 너 요즘 지훈이...의심하고 있지?"
"......"
"무슨일인지 나는 잘 몰라, 그치만,,,,지훈이가 누군가에게 잘못을 할 애가 아니라는 건 내가 제일 잘 알아."
"...나도 지훈이를 믿고 싶어 내가 아는 지훈이는 그런 애가 아니니까....그런데....그게 잘 안돼..."
"내가 방밖으로 나가지도 음식을 잘 먹지도 않았을때, 제일 처음으로 방문을 열고 들어왔던 사람이 지훈이었어. 그때가 처음본거였는데, 지훈이는 나를 오래전부터 안것처럼 자연스럽게 내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어."
"이렇게 깜깜하게 있으면 안 무섭냐?"
"나가"
"뭐때문에 이렇게 지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왜 스스로를 이렇게까지 괴롭히는지는 모르겠다...당장 방문만 열고 나가도 너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니가 뭘 안다고 짓껄이는거야."
"모르지, 그런데 모르니까 더 쉽게 말할 수 있는거야. 너 말도안되는 걸로 죄책감을 느낀답시고 여기 방안에만 틀어박혀있는데, 그런다고 뭐가 달라져?"
"니가 뭔데!! 니가 뭘 안다고 그딴말을 하는데!!!말도 안되는 죄책감? 허...넌 아무것도 모르잖아!"
"버스가 전복되서 타고 있던 승객들이 전부 죽을거라는 걸 알았어, 6살밖에 안된 애기가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죽는다는 걸 봤어, 어떤 아주머니가 살해를 당하고나서도 괴로움을 당하는 장면을 봤어. 그렇게 수없이 많은 안좋은 일들과 죽음을 봤고 지금도 봐. 꿈속에서. 그 꿈속에서 봤던 일들은 대부분 현실이 되고 그들은 죽어. 그런데 나는 그들이 죽을거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 그들이 언제 죽는지 모른다, 어디서 죽는지 모른다는 핑계를 대면서 스스로에게 어쩔수없었다고 자기위안을 하면서."
"...."
"그런데..그래도 그들이 죽은게 나때문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않아. 그들이 죽을거라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않았으니까. 그런데 어떤놈이 나한테 그러더라 그게 왜 너때문이냐고 그럼 세상 사람들이 죽으면 다 니가 죽인거냐고, 미친소리하지말고 열심히 귀신이나 잡자고, 사람들을 죽이는건 니가 아니라 귀신들이니까 너는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구하는데만 힘쓰라고. 그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늘 울렁거리던 마음이 편안해지더라, 별 말도 아니었는데 나때문이 아니라고 해주는 그 말때문이었는지 정말 다 괜찮은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
"그러니까 너도 아무잘못 없다고. 잘못은 너를 그렇게 힘들게 만든 사람들이나 악귀가 한거지. 넌 잘못한거 하나도 없어. 그러니까 쓸데없는 죄책감 느끼지 말고 정신차려."
"지훈이가 그렇게 말을 하는데, 머리가 멍해지더라. 나보다 더 힘들게 산거 같은데, 나보다 훨씬더 강한 모습에.... 그 후로 극적이게 내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방안 정리도 좀 하고, 조금씩 방밖으로도 나갔어....지훈이는 늘 자신이 귀신을 못보는 것에 대해 짜증을 내며 못보는 만큼 더 열심히 노력을 해. 조금이라도 더 귀신으로 피해받는 사람을 줄이기위해서."
"..."
"그러니까 지훈이는 절대로 남을 해치거나 아프게할 사람은 아니라고....지훈이한테도 말 못할 사정이 있을거야. 지훈이가 말을 할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줘."
진영이의 말을 듣고 나니,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진영이의 과거와 내가 몰랐던 지훈이의 이야기까지.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실타래가 점점 더 엉켜가기만 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고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계속 마음한구석에서 소리치는 말은 지훈이를 믿으라는 말이었다.
'오랜만에 보네요, 여주씨.'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있는데, 이해선씨가 내게 다가와 먼저 아는척을 했다. 만나고 싶지않았는데 하필 여기서 또 만났네. '아...네....또 만나네요..이렇게.' ,'저는 오랜만에 여주씨 봐서 반가운데, 여주씨는 그렇지않은것같아서 좀 서운하네요..' 이해선씨는 내게 서운하다고 말을 하며 내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저 요즘에 지훈씨랑 자주 만나는데 알고 계세요?', '네...알고 있어요.', '아~ 알고 계시는구나.' 웃으며 내게 지훈이랑 자주 만난다고 말을 하는 이해선씨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내게 저 말을 하는 의도가 뭐지. 알고 있다는 내 대답에 이해선씨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더이상 이해선씨와 대화를 하고 싶지않았는데, 마침 진동벨이 울렸다. '아, 그럼 전 먼저가볼게요.' 인사를 하고 의자에서 일어나니, 이해선씨가 내 팔을 급히 잡으며 말을 하였다. '지훈씨 믿으세요?' 그 말에 멈춰선 나를 보며, 이해선씨는 다시한번 더 '박지훈씨 어디까지 믿으시는 거에요?'라며 질문을 던졌다. '도대체 이해선씨 정체가 뭐에요? 왜 매번 이상한 말을 해서 복잡하게 만드시는거죠? 저한테 원하시는게 뭐에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이해선씨의 손을 쳐내며 화를 내니, 이해선씨는 다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재밌네요. 저는 여주씨한테 원하는게 있죠. 재미? 혹은 그 이상의 무언가. 지금은 말을 할 수가 없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말해줄게요. 어쨌든 지금은 여주씨 덕분에 재미있긴하네요. 여주씨 그 손목에 있는 문양 저희 집에 있던 부적이랑 같은 문양이더라구요.' , '갑자기 문양얘기는 왜 꺼내시는거죠? 잔깐.. 제 손목에 문양이 있는건 어떻게 아시는...!' 이해선씨앞에서 한번도 손수건을 푼 적이 없는데, 내 손목에 문양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말에 등골이 싸해졌다.
'지금 제가 그 손목에 문양을 어떻게 아는지 궁금해하는거 같은데, 여주씨가 직접 알게 될때까지 비밀로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여주씨가 너무 눈치가 없어서 제가 먼저 알려줘야겠어요. 나만 알고 있으면 재미가 없으니까.', '아니, 이게...' 이해선씨가 지금 무슨말을 하는지 하나도 이해가 되지않는데, 긴소매를 위로 올리며 나와 같은 문양이 자리잡고 있는 손목을 내게 보여주었다. '생각보다 많이 놀라네. 혹시 그 말 기억해요? 같은 문양을 가진 사람을 보면 먼저 죽이라고 말했던거. 그런데 지금 여주씨 상태를 보니까 나를 죽이지는 못할것같은데. 그럼 다음에 보면 내가 여주씨를 죽이는 걸로 해요. 아, 그렇다고 너무 겁 먹지는 말아요. 예고는 하고 죽일테니까. 그럼 다음에 봐요.' 이해선씨가 자리를 뜨고 한참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가 없었다. 이해선씨의 손목에 자리잡은 선명한 문양과 빛이 내게 했던 말을 알고 있는 이해선씨의 말 그리고 예고는 하고 죽이겠다는 마지막말에 정신을 차리려고 해도 차릴 수가 없었다.
당장 달려가서 박지훈하고 한판할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조용하네. 뭐 아직은 믿는다는 그런건가.
"닥쳐, 한마디만 더 하면 여기서 당장 널 죽이고 말거야."
워워 진정하라고. 니가 아직 결정을 못내린거같으니 내가 기회를 줄게.
"한마디만 더 하면 내가 죽인다고 했지"
내 앞에서 또 다시 혀를 놀려대는 악귀를 향해서 빛을 쏘았고, 내가 공격을 할 줄 몰랐던지 미처 피하지 못한 악귀는 어깨에서 연기를 흘렸다.
난 지금 친절을 베풀려고 온거라고 이러면 생각이 달라지려고 하는데..
"다른쪽 어깨도 박살나고 싶은가봐. 널 지금 찢어죽이고 싶은건 변한없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오늘따라 이렇게 공격적일까 아, 혹시 이해선이라도 만났나
"니가 이해선을 어떻게...아...너도 같이 있었지."
이해선을 내가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 박지훈이 진짜 니 엄마를 찌른 범인인지도, 왜 내가 박지훈이랑 이해선이랑 같이 있었는지도.
"...닥쳐...또 헛소리할거면 입닥쳐"
알고 싶어질걸. 너는 지금도 궁금해 미칠것같으니까. 하지만 나도 이번에는 공짜로 알려줄 생각은 없다고. 니 피를 원해 난. 언제든 알고싶은 마음이 생기면 피를 들고 나를 찾아. 그럼 바로 알려줄게 니가 궁금해하는 모든 것들을.
"여주야 괜찮겠어? 그냥 이번엔 쉬는게.."
"아니에요, 저 괜찮아요."
"그래도..."
"정말 괜찮아요. 손도 부족하잖아요. 저 정말로 괜찮아요 오빠."
달라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어쩐지 오늘 큰 일이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들었다. 모든 일이 깨끗하게 정리가 될것같은. 그게 좋은 쪽으로든 나쁜쪽으로든.
요새 컨디션이 좋지않았던 나를 걱정한 다니엘오빠가 계속 앞에서 정말 괜찮겠냐고 물었으나, 괜찮다고 대답을 할뿐이었다. 나는 오늘 완벽히 괜찮아야 했으니까. 어두워진 창문으로 비친 지훈이의 얼굴에 살짝 미소를 지어주었다.
끼아아아아악 먹을거야 먹을게 왔어!!!!!! 더러운 냄새가 나긴하지만, 그래도 저정도면 괜찮아!! 저기 있는 키 큰놈은 내가 먹을거야!!!!
차에서 내리자마자 판을 치는 귀신과 악귀들의 모습에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귀신이 있을만한 조건을 갖추지 않은 곳이었는데, 왜 이곳에 악귀가 몰려있는지 모르겠다. 잔뜩 신이나서 이곳저곳을 누비며 돌아다녔다. 마치 오랫동안 사람을 보지못했던듯 기이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아오, 이것들은 뭐 죽여도 죽여도 끝이없어.', '박우진 니가 너무 실력이 준거 아니야? 요즘 일도 안하고 놀러만 다니더니, 쯧 너 이제 동생들한테 밀리겠다.', '야 아직 그정도는 아니거든. 아직 끄떡없다고.' 수가 줄어들지도않고 계속해서 주위를 둘러싸는 귀신과 악귀에 우진이가 짜증을 내며 숨을 몰아쉬자, 지훈이가 우진이를 놀려댔다. 그러자 우진이는 바로 지훈이가 내민 미끼를 덥썩 물며 조금전보다 더 열심히 악귀들을 해쳐나갔다. 하여튼 박우진 진짜 단순하다니까.
'우진이형 얼마나 죽였어요? 저는 20은 넘은거 같은데,' ,'나도 23은 죽인거 같은데. 형은 10은 처리했어요? 너무 무리하지마요 형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옆에서 싸우고 있던 대휘와 관린이까지 우진이를 향해서 놀림조로 말을 하자, 우진이가 미간을 팍 구기며 '야야, 이미 내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20은 그냥 보냈어. 아직 너네 나 따라오려면 멀었거든, 떠들시간에 하나라도 더 처리해라.'라고 말을 하며 대휘의 옆에 있던 귀신을 향해서 총을 겨눴다.
얘 좀 봐, 엄청 맛있게 생겼는데 내가 가질래 끼히히히 야 걔는 아까부터 내가 찜해놨던 애야. 넌 다른애 알아봐 옆에 애도 괜찮네 '아, 형 잘 좀 죽여봐요. 자꾸 몸에 닿이잖아요.' ,'맞아요. 몸에 닿을때마다 소름돋는다구요.' 귀신의 손끝이 자신의 몸을 살짝 통과를 하였다고 얼굴을 구기며 말을 하는 진영이와 재환오빠였다. '아, 둘다 조용히 좀 해봐, 어째 귀신보다 더 시끄럽냐. 특히 배진영 너 요즘따라 너무 시끄러워. 입 좀 닥쳐' 재환오빠와 진영이의 목소리가 거슬렸는지 꽤나 위협적인 목소리로 협박을 한 성우오빠의 말에 의해 둘은 입을 꾹 다물었다. 다니엘오빠는 '왜 소름끼치는 소리 묻히고 좋기만 한데.' 라고 말을 하며 진영이를 한번 쳐다보며 웃었다.
다들 얼굴에 상처가 하나씩 늘어가고 숨을 헐떡이고 있으면서도 여유로움을 잃지않았다. 하지만 그 여유로움이 언제까지갈지, 어디서 계속 이쪽으로 귀신을 불러내고 있기라도 하듯이 계속해서 불어나는 수에 체력이 바닥나는 것은 금방이었다.
"지금 당장 나와. 니가 원하던 피 가져왔어. 빨리 나와!!"
주변에 접근하는 악귀들을 몰아내며 그 악귀를 불러냈다. 다급한 내 마음과 달리 아무리 외쳐도 악귀를 빨리 제 모습을 드러내지않았다.
"빨리 나오라고 지금 당장 안나오면 거래는 없는거야"
뭐가 그렇게 급하길래 귀가 따가울정도로 불러대나.
"약속대로 내 피 가져왔어. 당장 너도 사실을 말해. 누가 내 엄마를 죽인건지, 이해선의 정체가 뭔지. 거짓말할 생각하지말고 사실대로 말해. 조금이라도 허튼짓하면 그냥 죽여버릴거야."
좀 진정하라고. 이게 진짜 니 피인지 확인을 해야겠으니, 피 먼저 줘. 얘기는 그 다음.
"내가 널 어떻게 믿어! 니가 먼저 말해 우리 엄마를 죽인게 누군지!"
끝까지 피를 먼저 주지않으면 말을 하지않겠다는 악귀의 고집에 결국 내가 졌다. 지금 아쉬운 사람은 내쪽이었으니까.
끼히히히히 어리석은것. 이제 넌 죽은 목숨이야. 불쌍하니 내가 한 가지 진실은 알려주지. 니 엄마를 죽인 범인 박지훈...아니야.
악귀는 그 말을 끝으로 병에 담긴 피를 단숨에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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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떡밥을 마구 흘렸어요. 떡밥을 흘리자마자 독자님들 바로 주워가시던데!! 와우 다들 정말 추리천재아닙니까!!!역시 우리 독자님들 짱입니다.
오늘은 드디어 저어번에 뿌려놓은 진영이 떡밥을 수거했어요. 정말 흘리듯이 써서 아마 기억도 못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어쨌든 저는 까먹지않고 수거해서 만족합니다.
암호닉은 이제 더이상 받지않을게요. 아마 다음편이 마지막이 될거 같거든요...벌써 마지막이라니...!! 마지막까지 흘린 떡밥은 잘 수거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랑스런 나의 암호닉 72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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