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가 13명인 썰
: 이 썰은 여자가 아닌 남자로 빙의하는 썰입니다
그 점 분명히 감안하시고 읽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BGM은 에프엑스의 미행을 추천합니다*
"가자, 타오야."
한 해 동안 수고 많았다며 회사에서 준 명절 휴가에 한껏 들떠 시끄러웠던 회사는 다들 그리운 가족들을 보기 위해
급하게 내려가면서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짐. 그렇게 분명 아무도 없어야 할 회사에 훤칠한 남정네가 두 명 서있음. 바로 남징과 타오.
유독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타오를 잘 아는 사람들은 분명 타오가 중국 멤버들 중 가장 먼저 비행기 표를 끊었을 거라 예상함.
하지만 타오는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자신의 집으로 내려가는 남징을 따라나섬. 처음에는 남징도 당황. 가족들 보러 가야 되지 않냐며
설득해봐도 얼마 전 한국으로 직접 오셔서 실컷 봤다며 타오 같지 않은 말을 해댐. 평소보다 더 징징 거리는 타오에 결국 중국
멤버들은 타오를 버리고 비행기를 타버림. 어쩔 수 없이 타오를 이틀간 맡게 된 남징은 이렇게 된 이상 알아보는 사람도 몇 없을 자신의
고향에서 좋은 공기 좀 맡고 푹 쉬자는 의미로 타오를 데리고 가기로 결심함. 그렇게 지금 멤버들 중 그나마 드라이버라는
수식어를 가진 남징은 휴가라는 말에 흥분해서 실수로 연습실에 두고 온 차 키를 가지러 온 거였음.
"타오. 형 고향이 어딘지 알아?"
"고향?"
"아, 그러니까 형이 자란 곳. 태어난 곳."
"나 알아요. 즈평? 증펴?"
"증평. 오, 자식. 사전조사 좀 했는데?"
잔뜩 들떠서는 타오가 알아듣지 못 하는 단어들도 마구 발설하는 남징임. 그리고 그 옆에서는 뭐라고 하는지 제대로 알아 듣지도
못 하면서 그저 좋다고 실실 웃는 타오가 있음. 그렇게 둘 다 바보 같은 그림을 그려대며 남징의 차에 탑승. 남징은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라는 폭풍후진을 선보이며 출발함. 사실 언뜻 보면 어설픔. 매우. 많이. 그래도 우리의 타오군께서는 또 한다는 말이.
"머시써!"
"뭐가. 이거? 후진?"
"남징형 운전 잘 해."
운전대를 잡은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운전자 남징은 또 으쓱함. 평소의 남징 같았으면 아니라고
부끄러워했겠지만 기분이 한껏 들뜬 지금의 남징에게는 겸손 그런 건 없ㅋ음ㅋ.
"알아, 알아. 형이 운전을 좀 잘 해?"
"응, 응. 자래."
"뭐야, 아까는 발음 좋았잖아. 자래가 뭐야 자래가."
"아니. 잘 해."
그렇게 북치고 장구 치면서 남징의 고향까지 휴게소 한 번 들리지 않고 즐겁게 내려옴.
이제 슬슬 다 왔다며 내릴 준비를 하던 남징이 타오를 귀엽다는 듯 쳐다봄.
"근데 타오야. 정말 그렇게 입고 갈 거야?"
타오는 무슨 말이냐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뜸. 그런 타오의 행동에 남징은 못 말린다며 매고 있는 넥타이를 살짝 끌러주고.
"지금 너 정장 입었잖아. 무슨 우리 부모님한테 인사드리러 가?"
"나 인사드리러 가는 거 마자요."
그 뜻이 그게 아닌데. 하면서 남징은 또 기분 좋게 웃음. 타오는 지금 정말 당장 결혼식이라도 가야 할 사람처럼
멋지게 정장을 갖춰 입었음. 그것도 새카만 올 블랙. 잘 못 보면 영화에서만 나오던 잘 생긴 조폭 수준.
"이거 비싼 옷이잖아. 이렇게 입고 가면 기름 냄새 밴다."
"배요? 냄새가 날 어떠케 배요?"
"냄새가 옷에 스며 든다는 말이야."
"아.."
"편하게 입을 옷 가지고 왔지? 이렇게 입고 가면 우리 부모님도 부담스러워하실 거야. 다 왔으니까 옷 갈아입고 내리자."
부담스러워하실 거라는 말에 조금 풀이 죽은 것 같은 표정을 짓는 타오에 편하게 입은 것도 멋있다니까 금세 다시
좋아진 기분에 방긋 웃으며 옷을 갈아입으려고 함. 그래. 입으려고 했음. 근데 타오야 너 왜 안 벗니.
"뭐야. 왜 안 벗고 그러고 있어?"
"형.. 눈 카마요."
"어? 눈감으라고?"
끄덕이는 고개에 어쩔 수 없이 눈을 감고 거기다가 손으로까지 가리라는 추가 주문에
손바닥을 두 눈 위에 꾹 대고 있으니 한참을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림.
"저 다 이벘어요."
"그럼 이제 형 눈 뜬다?"
"네."
"옷도 다 갈아입었으니까 얼른 내리자."
우여곡절 끝에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간 남징과 타오는 반갑게 맞아 주시는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먼저 내려와 계시던
친척분들께도 타오를 소개함. 한 바탕 인사를 끝낸 남징의 뭐 도울 일 없냐는 소리에 손님이 오셨는데 일을 시킬 수는 없다며
나가서 놀다 오라고 내쫓기듯 나와 다시 밖으로 원상복귀. 이건 손님을 대접하는 게 아니라 그냥 쫓아내는 거 같은데 엄마..
"우리 모해요?"
해도 뉘엿뉘엿 져가는데 딱히 갈 곳도 없고 저녁 먹을 시간에만 맞춰 들어오면 되겠지 싶어서 남징은 자신이 다녔던 지금은 학생이
몇 없는 작은 초등학교에 가기로 함. 논밭을 지나고 한참을 걸으니 어렸을 때는 친구들과 장난도 치면서 금방 도착했던 것 같았는데
꽤 시간이 지나서야 교문이 보임. 연습생으로 지내면서 자주는 오지 못 해도 가끔씩 내려오던 고향을 뒤로하고 떠나는 버스를 탈 때마다
항상 언젠가 데뷔를 하고 난 후에 꿈을 이루고 나서 가장 먼저 오고 싶었던 학교. 정작 데뷔를 하고 나서는 바빠서 그러지 못 했지만.
그렇게 남징은 추억에 옆에 타오가 있다는 것도 잠시 잊고 여기저기 둘러 봄. 사실 타오가 남징을 불렀으면 금방 자신을 쳐다봤겠지만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에 타오도 조용히 있었음. 학교를 둘러보는 남징의 뒤에서 타오는 문득 학교를 오던 길에서 본 슈퍼가 떠오름.
조용히 혼자 가서 남징이 좋아하는 음료수를 사 와야겠다는 생각에 혹시 남징이 걱정할 수도 있으니 모래로 된 운동장 바닥에 크게
-나 슈퍼 갔다 와요 금방 올게요 걱정 하지마요-.
너무 조용한 주변에 정신을 차린 남징이 타오가 써놓고 간 낙서 같은 메모를 발견한지 1시간째. 그러니까 타오가 10분만 걸으면 되는
왕복 20분짜리 슈퍼에 다녀와서 사 온 음료수를 먹어도 열 캔은 더 먹었을 시간이 흐름. 남징은 혹시 모르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
생각했지만 결국에는 자리를 털고 일어남. 아까 집에서 충전한다고 핸드폰을 두고 나오던 타오한테 억지로라도 핸드폰을 쥐여줄 걸 그랬다며
남징은 후회가 밀려옴. 학교로 오던 길에 장난으로 만들어낸 귀신 이야기도 해줬고 시골이다 보니 타오가 싫어하는 벌레들도 많음.
벌써 형상들만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어두워졌으니 여기저기서 벌레들이 나오기 시작했을 거. 길을 잃은 게 맞다면 분명 어디선가 무서워서
울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임. 저녁이 되면 밖에서는 사람을 보기 힘든 마을이라 누군가 타오를 발견했을 가능성도 매우 적음.
남징은 물 밀듯이 밀려오는 걱정에 미친 듯이 타오를 찾으러 다님. 가수라는 직업을 가졌으면서도 자신의 목이 쉴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 하고
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면서 타오를 부름. 날은 더 추워져만 가고 얇게 입고 나왔던 타오 생각에 남징은 더 걱정되고 지금 제정신이 아님.
동네를 한 바퀴 다 돌았다고 생각할 즈음에 타오 목소리가 들림. 형! 하고 컸지만 물기가 젖어 있는 듯 살짝 떨려오는 목소리에
바로 소리가 들렸던 곳으로 뛰어감. 그렇게 남징이 한겨울에 땀범벅이 되서야 찾은 타오는 역시나 곧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서있었음.
"남징형.."
타오는 당연히 남징이 자기를 혼낼 거라고 생각함. 허락도 받지 않고 먼저 간 것도 타오 본인이었고 길을 잃은 것도 애초에 남징과 같이
갔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임. 하지만 혼날 거라는 타오의 예상과는 다르게 남징은 갑자기 자기가 입고 있던 패딩을 벗어서
타오 위에 걸쳐 줌. 그리고 자신보다 아주 조금 키가 크지만 몸이 얇은 타오를 엄마가 아이를 안아주듯 말 그대로 폭 안아줌.
남징이 안아주자 당황스러워 하던 타오도 괜히 고여있던 눈물이 터짐. 그렇게 남징은 토닥여주고 타오는 서럽게 울기를 한참.
남징의 핸드폰으로 이제 그만 들어오라는 전화가 옴. 남징은 아직 눈가가 벌겋게 달아 오른 타오의 손을 빈틈 없이 고쳐 잡고 걸음.
"타오야, 이제 혼자 어디 가지 마. 앞으로는 형이랑 계속 같이 있어. 알겠지?"
울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건지 바닥을 보고 걷던 타오의 고개가 끄덕임. 남징은 타오의 살짝씩 찰랑거리는 짧은 머리카락들을 매만져 줌.
그리고 남징은 보지 못 한 고개 숙인 타오의 평소와는 다른 무언가를 얻었다는 포식자의 만족스러운 그것과 같은 미소.
또한 한참 후에야 민석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타오는 인사드리러 간다.라는 말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었다고 함.
♥내사랑♥
♡빵야빵야 펑첸 햇살 냠냐미 산타 베라 라인 땡글이 하트 포븐 잇치♡
저 왔어여 여러분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늘 글의 뽀인트는 말이에여 바로 삐지엠과
타오의 남징 앞에서 옷 벗지않기 스킬 인사드리러간다의 개념확인 플러스 마지막 ㅇㅅㅁ한 미소까지
이 네가지가 뽀인트입니다 그리고 밎기지 않으시겠지만 이번 편은 설을 배경으로 한 특집편입니닿ㅎㅎㅎ
특집에 타오 끼워 팔ㄱ...ㅎ...ㅎ...ㅎㅎ? 계속 뒤로 밀려 7번째로 나온 타오지만 사실 이 썰은
13명썰을 생각하고 가장 첫번째로 틀을 짜뒀던 편이에요ㅋㅋㅋㅋㅋㅋㅋ 많은 부분이 바뀌었지만
타오의 숨겨진 미소를 중점으로 두고 쓴 것은 변함이 없...다...☆★ 근데 이거 뭐야 갑자기 왜 타오의 길잃길잃ㅋ?
이번에는 두편으로 나누지 않고 왔는데 어떻게 마음에 드셨을랑가몰라.. 그리고 이젠 저도 개학을 하는지라 여섯시
이후에 글이 올라 올 예정입니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게다가 다음주에는 저.... 마ㄹ레이시아로 5박6일 떠나요 흡
그 전에 많이많이 쓰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처음 들어보셨을 증평은 저의 고향이에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증평 글에서 나온 것처럼 시골 아닙니다.... 군이에여.... 있을 거 다 있다...! 초등학교도 저런 초등학교 아니다...!
충북에서 3번째로 큰 학교다.....! 내가 그 학교 다녔었다...! ..ㅋ...ㅋㅋㅋ그냥 증평도 끼워서 넣고싶었던 고향을
그리워하는 작가의 맴을 이해해주시와요.. 그리고 저.... 한 마디만 하고 떠날게요 교회언니야 생일 축하해 해벌해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