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정신으로 제작발표회를 마쳤는지 모르겠어
항상 이런 행사가 끝나면 있는 회식에 참여하는 너빚쟁이라서
이번에도 당연히 감독님이 별빛씨는 당연히 회식가죠~? 하고 너빚쟁에게 물었어
홍빈이도, 다른 배우님들도 모두 너빚쟁을 바라보면서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고 있는데
"아니요! 제가 오늘 선약이 있어서요!"
하고 평소라면 하지 못 했을 말을 하고 서둘러서 발표회장을 나왔어.
"식아식아 원식아 얼른 달려봐ㅠㅠ"
차에 타서 너빚쟁은 끊임없이 매니저를 졸랐어.
조심하게 가야된다고 얼른 안전벨트나 매라고 매니저인 원식이가 운전하면서 타박하는데
너빚쟁은 원식이 뒤에 앉아서 의자 시트를 잡고 얼른얼른얼른 말만 반복했어.
"아~ 그렇게 빨리 가서 뭐하게~. 오늘 왜 회식도 안했어"
갑자기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막상 재환이를 보러가기가 조금 그런거야
그래서 몸을 의자에 기대서 곰곰히 생각해봤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말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들어야 하는지
"누나 오늘 학연이형네 안갈꺼죠? 내일 촬영갈 때 데리러 올게요"
원식이가 너를 집 앞에 내려다 주고 떠났어.
그동안 재환이를 피하기만 하느라 집에 잘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었더니 오랜만에 보는 아파트의 모습이 조금 어색하기도 해.
그동안 재환이는 어떻게 지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괜히 올라갔다가 마주칠까봐, 다시 어색해질까봐 올라가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서 너빚쟁은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어.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더이상 밖에 있을 수가 없어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일층에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안 와.
그래서 화면을 봤더니 너빚쟁이 층에서 멈춰져있는거야.
재환이가 나오나 싶어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니까 황급히 계단으로 숨었어.
그리고 고개를 빼꼼 내밀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아무도 안 내리는거야
그래서 확인해봤더니 빈 엘리베이터였어. 너빚쟁은 재환이가 지금 들어갔나보다 생각을 했어.
지금 들어가면 당장은 재환이랑 안마주치겠다 생각을 해.
집에 들어가서 조금 더 생각을 하고 용기를 내서 재환이를 찾아가 봐야겠다 생각을 했어.
사실 그동안 재환이에게서 아주 연락이 오지 않은 건 아니였어.
너빚쟁이 재환이 집에 들어가 본 다음날 재환이에게 문자가 하나 왔었어.
지금 자기를 어떻게 생각할지 안다. 그래도 내 이야기를 한번만 들어달라.
지금 당장 들어달라는 말은 안 할테니 한번만 봐달라.
처음에는 그 문자도 너무 무서웠는데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무서움보다는 재환이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갔어.
그런 감정들을 무시하려고 집에도 잘 안들어가고 들어가면 잘 안나오고
의도적으로 재환이를 피해왔어.
하지만 이젠 재환이를 마주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야.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생각을 하고 싶어
빈 엘리베이터에 타서 초조하게 층수가 바뀌는 걸 지켜봤어.
지금쯤이면 재환이도 집으로 들어갔을거고 얼른 집으로 들어가서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생각할거야. 그리고 용기낼거야
띵동 소리가 나고 빚쟁이 층에 엘리베이터가 도착했어.
그리고 문이 스르르 열리는데 앞에 누가 무릎을 꿇고 앉아있어.
재환이야
재환이의 숙인 정수리를 보고 당황한 너빚쟁은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서있었어.
그러니까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스르르 닫혀.
다른 층에서 누르지는 않았는지 엘리베이터는 그 상태 그대로 멈춰서 있었어
너빚쟁은 방금 재환이를 봤다는게 놀라서 그저 가만히 멍하니 있었어.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빚쟁아!!!!! 이거 뭐야 ㅠㄴㅠ!! 빚쟁아!!!"
엘리베이터 문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그러더니 다시 문이 열렸어.
열린 문 사이로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서 웃고 있는 재환이가 보였어.
너빚쟁이랑 눈이 마주치니까 다시 재환이가 웃는 얼굴을 풀고 고개를 숙여.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
너빚쟁은 조금 무뚝뚝하게 재환이에게 말했어.
재환이는 묵묵부답이였어.
너빚쟁이 몇 번 더 물으니까 기어가는 목소리로 재환이가 대답했어.
"이러다가 나 평생 안 볼까봐 무서웠어"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한 재환이가 한 손에 들고 있던 뭔가를 꺼내서 너빚쟁에게 내밀어
"거짓말 한거 미안해. 그래도 나는 진심이었어."
재환이가 내민 건 책이였어. 제목이 아주 낯익은. 그렇지만 아직 한번도 보지 못한
"내가 그 때 말했던 작가님 책이야. 너 생각하면서 열심히 그렸어.
그러니까... "
너빚쟁은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이야기를 우물쭈물 이어가는 재환이의 손을 잡았어.
"고개 들어봐"
재환이가 제대로 고개를 못 드니까 너빚쟁은 다시 한번 재촉했어
"나도 거짓말 한거 있어. 너도 듣고 나 미워하면 안돼?"
그 말을 들은 재환이가 고개를 들어서 너빚쟁을 바라봐.
너빚쟁을 씩 웃으면서 재환이에게 입을 열어.
너빚쟁의 거짓말이 너빚쟁의 입을 타고 흘러나와.
그 말을 들은 재환이는 처음에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환하게 웃으면서 너빚쟁을 한 품에 안았어
그 때 느꼈어.
너빚쟁도 재환이를 사랑해.
재환이랑 사랑하고 싶어
전체적인 스토리는 마무리되었습니다 (--)(__)(--)
번외랑 브금 정리해서 한 번 더 올게염...★☆
이런 글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헷
마지막까지 코ㅎ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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