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소년
[]안의 글은 중국말로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06
"그만 뒀다"
"잘했어. 내일이야."
"아...나 누님들한테 인기 완전 많았는데"
"내가 거기서 일했으면 그 샵 지금 체인점 냈을거야 너 정도니까 대박에서 머무른거지"
"과연..."
둘이 큭큭대며 서로를 놀려댔다.
일을 그만두었는데도 웃음꽃이 핀 이유는 아마 카이 덕분일 것이다.
카이가 결국엔 대사관에 데려다주기로 했고, 디데이는 당장 내일이었다.
장장 두달만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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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포기하시는게..]
[다시 불러와. 루한.]
[그 자는 정말 다 말해줬을겁니다.]
[불러오라면 좀 불러와!]
[크리스...]
[지까짓게 아직도 안잡혀?]
쯔타오가 한숨을 쉬었다.
왜 그딴 가정부에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크리스의 명령이기에 쯔타오는 또 루한의 집으로 향했다.
[출근했어요]
[돌아올때까지 기다리죠.]
[차라도 한 잔 드시겠어요?]
[차는 됐고, 잠깐 앉아보시죠.]
루한의 아내가 부른 배에 손을 얹고 바닥에 앉았다.
[그 아이에 대해 아는 것을 다 말해봐. 루한만 추궁할 생각을 했지. 당신도 알 게 있을 거라는 생각을 지금에서야 했다니.]
[미안하지만, 나는 아는게 없어요. 그 아이에게 내가 했던 집안일들을 알려준 것 말고는. 그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킬 때 말곤 별다른 말을 해본 적이 없어서.]
[정말 한마디도?]
[몇 달을 같이 살면서 그 아이의 사생활이나 개인적인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물어본 게 없네요. 어차피 물어봤자마자 말해줄 것도 아니었을 걸]
[그래요 그럼.]
더 기다리는 것이 어색해질 무렵 루한이 문을 열고 집에 들어왔다.
[또 왜 오신겁니까.]
[크리스가 한 번 뵙자고 해서.]
[그 놈의 크리스는 한 번이 그렇게 많아?]
타오가 발끈하기 전에 루한이 등을 돌려 문밖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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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뭘 물어보시려고.]
[아직도 연락 안닿아? 연락을 해보지도 않았고?]
[내가 연락이 됐으면 설마 당신들에게 알려주지 않았을까봐?]
[혹시 모르지 또 믿는다 어쩐다 헛소리나 지껄이면서 도망가라고 일렀을지.]
[나도 중국인이고 저런 식모 데리고 있던 때가 편했어요. 우리 아내가 얼마나 좋아했는데. 근데 도망가라고 놔준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요. 너네만큼은 아니어도 나도 사람팔아먹고 사는 나쁜놈이니까.]
[탈북한 년놈들 돌려보내는 건 팔아먹는게 아니고 착한 일 아닌가? 과장하면 간첩소탕인데.]
[아무튼 연락온 것도 없고, 내가 연락할 수 있는 방법도 없으니까 그냥 날랐다치거나 기다리든가 해요. 자꾸 사람 귀찮게 하지 말고. 지금 아내가 스트레스 제일 많이 받을 시기라 옆에 같이 있어줘야 하니까. 그리고 집에 찾아오지말고 차라리 베이징 제2경찰서에 전화해서 날 찾아요. 난 직장 아님 집밖에 안 가니까.알겠어요?]
루한이 벌떡 일어나 나가버렸다.
[애처가 나셨네 애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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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또 그 녀석이 찾아와서 놀랐지?]
[뭐...그 아이가 떠나곤 늘 있던 일인데요 뭘]
[정말 안오려나..?]
[요즘들어 그 아이 걱정만 하는 것 같아요 당신]
[그럴리가. 난 그저 잠깐 같이 있다가 없어지니까 신경이 쓰였던 거지. 그리고 그 전처럼 다시 자기 손이 거칠어진 것 같아서..집안일하느라 아이와 함께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내가 다 하겠어. 당신은 쉬고 있어.]
루한이 아내의 머리를 살짝 넘겨주었다.
아내가 질투를 언제 했냐는 듯 수수하게 웃었다.
임신 7개월. 가정적인데다 비주얼적으로도 완벽한 워너비인 남편.
아이에게만 신경쓸수 있도록 외조를 아끼지 않는 남편인 덕에 몸이 무거워도 늘 즐겁고 하루하루 달라지는 뱃속의 아이 이야기를 늘어놓으려고 남편의 퇴근을 기다리는 아내로썬 민석의 부재중이 그렇게 큰 타격이 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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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오셨나요?"
"탈북을 했습니다.."
"아..일단 이쪽으로..수고하셨어요 정말."
남한 대사관 측 직원이 원래 그들의 소박한 차림으로 입고 카이의 도움으로 입성한 경수와 민석에게 너무나 친절하게 대했다.
경수가 혹시나 냉대를 할까봐 그 동안 모았던 돈을 갖고 왔다.
쫓겨나지 않으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풍문을 들어서일까.
이렇게 친절할 줄은 꿈에도 몰랐고, 오히려 귀찮아 할 줄 알았기에 둘은 더욱 떨리는 마음으로 직원을 따라갔다.
"조금 누추하지만 여기 잠깐 계시면 신원조회를 위해 사람이 내려올겁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직원이 나가고, 둘이 웃었다.
"다행이다..좋은 분을 만났나봐"
"그런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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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제 담당이 아닌데..하하..원래 이 일하는 직원분이 오늘 출장을 가셔서 대신 제가 왔습니다. 혹시..글씨를 모르시거나..하신 분은...?"
"저.."
"아..이쪽 분은 아시구요?"
민석은 글씨를 모른다고 했고, 경수는 글씨를 알아서 두번째로 되물은 직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이 분은 여기 종이에 항목들을 기재해주시면 되겠고, 이쪽 분은 잠시 기다려주세요."
직원이 나가고, 경수가 민석을 쳐다보았다.
"왜..나 어렸을때부터 떠돌이었다니까..."
"몰랐어..미안해.."
"너가 왜 미안해"
"그냥..."
경수가 괜스레 미안해했다.
민석이 의심을 할 때마다 경수가 영수증이나 명세서를 들이대며 증거라고 말할 때가 있었는데, 경수는 그것을 기억해내고 민석은 마음에 담아두지 않아 기억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서로 영문을 몰랐다.
"그럼...내가 옛날에 보낸 쪽지도.."
"그냥..느낌으로 너가 썼구나 했지"
경수가 그 전에 잡혀살 때 민석에게 전한 쪽지도 읽지 못해 민석은 보관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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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다들 차 한잔씩..제 소개가 늦었는데 저는 주중한국대사관 소속 김준면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네.."
"자 시작할게요. 일단 이름이?"
"김민석입니다.."
그렇게 간단한 신원정보들을 묻고 답한 후 김준면이라는 직원은 늘상 웃으며 둘을 대했다.
그래서인지 둘은 긴장했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던 것 같았다.
나중엔 웃기까지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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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자주 오세요 두 분 같은 분들이. 하지만 그렇게 시설이 좋지는 않아요..그래도 괜찮으시죠?"
"네.괜찮아요"
"다행이네요..그럼 이리로.."
준면이 윗층으로 안내하고 경수와 민석은 둘이 손을 꼭 붙잡고 대사관 윗층으로 향했다.
"어디서 오셨다고 했죠? 상하이?"
"아니요.마ㅋ..."
"상하이 맞아요! 베이징으로 들어와서 상하이로 옮겼다.."
마카오라고 말하려는 민석을 제지한 채 상하이에서 왔다고 경수가 먼저 치고 들어왔다.
"상하이에도 주중한국영사관이 있을텐데.."
"사실 중국에 사셨던 좋은 분의 도움을 받아 오게 된 것이라 어디든 상관이 없었어요..."
"아 그러셨구나..그러면 상하이에서 어떻게 지내셨어요?"
"일하.."
"그 분께서 거둬주셔서 대사관으로 가기 전까지 신세를 졌어요"
"그러시구나..이곳에서 한국으로 가기 전까지 계시면 됩니다. 아 그리고 여권수속을 마침과 동시에 남한으로 출발해서는 잠시 외교통상부 소속 새터민센터에 머물러서 남한적응교육을 이수하시고나서 자유롭게 개인생활이 가능하십니다."
"아..네"
모든 것을 다 알아들은 것은 아니지만 어딘가에 머무르고 어떤 교육을 이수하라는 이야기로 들어보아 일단 남한에 가도 완전한 자유를 찾긴 힘들다는 이야기로 알아듣고 경수가 긍정적인 대답을 취했고, 민석은 그를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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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찾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들이 베이징 주중대사관에 들어갔답니다.]
[더 찾기 쉬워진거지. 그들이 남한으로 떠날 때, 납치해 와.]
[크리스!!!그렇게까지 찾을 이유가 없는 사람입니다!!대체 왜..]
[잔말 말랬지.]
[관공서를 건들면 큰일납니다. 더군다나 중국소속이 아닌 국외소속의 기관 아닙니까. 이건 정부에서도 수습하지 못할겁니다.]
[우린 종종 스틸에 성공하지 않았나?]
[그것도 극히 일부입니다. 주로 들켜서 부하들이 옥살이를 하고 나온 경우가 많았죠.]
[그래도 데려와. 이번에 성공한 사람에겐 내가 개인적으로 큰 포상을 하지.]
[그 아이에게 관심있으십니까? 호감이 있으시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아. 일단 나에게 그 아이가 사적으로 굉장히 필요하다.]
[우리도 그 아이를 밤에는 종종 놀거리에 굉장히 필요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도망에 성공한, 그렇게까지 도망가지 말라고 협박을 했는데도 도망한 그런 인간은 이제라도 포기하는 것이 맞단 말입니다.]
[포기할 수가 없으니까 그렇..!그냥 데려와.당장!!!!!]
[크리스!!!!이상해지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인간관리에 철저한 크리스 아니었나요?]
[철저하지. 필요한 사람은 다리 하나를 잘라서라도 내 곁에 둬야 하는 습성이 있을 정도로. 그 아이가 그런 사람이다. 다리하나를 잘라서라도 내 곁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야. 이제 이유가 됐나? 언제 사람들이 떠나는지 알아보고 그 때쯤 주변에 애들을 풀어서 때 되면 데리고 와.]
[크리스!!!!!]
쯔타오가 크리스를 향해 소리를 질렀지만 크리스는 끄떡없었다.
쯔타오가 한숨을 쉬며 크리스의 방을 나갈때까지 크리스는 묵묵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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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 내일 남한측으로 떠나는 차편과 배가 있습니다.오늘이 중국에서의 마지막 밤이겠네요."
딱 2주동안 머물렀고, 그 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몇 명 더 왔다.
총 열 명이 있었고, 민석과 경수가 오기 전에 있던 사람은 한 명 뿐이었고, 나머지는 민석과 경수가 온 뒤에 이틀에 한두명꼴로 계속 대사관에 들어왔다.
그 중에는 아이도 있었고, 할머니도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민석은 정말 루한 생각이 많이 났다.
민석은 루한을 두번이나 만나고 루한의 집에서 몇 달을 내리 일하면서 중국 공안들은 다 루한 같은 줄 알았다.
하지만 루한이 비정상적으로 착했던 공안이었다는 것을 여실히 느꼈다.
공안들을 피해 도망치다가 철근에 팔을 크게 찔려 병원에 실려간 한 아주머니는 병원 수술실에서도 수갑이 침대와 연결된 후에 수술을 시작했고, 수술이 끝내고 붕대를 감자마자 바로 다시 경찰서로 끌려가서 북송되었었다고 했다.
또 이제 열다섯이라는 한 여자아이는 집없이 떠돌다가 밤에 공안에게 잡혀서 길에서 내리 강간을 당하고 버려졌다고도 했다.
그들은 관복을 입고도 탈북자에게 서슴없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돈을 갈취하거나 끌고가서 팔아버린다고 했다.
끔찍한 이야기를 하는데도 인상을 찌뿌리고 짧은 비명을 지르는 것은 민석뿐이었다.
다들 그 못지 않게 너무나도 끔찍하고 잔인하고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모두들 내일이라는 이야기에 설레서 잠을 못 자고 있었고, 민석은 다른 이유로 잠을 자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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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흐...으흑...아..하아..."
"민석..?민석아 왜그래?"
"경수야...흐흑....나 어떡해..."
민석이 인상을 찡그리며 두 눈을 팔로 가린 채 윽윽대며 신음하고 있었다.
경수가 깜짝 놀라 민석의 침대로 다가와 물었다.
식은 땀이 줄줄 흐르는 민석은 심각해보였다.
"아..누굴 불러야 되지..아..어떡해..민석아 아직도?"
경수가 다시 쳐다봐도 민석은 침대만 아니면 데굴데굴 구를 것 같이 아파했다.
머리를 감싸쥐고 있는 것 보니 속이 뒤틀리는 건 아닌 것 같고 열이 많이나서 두통이 심한 것 같았다.
요즘 독감이 유행이라는데 독감인가 싶기도 하고, 암튼 열이 펄펄 났다.
"한 30분만 참아볼래..? 그때는 다들 출발해야되서 사람이 올거야.."
경수가 공동화장실에 걸려있는 수건에 물을 적셔 가지고 왔다.
머리를 두 손으로 꼭 움켜쥔 민석의 손을 잠시 치운 후 찬 물수건을 이마에 대주었다.
민석이 경수의 제지 하에 두 손을 배에 모으고 숨만 하악하악하고 내쉬었다.
민석이 베이징에 온 후에 이렇게 아팠던 적은 처음이라 경수도 당황했다.
자신이 한번 마카오에서 지독하게 앓았을 때 민석이 능숙하게 해주는 간호만 받아봤을 뿐, 민석은 집이라는 곳에서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다는 사람이 집안일을 그렇게 능숙하게 하고, 어린시절을 누구와 함께 정상적으로 살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자주 아팠던 경수를 그렇게 극진히 잘 간호했었다.
마치 가르쳐 준 사람 없어도 늘 잘해서 아프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엄마처럼 경수는 민석도 아플거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특히 지금처럼 중요한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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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석씨! 경수씨! 지금은 출발해야되는데..."
다들 처음에는 걱정해주다가 이제 가지 않으면 남한에 가지 못한다고 하니까 다들 예민해졌다.
"그냥 두고 가면 안돼요?"
열다섯소녀의 한 마디에 나머지 여덟명이 그냥 가자는 목소리를 내며 시끌시끌해졌다.
결국 그들을 보다 못한 경수가 자신들을 재촉하는 직원에게 말했다.
"저희는 다음을 기다릴게요. 지금은 민석이가 너무 아파서 안될 것 같습니다. 먼저 가세요. 나중에 좋은 모습으로 남조서...아니 남한에서 봐요"
다들 경수가 그 말을 해주길 기다렸다는 듯 그나마 착한 사람은 아프지말고 나중에 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떠났고 그것도 아닌 사람들은 급한 마음에 인사도 없이 짐을 들고 먼저 뛰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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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어요..민석씨가 아파서 못갔다고.."
"네..민석이가 아픈 건 처음이기도 하고, 정신을 까무룩 잃을 정도로 심하게 열이 나서 어쩔 수 없었죠...조금만 더 신세져도..되겠죠?"
"일단 지금 신분이 난민이라서 괜찮지만 그래도 장기간 대사관 체류는 법적으로 문제가 생겨 자칫하면 강제북송의 위험이 있어요"
"ㄱ..강제..북송..이라면.."
"네.하지만 2주 뒤에 다시.."
"전화기 좀 빌려주시겠어요? 전화를 할 사람이 있어요.."
경수가 눈을 가만 두지 못하고 말했다.
준면이 그를 사무실로 데리고 갔다.
"이 전화기는 보안을 위해 도청 및 녹음이 되는 전화입니다."
"괜찮아요."
"여기 전화번호를 누르고 우물 정자..그러니까 이 버튼을 눌러주시고 조금 기다리면 통화가 될 거예요"
준면의 말을 뒤로 하고 경수는 주머니에 고이 넣어둔 명함을 꺼냈다.
카이가 그전에 한 장을 줬는데 혹시 잊어버릴까봐 여러 장 달라고 해서 바지주머니와 자신이 가지고 다닐 모든 물건에 다 넣어둔 경수였기에 지금 입은 바지의 주머니에서 꺼낸 명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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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카이?"
"어!경수?"
"응..나 경수인데요..이번에 민석이가 아파서 남한으로 가지 못했어. 하지만 대사관에 너무 오래 있으면 북송이 될 지도 모른대."
"....이런..혹시 주변에 관계자 계시니?"
"어..직원 분이 계셔"
"바꿔줄래?"
경수가 준면에게 전화기를 바꿨다.
준면이 전화를 받고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누다 깜짝 놀라더니 전화기 버튼 몇개를 누른 후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경수가 준면이 그냥 전화를 끊었다고 생각했는지 준면을 툭 쳤다.
"왜 끊어요!!!"
"끊은게 아니고 다른 분이랑 연결해 드린거야. 너 친구야?"
"네..마카오..읍"
진작에 상하이에서 왔다고 했었기 때문에 경수가 마카오라는 이야기를 꺼냈고, 순간 큰일났다 싶어 입을 막았다.
준면이 갸우뚱하자 경수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를 했다.
"사실 저희는 상하이에서 있던게 아니고 상하이를 통해서 마카오로 가서 살다가 그 쪽에서 저 친구가 저희를 도와주어 대사관으로 오게 된거예요.."
"그렇구나..저 친구의 삼촌이 이 곳 참사관(1등 서기관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 대사의 아래 직위.)이시래."
"높은..?"
"아주 높은 직책이시지."
"세상에..."
"잘하면 특별대우받아서 갈 수도 있겠는데?"
"그래도 되는거예요...?"
"원래는 안되는데~ 인맥이라는게 얼마나 좋은건데~ 특히 남한에서 인맥은 진짜 중요하다? 에휴 벌써 이런걸 가르쳐주면 안되는데 하하"
너털웃음을 짓는 준면은 늘 잘해주기만 해서 너무 고마운 사람이었다.
민석 옆에서 물수건 좀 더 짜줘야겠다며 준면이 침실로 향했다.
민석이 약도 먹고 머리 위에 시원한 물수건이 놓여서인지 새근대며 자고 있었다,
"바보야..너 때문에 오늘 못 갔지만 카이덕분에 어쩌면 더 안전하게 한국에 갈 수 있을 것 같아."
준면이 듣지 못하는 사이에 경수가 민석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닥터의 말로는 민석이 그냥 요즘 유행하는 독감에 걸린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맥이 옅게 잡히는 걸로 보아 몸도 많이 약해져 있다며 며칠은 쉬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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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경수 군?"
"예...참사관..님?"
"하하..종인이가 북한친구를 다 사귀고...참.."
"..."
말없이 웃기만 했다.
저 참사관이라는 분이 좋아하는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종인이가 이 삼촌한테 부탁을 했으니 특별히 들어줘야지. 한 친구가 아프다고 했나? 그 친구 낫는 즉시 비행기로 출발하도록 해."
비행기라는 말에 경수가 소리없이 눈이 휘둥그레졌다.
LOVE N PEACE에서 탈북소년으로 조금 더 노골적이게 제목을 바꿨습니다!^^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