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잠 들었는지 잘 모르겠다. 어제 밤 도경수와의 강제적인 성관계를 한 후 바로 잠을 잔 것 같다.
눈을 떠보니 내 앞에는 윗 옷을 벗고 나를 품에 안고 있는 도경수가 있었고, 나는 큰 티셔츠가 입혀져 있었다.
어제 밤의 일이 또 생각났다.
강제적으로 신음을 내라는 협박과 머리를 쓸어주며 나에게 심한 욕설을 날리는 도경수가 생각났다.
정말 생각하기 싫다.
내 자신이 더럽고, 역겹다.
내 자신을 탓하며 눈을 꼭 감고 인상을 찡그리고 있을 때, 도경수가 언제 일어났는지 내 뒷머리를 쓸어주며 말을 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
"허리 안 아파?"
"...아..파"
"안 아프게 주물러 줄게."
나는 도경수가 나에게 하는 목소리톤, 말투, 행동을 보고 나도 모르게 내 몸이 떨려 왔다.
"왜 떨어."
"ㅇ, 아니.. 뭐가."
"... 추워?"
"....."
"아님 내가 무서워?"
이 말을 들은 나는 잠시 멈칫할 수 밖에 없었다. '응, 네가 정말 무서워. 제발 헤어지고 싶어.'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 오르고 있었지만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
도경수와의 강제적인 동거를 한 후, 나는 밖에 나가본 적이 없었다.
나가고 싶어 도경수가 자는 사이를 틈 타 신발장으로 가 신발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내 신발은 언제인지 없어져 있었고, 작은 삼색 슬리퍼하나가 있었다.
나는 바로 침을 꿀꺽 삼켰고, 도경수 지갑에서 몰래 빼 온 적은 돈들을 싸그리 모아 신발장으로 갔다.
혹시나 도경수가 깰까 신발 신는 소리도 절대 들리지 않게 조심조심 행동했고,
드디어 도어락을 풀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나는 여기가 어디인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길을 잃을 거 같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채 무조건 눈을 꼭 감고 뛰었다.
오랜만에 밖을 보는 기분에 울컥하고 눈물이 차올랐고,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뒤늦게 느낀 내가 손등으로 눈물을 쓸으려고 했지만,
터져버린 눈물은 주채할 수 없이 흐르고 있었다.
어느정도 눈물을 닦으며 도경수와 같이 사는 집과 조금 떨어졌고, 어디를 갈까 생각도 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나는 작은 방 하나도 없었다.
부모님 집에 찾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도경수와 동거를 시작한 것도 부모님께서 허락하신 것이기 때문에
부모님 집에 찾아갈 용기는 생기지 않았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볼 것 같고, 내 꼴을 보고 부모님께서도 눈물을 흘리실 거 같았기 때문에.
열심히 울고, 뛰고 한 후 도착한 곳은 30년은 넘어 보이는 낡아 빠진 터미널이였다.
어디론가 가야한다.
도경수에게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매표소에 부산가는 티켓을 끊었고, 버스를 바로 올라타 눈을 꼭 감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설마 도경수가 날 찾아오지는 않겠지.
도경수와 만나지는 않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창문을 보고 있을 때,
저 멀리서 전화를 하며 욕설을 퍼붓는 도경수의 모습이 보였다.
화가 많이 나 있던 거 같았고, 머리는 바람에 날려 헝크러져 있었다.
혹시 버스에 타고 있는 내 모습을 보지는 않을까, 나를 발견해서 나를 잡아 끌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있었을 때.
옆에서 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옆을 보니 핸드폰에 메모한 것이 보였고, 그 메모 내용을 본 나는 굳을 수 밖에 없었다.
'찾았다.'
이 한 단어를 본 나는 움직일 수 없었고, 핸드폰이 내려가고 도경수의 얼굴이 보였다.
도경수의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었고, 내가 탄 버스에 같이 올라타려는 생각이였는지 돌아서 입구에 들어오려고 했다.
버스는 출발하기 위해 문을 닫았고, 도경수가 닫친 문을 쿵쿵 두드리자 운전기사 아저씨는 문을 열어주려고 했다.
"아.. 아, 아저씨! 안 돼요! 열어주지 마세요!"
나는 자리에 그대로 일어나 아저씨를 향해 울면서 열면 안 된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아저씨는 다행이 내 말을 들어준 아저씨가
문밖에 서 있는 도경수에게 미안하다는 듯이 웃어주고 버스는 출발했다.
문밖에 서있는 도경수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져 있었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6시간을 달린 후, 이제는 못 찾아오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택시를 잡아 내가 하룻밤 잠을 잘 곳을 찾기 위해 바다 근처로 갔다.
택시가 바닷가 주변 택시 정류장에서 나를 내려준 후, 나는 근처 모텔에 들어갔다.
나의 돈은 한 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하루만 잘 거라고 모텔 아주머니께 말씀드린 후 돈을 지불하고 내 방으로 갔다.
방에 도착하자 마자 문을 잠구고, 창문 커탠을 모두 쳐버려서 햇빛이 들지 못할 정도로 어둡게 해놓았다.
이러면 도경수가 못 찾을 거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리고, 도경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 나도 혼자 살아갈 수 있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에 혼자 방안에 쭈그려 앉아 울고 있을 때,
'똑똑똑.'
누군가 나의 방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누군가가 내가 있는 방 문을 열쇠로 열었다.
"애기야, 여기서 뭐해."
도경수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마자, 나의 머리를 채 잡고 바닥으로 던졌다.
"씨발년아, 어딜 도망 가려고 해. 돌았어? 넌 어딜 가도 나랑 같이 해야해."
도경수가 짧게 말을 끝낸 후 내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잡은 후 밖까지 끌고 나갔다.
나는 머리가 잡힌채 도경수에 의해 질질 끌려가고 있었고, 도경수는 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나는 신발장의 모서리를 꼭 잡고 놓지 않았다.
"돌았네."
이 말을 끝낸 도경수가 손을 들어 내 머리를 때렸다. 아팠지만 도경수를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는 망신창이가 된채 큰 소리로 말 했다.
"씨발, 나도 너랑 사는 거 질렸어. 맨날 강제로 섹스하는 거 존나 힘든지 모르지? 너 나 좋아한다며, 그럼 그냥 나 자유롭게 좀 놔 달라고, 좆 같은 새끼야."
큰 소리로 도경수를 향해 소리를 지른 후, 혼자 쭈구려 앉아 소리내어 울고 있을 때.
도경수가 내 앞에 앉았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말은,"
"..."
"다 끝났어?"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자, 다시 내 머리를 잡고 입구를 향해 끌고 갔고, 표를 팔고 계시던 아주머니가
이게 지금 무슨 짓이냐고 소리를 지르자 도경수가 큰 소리로 화가난 목소리를 하며 말을 했다.
"제 마누라 집에서 도망가서 데리러 온겁니다."
앂ㅂ밮ㅍ.. 또 망글.. 하, 짧아서 죄송해요..〈t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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